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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정원박람회 참여작가 협약서 “노예계약” 논란 일부 작가들 “불합리한 협약서” 수정 요구
  • 이형주 (jeremy28@naver.com)
  • 입력 2018-02-26 18:55
  • 수정 2018-02-26 19:31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울산광역시가 ‘2018 태화강 정원박람회’의 정원 작품 조성비 중 10%만 먼저 지급하기로 해 참가자들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일부 참가자들은 “작가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작성된 협약서가 노예계약”이라며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26일 일부 작가정원 참여자들은 “울산시와 한국정원디자인학회가 지난 22일 ‘태화강 정원박람회’ 워크숍 자리에서 사전에 아무런 협의도 없이 작가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작성한 협약서에 사인할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작가들에 따르면 협약서는 ▲착수금 10% 지급 ▲2년간 하자 보수 의무 ▲정원 작품의 저작권을 주최 측에 귀속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우선 착수금이 터무니없이 적고,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는 시기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울산시 공무원들이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하천법’ 저촉을 우려해 설계 변경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 어느 정도 수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가진 작가들도 "협약서 내용대로라면 정원 작품을 조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가자는 “협약서에는 착수금 10%를 준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지만, 나머지 잔금이 중요한데 기성금을 언제 지급한다는 시점이 명기돼 있지 않다. 지급 시기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작가는 사업체가 아닌 개인이 대부분이고 공사를 시작하려면 발주 낼 때 자비를 지급해야 한다. 무려 4500만 원을 자비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을 하는 작가라도 마련하기 쉽지 않은 금액이다”며 황당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참여작가는 “업체로부터 자재를 수급 받으려면 비용을 먼저 지급해야 한다. 작가들이 의견을 모아 협약서에 추가조항을 넣어서라도 하자 문제나 비용 지급에 관련한 내용을 개선할 수 있도록 울산시와 정원디자인학회 측에 요구해야 한다. 그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조성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참가자는 “박람회별로 여러 가지 타입이 있지만 최소 조성비의 50~70%가 초기에 지급된다. 여기선 그에 대한 명시가 없다. 좋은 거 해보려고 시간을 투자하고 신경 써서 설계했는데 원하는 대로 조성이 어려울 듯 해서 억울한 심정이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 계속 해야 할지 고민된다. 주최 측에서 요구하는 설계변경도 받아들이려 하는데 예산이 안 나오니 답답하다.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안성처럼 1년을 미뤄서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박람회 주최 측이 공고 당시 지원하기로 한 금액은 쇼가든 부문의 경우 개소당 5000만 원, 메시지가든은 개소당 2500만 원이다.


일부 작가는 “지원금 지급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최종 기성 지급 보증보험을 들어줄 것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가정원의 저작권을 울산시가 갖는다는 조항도 문제가 됐다.


공모 당시 공고문에도 “응모 작품 중 선정되어 설치되는 작품의 경우 저작권 등 모든 권리는 울산광역시에 귀속된다”고 명시돼 있지만 이는 불합리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제정한 ‘창작물 공모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모전 출품작의 저작권은 저작자인 응모자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된다. 공모전 주최 측은 입상하지 않은 응모작에 대해서는 어떠한 권리도 취득할 수 없으며, 입상작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저작권 양수 등 귀속 결정을 내릴 수 없다.


또한 공모전 주최가 입상작에 대한 저작재산권 전체나 일부를 취득하려고 하는 경우 별도 합의를 해야 하며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주최 측과 응모자의 관계가 현저한 불균형 상태에 있어 응모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때에는 민법상의 불공정한 법률행위로 보아 무효가 될 수도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자금의 한계가 있다는 건 인정한다. 통상 공사를 보더라도 선지급금 10%는 과소의 측면이 있다. 이후 기성에 따라 가능하다는 기준이 있고 최대한 작품 진행에 무리가 없도록 보조금사업자가 지급이 가능하도록 운영할 계획이다”며 “원활한 작업 진행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협조해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저작권과 관련해서는 “태화강 정원박람회장에 작가정원 설치 후 별도의 전담기구를 갖고 유지관리를 해나갈 예정이다. 풀 한포기가 죽어도 작가 동의를 받아야 하는 불합리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 저작권을 귀속한다고 명시한 것이다. 작가 입장에서 필요한 저작권에 대한 부분까지 다 갖고자 하는 의미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하자보수와 관련한 논란에도 “협약서는 법적인 효력이 있는 게 아니다. 하자보수에 대한 상호 간의 노력을 한다는 수준에서 명시한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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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이남진 2018-02-2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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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박람회 작가들에게 희생만을 강요하는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좋은 기사인것 같네요.
  • 환경과조경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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