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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기법] 고산식물을 위한 암석원 조성 기법(4) 식재 및 조성 후 관리
  • 에코스케이프 2015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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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크를 활용한 앵초속의 토양 피복 사례

 

식재

식재 기반이 마무리되면 식물을 심는다. 새롭게 조성된 암석원은 암석 사이에 용토가 안정적으로 고정되어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식재 전에 충분히 관수를 하거나 비가 오고 난 후 시행하는 것이 좋다. 또 식물을 심을 때는 토양에 어느 정도의 수분이 필요한데, 만져보았을 때 물기는 있지만 뭉치지 않고 살살 부서지는 정도가 적당하다. 식물은 강한 햇빛과 바람에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하고 식물의 분이 깨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다룬다. 식재 거리는 식물이 성장한 후의 크기를 고려해 배치하고 식재 후에는 물을 충분히 주도록 한다.


고산지대를 모델로 한 자연형 암석원을 조성할 때 식재는 되도록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고 편안한 경관이 연출되도록 계획한다. 식물은 종에 따라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갖춘 그룹으로 배식하고 각 그룹의 형태와 면적은 가급적 부정형으로 배치한다. 여러 가지 종류의 식물을 소량씩 섞어 심거나 똑같은 패턴으로 반복적으로 심지 않도록 주의한다. 카펫 형으로 낮게 자라는 식물들은 다른 키 큰 식물에 비해 넓은 면적으로 받쳐주듯 배치한다. 주름잎속Mazus , 백리향속Thymes, 포복성 프록스속Phloxes 등이 대표적인데, 이러한 식물들은 다른 몇 가지 종류의 식물 군락을 받쳐주면서 각각의 식물 특성을 부각시켜주고 대비되는 산만함을 조율해주는 역할을 한다. 식물을 배식할 때 중요한 것은 식물 종에 따라 식재환경이 다르다는 점이다. 패랭이속Dianthus 은 볕이 잘드는 양지에, 앵초속Primula 은 반음지에, 라몬다속Ramonda 은 수직으로 갈라진 바위틈에 심는다. 토양산도에 민감한 식물은 pH를 맞춰준다.


식재 환경과 토양 조건이 갖추어지면 식물의 형태와 잎의 모양, 꽃의 개화 시기, 색깔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배식한다. 배식은 식물 종이 다양하고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아 오랜 경험과 숙련된 감각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각 식물 종이 자연에서 서식하는 생태적 조합의 특징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에 응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식물을 심을 때 처음부터 모든 식물의 특징을 완벽히 파악하여 계획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므로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시간을 두고 잘못된 것은 하나씩 수정해 나가면 된다. 정원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결과물이 아니라 오랫동안 식물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과정임을 인지해야 한다.

 

수목은 암석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석원 외곽으로는 일반적인 교목이나 침엽수를 부분적으로 심어 겨울철 북서풍을 차단하고 이질적인 주변 경관을 차폐하기도 한다. 그러나 원 내부에는 고산식물의 식재 여건과 스케일을 고려하여 큰 나무를 심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전나무속Abies , 향나무속Junipers , 소나무속Pinus , 만병초속Rhododendron 등의 왜성관목이나 왜성침엽수를 이용해 정원의 골격을 잡아준다.

 

 

김봉찬은 1965년 태어나,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였다.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 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07년 조경 업체인 주식회사 더가든을 설립하였다.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과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 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조성 사례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 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 상남수목원 암석원(2009),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 및 고층습원(201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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