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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준의 이런 생각, 저런 고민] 조경진흥법의 시행계획 수립에 대하여 신경준 (shin2460@hanmail.net)


조경진흥법은 5개년마다 진흥계획을 수립해 실천하도록 돼 있다. 그러니 올해에 계획을 수립해 내년부터 시행하게 되는데, 계획 속에 들지 않은 내용은 5년 동안 시행되기가 어렵다.

 

그래서 첫 5개년도가 매우 중요하다. 원래 법이라는 것은 선언적인 의미가 크다. 그래서 시행세칙이 필요하고 이 시행세칙을 실천하기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 조경진흥법은 조경에 관한 단독법이라는 데서 많은 조경인의 관심을 받아 왔다. 공허한 내용에 실망을 한 사람도 많다. 그러나 우리가 시행계획을 얼마나 충실히 수립해 시행하느냐에 따라 법의 운용은 많이 달라지니 시행계획을 잘 수립해 시행하면 된다.

 

‘조경진흥법’은 처음에는 ‘조경산업진흥법’으로 제정이 추진됐다. 그러나 ‘산업’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면 건설산업에서 분리될까봐 국토부의 반대로 산업이라는 글자가 빠졌다. 그러니 ‘조경진흥법’은 산업을 어떻게 진흥할 것인가에 관한 법이라 보면 된다. 조경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진흥법을 활용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할까?

 

우리나라의 제조업이 이렇게 성공해 세계 굴지의 수출국이 된 것은 정부가 터전을 잘 잡아 주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중에서 싼 값에 공장 부지를 조성해 그곳에서 생산할 수 있게 터전을 잡아 준 것이 크게 작용했다. 아이디어가 풍부한 인재들이 우리나라의 기업을 일으킨 것은 그 후의 일이다. 이처럼 초기의 기반을 어떻게 잡아주느냐가 한 산업의 성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정부가 군산공단, 구미공단, 창원공단 등을 헐값으로 조성해 주지 않고 기업이 알아서 땅을 구매해 공장을 짓고 물건을 생산, 수출하라고 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 단언할 수 있다.

 

일개 기업이 공장을 짓기 위해 토지구매, 형질변경, 도로개설, 전력수급, 상하수도 설치 등을 모두 하기는 벅찬 일이고, 당시 경제 여건으로 볼 때 단시일 내에 산업을 발전시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국가가 나서서 공단을 조성하고 제반 사항을 해결해 줬기 때문에 우리의 제조업이 발전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제조업을 기초로 우리의 경제를 일으키는 데 일조한 건설업도 공단 건설로 성장한 자재산업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조경의 현실은 어떠한가? 조경산업 중 가장 큰 부분이 시공이다. 조경시공의 주자재인 수목의 생산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조경진흥법에 조경진흥단지를 조성할 수 있게 돼 있으나 진흥단지를 어떠한 방향으로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는 있는지? 조경인이 아이디어가 없다면 누가 챙겨주겠는가? 그러니 조경진흥단지 조성에 관한 조항은 있으나마나 한 조항이 되고 있다. 조경시설물을 제작하는 단지는 제조업의 성격을 가지므로 공단 조성에 관한 법으로도 가능하다. 조경수목 생산을 위한 단지 조성법이 조경진흥단지 조성에 관한 조항이 될 수 있다. 조경식재산업이 살 수 있는 길이 여기에 있다.

 

현재 조경수 생산은 산지나 농지를 가진 지역주민이 수목을 식재해 조경수를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자연히 그 지역 주민이 하는 일이니 법보다는 관행이 우선이고 나무를 그냥 산지에 심고 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산업으로서 어떤 사업체가 어떤 지역에 들어가서 조경수 생산을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약과 경비가 보통이 아니다. 가장 무서운 제약이 산림법이다. 이 법을 지키면서 수목을 생산한다는 것은 생산단가를 맞출 수 없으므로 조경수목을 키우지 말라는 것과 같다. 큰 자본으로 계획적으로 수목을 생산하는 것이 원가가 더 든다는 것은 산업이 될 수 없다는 논리와 같다. ‘조경수는 규격화가 되지 않는다’, ‘계약생산이 어떻다’, ‘조경수 생산의 통계가 잡히지 않는다’, ‘포트(박스) 생산이 돼야 한다’, ‘조경수 유통구조를 혁신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아무리 해봐야 이러한 관행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개선될 수 없는 일이다.

 

조경수 생산이 산업으로 성장 못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지방에서 나무를 키우는 영세생산업에 타격을 주니 그대로 두어야 하는가? 조경진흥법에 진흥단지를 조성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우리는 이 조항을 왜 활용하지 않는가? 조경식재공사의 규모가 2조 원이 넘는다고 할 때, 조경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50% 정도만 치더라도 1조 원 이상의 시장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원칙이 없고 무계획적인 생산체계로 방치해서야 되겠는가?

 

만약 경기도의 ○○군에서 30만m2 정도의 땅을 조경진흥단지로 내 놨다고 가정해 보자. 그 땅에 수목 식재를 위한 진흥단지 조성을 시작한다면, 우선 도로를 개설해야 하고 상하수도, 전기를 끌어다 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1만m2씩 분할해 조성원가로 조경식재지 또는 조경진흥을 위한 부대시설 용지로 분양한다면 분양이 잘 되지 않을까? 지방자치단체는 업체를 유치해 고용이 늘고, 세수가 늘어나서 좋다. 생산업체는 싼 땅을 공급 받았으니 양질의 나무를 싼값에 생산할 수 있어서 좋다. 시공업체는 나무를 구하러 전국을 헤매는 일이 줄고, 싼값에 나무를 구하니 공사단가가 낮아져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여러 단체가 모여 생산하니 여러 가지 협동작업을 하기도 편하다. 정부는 수목생산의 통계가 잡혀서 좋을 것이다.

 

산지를 훼손하지 않고 조경수 생산을 하니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 국토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도 좋을 것이다. 그 외에도 많은 장점이 있다. 서로에게 좋은데 안 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중요한 것은 조경인들이 수목 생산에는 관심이 적다는 것이 문제다.

 

조경진흥계획이 2016년 12월 말이면 수립된다. 조경업이 진정으로 산업으로 발전하고 조경수 생산이 자재 생산으로 대접받기 위해서는 우리 조경인들이 관심을 갖고 의견을 내야할 때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

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

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

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

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

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2016년 12월 1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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