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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숲길공원 2단계 시공 현장 기찻길 위에 그리는 풍경
  • 에코스케이프 201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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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역 방향에서 바라본 염리동 구간과 대흥동 구간

 

경의선은 일제강점기인 1906년 군사적 목적으로 용산~신의주를 연결하기 위해 개통되었다. 이후 산업철도로 이용되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운행이 잠시 중단되었다. 1951년부터 2009년까지 통근열차가 운행되었는데, 그동안 철도 주변으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생활의 문제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경의선 주변은 철길로 인해 지역이 단절되고 생활환경이 낙후되었다. 지난 2005년부터 경의선 용산선(용산~수색 구간)의 지하화 사업이 추진되었고, 이에 따라 발생한 지상부 유휴 부지를 공원화해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경의선숲길공원 조성 사업은 용산문화센터~마포구 가좌역(홍제천) 구간 총 6.3km의 지상부 폐철로를 선형 공원으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되돌려 주는 사업으로 2015년 말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지난 2012년 1단계(대흥동) 구간조성이 완료되어 시민에게 개방되었으며, 오는 5월 2단계 구간의 개장을 앞두고 있다. 2단계 구간은 ‘마포구 도화동~용산구 효창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인 새창고개(백범교) 구간과 ‘홍대입구역~홍제천’을 잇는 마포구 연남동 구간으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며, 현재 공정은 약 75% 정도 완료되었다.


기억을 자극하는 재료의 물성

지난 2013년 10월 초 2단계 구간의 공사가 시작되었으니 약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한겨울에 찾은 이곳은 아직 삭막함이 감돌았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수목들과 포장되지 않은 지면이 노출되어 헐벗은 상태인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럼으로써 드러나는 재료의 물성을 더욱 확연하게 느낄 수 있어서 그런 듯하다. 경의선숲길 설계는 옛 철길에 대한 ‘기억과 흔적’을 남기기 위해 크게 네 가지 기법을 적용했다. 두 가지는 철길의 모습을 재현하고, 옛 철길의 방향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 재료를 활용하는 것과 이에 호응하는 재료를 도입하여 통일감 있게 경관을 연출하는 것이다. 재료에 대한 고민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차적으로 기존 재료의 해체와 재해석을 통해 레일, 침목, 쇄석 등을 포장이나 구조물의 소재로 활용했다. 그리고 철길을 구성하는 주재료인 철, 돌, 나무를 주 소재로 썼다. 아직까지 기반과 시설 공사가 높은 공정률을 보이고, 식재는 도입이 미미한 상태다. 이는 새창고개와 연남동 두 구간 모두 같은 상황이지만 연남동 구간은 비교적 공사 진척이 빨라 제법 형태가 드러난다.

연남동 구간은 주 동선이 구간을 따라 물결처럼 이어진다. 주 동선의 곡선이 꺾여 경계부와 만나면서 반원형의 공간들이 형성되고, 이곳에 모임과 휴식, 경의선의 흔적을 재현한 공간이 차례로 놓일 예정이다.

재료의 반복을 통해 이러한 구분되는 공간들과 서로다른 구간에 연속성을 부여하고, 포장을 통해 방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철길의 흔적을 알리는 장치들이 강하게 배치된 만큼 이후 공정에서 잔디와 수목이 심기고, 다른 장식 요소들이 더해져도 기억이 희석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러한 장치들에서 약간의 강박을 느낄 수도 있다.


문준연 소장(한일개발)에 따르면 “조금 과장해서 국내에서 쓸 수 있는 포장재는 거의 다 도입되었다.” 경의선숲길은 여러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고 모든 구간의 폭원과 면적이 다른데, 포장재 구성과 종류수는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선형으로 이루어진 공원에 연속성을 부여하기 위한 방식의 하나일 것이다. 이곳에 도입된 포장재는 예닐곱 가지 정도 된다. 가장 넓은 연남동 구간은 폭원이 약 30m로 많은 종류의 포장재를 쓰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가장 협소한 와우교 구간은 폭원이 10m 내외라 넓은 구간과 같은 방식으로 포장재를 적용하면 시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문 소장의 설명이다.


2단계 구간(염리동, 새창고개)은 동선을 따라 물길이 같이 흐르고 요점부에 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물은 식재와 어우러져 경관적 효과를 주고 동적인 요소로서 공간에 흥미를 부여한다. 물길 곳곳에 놓인 브리지는 폐침목을 재활용해 설치했는데, 선형의 물길 위에 폐침목이 공원 전체로 이어지면서 철길을 연상하게 하는 상징적 장치가 된다.


거친 솔 마감과 알골재 노출

연남동 구간의 주 동선은 콘크리트 포장이다. 일반적인 콘크리트 포장이지만 표면 처리에서 섬세함이 느껴진다. 콘크리트 강도를 유지하기 위한 방식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와이어 매시wire mesh 대신 공장에서 섬유보강제를 넣어 레미콘ready-mixed concrete 상태에서 배합해 사용했다.

콘크리트 포장의 표면 처리는 거친 솔 마감과 알골재 노출의 두 가지 타입이 적용되었다. 주 동선은 거친솔 마감으로 표면에 줄무늬를 넣었다. 거친 솔 마감은 길이 4~5m, 폭 1m 정도의 플라스틱 밀대로 최대한 평탄성을 맞춰 민 다음 솔로 긁어 표현하는 방식이다. 보행자의 눈에 거슬리지 않도록 세밀하게 마감해 멀리서는 민무늬 평면으로 보인다.

 

 

설계감독(공사 및 감리발주 포함) 서울시 푸른도시국 공원조성과(공원개발팀)

시공감독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방재시설부(공원시설과)

설계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2단계), 선진엔지니어링(1단계)

감리 유신

시공 한일개발, 우보건설

위치 서울특별시 마포구~용산구 일원(용산문화체육센터~가좌역) 총 연장 및 폭원 6.3km

(공원 4.3km), 10~60m

총 면적 102,000m2

연남동 구간(2단계) 면적: 34,360m2, 연장: 1,310m

와우교 구간(3단계) 면적: 8,649m2, 연장: 370m

신수동 구간(3단계) 면적: 9,470m2, 연장: 390m

대흥동 구간(1단계) 면적: 17,400m2, 연장: 760m

염리동 구간(2단계) 면적: 4,800m2, 연장: 150m

새창고개 구간(2단계) 면적: 19,542m2, 연장: 630m

원효동 구간(3단계) 면적: 7,787m2, 연장: 35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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