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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반송 주공 ‘노블파크’ 조경특화사업
  • 에코스케이프 2008년 02월

조형작가 지해의 현장일지

<지리한 비소식과 공사현장>
휴대폰으로 듣는 131 기상예보를 알람삼아 눈을 뜬다. 올해 여름비는 참 괴로울 정도로 많이 내려 모든 공정이 진척되지 않는다. 장화를 신어야 정문과 후문을 오갈 수 있었다. 공기를 맞추기엔 시간이 촉박했고 그리고 혼자만의 일이 아니기에 경각심을 가지고 작업에 착수했다. 물퍼내기 작업과 터파기가 동시에 이루어졌다. 기초타설을 하기도 전에 내리는 비로 물이 계속 차는 바람에 작업이 엄두가 나질 않는다.
7월말에 착수한 일인데 9월이 한참 지나서야 본격적인 형상작업을 할 수 있는 날씨가 내 앞에 주어졌다. 동안(銅顔)오브제나 철조작업을 위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을 진행했지만 높이 5m이상의 구조물 작업을 하기에는 작업실이 비좁아 별도의 천막을 치고 감행하는 수밖엔 도리가 없었다. 모든 일정이 날씨에 맞추다보니 단지 내에 토목공사와 조경공사 건축외장 마감공사가 동시에 진행이 될 수밖에 없어 그 복잡함이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현장에선 타 공종과 마찰이 잦아 답답했다.

<조형가벽을 만들면서>
‘사랑이란……’이름의 조형 가벽은 아파트 주차장 부지 경사가 급한 레벨차로 만들어진 옹벽에 선형으로 조형미를 첨가하여 고안해낸 작품이다. 물바다로 인해 기초작업이 엄두가 나질 않는 상황 속에 옹벽에서 골조가 드디어 탄생되었다. 의도한 것에 0.5배 높이를 주었는데도 약간 낮은 느낌이 든다. 마감 미장을 하는 과정에서 주차장쪽 물은 품었는데도 물은 차 있어 진흙탕 속에서 우리는 석재 파레트와 제작대를 이용해 작업대를 만들었다.
비철, 잡철 수거하는 곳을 돌아다니며 회벽에 비해 강하고 상대적인 속성의 와일드한 형태를 가진 오브제를 골라 구입했다. 자동차 엔진 부품, 주방기구, 스텐난간, 볼트, 타공스텐 등 녹이 슬지 않는 비철만을 골라 미장하면서 부착하고나니 원래 있어야할 자리에 놓여 있는 듯 기시감마저 드는 것이 성공적이다.
쏟아지는 비와 기상변동으로 인해 현장에서의 지출되는 경비가 예상비용의 갑절을 초과한지 오래다. 도면대로 모든 일을 하기란 쉽지 않다. 현장에서의 이변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적시적소에 예리한 터치 한가닥이 우리를 가슴 떨리게 하고 작품에 완성도를 높여줄 그 무엇인가를, 근원적인 생각부터 다시하게 된다.


<본 원고는 요약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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