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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질문]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 환경과조경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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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1970년대 사대문 안의 폭주하는 교통량을 수용하기 위해 도로를 넓혀 교통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의 광화문광장 관련 사업은 교통 광장 조성의 성격이 강했다. 1980년대에 들어서는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육조거리 등 역사적 공간 복원이 이슈가 되었다가, 1990년대에는 서울 올림픽 이후 광화문광장을 글로벌 도시로의 성장을 위한 상징적 광장, 국가적 상징 거리이자 서울의 중심으로 삼고자 하는 이념이 투사됐다. 2000년대에는 육조거리 경관 복원, 광화문 문화 조성 등의 사업을 통해 경관과 문화 콘텐츠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기도 했다. 2010년대에 들어서 광화문광장은 경제적 측면을 고려하고 보행권을 확보하기 위한 공간으로 또 한 번 재조정되려 한다. 늘 당대의 시대상이 반영되는 광화문광장은 항상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으로 이슈가 되는, 우리나라의 가장 중추적인 장소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공간이 형성된 조선 시대부터 지금까지, 광화문 앞 공간은 단 한 번도 오롯이 백성과 시민을 위한 공간이었던 적이 없었다. 마음껏 이용하고 누릴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었다. 항상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고, 감시당하고, 변화를 강요당하기만 했던 곳. 이제는 그 본연의 모습과 존재의 이유를 아무도 모르게 되어버린, 어찌 보면 계속 버려지고 지워지고만 있는 장소이자 유산이다.

염인석 UDI 도시디자인그룹 소장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어렵다지만, 어쩌면 유에서 새로운 유를 창조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멀쩡한 광장을 왜 바꾸려 하냐’는 의견도 분분하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더 나은 무언가를 찾아 오지 않았나. 도시는 멈춰 있지 않다. 또한 멈춰 있는 것만이 역사가 아니라 새로운 것 역시 역사가 된다. 도시 공간은 우리의 삶을 반영하고 우리는 공간의 영향을 받는다. 모든 설계안은 광장과 국민의 더 나은 상호 작용을 추구했다. 광화문광장이 서울의 랜드마크이자 중요한 사건들의 결집체인 만큼, 지금 당장은 이에 대한 이견도 불협화음도 많아 보이지만, 이목이 집중되는 모든 일은 항상 그래왔다. 광장에 대한 높은 관심이 새로운 광화문광장의 활성화를 이끌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인 기대를 해본다.

박세희 한국토지주택공사


지금의 광장도 충분히 넓다. 현재 서울에는 동네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며 쉴 수 있는 마을 광장이 좀 더 필요하다. 커다란 공간보다는 아이들이 안전하고 이웃 간 소통할 수 있는 작고 개방된 공간. 쌓고, 헐고, 넓히는 보여주기식 광장은 이제 그만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추연태 아이모노디자인 대표


접근하기 어렵고 자동차 소음으로 오랫동안 머물 수 없었던 경험을 생각하면, 광화문광장이 바뀔 기회가 일찍 온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국가적 랜드마크 중 하나이며 소통을 상징하는 국가 광장이 단 한 번의 설계공모로 결정된 점은 아쉽다. 기존 광화문광장의 문제는 오래전부터 인식되고 있었기 때문에 해답을 찾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본 계획 단계에서 진행한 사례 분석을 국민들과 함께 논의해보면 어땠을까. 사람들이 경험한 광화문광장과 다른 나라의 광장을 비교해보는 등 소통 과정이 따랐다면 함께하는 의미를 가진 광장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박종환 서울시 영등포구


멋지고 훌륭한 설계다. 같은 조경가로서 자부심을 뽐내고 싶다. 하지만 소수의 경외심보다 많은 사람의 소확행을 위한, 좀 더 착한 대안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울타리 밖으로 나온 조경은 그럴 필요가 있지 않을까. 

천재욱 현대엔지니어링 부장


차로를 없애고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

정용환


처음 당선안을 보았을 때, 도로 한가운데에 있어 안정감을 주지 못하던 기존의 광장보다 훨씬 편한 마음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감이 일었다. 하지만 광화문이라는 공간의 상징성에 비해 이번 프로젝트는 진행 과정에서 의견 수렴을 충분히 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국가 상징 축의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프로젝트라면, 몇 번의토론회를 여는 것보다 시민들이 광화문의 변화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볼 시간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 당선안을 보면 육조거리 복원을 통한 국가 상징 축의 완성이 강조되는데, 근현대 서울의 100년보다 조선 시대가 부각되는 점이 아쉬웠다. 앞으로의 진행 과정에서는 근현대 서울의 장소성을 어떻게 살릴지 더 깊이 논의했으면 한다. 

박선양 서울시 서대문구


어린 시절 집 근처 한 아파트의 이름은 ‘○○광장’이었다. 유난히 그 아파트 놀이터에 많이 가게 되었는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게 내 첫 광장이 되었다. 광화문광장이 그 기억의 파편의 아주 작은 한 부분과 닮았다면, 다른 곳에서는 고함과 투정이었을 소음들이 문화와 놀이, 그리고 선언으로 읽힌다는 뜻일 테다. 끊임없는 역사 속에서 이미 광화문광장의 문화는 형성되었다. 이를 잘 연결한다면 경관은 당연히 따라오게 되지 않을까. 당선된 설계안에 녹아 있는 소통과 연결이 근사한 ‘포스트 광화문광장’을 선사해주기를 바란다.

신동훈 환경과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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