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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 갤러리 Forest Gallery
    숲은 사진 속 풍경처럼 정지된 이미지가 아니다. 숲은 각자 고유한 시간을 지닌 무수한 생명체가 성장하고 경쟁하며 소멸하는 장소다. 밖에서 볼 때와 그 안에 들어섰을 때 느껴지는 숲의 밀도는 다르다. 숲의 구조와 밀도는 끊임없이 변한다. ‘숲 갤러리’는 오랜 기간 벌채와 식재, 도시의 오염으로 퇴행적 천이를 겪고 있는 남산 소나무숲의 밀도와 시간, 그 안의 관계를 함께 들여다본다. 소나무숲에는 때죽나무, 신갈나무, 팥배나무, 단풍나무, 산벚나무처럼 소나무와 다투거나 화해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식물이 있다. 계절이 바뀌고 식물이 성장하며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숲의 변화를 압축된 시간과 빛의 변화로 재현한다. 변화하는 유기체로 숲을 이해하는 것에서 자연과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시작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자연과 관계 맺기로서의 예술적 실천과 경험 자연에 대한 보편적인 선호나 편안함을 유전자에 내재된 인간의 보편적 속성이라고 설명하는 바이오필리아(biophilia)라는 개념이 있지만, 자연을 감상하며 즐거움의 대상으로 여기는 일은 근대의 산물이다. 자연을 소유하고 향유할 수 있는 미적 대상으로 인지한 것은 자연 과학과 기술의 발달에 의해 자연을 통제 가능하며 과학 원칙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과 공포감이 제거된 자연은 비로소 관조의 대상이 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3호(2019년 5월호) 수록본 일부 작가 김아연(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팀 고미진, 송민원, 심지수 디자인 지원 서울시립대학교 조경설계연구실(이현승, 윤승렬,김규성, 박희진, 최윤경) 제작 및 설치 총 관리 초록선(배용은) 조명 유엘피(이연소, 이부영) 금속 대성(이원길) 유리 제일유리(고영석) 목재 유명목재(지명환) 전기 태흥, 지원전기(유흥준) 포장 로얄아키텍처(조두연, 양상준) 도장 윤세남 등기구 셀라이팅(엄세범, 조항수) 시트지 금석커뮤니케이션스(남성남, 김면관) 자문 김광수, 김지석, 유석연, 조민정, 한봉호, 황경주 큐레이터 이재준 전시 기획 및 실행 티팟(조주연, 정동헌, 김혜진) 규모4,000(L)×420~310(H)×550(W)mm 완공2019. 3. 김아연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와 동대학원 및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했다. 조경 설계 실무와 설계 교육 사이를 넘나드는 중간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내외 정원, 놀이터, 공원, 캠퍼스, 주거 단지 등 도시 속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담당해 왔으며 동시에 자연과 문화의 접합 방식과 자연의 변화가 드러내는 시학을 표현하는 설치 작품을 만들고 있다. 자연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아름다운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일이 조경 설계라고 믿고, 이를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일을 중요시한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이자 스튜디오 테라 대표다.
    • 김아연
  • 인터뷰: 생태학적 상상력과 풍경의 디자인 조경가 김아연 인터뷰
    조경가 김아연은 1990년대의 문을 연 90학번이다. 이 시기는 한국 사회의 정치적 분기점일 뿐만 아니라 문화적 변곡점이기도 하다. 조경 1세대와는 전혀 다른 토양에서 성장한 김아연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작업을 내놓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은 “조경의 시대”라는 수사가 결코 과장이 아닐 만큼 한국 조경의 전성기였다. 정부와 공공이 빅 프로젝트와 국제 설계공모를 쏟아냈고 민간의 아파트 시장도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했다. 사회 전반의 녹색 열풍은 조경의 시대를 여는 촉매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한국 조경은 이런 외적 조건을 충분히 소화해내기에는 기초가 허약했다. “양적·외형적 비대 성장의 이면에 넓게 퍼진 비만한 고독, 그리고 문제의식과 실험정신이 부재한 자리에 골 깊게 팬 몰개성과 무비판의 우울한 반복.”1 김아연이 맞닥뜨린 환경이었다. 그는 당시의 한국 조경을 둘러싼 표피적 장식주의와 상업적 물량주의를 정면 돌파하며 ‘다른’ 조경의 서막을 열고자 했다. 대규모 마스터플랜 설계공모에서 연이어 성과를 내는 한편, 상상을 현실에 구현하는 작업을 통해 특유의 디자인 문법을 정련해가기도 했다. 실무의 최전선과 학교 교육을 가로지르며 설계 실천과 교육의 접면을 넓혀온 그는, 최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 조경가들의 롤모델이기도 했다. 조경가로서는 드물게 다수의 설치 미술 작업을 병행해 온 그가 공공 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의 일환으로 최근 문을 연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 내에 ‘숲 갤러리’를 선보였다. 전시장에서 멀지 않은 녹사평의 한 카페에서 조경가 김아연을 만났다.2 숲, 이미지의 소비를 넘어 살아 있는 일상의 공간으로 -두 번째 경험은 역시 처음과 다르네요. 얼마 전 ‘숲 갤러리’를 처음 관람했을 때는 낯선 숲에서 무언가를 알아보고 싶은 느낌이 들었는데, 두 번째 오니 궁금함보다는 숲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시간을 보내고 싶은 충동이 생겼어요. 작가에게도 자신의 작품이 올 때마다 다르게 느껴집니까? “구조체가 완성된 후 조명 연출을 시작했는데, 계속 에러가 나서 거의 매일 출퇴근하다시피 했어요. 제 눈에는 계속 하자 난 것만 보여요.”(웃음) -조명 연출이 아주 까다로웠다고 들었어요. “전문 조명 팀 유엘피ULP의 도움을 받았어요. 그런데 결국은 제 작품이다 보니 모든 결정과 연출을 직접 해야 해서 외주 주듯 맡겨 놓고 뒷짐지는 게 안 됐죠. 조명 제품의 성격, 스마트 방식의 연출 프로그래밍을 다 공부해야 했어요. 어떤 것까지 가능한지 스스로 테스트해야 한 거죠.” -여전히 조명 부분이 아쉬운 건가요? “그래도 많이 좋아졌는데, 조명 자체만 아는 거로는 안 되더라고요. ‘숲 갤러리’ 후면 공간이 깊지 않아요. 유리판과 광원의 관계를 제가 몰랐던 거죠. 될 줄 알았는데 앞에서 보니까 유리가 빛을 적절하게 확산시키지 못했어요. 그래서 막판에는 혼자 인천의 페인트 가게에서 반사 효과가 있다는 열 차단 페인트를 사서 다시 바르고 난리를 쳤어요.” -잡지에 별도로 나가겠지만, 그래도 ‘숲 갤러리’의 의도를 간략하게 설명해 주세요. “사람들이 숲을 구체적인 일상의 공간으로 생각하기를 바랐어요. 우리가 숲이라는 어떤 공간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면 그 공간에 대한 태도와 인식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거죠. 요즘 시대가 자연을 소비하기만 하잖아요. 특히 인스타그램 같은 이미지 매체를 통해 자연이 그냥 사진 찍기 좋은 배경 이미지로만 소비되죠.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숲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숲에서 감동 받고 숲을 일상의 공간이자 살아 있는 유기체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게 이번 작업의 핵심이었어요.” -‘구체적으로 이해’한다는 건 어떤 거죠? “사람들은 소나무 숲이라고 하면 대부분 하동이나 경주 남산의 송림 같은 곳을 찍은 배병우 선생의 유명한 사진 속 장면, 즉 아주 잘 관리된 순림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현실의 소나무 숲은 도시 속에서 퇴행적 천이를 겪는 숲이에요. 그런 숲 속에선 소나무의 세력이 계속 약해지고 참나무, 팥배나무, 때죽나무류가 우세해지기 시작하죠. 일종의 전쟁터 같은 공간인데, 우리는 그 메커니즘을 잘 몰라요. 순간적으로 소비하는 자연의 이미지 이면에 존재하는 지난한 프로세스의 한 단면을 나타내고 싶었어요.” -전형적인 그림처럼 박제된 숲이 아니라 도시의 일상에 존재하는 숲,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숲을 문화적으로 경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요즘은 숲에서 놀이 활동도 하고 강연도 하는데, 막연하게 바라보는 숲이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떤 행위를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거죠. 나의 구체적 활동 공간으로, 일상의 공간으로 숲을 인지하기 시작하면 숲이 단지 생태적 공간이 아니라 문화적 공간으로 작동되면서 시민과 구체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자연을, 숲을 이미지로만 소비하면 안 되나요? “중요한 지적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음식만 찍는 게 아니라 숲을 찍으며 잠시 기뻐하는 것도 물론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조금 더 거시적으로 보면, 자연을 대상화한 근대의 문제가 동시대에는 자연을 시각적 이미지로만 소비하는 현상으로 대체된 게 아닐까요? 조경은 시각적 연출이 아니라 공간의 구조와 형태를 만드는 행위잖아요. 조경이 자연과 사람의 관계를 다루는 작업이라면, 그 관계의 구체적인 지점들에 주목해야 합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3호(2019년 5월호) 수록본 일부 각주 정리 1. 배정한, 『조경의 시대, 조경을 넘어』, 도서출판 조경, 2007, p.6. 2. 조경가로서 김아연의 성장 과정에 대해서는 6년 전인 『환경과조경』 2013년 5월호(pp.36~45)의인터뷰 기사를 권한다. 또한 그는 『환경과조경』 2014년 7월호부터 세 달간 연재한 ‘그들이 설계하는법’에 설계 작업에 대한 자신의 태도와 지향점을 피력한 바 있다.
  •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 Uijeongbu Lotte Castle Gold Park
    공원 속 주거 단지 의정부 직동 공원 부지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부지로, 도시공원일몰제에 따라 도시공원 특례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곳이다. 기부채납 방식으로 부지의 20%를 주택 용지로 개발하고 나머지가 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풍부한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주거 단지가 되었다. 단지는 직동 공원 중앙에 자리해 마치 공원에 감싸 안긴 듯한 형상이다. 단지 남쪽과 서쪽은 사패산과 바로 맞닿아 있어 쾌적한 자연 환경 속에서 산책과 여가 활동을 누릴 수 있다. 총 두 단지로 구성되며, ‘공원 속 단지’라는 장점을 극대화 하고자 정형미가 돋보이는 수종보다 자연스러운 형태의 수종을 주로 식재했다. 이로써 단지 내 오픈스페이스가 주변 자연 경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했다. 배치 및 동선 계획 대상지는 남쪽과 북쪽의 레벨 차가 17m에 달하는 경사지다. 단지를 크게 높이가 다른 세 개의 단으로 구성하고 다채로운 오픈스페이스를 배치해 단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하는 경관을 연출하고자 했다. 1단지에는 넉넉한 크기의 오픈스페이스를 마련하고, 1단지보다 주동이 조밀하게 배치된 2단지에는 오밀조밀하게 외부 공간을 구성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경관을 고려해 각 주동의 옥상에는 독특한 화산석 패턴이 돋보이는 세덤 정원도 마련했다. 1단지와 2단지 사이에 직동 공원의 일부가 있는데, 공원으로 인해 자칫 단절될 수 있는 두 단지를 동선으로 연결했다. 두 단지를 아우르는 큰 순환 동선을 계획하고 이를 공원의 산책로와 연결해 두 단지는 물론 공원과의 연계성도 확보하고자 했다. 주동선을 따라 왕벚나무를 식재하고 보조 동선을 따라 이팝나무를 심어 꽃내음을 즐기면서 계절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외곽에는 메타세쿼이아나 스트로브잣나무 등을 혼식했으며, 단지 내 오픈스페이스에는 테마와 기능에 적합한 수종을 식재해 공간별 특성을 부각하고 다양한 경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8호(2018년 12월호) 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주)제이티이엔지 건축 설계 1단지: (주)토문건축사사무소 2단지: (주)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 시공 롯데건설(주) (1단지: 박종환, 2단지: 김두수, 조경 총괄: 이지영) 시공 감리(주)길종합건축사사무소이엔지 식재 아세아종합건설 조경 시설 에코밸리 놀이 시설 드림월드, 원앤티에스 휴게 시설 에코밸리 위치 경기도 의정부시 범골로 63번길 13 대지 면적 1단지: 42,812㎡ 2단지: 40,998㎡ 조경 면적 1단지: 16,865㎡ 2단지: 15,030㎡ 완공 2018. 11.
  • 2018 서울정원박람회
    지난 10월 3일부터 7일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2018 서울정원박람회가 개최되었다. 작년에 이어 정원 문화 확산과 노후 공원 재생을 목표로 잔디마당 곳곳에 작가정원 7개소가 조성되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4일부터 6월 12일까지 ‘서울 피크닉’을 주제로 작가정원 공모를 진행했으며, 실용성, 창의성, 심미성, 시공성, 주제 반영도를 고려해 1차 서류심사에서 11개의 작품을 선별하고 2차 프리젠테이션 심사를 통해 최종 7개 작품을 선정했다. 배정한 심사위원장(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은 “주제를 참신하게 풀어낸 창의성이 돋보이는 응모 작품들이 많았다”며 “서울정원박람회의 품격을 높이고 새로운 정원 디자인의 트렌드를 선도할 만큼 수준 높은 작품들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원 조성 이후 현장에서 이루어진 최종 심사 결과, 김인선(팀펄리가든)의 ‘피크닉을 즐기는 N가지 방법’이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날씨, 계절, 분위기 등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공간에서 휴식할 수 있는 정원으로, 정원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와 주변 경관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공간 구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8 서울정원박람회는 10월 9일부로 막을 내렸지만 여의도공원 잔디마당에 조성된 일곱 개의 작가정원은 존치된다. 2018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공모 주최 서울특별시, 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주관(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월간 환경과조경 위치 여의도공원 잔디마당 일대 주제 서울 피크닉 규모7개소(100m2 이내/개소당) 지원금2,000만원(개소당) 상금 대상1,000만원(1팀) 금상500만원(1팀) 은상300만원(1팀) 동상100만원(4팀) 심사위원 안영애(안스디자인 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 주신하(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윤영주(디자인필드 대표) 이선화(지호디자인 대표) 이병철(아침고요수목원 이사) 권진욱(한국정원디자인학회 특별위원회 위원장) 배정한(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박명권(월간 환경과조경 대표) 전시2018. 10. 3. ~ 9.(박람회 이후 존치)
  • 서림연가
    자연이 서린 공간, 서림연가 전라북도 무주군, 진안군, 장수군의 머리글자를 따서 지은 ‘무진장’은 전라북도 동북쪽의 산간 지방을 일컫는 말이다. 무진장의 수려한 산간 경관을 자랑하는 무주군 구천동에는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형형색색의 간판과 플래카드가 산 속 깊은 곳까지 걸려 있으며, 마을에는 여느 관광지처럼 숙박업소, 펜션, 음식점 등이 즐비하다. 하지만 서림연가의 분위기는 바깥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인근 대로변의 번잡한 풍경은 사라지고, 세상과 단절된 공간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든다. 주변 소음이 사라지고 적막하다 싶을 정도로 고요해지면 바람 소리와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설계자가 의도적으로 숨겨 놓기도 하고 열어 놓기도 하면서 만든 공간의 틈으로 시시각각 자연이 스며든다. 햇빛, 달빛, 그림자, 눈과 비, 구름과 안개, 하늘과 바람이 서로 다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내고,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채운다. 숨기기와 보여 주기의 절묘한 줄타기 건축의 주요 전략은 ‘숨기기’였다. 대상지 북쪽에는 울창하고 키가 큰 나무들, 풍부한 수량의 계곡이 있고 그 뒤로 산이 보이지만, 그 외의 삼면은 크게 내세울만한 모습이 아니었다. 하지만 멀리 보이는 산세와 하늘은 이곳을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기에 좋은 조건이었다. 독립된 공간이 필요한 객실과 그리 아름답지 않은 근경의 조합을 고려해보니, 이 공간의 해답은 ‘숨기기’와 ‘보여 주기’의 절묘한 줄타기에 달렸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7호(2018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 안마당더랩 건축 설계 아키후드건축사사무소(강우현, 강영진) 조경 시공 안마당더랩, 디자인스튜디오도감(최웅재, 김명천) 위치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 282 대지 면적 2,275㎡ 건축 면적 583.08㎡ 건축 규모 지상 1층 완공2018 사진 노경, 디자인스튜디오도감, 안마당더랩 안마당더랩(Anmadang the Lab)은 이범수,오현주가2016년 공동 설립한 조경설계사무소로,조경 지식을 기반으로 외부 공간을 기획,설계,시공하는 디자인 작업실이다.다양한 접근 방식을 통해 외부 공간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작동하지 않던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 넣고자 한다.섬세함이 만드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며,예술성과 대중성의 중간에서 새로운 환경을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공공 공간,상업 시설,개인 주택,전시(박람회),실내 연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최근에는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우수상(2018),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부문 금상(2018),경기정원문화박람회 작가정원 부문 최우수상(2018)을 수상했다.
    • 안마당더랩
  • 시몬스 팩토리움 & 테라스 SIMMONS Factorium & Terrace
    건축 과거의 공장은 대개 닫힌 공간에서 오직 제품 생산에만 힘썼다. 하지만 최근 많은 공장이 직원들이 적절히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외부 방문객에게도 좋은 환경과 공장의 정체성을 드러내려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물리적 환경 개선을 넘어 그 안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한다. 시몬스SIMMONS 역시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더 젊은 감각과 창의적인 모습으로 탈바꿈을 시도했다. 새로운 것만 지향한 것은 아니다. 터를 정하는 전통적 방식인 풍수지리에 따라 건물의 방향과 연못의 위치를 신중하게 정했다. 대상지와 콘셉트 대상지가 위치한 이천 신갈동은 농지와 녹지가 어우러진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의 마을로, 편안한 잠을 추구하는 시몬스의 브랜드 철학과 어딘가 닮아있다. 이러한 맥락에 맞게 공장의 건물도 자연스러운 재료를 사용해 튀거나 높지 않게 세웠으며, 조경 또한 건축과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생각하며 계획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7호(2018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시공·감리 factory L(이홍선, 방민지, 이승주, 안주연) 조경 시공 파트너 (주)신흥조경 건축 설계 공간건축, 천가옥씨디자인스토어(주) 발주 (주)시몬스 위치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사실로 1000 면적 79,304m2 완공 2018 이홍선은 건축을 전공한 후 조경 분야에 입문했다. 2006년 팩토리 엘(factory L)을 창립해 건축+조경 공간 창출을 시도하고 있으며, 계획 도면만 넘겨서는 제대로 된 공간을 만들 수 없다는 철학 아래 디자인과 시공을 연계한 실제적 조경 작품을 구현해 왔다. 홍익대학교 건축학부실내건축학과 ‘조경 및 환경디자인’과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정원 및 외부공간 설계스튜디오’에 출강했으며, 2014년부터 서울시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의 조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 이홍선
  • 한강예술공원 한강, 예술로 멈춰, 흐르다
    서울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한강은 도시민에게 조금 특별한 휴식 공간이다. 물놀이나 카누 타기 등 한강의 ‘물’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방법도 있지만, 강바람이나 잔잔히 진동하는 물결, 빽빽한 빌딩 숲을 배경으로 펼쳐진 탁 트인 전망은 그 자체로 복잡한 일상을 잊게 한다. 지난 2016년 시작되어 성공을 거둔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이 여의도 한강공원과 반포 한강공원에서 확장되어 열리며 밤의 경관도 점점 풍성해지고 있다. 2018년 한강이 또 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 9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2017년 5월 추진한 시범 사업에 이어 이촌 한강공원과 여의도 한강공원에 37개의 공공 예술 작품을 설치해 ‘한강예술공원 조성 사업’을 마쳤다. 한강예술공원 조성 사업은 ‘한강자연성 회복 및 관광자원화 계획’의 일환으로 다양한 공공 예술 작품으로 쉼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앉고 눕고 만져볼 수 있는 예술 작품으로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좀 더 친근하게 경험하게 하고, 한강이 지닌 가치를 재발견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한강이 편의를 위한 기능 중심의 공간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했다. 국내 30팀, 해외 7팀이 참여해 한강을 예술적이고 여유로운 쉼의 장소로 꾸몄다. 작가는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에 의해 선정되었는데, 한강이라는 장소적 특성에 주안점을 두고 심사가 이루어졌다....(중략)... 여행자 정원Garden of Voyager유화수 써클Circles김민애 뿌리벤치Root Bench이용주 밤 무지개Night Rainbow허수빈 사색적 허공Meditation Void박기원 플레이스케이프Playscape와이크래프트보츠YCRAFTBOATS 리버파빌리온-온더리버River Pavilion-on the River루크 제람Luke Jerram · HLD * 환경과조경 366호(2018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 강동구청 청사 Gangdonggu Office
    강동구청 청사 프로젝트는 건물의 전면을 가로막던 주차장과 경찰서의 담장을 허물고 지역 주민과 공감하는 열린 청사를 만들고자 시작되었다. 청사는 네모난땅에 놓인 두 개의 박스형 건물로, 일반적인 공공 기관의 건물이 그러하듯 형태나 입면이 두드러지지 않은 모던하고 기능적인 건축물이었다. 2018년 봄 기존 건물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로 리모델링되었고, 입면에태양광 패널이 더해지면서 친환경적 건물로 바뀌었다. 부지는 섬처럼 단절된 곳이었다. 건물과 주변 도시 공간이 만나는 경계에 주차장이 놓여 있어 청사 이용자들은 차를 피해 곡예 하듯 청사로 진입했다. 청사 옥외 공간의 권위주의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친근한 공간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건물의 이미지와 부합하도록 친환경적 옥외 공간을 조성하는 데에도 주안점을 두었다. 외부 공간은 모두가 함께 이용하고 가꾸는 장소라는 개념을 담아 ‘뜰’이라는 주제를 도출했다. 열린뜰을 비워진 공간으로 만들어 지역 주민의 다양한 활동을 수용하고 자발적 프로그램이 운영되도록 했으며, 도시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했다. 도시로 열어 주기 부지의 경계(턱)를 없애 주변 보도와 열린뜰을 같은 레벨로 만들었다.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써 공간이 확장되는 효과를 주고 청사로의 진입을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넓은 잔디밭인 열린뜰은 사계절 내내 다양한 주민 이벤트가 열리는 곳으로, 월드컵 같은 축제 기간에 활용될 수 있는 공동의 마당이다. 또한 강동구민 누구나 전시를 할 수 있는 갤러리가든과 지나는 사람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쉼터정원을 조성했다. 본관과 제2청사 사이의 쉼터정원에 세운 벽체는 구청의 장소성과 과거의 흔적(구 성내지구대)을 보여 준다. 청사로 진입하는 주 보행 동선을 따라 대왕참나무를 열식하여 축과 연속성을 강조했으며, 내후성 강한 적색 강판으로 만든 작은 오브제로 시선을 한곳으로 유도했다. 주변에는 자작나무, 상록성 초본을 식재해 강한 대비 효과를 주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6호(2018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총괄 장종수(기술사사무소 렛) 설계 모데라토(김경희), 기술사사무소 렛(정동진, 이희진, 양다빈, 박채연) 기본 계획 강동구청 푸른도시과, 장종수 공사 감독 서울시설공단 조경 시공 소예이엔씨(서경석), 성진조경(김성찬) 옥상 시공 수림종합조경(정미순), 티움(김일정) 협력 시공 씨토포스(최신현), 우리꽃(박공영), 예건(노영일) 위치 서울시 강동구 성내로 25 강동구청(구 강동경찰서 성내지구대 부지 포함) 대지 면적11,592.8m2 조경 면적9,530m2(녹지 2,580m2) 옥상 면적1,340m2(녹지 1,090m2) 설계 기간2016. 3. ~ 2017. 5. 공사 기간2017. 6. ~ 2018. 7. 준공2018. 7. 사진 기술사사무소 렛 기술사사무소 렛(LET)은 조경설계사무소와 에코플랜연구센터 그리고 경관계획연구소로 구성되며, 생태 및 경관에 초점을 맞춘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자연과 사람이 하나되어 살아가는 터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장종수는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조경을 전공했고 동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 환경생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쌍용엔지니어링과 토문을 거쳐 현재는 기술사사무소 렛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조경학회 이사, 인천광역시 도시공원 심의위원, 송파구 정책자문위원, 강동구청 공공조경가 등을 역임하고 있다.
    • 장종수
  • 연제 롯데캐슬 앤 데시앙 Yeonje Lotte Castle & DESIAN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정원 배산, 황령산, 금련산 등 풍부한 녹지에 둘러싸인 연제롯데캐슬 앤 데시앙(Yeonje Lotte Castle & DESIAN)은 연제문화체육공원, 온천천 시민공원, 부산시민공원이 인근에 있어 산책이나 여가를 즐기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사계절의 변화를 생생히 느낄 수 있는 단지를 조성하고자 했다. 단지 외곽을 따라 주동을 연결하는 순환 동선을 계획하고, 안쪽에는 중앙 오픈스페이스를 한 번에 둘러 볼 수 있는 산책로를 조성했다. 순환 동선을 따라 식재된 벚나무와 다정큼나무에서 봄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단지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보행로에는 여름에 강렬한 색의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와 아가판서스, 남측에는 가을이면 흑자색 열매를 맺는 후박나무와 꽃무릇, 북측에는 겨울에 열매가 붉게 익는 홍가시나무와 수피가 아름다운 사람주나무를 식재해 계절별로 다양한 경관이 연출되도록 했다. 단지를 하나로 연결하는 중앙 오픈스페이스 본래 경사지였던 부지를 정지해 두 개의 단으로 연결했는데, 그 중앙에 최대폭 30m, 연장 300m 규모의 오픈스페이스를 조성했다. 단지 남북을 관통하는 이 대형 녹지는 하나의 축을 형성해 높이가 다른 두 개의 단을 하나의 공간처럼 느껴지게 하고, 입주민에게는 탁 트인 경관을 선사한다. 중앙 오픈스페이스는 미술관카페, 연화숲, 팽나무숲, 홍가시미로원, 수련못, 뷰카페, 스포츠가든, 활동의숲 등 각기 다른 테마를 주제로 한 열 개 공간으로 구성된다. 곳곳에 야외 테이블을 배치하고, 다양한 조형물과 어우러진 초화원을 조성해 공간의 완성도를 높였다. 단지 중앙에 위치한 연화숲은 풍부한 녹음과 석가산, 티하우스가 어우러진 커뮤니티 공간이다. 팽나무, 먼나무, 후박나무, 녹나무 등 다양한 수목을 식재해 숲과 같은 공간을 조성하고, 키 큰 소나무로 높은 주동과 어우러지는 스카이라인을 만들었다. 연못에는 우산 분수, 물이 넓게 퍼지며 흐르는 형태의 석가산, 청량한 물소리를 즐길 수 있는 폭포식 석가산을 두어 다채로운 수경관을 연출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6호(2018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 우리엔디자인펌 건축 설계(주)신성ENG건축사사무소 시공 롯데건설(주), 태영건설(주) 시공 감리 청우종합건축사사무소 조경 식재/시설 대동녹지건설 놀이 시설 원앤티에스, 플레이잼 휴게 시설 원앤티에스, 데오스웍스, 세인환경, 드림월드 위치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772번지 일원 대지 면적41,028.40m2 조경 면적16,991.37m2 완공2018. 8.
  •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자투리땅을 살려라!
    지난 7월 19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018년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의 시상식이 진행됐다. 본래 한 팀에게 최우수상(상금 1,000만원)을 수여할 예정이었으나, 작품의 우열을 가릴 수 없어 한 점으로 예정된 우수작(상금 500만원)에 아하모먼트(AHA Moment)팀의 ‘정류원’과 어반그라데이션(Urban Gradation)팀의 ‘도시를 바꾸는 점적인 변화’를 선정했다. 본래 한 팀에게 줄 예정이었던 장려상(상금 300만원) 역시 인에이(In_A)팀의 ‘송파의 기억을 들추다’와 함께 팀의 ‘참한터’ 두 작품에 수여했다. 입선(상금 50만원)에는 이터널선샤인(E;tunnelSunshine)팀의 ‘창3동과 205분의 19승강장’, JHA 팀의 ‘향림원(香琳源)’, 호케스트라(Horchestra)팀의 ‘사랑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죠’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창의성, 내구성, 조화성, 성실성, 유지·관리 측면에 주안점을 두어 심사를 진행했으며, 박준호 심사위원장은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가 서울을 바꾸는 첨병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작품을 조성하는 72시간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며 심사평을 밝혔다.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72 Hour Urban Action’을 벤치마킹한 프로젝트로, 지난 2012년 ‘Take Urban in 72 Hours’라는 이름으로 서울에서 시작됐다. 2013년에는 시민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이하 72시간 프로젝트)로 명칭을 바꾸었으며, 2014년부터는 한화와 서울시가 공동 주관하는 프로젝트로 매년 추진되어 왔다. 올해 7회를 맞은 72시간 프로젝트는 ‘자투리땅을 살려라!’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지난 6월 4일 공모를 통해 선정된 7개 팀은 도시재생 사업지 내 주민 생활 공간 두 개소,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 인근 가로 쉼터 세 개소, 도시 번화가 두 개소 등 노후화된 공간을 시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장소로 탈바꿈시켜야 했다. 작품 설치 비용으로는 1,500만원(부가세 포함)이 지원됐다. 한화와 서울시가 공동 주관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서울시 단독 주관 자치구 보조금 사업으로 프로젝트 성격이 바뀌어 진행되었다. 따라서 참여 팀은 보조금 관리 시스템을 통해 보조금을 집행하고 정산해야 했는데, 방법과 기준이 까다로워 어려움을 겪는 팀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에도 72시간 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위한 서울시의 노력은 계속됐다. 페이스북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 텍스트와 이미지를 결합한 카드 뉴스 형태의 이미지를 게시해 정보를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려 했다. 주민 참여를 유도하고자 모바일 투표와 현장 투표를 통해 선정하는 ‘특별상’을 신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이 투표 진행 사실을 알지 못하며, 참여 팀이 지인을 동원해 투표하기 때문에 팀원이 많은 팀이 유리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도시재생 사업지 내의 자투리땅을 대상지로 선정함으로써 조경의 영역을 넘어 도시재생본부와의 협업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내년에는 서울시의 중요한 정책 사업과 연계할 방안을 탐색 중이라는 72시간 프로젝트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