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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디자인의 발견] 자크 마조렐 전통과 모던의 만남, 자생식물 디자인의 진수 오경아 (oka05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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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렐 블루‘라고 명명되는 특유의 파란색. 파란색과 대비를 이루는 노란색이 창틀과 커튼의 색으로 결정됐다.

 

 

마조렐 가든의 역사
마조렐 가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 사람을 잘 알아야 할 듯하다. 마라케시에 마조렐 가든을 만든 사람은 프랑스의 예술가, 자크 마조렐이다. 그는 이 정원
의 레이아웃을 잡았고, 이 안에 선인장과 바나나, 야자수, 대나무를 근간으로 하는 자생력 강한 식물 디자인을 완성한 사람이기도 하다. 마조렐은 자신의 정원을 1947년에 일반인에게 공개했고, 이 정원을 즐기러 오는 프랑스인들이 상당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마조렐은 1962년 뜨거운 마라케시의 사막기후로 인해 생긴 풍토병으로 다시 프랑스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그는 비극적으로 1962년 교통사고를 당한 뒤 그 후유증으로 끝내 마라케시로 돌아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주인을 잃은 마조렐 가든은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면서 원래 모습을 잃고 심하게 훼손돼 갔고 사람의 기억에서도 사라진다.


이 정원이 다시 빛을 보게 된 것은 1980년 프랑스의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과 그의 파트너 피에르 베르제Pierre Berge에 의해서였다. 특히 이브 생 로랑은 인근 국가인 알제리 태생으로 마라케시인들과 마찬가지인 베르베르인의 뿌리를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이브 생 로랑과 피에르 베르제는 마조렐가든을 구입한 뒤 정원을 마조렐 시대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할 계획을 세운다.

 

이때 고용된 사람이 마라케시의 위대한 가든 디자이너이자 민족식물학자인 아브데르작 벤챠바네 Abderrazak Benchaabane였다. 가든 디자이너, 식물학자, 교수, 향수제조자로 다방면에서 활동했던 아브데르작은 마조렐 가든 복원 작업에 임하면서 10년간 철저한 고증의 절차를 밟았다. 그는 마조렐이 심은 식물의 수종에 정확한 학명을 붙여주는 과정을 통해 정원 안에 12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음을 알아냈다.


그리고 본격적인 복원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그는 식물을 325종으로 늘렸고, 여기에 마조렐이 직접 디자인한 물길 시스템을 보완해 새로운 물관리체제를 완성했다. 훗날 아브데르작은 이브 생 로랑의 권유로 자신의 또 다른 전공을 살려 Jardin Majorelle’이라는 향수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복원을 마친 이브 셍 로랑과 피에르 베르제는 이 정원의 이름이 바뀌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는 마조렐이라는 예술가의 정원을 사랑했고, 그대로의 모습을 간
직하고 있음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들이 한 일은 마조렐이 작업 공간으로 썼던 건물을 ‘베르베르인의 문화와 예술을 보여주는 미술관’으로 개방한 일이다. 지금
도 이 정원은 여전히 ‘마조렐 가든’으로 불린다. 2008년 이브 생 로랑이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뒤, 피에르 베르제는 그의 유언에 따라 그의 뼈를 마조렐 가
든에 뿌렸고, 그를 기리는 작은 상징물을 세웠다. 마라케시는 이브 생 로랑이 마라케시와 베르베르인의 문화와 자긍심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공을 인정해 정원 앞을 지나는 길에 ‘이브 생 로랑’의 이름을 붙여주었다.

 

마조렐 가든의 교훈
마조렐 가든은 마라케시라는 지역을 충분히 고려한 자생이 가능한 식물을 이용한 식물 디자인이 이뤄진 점, 자크 마조렐이라는 예술가의 뚜렷한 예술적 감각
이 정원 안에서 강렬하게 부각이 되고 있는 점, 그 지역의 문화를 대변하는 전통 건축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 마지막으로 이 모든 요소가 오래된 틀 속에 머
물지 않고 현대적으로 해석됐다는 점에서 탁월한 가든 디자인, 식물 디자인이 실현된 장소로 여겨진다.

 

전통의 해석은 두 가지로 가능하다. 하나는 원형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학습하게 하는 복원의 측면이 있다면 다른 하나는 현재진행형으로서 새롭게 재
해석된 시도가 있다. 그런데 자칫 전통이라는 것이 처음 의미에만 발목을 잡히게 되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적용돼야 할 전통이 미약해
질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마조렐 가든은 전통을 이어받았지만 지금의 의미로 다시 해석한 작품으로, 우리의 현대 전통 정원을 재해석 하는 방법으로 좋은 사례가 될 듯하다.

2016년 09월 0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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