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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유랑 인 호주] 숨겨진 보물, 퍼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을 찾아서
  • 에코스케이프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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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 풍경읽기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도시라는 닉네임처럼 퍼스Perth는 보통의 여행객들이 마주하기 어려운 미지의 도시다. 서울을 출발하는 비행기에 올라 경유지를 거쳐 기내박을 경험해야만 다다를 수 있다. 호주의 타도시들과 멀리 떨어져 있어 호주를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도 생소한 도시다. 하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처럼 숨겨진 이야기로 가득한 이곳이야말로 진정한호주가 아닐까?

눈이 시릴 만큼 화창한 날씨와 산뜻한 바람, 적당히 늘어선 고층빌딩과 도시를 굽어 흐르는 스완 강의 첫인상은 투명하고 건강한 도시처럼 포근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도심 곳곳에는 대도시만의 코즈모폴리 턴적 매력이 빠짐없이 스며있으며, 지척으로 시선을 돌리면 번잡스러운 도시의 모습과 다른 한적한 전원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길 위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과 세련된 도시 풍경, 잘 보존된 자연환경은 이곳을 다시 찾게 만드는 퍼스만의 매력이다. 한 마리의 백조가 헤엄치듯 도시를 유유히 흐르는 스완 강은 북동부 지역에서 발원해 남서부를 가로지른다. 퍼스를 둘러보는 내내 강의 한 자락을 만날 수 있을 만큼 도시의 중심이 되는 스완 강은 퍼스의 도시경관을 형성하는 데 주요한 구성요소다. 기회가 된다면 밤하늘의 별처럼 서호주를 밝히는 이곳에서 기분 좋은 강바람을 맞으며 아름다운 나들이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

 

퍼스 산책 하나.

킹스 파크와 서부오스트레일리아 식물원

여느 도시나 우거진 녹음 하나쯤은 갖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퍼스의 킹스 파크Kings Park는 그 이름처럼 웅장하고 특별하다. 여의도보다도 넓은 이곳은 퍼스도심과 스완 강이 한눈에 조망되는 풍경, 유칼립투스 가로수길, 전쟁기념관과 식물원까지 관전 포인트가 매우 많다. 오죽하면 그 이름이 왕의 공원일까 킹스 파크는 퍼스를 대표하는 장소이자 시민들의 삶을 대변하는 도시의 아이콘이다. 이곳이 지금의 명성을 얻게 된 것은 1827년 제임스 스털링 선장과 식물학자인 찰스 프레이저가 엘리자 산에 올라 이 일대의 경관적 가치를 알아보고 공공의 목적으로 사용되도록 지정한 데서 시작됐다.

유칼립투스 가로수길을 지나 산보를 즐기다 보면 서호주의 고유 식물을 주제로 한 서부오스트레일리아 식물원West Australian Botanic Garden을 마주하게 된다. 아카시아 가든, 그레빌레아, 아케아 가든, 방크시아 가든 등 주제정원 뿐만 아니라 워터 가든과 로 가, 보존원 등 테마정원까지 다양한 정원을 경험할 수 있다. 그 가운데서도 스완 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수 있는 로터리 웨스트 산책로와 나무 가까이에서 숲 위를 거니는 우듬지, 곳곳에 세워진 재미난 조형물들은 서부오스트레일리아 식물원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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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오스트레일리아 식물원의 상징인 꽃시계(Floral Clock)

 


윤호준은 1982년생으로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했다.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를 거쳐 서호엔지니어링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조경 계획 및 설계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북경공업대학교 성시건축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서호엔지니어링 북경지사에서 실무를 병행하고 있다. 『환경과조경』과 『스테이플(STAPLE)』의 해외리포터(중국)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지난 2012년에 출간한 『디자인 유랑 인 유럽』이 있으며, 현재 『디자인 유랑 인 아시아』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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