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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마당의 특징과 성공적 정착을 위한 제언 자연마당 조성사업 들여다보기
  • 에코스케이프 2014년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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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야심차게 시작한 자연마당의 첫 대상지가 곧 준공될 예정이다. 본 사업의 준비 단계부터 직간접적으로 논의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자연마당 준공이 매우 기대되며, 도시 재생의 새로운 획을 그을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고 시의적절한 사업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새로운 제호로 변모한 『에코스케이프』의 특집 코너를 통해 이러한 주제를 다루는 것은 도시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자연마당의 특징과 문제점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통해 보다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자연마당의 특징

자연마당은 2011년 10월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제도 개선 계획의 일환으로, 기존의 소규모 복원 사업에서 탈피하여 5만m2 이상 면적의 보다 광범위한 대규모 도시 생태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자 실시되었다. 2012년 서울, 부산, 대구의 3개소가 선정되었으며 2013년에는 인천과 익산 지역에 추가조성이 진행 중이다. 올해에도 자연마당 조성 확대를 위해 신규 3개소를 선정할 계획이다.


자연마당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연마당의 조성 목적은 생물다양성 증진, 도시 생태계 건전성 확보, 도시 기후변화 적응, 도시 생태 변화 모니터링 및 연구, 주민 체감, 자연체험 및 학습 기회 제공 등에 있다. 이는 기존 시민의 휴식과 정서 함양에 비중을 두어 조성하였던 공원·녹지보다 도시 환경의 기능에 더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다.

둘째, 자연마당은 도시의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습지, 초지, 숲 등 다양한 서식처 조성을 중시하며 기본적으로 유네스코맵 프로그램에 의한 핵심, 완충, 전이공간 구분을 요구한다. 핵심공간은 동선을 배제하고, 포장은 최소화하며, 탐방 및 학습 면적은 전체 부지의 15% 이내를 차지하도록 최소한의 시설만 도입해야 한다.

셋째, 대상지 및 주변 자연환경과의 연결성 확보를 통해 도시생태축을 형성하여 이를 생태거점으로 복원하고, 우리나라 고유의 자생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 중시되고 있는 생태계 서비스 향상을 위한 기능성 수종을 도입해야 한다.

넷째, 도시열섬, 자연재해 등 기후변화에 의한 사회적, 자연적 현상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생물다양성 증진 및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된 신기술을 적극 도입 및 활용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환경부에서 지원하는 EIEco-Innovation 복원 신기술(탄소저감 수종 및 다층구조의 군락 식재, 투수 포장 등 다양한 기술 적용)의 TEST BED 및 기후변화 모니터링 사이트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도심 내 또는 주거지와 근접한 곳에 조성하여 도시민의 접근성을 높이고, 설계부터 시공 및 운영 관리에 지역 주민 등이 함께하는 참여형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 이는 실용성과 기능성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자연마당은 도시의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주민 참여형으로 조성된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정책이며 그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실제 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각 지자체의 이해 부족으로 공사가 지연되거나 본래의 계획대로 원활하게 실시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사업 선정을 담당한 공무원이 자연마당 사업 유치에 급급하여 향후에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충분하게 검토하지 못한 경우도 있으며, 이는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조성 취지에 맞는 자연마당의 입지를 찾기가 쉽지 않은 점도 문제점 중의 하나다. 많은 시민이 혜택을 볼 수 있고, 동시에 환경 개선 효과도 뚜렷한 도시 지역을 우선적으로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자연마당 사업을 손쉽게 추진할 수 있는 지역이 우선 고려되는 경우가 많으며, 토지 매입지원과 관련된 부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여 대상지 선정에 적지 않은 한계가 노출되고 있다.

 

그리고 조성 후 관리와 관련된 문제점도 예상된다. 아직 준공된 자연마당이 없어서 이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시기상조이나, 그동안 조성되었던 생태보전협력금 조성사업과 지원 범위 및 내용에 유사성이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조성 후 관리를 위한 예산이 충분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누가, 어떻게, 무엇을, 언제까지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관계자들의 협의 지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연마당은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토목공사와는 달리 준공이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지만, 성공적인 조성 및 관리를 위해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아직 산적해 있다.

 

 

이동근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조경을 전공하였고 이후 동경대학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원 공동연구원, 일본 과학기술청 특별연구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상명대학교 교수를 역임하였고, 현재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가 과제인 ‘도시생태계적응관리기술연구단’의 연구단장을 맡고 있으며, 환경영향평가학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론』, 『경관생태학』, 『환경계획학』 등 다수의 공저가 있으며, 국내외 논문 200여 편 이상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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