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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용역업 논란 재점화… 조경설계 목 조이나 엔지니어링기술자 경력 인정 안 돼 등록 불가, 영세 업체들 생존권 위협 우려 제기
  • 이형주 (jeremy28@naver.com)
  • 입력 2018-03-18 16:18
  • 수정 2018-03-18 21:02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서울시가 앞으로 ‘건설기술 진흥법’에 근거한 설계용역 발주를 할 계획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2014년에 이어 ‘건설기술용역업’ 논란이 재점화됐다.


최근 한국조경사회가 서울시 기술심사과를 통해 조경설계회사의 건설기술용역업 등록 현황이 미비한 것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서울시가 앞으로 건진법에 근거한 ‘건설기술용역업’으로 등록된 업체를 대상으로 발주를 낼 계획인 것이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등록 상태인 회사들이 건설기술용역업 등록을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법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갖추기가 어렵거나 경력 불인정 등으로 등록 자체가 불가능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생존권 위협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건설기술용역업 등록을 담당하는 한국건설기술관리협회 관계자는 최근 조경설계회사들의 건설기술용역업 등록 관련 문의가 빗발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건설기술 진흥법은 2014년부터 시행됐는데 그동안 기존 방식대로 발주를 한 발주기관이 많았기 때문에 이제야 등록하려는 곳이 생긴 것 같다. 등록 기준은 2015년 정해진 후 바뀐 적이 없다. 이후 일부 법 개정이 되긴 했지만 등록기준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설기술 진흥법’에 근거한 ‘설계 등 용역’ 분야의 건설기술용역업 등록을 위해서는 ▲특급 건설기술자 1명을 포함한 건설기술자 5명 이상 ▲업무 수행에 필요한 사무실 ▲자본금 5000만 원 이상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건설기술용역업, 2014년에도 설계 부문 자격 기준으로 논란 


지난 2014년 ‘건설기술관리법’이 ‘건설기술 진흥법(이하 건진법)’으로 전부 개정됐다. 이 법에 따른 ‘건설기술용역업’은 1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2015년 5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건진법 시행 직후에도 시행령에 ‘설계 등 용역’ 전문분야에 등록을 하려면 ‘토목·건축 또는 기계분야 특급기술자 1인’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규정이 명시돼 논란이 됐었다.


건진법 시행에 따라 공공부문의 설계 용역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건설기술용역업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여건상 조경설계업체 대부분이 토목·건축 또는 기계 분야 특급 기술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공공부문 수주가 상당 부분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더구나 한국 조경설계업체들은 지역을 기반으로 관내 공공부문의 조경설계 용역을 수행하는 일이 많고, 규모가 작은 업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여파가 심각한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당시 조경 관련 단체들이 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에 시행령 개선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는데, 현재는 ‘특급 건설기술자 1명을 포함한 건설기술자 5명 이상’으로 바뀐 상태다. 건진법 시행령 ‘별표 1’에 따라 조경은 건설기술자의 범위에 포함돼 있다.



소규모 회사들 “등록 조건 맞출 수 없어”


업계에 따르면 등록 조건이 갖춰진 조경설계회사는 이미 2~3년 전에 대부분 건설기술용역업 등록을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소규모 회사들은 생존권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조경설계회사 대표는 “엔지니어링활동주체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는 조경설계사무소와 조경기술사사무소가 받을 타격은 업체의 사정에 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일부의 경우는 존폐를 걱정해야 할 정도인 것이 사실이다”고 우려했다.


문제를 제기하는 업체들은 “건설기술용역업 등록을 위해 필요한 자본금 5000만 원을 마련하기 어렵다”거나 “인력을 갖추고 싶어도 당장에 한 명이라도 충원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한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에 특급기술자 1명을 포함한 5명의 기술자를 두라는 건 조경설계업체 실정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란 지적도 있다.


한 대표는 “많은 설계회사들이 5~8명 정도로 운영되고 있다. 신입 한 명을 구하기도 매우 어렵고, 경력자를 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법 개정 당시에도 인력이나 자본금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더욱 힘들어졌다. 정부에서도 건설 분야의 인력난을 인정하고 정책까지 내놓는 상황이다. 모든 설계회사가 특급기술자를 갖추고 직원을 5명 이상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엔지니어링기술자는 경력으로 인정 안 돼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조건을 갖췄다 하더라도 용역업 등록을 위한 조건 중 엔지니어링기술자 경력은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경기술자의 경력관리는 한국건설기술인협회의 건설기술자, 한국엔지니어링협회의 건설기술자와 엔지니어링기술자로 2개 협회에서 3가지 형태로 관리되고 있다. 그런데 이 중 엔지니어링기술자의 경력은 건설기술관리협회에서 인정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건설기술용역업 등록이 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는 한 대표는 “언제부턴가 건설기술인협회에서 엔지니어링 건설부문에 1가지 면허(조경)만 등록된 업체의 기술자들은 경력관리 신청 자체를 받지 않아 전체 직원들을 엔지니어링협회 엔지니어링기술자로 등록하고 경력관리를 받아오고 있다. 영세한 업체는 건설기술용역업 등록 자체를 막아버린 것 아닌가”라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엔지니어링기술자 보유증명서를 인정해 주든가 1개 면허만 가진 업체도 건설기술자 경력관리를 받아주든가 해야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한국건설기술관리협회 관계자는 “엔지니어링활동주체로 신고한 걸 엔지니어링협회에서 건설기술자로 변경해서 등록하면 된다. 그리고 건설기술자 등급을 부여받은 보유증명서를 발급받아 제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엔지니어링협회 관계자의 설명은 달랐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 관계자는 “엔지니어링기술자는 다른 기술자라 이관은 해당사항이 없다. 엔지니어링협회에서 건설기술자로 되어 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건설기술용역업 신청을 위한 건설기술자는 경력을 새로 신고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한 조경설계회사 대표는 “부처 간 알력이 있는 것 같다. 앞에선 기존 업체들은 다 할 수 있다고 해놓고 실질적으로 못하도록 막아놓은 실정이다. 이미 등록한 업체들이 그 법을 가지고 걸면 조건을 못 갖춘 회사는 범법자가 되게 생겼다. 기사자격을 대여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 불법을 종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건설기술용역업 논란과 관련해서는 같은 설계회사들 간에도 입장이 달라 의견을 모으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건설기술용역업 등록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한 한 대표는 “등록기준과 관련해서 몇 가지 문제가 있는 걸 조경계나 정부부처도 인식하고 있는 상황인데, 일부 업체의 문제라고 선을 긋는 분위기다. 조경 단체들도 나서지 않고 있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조경계가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 지금은 일부의 일이지만 언제 조경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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