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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보기, 다시 읽기] 목재 데크를 어떻게 써야 잘 썼다고 소문이 날까
  • 환경과조경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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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정교한 디테일과 솜씨 좋은 마감의 목재 데크 벤치

 

 

목재 데크를 사용한 벤치의 클로즈업 사진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한다. 높은 등받이가 있는 목재 널빤지(wood plank) 마감의 벤치다. 등받이의 널빤지는 일반적으로 설계와 시공에서 사용하는 종방향 또는 횡방향의 레이아웃이 아닌 사선 방향으로 배열했다. 더 나아가 재료의 이음매에서 사선 방향의 배열을 90도로 틀어 V자 형태(chevron)의 패턴을 만들어냈다. 시공과 유지 관리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설계를 하는 데도 손이 많이 가는 디테일이다. 번거롭게도 좌우 등받이는 평평하게 연결된 것이 아니라 둔각으로 미세하게 꺾여서 만나고 있다. 이 경우 입면에서 목재 널빤지 끝을 모두 동일한 예각으로 재단해야 함은 물론, 평면과 단면에서도 좌우 등받이가 만나는 둔각과 동일하게 모서리를 다듬어야 이음매가 뜨지 않고 깨끗하게 마무리된다. 목재 널 한장 한장을 현장에서 일일이 대 보고 맞추어 가며 재단, 배열, 세부 조정 및 고정이라는 많은 품을 팔지 않으면, 이와 같이 정교하고 날카로운 디테일이 완성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한 걸음 물러나서 관찰해 보자. 이 높은 등받이의 벤치는 약 1m 남짓 높이에 위치 한 잔디밭과 아래 단의 목재 데크 산책로(boardwalk)를 중재하는 옹벽의 일부다. 잔디밭에 눕거나 앉아 사람들 너머로 경치를 감상하고 일광욕을 즐길 수 있도록 높은 단에 잔디밭을 제안했고, 높이 차이를 처리하기 위한 콘크리트 옹벽을 목재 널빤지로 마감하여 등받이를 세웠다. 벽을 따라 연속적인 벤치를 제안했는데, 마치 얇은 목재 널빤지가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간결한 스테인리스 스틸 지지대를 최소한으로 사용했다. 아래 단의 목재 데크는 벤치 등받이와 동일한 패턴의 사선으로 배열했는데, V자 패턴을 만드는 이음매를 정확히 일치시켜 수직면과 바닥면이 연속되는 듯한 효과를 주었다.

 

안동혁은 뉴욕에 위치한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James Corner Field Operations)에서 활동하고 있는 펜실베이니아 주 등록 미국 공인 조경가(RLA)다.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현재 회사에 8년째 근무하면서 Philadelphia Race Street Pier, 부산시민공원, London Queen Elizabeth Olympic Park, Hong Kong Tsim Sha Tsui Waterfront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환경과조경 346(2017년 2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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