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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문화·생태복원] 미국의 생태계 보전제도 NWR과 펠리컨 아일랜드
  • 에코스케이프 2014년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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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컨 아일랜드 전경(출처: http://www.fws.gov)

 

그동안 생태 복원 및 조경 시공 분야의 학술적 이론과 실무 정보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오던 『조경생태시공』을 발전적으로 개편하여 『에코스케이프』란 제호로 거듭나게 된 것을 축하드리며, 귀중한 지면을 빌어 필자가 답사했던 국내외 생태 문화자원의 보전 및 복원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학문적 관심을 공유하는 분들과 함께 ‘생태문화포럼’을 구성하여 기회가 될 때마다 생태 자원 및 문화 자원에 대한 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이미 몇 차례 다른 지면을 통해 소개한바 있다. 그러나 답사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자료를 소개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여 늘 아쉬움이 남아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아직 소개하지 못했던 생태 문화 자원을 소개하고, 아울러 못 다한 얘기들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호는 미국의 생태계 보전제도의 하나인 국가야생보호지역NWR; National Wildlife Refuge과 첫 번째 NWR로 지정되어 미국의 생태 보전 정책에 큰 획을 그었던 펠리컨 아일랜드Pelican Island NWR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NWR 시스템

맑은 물, 깨끗한 공기, 독특하고 풍부한 야생생물, 세계적인 수준의 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인 레크리에이션…. NWR 시스템은 카리브 해에서 태평양까지, 메인 주에서 알래스카 주에 이르기까지 미국전역에 걸쳐 1억5천만 에이커에 달하는 토지와 물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1903년 3월, 미국 플로리다 주의 대서양 연안 석호에 위치한 아주 작은 섬Pelican Island이 National Wildlife Refuge라는 생소한 이름의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당시만 해도 면적 1헥타르에 불과한 이 작고 보잘 것 없는 섬이, 현재까지 미국의 생태 환경 정책의 근간이 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NWR은 USFWSUS Fish & Wildlife Service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야생생물 보호제도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이나 ‘야생생물특별보호구역’ 등과 유사한 제도다. 야생동물에게는 최적의 서식 환경을,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생태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생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요소로 기능하고 있다.


NWR의 주요 임무는 미 국가 차원에서 어류 등 야생동물 및 식물의 생태 자원과 그 서식처를 복원하거나 보전 및 관리를 위한 생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으로, 현재 및 미래 세대에게 특별한 생태 서비스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미국 내 대부분의 도시민들이 일상생활을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주요 대도시에서 1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에 NWR을 지정해 생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사냥, 낚시, 야생동물 관찰, 환경 교육, 생태 해설, 자연 관찰 등의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연간 4천5백만 명이 방문하여 생태 관광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700종 이상의 조류와 220종 이상의 포유류, 250종 이상의 양서파충류, 1,000종 이상의 어류 등에게 서식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380종의 멸종위기종 또는 보호가 필요한 야생생물이 보호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해마다 수천 마일을 이동하는 철새들에게 중간 기착지 또는 일시적인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다.


1903년 3월 4일,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의 대통령령에 의해 플로리다의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펠리컨 아일랜드가 첫 번째 NWR로 지정된 이래, 미국 본토 및 미국령에서 561개의 NWR이 지정되었고, 그 면적은 62km2를 넘는다. 이 중에는 물새 서식처로 중요한 습지가 8km2에 이르며, 그 외에도 도서, 호수, 산림, 사막, 산지 등이 포함되어 있다.


NWR 지역은 ‘플라잉 구스flying goose’ 사인으로 입구와 경계를 표시한다. 이 작고 소박한 사인이 있는 곳은 미국을 대표하는 야생지역이며 생태적으로 의미가 있는 공간으로서 인류가 자연과 더불어 살고, 야생생물에게는 그들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보호하고 제공해주며, 사람들에게 생태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구본학은 1959년 대전생으로,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계획, 설계, 시공, 관리, 기술 개발 등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였고, 혜천대학을 거쳐 현재는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환경 생태, 생태복원 분야에서 설계·시공과 관련된 공학적 이론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국제 규모의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생태문화포럼’을 주관하고 있다. 습지와 생태 문화를 사랑하는 동료들과 함께 해외 중요 생태 문화 자원을 다수 탐방하였으며, 『습지생태학』 등의 저서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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