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주 (jeremy28@naver.com)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서울시 푸른도시국이 ‘시청앞 덕수궁 플라타너스 가로수 제거 반대 청원’에 공론화 과정을 거치기로 했으나 같은 시 소속의 도시교통실이 연내에 해당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엇박자 행정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시작한 ‘세종대로 사람숲길’의 선형공사를 연내 마무리한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21년 1월 1일부터 세종대로사거리~숭례문교차로~서울역 교차로 1.5㎞ 구간을 임시 개통해 시민들이 넓어진 보도를 직접 걸을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7월 착공 후 현재 공정률은 93%로, 연내 선형공사를 마무리해 새해부터 시민에게 개방되고 정식 개장은 4월이다.
시에 따르면 세종대로는 기존 9~12차로에서 7~9차로로 축소되고, 차도가 축소된 자리에는 서울광장(6449㎡) 면적의 2배가 넘는 보행공간(1만3950㎡)이 생기며, 세종대로 전 구간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조성된다. 숭례문 주변에는 보행로를 만들어 광화문에서부터 숭례문을 거쳐 남산과 서울로7017까지 보행길로 이어진다.
세종대로 사람숲길은 올해 교목 191주 등 식재를 마무리 후 기상여건에 따라 내년 3월부터 관목, 초화류 등 식재를 완료하고 보도정비를 마치면 내년 4월 정식 개장한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는 이번 사업의 일환으로 덕수궁 앞을 수십 년간 지켜온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벌목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가 지난달 26일 시민들의 항의로 해당 구간 벌목공사는 중단한 상태다.
이와 관련 서울시의회신문고를 통해 ‘시청앞 덕수궁 플라타너스 가로수 제거 반대 청원’이 제기됐고, 지난 23일 “양버즘나무 정비와 관련해 전문가와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한 공론화 과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에선 세종대로 도로공간 재편사업을 위해 베어내려 했던 덕수궁 앞 나무들의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겠다면서, 한편에선 이러한 내용은 포함하지 않은 채 확정된 일정계획을 공식 발표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최진우 가로수를아끼는사람들 대표는 “서울시의회신문고 답변 처리부서는 원래 도시교통실 보행정책과였는데, 답변일정을 지체하다 갑작스레 푸른도시국 조경과로 바뀌어 처리되었다. 이번 보도자료는 서울시 도시교통실에서 나온 것인데, 부서 간 칸막이행정의 결과라기보다는 시민공론화 과정을 추진하기로 한 푸른도시국의 녹지직 공무원을 무시하는 처사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시 도시교통실의 막무가내 일정과 푸른도시국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12월 15일 548명의 서명으로 서울시의회에 접수된 ‘시청앞 덕수궁 플라타너스 가로수 제거 반대 청원’은 내년 1월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청원심사, 2월 말~3월 초 본회의 상정이 예정돼 있다. 그리고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맞아 공론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면서 도시교통실의 강행 의지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