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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류시설의 오픈스페이스 기능과 오픈스페이스의 저류 기능 저류시설과 저류지 공원화
  • 에코스케이프 2014년 Aut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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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소 유수지 생태공원 ⓒ권경호

 

홍수 피해 저감을 위한 대규모 저류시설에 도시오픈스페이스의 생태적 건강성과 미적 어메니티를 함께 부여하는 움직임이, 공원·녹지의 생태적서비스 기능을 바라는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최근 크게 일고 있다. 또한 기존 오픈스페이스에 홍수 저류 기능을 부여해 도시의 수해水害 안전도를 높이고, 도시 물순환을 개선하는 조경 설계가 많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시민들의 바람과 설계가의 경향이 구체적인 법제도 개정을 통해 현실화되었다. 이제는 조경가의 설계 제안 사항이 아니라 발주처의 법적 의무 사항이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독일,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의 도시 홍수 대응 전략 변화와 이에 부응하는 우리나라 소관부처와 지자체의 노력이 있었다. 소방방재청 소관의 ‘자연재해대책법’, 국토교통부 소관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도시·군 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 등이 결정적역할을 했다.

이러한 법제도 개정의 배경과 필요성, 저류시설의 정의와 기능 그리고 대표적인 조경 공간인 오픈스페이스에의 적용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기후변화와 도시 홍수

기후변화로 인해 기존 도시 배수 체계의 계획 홍수량을 초과하는 집중호우가 발생하여 도시의 수해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불안한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도시 홍수대책은 대상지 여건에 따라 달라진다. 이것은 대심도 터널, 하수관거 정비와 확충, 대규모 집중형 빗물 저류시설 그리고 소규모 분산형 빗물 관리시설(LID시설)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기존 도시의 경우 전기, 통신, 가스, 문화재 등 기존 매설된 지장물로 인하여, 하수관거 정비 및 확충 사업의 공사 진행이 쉽지 않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또한 침수 피해 지역이 어느 한 지점으로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하게 분포함에 따라 소요비용 또한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아울러 하수관거 통수능 부족으로 발생하는 역류와 침수를 해결하기 위한 대심도 터널이나 하수도 정비·확충 방법은, 인접 하류부의 추가적인 침수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어 지역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대책 적용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저류시설의 정의와 구분

현재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저류시설에 대한 정의와 구분은 소관기관과 법령, 기준에 따라 조금다른데,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소방방재청은 우수 유출을 저감시키는 방법을 크게 저류시설과 침투시설로 구분하고 있다. 이때의 저류시설은 “우수가 유수지 및 하천으로 유입되기 전에 일시적으로 저류시켜 바깥 수위가 낮아진 후에 방류함으로써 유출량을 감소시키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설치하는 유입시설, 저류지, 방류시설 등의 시설”로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이 저류시설을 설치 장소에 따라 지역 외off site 저류와 지역 내onsite 저류로 구분한다. 지역 외 저류시설은 유출되는 우수를 유역 말단에 집수하여 저류 및 유출을 억제하는 것으로 다목적 유수지, 방재 조절지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우수 유출량을 일괄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저류량이 많고, 기술적으로도 배수 계획상의 신뢰성과 안전도가 높은 유출 저감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구조 형식에 따라 댐식, 굴착식, 지하식 등이 있다.

지역 내 저류시설은 강우의 이동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비가 내린 지역에 우수를 저류하는 방식며, 유역 저류시설과 건축물(주택 단위) 저류시설로 구분한다. 유역 저류시설은 관공서, 공원, 학교, 운동장, 주차장, 공동주택 등 공공시설 용지의 오픈스페이스와 지하 공간을 이용하여 빗물을 일시 저류한다. 건축물 저류시설은 빗물 저류 탱크, 지붕 저류Blue Roof, 옥상녹화Green Roof 등이 있다. 특히, 공원, 운동장, 주차장 등 평상시 일반적인 고유 용도로 사용되다가 홍수 시 빗물을 일시적으로 일정 수위만큼 침수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침투형 저류시설’이라 한다. 지하 저류지 처럼 오직 홍수 시 저류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저류시설은 ‘전용 저류시설’이라 부르기도 한다.

 

 

권경호는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조경학 학·석사를 마쳤고, 베를린공과대학교 조경학과 응용 수문학 연구실과 토목공학과 도시 물관리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끝내고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주요 연구 분야는 저영향개발·분산형 빗물 관리, 저개발국긴급 식수 지원, 통일 대비 북한 상하수도 인프라 계획 등이다. 한국그린인프라연구소 소장을 맡아 빗물 침투 박스, 생태 연못, 투수성 포장, 옥상녹화 등에 대한 제품 개발·설계·시공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현재 서울시 물순환시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분산형 빗물 관리의 방재, 물순환, 비점오염 저감 기능을 도시 관리 계획과 조경 계획·설계에 연계시키는 업무를 하는 ‘물순환도시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서울대학교 공학연구소에서 서울시 물순환시설 모니터링 과제를 맡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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