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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삼성타운
  • 에코스케이프 2008년 12월
위치_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조경 면적_4,296.66m²
조경 기본계획_Peter Waker and Partners
조경 실시설계 및 시공_삼성에버랜드

‘Peter Walker의 작품이 정말로 우리나라에 지어질 수 있을까?’, ‘Peter Walker 의 작품을 잘 이해하고 그 의도를 충분히 살릴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은 처음 이 프로젝트를 맡는 순간부터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이었다. 해외에서 설계해온 좋은 작품들이 종종 우여곡절 끝에 그 의도를 알 수 없는 작품으로 전락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컸고 설계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 것에 대한 염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비단 해외작품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설계회사와 시공회사가 별도로 되어 있어 설계회사는 자신들은 설계만 한다는 명목으로 시공도면 단계로 넘어가면 설계에 관여를 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시공회사도 또한 굳이 설계의 의도를 살리기 보다는 빠른 시일 내에 공사를 하여 일을 끝내기 위해 설계에 대한 깊은 생각은 안하려고 하는 경우가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전에 다른 설계자가 해준 이야기 중의 하나가 현장공사 중인 분한테 ‘흰말채 나무가 설계에 있는데 구하기 어렵다며 그냥 말채나무 심으면 안되느냐’는 전화였다고 한다. 이를 듣고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고 전하였다. 흰말채 나무와 말채나무는 어감으로는 같은 나무처럼 보이지만 그 설계 의도는 완전히 다른 나무라는 것은 너무나 확연한 사항이다.
서초삼성은 이러한 우려에 대한 대비책으로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 현장여건에 따라 변하는 안건들이 Peter Walker의 설계 의도와는 맞는지 아닌지의 여부를 확인하고 대부분의 디자인 아이템 사항들을 실제로 제작 후 현장에 설치해 보고 결정하는 샘플시공의 단계를 거쳤다.

Vine Structure, Linear Vine Structure & Trellis
서초로 전면에 위치한 Vine Structure는 두가지 역할을 한다. 첫 번째는 서초로 전면에서 공간의 상징적인 조형물이 되어 삼성타운의 영역성을 나타내는 것이고, 두 번째는 토심이 부족한 인공지반위에 토심 확보를 위한 수단이 되게 하는 것이었다. 실질적으로는 안정성은 둘째치고 이중으로 설계된 이 비드블라스트 마감의 스테인레스 스틸덩어리는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었다. 일단은 누구도 이 구조물의 스케일에 대해서 가늠을 하기가 어려웠다. ‘이 구조물이 해당공간의 스케일에 맞는 것인지 아닌지’, ‘건물의 스케일과도 맞는지 안맞는지’가 실물을 보기 전까지 어려웠고 제작방법에서도 용접 포인트가 워낙 많아서 철구조물이 조금씩 수축함에도 불구하고 삼단계의 그리드가 맞도록 설계가 되어 있어 이에 대한 방안이 필요했으며, ‘이 대형 구조물을 한꺼번에 비드마감을 할 수 있는 장소의 부재와 이중으로 되어 있는 부분의 내부까지 어떻게 깔끔하게 비드마감을 처리하느냐’는 문제, 경사진 바닥면과의 고정방법, 설치 방법 등등 모든 제반사항들이 풀어야 할 숙제들이었다.

Corporate Park의 글루램
Corporate Park의 개념은 건축에서 이용한 한국 목조 건축의 Interlocking 방식을 이어받아 나무가 서로서로 물려서 구조를 이루는 휴식공간이다. 층층이 쌓아 올려진 목구조물들은 인공지반위에서의 토심을 확보하고 지표면위로 노출된 건축의 흉물들을 보완해주며, 400×600이라는 인간적인 스케일로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애먹었던 부분이 글루램이 아니었나 싶다.

마치며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많지만 가장 큰 부분은 두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일단은 Peter Walker의 공간에 대한 감각이다. 종이에서만 끝나는 설계를 해본 사람이 아닌 현장과의 수없는 작업을 통해 공간에 대한 스케일을 익힌 사람, 자신이 그리고 있는 선이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다는 점을 느끼면서 조경가는 다른 무엇보다도 이런 공간감이나 현장감을 1차적으로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림으로는 멋지지만 실제로 지었을 때 나타나는 짜임새 없는 공간들은 다 이런 감각과 노력의 부재라고 보여진다. 만약 설계자들이 손의 기교나 시각적 현란함만을 위주로 하는 설계를 하고 있다면 작업대를 떠나 실재의 공간을 경험해 보는 과정이 절실히 필요하다. 또 다른점은 현장 시공인들의 설계에 대한 이해, 설계 하는 인력들의 공사에 대한 이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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