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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세계정원
    한국정원 정원 일대의 지형적 특징을 활용해 한국의 오래된 정원 풍경을 그대로 재현했다. 편백림과 숲길 등을 자연스럽게 이어 한국 지형의 특성과 정원의 모습을 담아냈다. 궁궐의 정원, 군자의 정원, 서민의 정원을 한데 모아 소망의 정원으로 조성했다. 궁궐의 정원은 조선시대 궁궐 후원을 모티브로 삼았다. 창덕궁 부용지와 부용정, 경복궁 교태전의 후원, 아미산 화계, 길상 문양의 전통 꽃담으로 구성했다. 어수문, 만월문과 왕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불로문을 통해 궁궐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군자의 정원은 소쇄원에 있는 광풍각과 제월당을 재현했다. 서민의 정원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군자의 정원을 지나 궁궐의 정원까지 흐르며 정원들을 서로 이어준다. 일본정원 일본정원은 자연을 그대로 담아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소망이 발현된 곳이다. 두 개의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가현 정원은 사가현의 세후리 산과 아리아케 연못을 형상화해 일본 전통 정원을 재현했다. 고치현 정원은 물을 사용하지 않고 돌이나 모래 등으로 산수를 표현하는 가레산스이(かれさんすい) 양식을 사용했다. 바위로 험준한 산과 해안을, 자갈로 검푸른색의 태평양을 그려냈다.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정원의 뒤편은 순천뿐 아니라 일본 고치현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산의 경치로, 두 지역이 같은 풍토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중국정원 신선 세계를 지향하며 산림의 경계를 묘사하고, 자연의 풍광을 정원과 조화시키고자 하는 중국의 원림園林을 재현했다. 중국 전통 조경 기법을 드러내고 숨기며 구릉과 물, 다리, 돌, 나무를 적절히 배치했다.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정원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 보이도록 설계된 중국 원림의 특징을 녹여냈다. 중국정원에는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인 양산백과 축영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정자와 연못이 어우러진 풍경은 애틋한 두 사람을 떠올리게 하며, 나비가 되어 사랑을 지켜냈다는 이야기는 정원 바닥에 나비 문양으로 표현했다. *환경과조경422호(2023년 6월호)수록본 일부
  •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참여정원 및 실외정원
    서울디자인재단정원 서울디자인재단정원은 서울의 열정과 디자인을 정원에 담았다. 전체적 정원의 형상은 서울의 대표적인 건축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특유의 건축선과 한강의 물결, 순천만의 물길을 드러낸다. 사계절 내내 붉은색을 띠는 홍단풍으로 서울의 식지 않는 열정을 표현했으며, 세계적 디자인 명소인 DDP를 형상화한 조형물은 서울 디자인의 정수를 상징한다. DDP를 상징하는 구조물 안을 거닐며 정원 안과 바깥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정원을 산책하며 순천만에서 불어오는바람과 디자인 도시 서울의 역동성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부산정원 부산시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며 조성한 정원이다. 잔잔하고 고요한 바다처럼, 때로는 변화무쌍하고 격동적인 파도처럼, 역동적으로 변해가는 부산의 모습을 담았다. 양쪽에 펼쳐진 단차가 있는 계단의 경계부가 만들어 내는 곡선은 파도의 물결을 상징한다. 계단은 플랜터로 기능하는 동시에 파도를 담은 정원의 풍경을 감상하며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 역할도 한다. 파도를 형상화한 구조물 아래에도 벤치를 배치했으며, 주위에 미스트를 분사해 마치 파도 속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환경과조경422호(2023년 6월호)수록본 일부
  • 판교 아이스퀘어 C1, C2블록 Pangyo I-Square C1, C2 BL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이야기와 디자인 판교 북쪽에 자리 잡은 대상지의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판교 아이스퀘어(I-Square) 외부 공간에 북쪽(북반구)의 상징적 요소인 눈과 얼음을 형상화한 디자인을 시도했다. 영화 ‘겨울왕국’의 동화적 스토리를 담은 프로즌 레이크, 트롤 벤치, 오로라 힐, 피오르드 등 대중에게 친근한 요소를 외부 공간의 소재와 명칭으로 써서 이용자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했다. 궁극적으로 노르딕 가든 그로브(Nordic Garden Grove)라는 설계 콘셉트에 부합하는 인상적 경관을 보여주고자 했다. 프로즌 레이크(Frozen Lake)는 중정을 가득 채우는 미러폰드로 하늘과 공간을 투영한다. 반사 효과를 통한 극적인 연출을 위해 수공간의 바닥면은 검정 쇄석 자갈로 채우고 색상의 대비를 꾀하고자 백색 화강석을 물위에 띄우듯이 배치했다. 화강석 플로팅 스톤은 녹은 빙하들이 물 위를 떠다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를 통해 인류가 직면한 지구 온난화와 환경 오염에 대한 문제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지구 환경에 대한 조경가의 생각이 담긴 공간은 이용자에게 공감각적인 체험과 함께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체 공간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적 경관은 핵심 공간의 기능을 하며, 넓은 수공간은 1차적으로 빗물을 담수하기 위한 수조의 역할을 한다. 인공 지반 위에 대규모 수공간을 설계대로 구현하는 일은 설계자, 시공사, 관리자 모두에게 쉽지 않았다. 특히 하자 문제를 염려한 시공사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끈질긴 설득과 집요한 기술적 논의 과정을 거쳐 원안을 지켜낼 수 있었고, 시공 후 공간이 만들어 내는 실재의 경관이 더욱 가치를 갖게 됐다. 물과 빛이 어우러진 경관 물이라는 무형의 요소는 매력적인 재료지만 사용하기에 조심스럽고 어려운 요소다. 물은 가만히 담아 두면 정적인 요소로 작용해 주변의 자연과 경관을 담는 거울이 된다. 빗방울은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동심원을 만들며, 바람이 불 때 생기는 너울과 파동은 대지를 마치 살아 움직이는 캔버스처럼 보이게 한다. 물론 여름철 녹조 발생과 동절기 유지 관리로 인한 어려움도 있다. 하지만 일조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합한 수공간의 위치 선정과 유지 관리의 효율성을 고려해 설계하고 관리자의 노력이 조금 더해진다면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추억을 주는 매력적인 경관이 될 것이다. 밤이 되면 수공간은 주변의 빛과 빛을 머금은 물체 를 투영하는 거울이 된다. 수공간과 경관 조명을 계 획할 때는 빛과 물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시뮬레이션 을 통해 각 요소의 장점과 단점을 보완하는 계획이 필요하다. 디자인 패턴의 시작 두 개의 단지는 가운데 5차선 도로를 중심으로 분리된다. 도로 위 보행 브리지는 두 건물의 2층과 3층을 연결하는 두 개의 브리지로 다시 연결된다. 두 개 건축물 의 골격이 되는 주축열을 연장하고 교차해 만든 사선 의 바닥 패턴과 북반구의 상징적 요소인 눈과 얼음을 형상화한 마름모 형태의 크고 작은 입체적 공간 구성 요소는 강력한 조형적 형태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건물과 조화를 이룬다. 외부 공간과 조화 통일되고 조화를 이루는 경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건축 물과 외부 공간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여러 가지의 이유로 조경과 건축적 요소들이 따로 노는 경우가 많다. DA, 저층부 건축 외벽 형태와 마감이 외부 공간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건축과 조경이 함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디자인을 진행했다. 지형에 순응하는 입체적 경관 급경사 지형이 가진 대상지의 문제점을 상징적 경관을 조성하는 기회로 만들었다. 지형에 순응해 만든 굽어 진 계단과 스텝가든, 캐스케이드, 분수, 스탠드 등 여러 기능을 가진 요소로 다양한 눈높이에서 새롭고 흥미로운 경관을 만들어 내는 동시에 통일된 모듈과 재료 를 사용해 하나의 경관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빛으로 만든 새로운 경관 어둠이 내리고 조명에 불이 들어오면 빛의 밝기와 색 의 변화, 그림자로 인해 새롭고 흥미로운 경관이 펼쳐 진다. 하늘을 향해 높게 뻗은 자작나무 수피를 비추는 수목 투사등과 하부의 초화를 비추는 정원등, 백색에 가까운 밝은 회색 위주의 구조물들의 입면과 건축물을 비추는 경관 조명, 미디어 파사드가 어우러져 매력적인 야간 경관을 선사한다. 화이트 그로브 흰색 수피를 가진 자작자무와 상록수인 백송을 식재해 설계 콘셉트인 노르딕 가든 그로브에 부합하는 공간 으로 계획했다. 과도한 구조물 설치를 지양하고 패브릭 셰이드 등 가변적인 시설물을 설치하고 경량형 벤치와 테이블, 아웃도어 소파를 배치해 이국적이고 밝은 분 위기를 연출했다. 글 이상국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조경설계실 조경 설계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조경설계실(서미경, 이상국, 김은지) 건축 설계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윤세한, 박민진, 정만철, 구양회, 장선희, 최정호, 윤서진, 강현승, 민대홍, 김대현, 이새암, 양재민, 김도훈, 구남구, 김정래) 발주 이지스아이스퀘어 피에프브이 시공 한화건설 협력 아이맥스트럭처, 이레구조내진기술, 대교컨설턴트, 대웅지오텍, 이엔지 에너지연구소, 한백에프앤씨, 청연 위치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창업로 18(C1), 17(C2) 대지 면적 C1: 13,802m2 C2: 18,498m2 조경 면적 C1: 2,092m2 C2: 2,802m2 완공 2021. 4. 사진 한화건설, 이남선, 해안건축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조경설계실은 건축 환경, 그린 인프라, 공공 공간, 특화 공간 등을 설계한다. 환경과 삶의 공간에서 자연과의 공생을 고민하여 상호 호응하는 공간 창출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조경을 통해 어우러지는 환경이 견고해지는 동시에 유동적으로 재구조화되어 감동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공공의 가치를 바르게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조경설계실
  •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 Hillstate Prugio Juan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은 인천 구시가지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 환경과 가로가 열악한 단지다. 주변 도시와 연결하기보다는 대단지임을 고려해 내부 자연 요소와 프로그램을 통해 주변 도시 환경을 아우르는 단지를 조성하고자 했다. 트리플 그라운드 주안동이 가진 도시의 풍경과 지역적 특성에 주목했다. 장방형의 길고 큰 단지에 변화하는 섬, 구릉, 산, 세가지 자연 풍경을 담아 트리플 그라운드(Triple Ground)라는 콘셉트로 걸음에 따라 변화하는 풍경을 만나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단지를 계획했다. 장방형의 긴 축을 따라 왕벚나무를 식재해 주요 흐름을 유도하고 그 사이사이에 테마 식재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러운 시선의 흐름을 유도했다. 블루밍 아일랜드 단지 중심 공간으로서 다양한 활동을 담고자 넓은 잔디광장, 수경 시설, 휴게 공간을 조성했다. 풍부한 녹음과 수종을 자연스럽게 녹여내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고, 이 공간들의 시너지가 모여 단지의 상징적이면서 거대한 복합 광장을 이룬다. 윈드 라운지: 넓은 잔디광장이 있는 공간으로 티하우스에서 광장을 바라볼 수 있다. 팽나무 녹음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배롱나무의 수형과 꽃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다. 가든 라운지: 자연과 대비되는 인공 소재의 구조물로 목가적 공간을 만들었다. 섬을 형상화한 곡선의 플랜터로 입체적 공간을 꾸몄다. 이곳에는 단풍이 매력적인 서어나무를 식재하고 서어나무 아래 화산석과 초화를 배치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블루 라운지: 수경 시설의 청량함과 자연 풍경을 느낄 수 있는 산수정원이다. 석가산은 장방형의 긴 축이 가진 열린 경관을 저해시키지 않는 동시에 공간의 위압감을 해소시킨다. 선큰 라운지: 지나가는 위요된 공간이 아닌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밝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계획했다. 교목은 배제하고 다양한 관목과 초화류를 식재했다. 자연 친화적 시설과 포장을 적용해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환경과조경422호(2023년 6월호)수록본 일부 글 라모디자인그룹 사진 유청오 조경 특화설계 라모디자인그룹 시공 현대건설, 대우건설 위치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주안동 1425-2번지 일원 조경 식재 장원조경 조경 시설 조경사엔앤씨 놀이 시설 플레이잼 규모 2,958세대 대지 면적 105,997.70m2 조경 면적 45,389.50m2 준공 2023. 6. 라모디자인그룹의 ‘라모’는 랜드스케이프와 모자이크의 합성어(landscape+mosaics)로 우리의 삶을 채우고 있는 많은 경관과 조각의 조합을 뜻한다. 2003년에 설립되어 마스터플랜부터 조경 및 도시계획, 주거 등 다양한 규모와 유형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대지가 들려주는 소소한 속삭임, 사회적 요구, 변화하는 삶을 담아낼 수 있는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설계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 라모디자인그룹
  • 부천 일루미스테이트 Bucheon Illumistate
    부천 일루미스테이트는 여러 아파트 브랜드가 함께 만든 단지다. 보편적 단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가장 빛나는 곳에서 머물다’라는 콘셉트를 설정했다. 콘셉트를 바탕으로 네 개 블록을 대표하는 세 가지 빛의 보석을 통해 세련되고 여유로운 리조트의 분위기를 담고자 했다. 단지를 하나로 묶는 통일감 있는 경관 대상지는 단차로 인해 생긴 벽면으로 조망이 제한되고, 대규모 단지지만 도로로 인해 공간이 분절된다. 이를 고려한 외부 공간과 중정 형태의 구조로 분리된 공간을 연결하는 계획이 필요했다. 현대적인 풍경의 ‘현대’, 조명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두산’, 여가 활동을 지원하는 ‘코오롱’의 브랜드 정체성을 적절히 살리면서도 서로 잘 어우러지고 일관성이 있는 디자인을 담고자 했다. 1블록은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여가 공간으로, 소규모 단지인 2, 3블록은 통합해 정원으로, 4블록은 숲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숲 공간으로 특화해 조성했다. 사파이어 힐 - 1블록 사파이어 힐은 하늘빛 언덕길을 따라 자연을 만날 수 있는 복합 여가형 블록이다. 세 개의 단을 하나로 잇는 블루로드, 소규모 공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주변 공원과 커뮤니티 시설을 연계한 아웃도어 그라운드를 계획했다. 복합문화공간인 아웃도어 그라운드는 세 종류다. 사파이어 그라운드는 소나무와 높낮이가 다른 세 개의 석가산으로 연출한 입체적 공간이다. 원형 티하우스에 앉아서 석가산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청량함을 즐길 수 있다. 주변에 수형이 아름다운 팽나무를 식재해 숲 경관을 연출했다. 어린이집 근처에는 놀이터 역할을 겸하는 스카이 그라운드를 조성했다.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해 실제 규모보다 두 배 넓은 공간을 쓰는 효과를 내고, 놀이형 셸터를 설치해 어린이 놀이터와 유아 놀이터가 하나의 공간으로 느껴지도록 했다. 공원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는 액티브 그라운드는 순환형 트레이닝 공간과 휴게 시설을 접목한 복합형 운동 공간이다. 운동 시설 주변에 부족한 그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대형 수목을 식재했다. *환경과조경421호(2023년 5월호)수록본 일부 글 라모디자인그룹 사진 유청오 조경 특화설계 라모디자인그룹 시공 현대건설(정한조경/조경사N&C/디자인파크), 두산건설(에코밸리),코오롱글로벌(그린에이드) 발주 계수범박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 정진성) 위치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계수·범박동 일원 규모 4,254세대 대지 면적 148,604m2 조경 면적 64,750m2 준공 2023. 2. 라모디자인그룹의 ‘라모’는 랜드스케이프와 모자이크의 합성어(landscape+ mosaics)로 우리의 삶을 채우고 있는 많은 경관의 조각의 조합을 의미한다. 2003년에 설립되어 마스터플랜부터 조경 및 도시계획, 주거 등 다양한 규모와 유형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대지가 들려주는 소소한 속삭임, 사회적 요구, 변화하는 삶을 담아낼 수 있는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설계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 라모디자인그룹
  • 하늘목장
    2011년 초록이 지천이던 여름,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뻗어내려 오면서 오대산에서 병풍처럼 펼쳐졌다가 동쪽으로 휘어져 선자령과 대관령으로 이어지는 능선에서 다시 서쪽으로 갈려 나온 완만한 능선을 따라 초지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 골짜기의 중턱에 우사와 방목한 소들이 있었다. 건너편 능선에는 목구조와 블록으로 지어진 오래된 우사가 지어진 당시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고, 그 안에는 소들이 있었다. 구름이 수시로 모습을 바꾸는 하늘 아래 바다처럼 너울지는 초지와 소 울음소리, 풍력발전기의 두툼한 굉음이 들리는 낯선 풍경의 역사는 1970년대 중반 목장이 들어서면서 만들어졌고, 지난 40여 년간 공식적으로 외부에 개방된 적은 없었다. 이 300만 평의 목장을 일반인에게 개방하기로 하면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새가 날개를 펼친 형상의 목장은 송천이 만든 계곡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단지로 나뉘어져 있다. 설계가 진행되는 동안 1단지에 신축 우사가 지어지면서 2단지의 우사는 폐쇄되었지만 초지에서는 여전히 일 년에 두 번 이상 수확한다. 목장 내에 있는 연수원은 제한적으로만 이용되고, 목우원이라 이름 붙은 정원은 조심스럽게 손질되어 왔지만 이용한 지 오래되어 쇠락해버렸다. 초지와 초지를 잇던 촘촘한 작업로는 목장일이 기계화되면서 주요 동선을 제외하고는 이용되지 않았다. 흔적만 남은 길 위에는 온갖 풀이 우거져 발길을 놓을 수 없었고, 목장 여기저기에 오래된 살림살이가 버려진 듯 적재되어 있었다. 목장에는 생산지로서 정돈되지 않은 어수선함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풍경의 호방함과, 목축과 목초 재배를 위해 필요한 시설과 숙소 이외에는 군더더기가 없는 목장은 시간의 켜가 쌓이고 지켜진 또 다른 자연이었다. 개방에 따른 공간의 재구성에는 목장의 고유한 기능인 목축과 꼴牧草의 생산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관람객을 맞이할 것인가, 목장이 가진 압도적인 풍광과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어떻게 온전히 느끼게 할 것인가, 그리고 이제는 쇠락해버린 정원을 어떻게 다시 살려낼 것인가 하는 실질적인 과제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어떤 방식으로 개방을 할 것인지, 거기에 따른 개발의 수위와 방식을 정하는 것이 필요했다. 기존 목장의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새로운 공간으로 계획하는 일은 목장 고유의 기능을 유지하고 그것을 통해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드러내는 일이다. 이를 위해 공간을 기능적으로 분리하여, 목축을 위한 기존 공간에 체험 목장의 다양한 프로그램 공간이 충돌하지 않고 엮일 수 있도록 재구성하고 시설을 집중하였다. 여기에 작업로를 매개로 공간을 엮었다. 또 기존 시설과 지형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새로운 기능의 공간으로 바꾸고, 쓰임의 가변성을 위해 비우거나 내버려두기도 했다. 이렇게 무심한 풍경 속으로 들어가 그 자체가 되거나 풍경을 마주한 자리에 ‘작은’―물론 ‘작다’는 것은 상대적 의미지만― 표식만 놓아 고개 들어 바라보게 하였다. 목장의 축척과 사람의 축척을 이어주는 매개로서 시설물을 놓고, 이것들이 이 낯선 풍광에 어울리는 새로운 경험을 위한 트랜지스터(transistor)가 되기를 희망했다. 그리고 단계별 개발을 위해 실행의 우선순위에 따라 실시설계와 공사가 진행됐다. 글 이수학 사진 유청오 설계 및 감리 아뜰리에나무(이수학) 1·2단지 마스터플랜계획: 서은진, 조정원 1단지 실시설계: 윤중열, 신상의, 서은진, 송현정 1단지 산책로 실시설계: 윤중열, 송현정, 박윤하 감리: 윤중열 시공 한일개발 발주 한일산업, 우덕축산 위치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면적 1 ·2단지 마스터플랜계획: 11,032,700m2 1단지 실시설계: 5,889,700m2 중 초지마당, 놀이정원, 목우원, 우사구역, 산책로 준공 2014. 08. 아뜰리에나무는 처녀자리 초은하단의 국부은하단 속 오리온팔 끝에 있는 태양계 중심별의 세 번째 행성에 뿌리를 내린 나무, 이 우주의 극소미립자로, 우주 시간의 찰나(刹那)로 지내면서 정원, 마당, 공원, 광장, 거리, 마을, 도시의 하부 구조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꿈은 당신의 마음에 나무 한 그루 심는 것. 마음의 뜰과 숲을 만드는 일, 그리고 그 풍경 속으로 함께 들어가는일. 불시착한 2002년부터 체류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www.ateliernamoo.com
    • 아뜰리에나무
  • 이화외고 트위트 가든 관계의 재구성, 그리고 모두의 정원
    이화학원, 첫 만남 창립 128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가진 이화학원 캠퍼스는 정동 일대의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푸른 녹음이 우거져 있다. 오래된 수목들이 시간의 흐름을 말해주고 있고, 이곳을 찾아드는 다양한 산새들은 재잘재잘 거리며 교정을 날아다닌다. 이화학원은 1886년 선교사인 스크랜턴(William Benton Scranton, 1832~1909년) 여사가 창설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교육 기관으로, 고종 황제가 이화학당이라는 이름을 하사하였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장소임을 입증하듯, 캠퍼스 곳곳에는 세월의 두께를 간직하고 있는 석등, 벅수, 물확 등이 놓여 있다. 하지만, 그 위치가 산발적이었고, 시설들과 어우러지는 연출이 좀 아쉬웠다. 특히 가장 큰 문제로 여겨진 부분은 지형이었다. 스크랜턴관 앞 오픈스페이스는 비교적 넓은 공간임에도 세 개의 단으로 나뉘어 분절되어 있었고, 시야도 답답했다. 가장 높은 단은 경사면에 여러 수목들이 밀집되어 있고, 중간 단은 넓은 잔디밭으로 되어 있었으나 주변을 장미로 둘러싸 그 안으로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가장 낮은 단은 노후화된 콘크리트 휴게 시설 몇 세트가 놓여 있는 열악한 휴게 공간이었다. 이러한 대상지의 문제점과 잠재력을 파악한 후, 감수성이 예민한 여고생들의 생기발랄한 활동들을 담아 내고, 자부심을 느끼는 캠퍼스가 될 수 있도록 기본 구상을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학교 측의 첫 번째 요구는 집중 강우 시 스크랜턴관 안으로 빗물이 들이치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땅의 레벨이 미세하게 건물 방향으로 낮아지는 형세였고, 배수 시스템의 문제 때문에 호우 시 빗물이 건물 내부로 들어가거나 지상으로 넘쳐나고 있었다. 잔디밭 하부의 토양은 배수가 잘 되지 않아 식물 생육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는 땅을 전반적으로 다듬기로 하였다. 표면 배수가 건물 쪽이 아닌 운동장 쪽으로 흐르도록 유도하면서, 단차를 줄여 기능적으로 사용가능한 터를 만들기 위해 레벨을 조정했다. 또한 배수 시스템을 파악하고 기존 우수관을 활용하되 우수와 오수는 분리되도록 계획함으로써 악취를 제거하고, 잔디밭 하부에는 맹암거를, 건물 전면부와 경사지 하단부에는 트렌치 등을 추가 설치하였다. 이러한 방법으로 대상지의 물리적 관계를 재구성함으로써 쾌적한 환경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글 김이식 사진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조경 설계 조경설계 이화원 토목 설계 유진ENG 시공 대현조경 발주 학교법인 이화학원 위치 서울특별시 중구 순화동 1-1 면적 9,200m2 완공 2011년
    • 이화원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힐 가든 이음의 풍경을 거닐다
    갈대 언덕, 힐 가든The Hill Garden 노원구는 과거 노들평야를 중심으로 농업이 이루어지던 지역으로, 역마들이 뛰놀던 갈대 평원이었다. 1980년대 이후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도시 기반시설이 갖추어지기 시작했고, 점차 주거단지의 규모가 커지면서 지역의 밀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가파른 인구 증가에 비해, 지역의 문화시설은 이에 미치지 못해 문화적 혜택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지역 활성화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동시에 서울시립미술관의 수장고가 부족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미술관 신축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동북부 지역의 부족한 문화시설 확충을 위해 노원구 중계동 등나무근린공원 내의 부지를 새로운 미술관 건립 대상지로 선정했고, 시립미술관 강북 분관에 대한 설계공모를 진행,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의 설계안을 당선작으로 뽑았다.당선안은 기존의 근린공원 내에 자그마한 동산을 계획하고, 공원에서 시작된 녹지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자연친화적인 공간 계획을 담고 있다. 미술관은 언덕 위에 고즈넉이 앉은 하얀 미술 상자의 형태로, 다양한 동선을 유입해 미술관과 공원이 만날 수 있게 했다. 미술관을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사람과 자연 그리고 예술이 함께 숨 쉬는 문화 소통의 ‘이음공간’이 되도록 한 것이다. 지하층은 교육시설과 다목적시설을 배치하여 지역 주민의 소통과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했다. 1층은 도서 및 정보 검색실을 비롯하여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전시실로 계획했다. 주변 경관의 연장선상에 있는 옥상부 공간은 야외 조각공원으로 꾸며 미술관의 내·외부를 연결하는 전시공간으로 계획했다. 미술관 외부 공간 설계에 임하며, 이화원은 기존 등 나무근린공원과 미술관의 관계 설정에 가장 중점을 두었다. 갈대 언덕을 뜻하는 노원蘆原이라는 지명의 의미를 살려 다양한 형태의 언덕에서 예술과 자연이 조우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지역의 문화적 명소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상적인 조경 설계가 필요했다. 규모는 작지만 그곳을 거닐면 특별한 정원을 만날 수 있길 바랐다. 외부 공간 설계의 주안점은 다음과 같다. White in Green: 공원 속에 위치하는 미술관의 특성을 살려 녹색의 언덕 속에서 하얀 미술관이 부각될 수 있는 공간 연출을 의도했다. 방향과 언덕의 형태를 고려하여 상록 위주의 단아한 식재, 사계절 꽃을 볼 수 있는 식재 계획을 도입했다. Art & Event: 미술관과 공원의 이용 행태를 고려하여, 전시 및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수용할 수 있는 외부 공간을 계획했다. 제안하는 구조물도 하나의 조형 작품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독특하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자 했다. Path with Flow: 공원과 주변 가로가 자연스럽게 연계된 보행 환경을 조성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대상지로 접근할 수 있도록 했고, 외부에서 미술관 내부로의 원활한 이동이 가능한 동선 체계를 수립했다. 또한 이 동선이 다시 공원으로 흘러들도록 계획했다. 글 김이식 사진 박영채. 이화원, 이형주 조경 설계 조경설계 이화원 건축 설계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 한화건설 발주 서울특별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위치 서울특별시 노원구 중계동 508 대지면적 6,195㎡ 조경면적 2,911㎡ 완공 2013년 김이식은 경관의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길 희망한다. 어린 시절 접한두 편의 동화, 『어느 멋진 날』과 『나무를 심는 사람』에서 직업의 길을미리 본 듯하다. 조경가로서의 긴 여정에서 이제 막 초입에 들어섰으며, 앞으로 만날 대지의 풍경과 사람에 대한 기대감으로 벌써부터가슴 벅차하고 있다. 1973년생이며, 서울대학교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조경 설계를 공부하고, 환경계획연구소 및 서인조경에서의 실무를 거쳐, 2008년 조경설계 이화원을 설립했다.
    • 이화원
  • 마로니에공원 도시 공공 영역, 마로니에공원
    “마로니에공원, 생성의 공공 영역으로.” 2008년 8월, 일간지에 연재하던 칼럼 한 꼭지의 제목이다. 글 속에서 마로니에공원은, 비록 그 태생은 황당했지만 주변 지역 전체가 문화의 영역으로 재편되어 온 놀라운 과정을 증거하며 계속 이어져 나가야 할 도시 공공 영역의 잠재력이 가득한 곳이라 했다. 칼럼이 실린 얼마 후, 30년을 그렇게 지내왔던 ‘근린공원’이 ‘재정비 기본계획’이란 이름으로 조달청 입찰에 등장했다. 동기: 도시 공공 영역, ‘입찰’되는 처지에 놓이다 토목 엔지니어링 회사 한 곳이 낙찰 받았고 그 회사가 내게 연락을 해왔다. 대학로에 사무실을 둔내가 오랫동안 그 공원에 관심이 있었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던 차에, 위 칼럼까지 읽었으니 이 프로젝트는 내가 맡아주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이었다. 바로 시작하기로 했다. 시작하자마자 대학로 전체의 역사와 변화 과정에 대한, 문화에 대한, 도시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 등, 과업 항목에도 없는 이야기로 당시의 담당자들을 당혹하게 하며 공식·비공식 논의들을 풀어나갔다. 각종 심의 또한 무사히(?) 완료해 주니 그제야 서로 이해의 도가 높아지기는 했지만 이곳을 도시 공공 영역으로 간주하는 근본 인식에는 끝내 함께 도달하지 못했다. 따라서 내가 제기했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와의 경계 지우기, 서울대학교 기념물의 이전 등을 실행시키려는 의지는 결국 엿볼 수 없었다. 2010년 가을, 새로이 선출된 구청장에게 마로니에공원은 이미 익숙하고 각별한 과제였다. 묻혀있던 기본계획이 다시 시작되면서 더욱 많은 협의 과정이 필요했다. 공연 관계자, 시민단체, 주민들을 비롯해 대학로에 관계하는 온갖 분야의 사람들과 단체가 논의 대상이었고, 그 외에 작품을 설치한 작가, 문리대 이적지 기념물과 연관된 서울대 학교 동창회, 김상옥 열사 유족회, 장애우 협회 등 그 범위도 아주 넓었다. 논의 과정은 설계자의 위치에서, 때론 발주자의 위치에서 진행되었다. 어쨌든 그 많은 사람들과 조직들이 가진 희망과 그들 사이의 갈등이 이 과정에서 모두 고스란히 드러났고, 논의되었고, 조정되었고, 합의되었다. 우리 사회의 공공적 과제의 진행에서 이제 본격적인 협치, 즉 ‘거버넌스governance’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스스로 떠안은 일을 과장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누군가는 해야 할 일….자신이 바라는 결과를 얻으려면 나서지 않을 수 없다. 공공적 과제의 치열함을 멀리 피하고 싶은 도시 공공 영역, 마로니에공원 규방의 계획가들은 안전하고 따뜻한 규방에 그대로 남으라. 과정: 설득과 협상의 진수를 겪다 지하의 공중화장실은 안전을 둘러싼 논란이 거듭되다 결국 지상으로 올라왔다. 때마침 터진 도심홍수 덕택에 한 개 층 깊이로 내려가는 계단식 야외 공연장의 경사를 완만하게 조절했다. 이 공연장은 공원의 일부이자 휴식 장소, 작은 모임의 장소가 되었다. 많은 이들이 쏟아낸 요구는, 내가 믿는 바 이 공원이 필요로 하는 최적의 프로그램과 그 운영 원칙에 따라 설득해 나가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그 요구가 각자의 꿈에 관한 것일 경우에는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그 가운데 최고의 사건은 공사 막바지에 벌어졌다. 보기 드문 두께의 장대석을 투수 공법으로 공원 전체에 깔아 나가던 중, 왜 공원을 흙바닥으로 만들지 않느냐는 전임 시장의 지적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쓸모없는 회의가 이어졌고 공사 현장의 리듬이 깨졌으며, 나의 얼마 남지 않은 에너지마저 고갈시켰다. 어처구니없는 그 일은 3개월 후 다시 시작된 현장 작업의 질에 최악의 영향을 끼쳤다. 개탄스러운 일 그 자체였다. 마로니에공원 작업에서 기록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정은 이 영역의 한 주체인 예술위와의 소통과 협력이었다. 이 공원의 태생적 한계는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관할의 문제였다. 모두의 인식 속에 마로니에공원은 공원과 건물 영역이 하나지만 기실 그 속에는 종로구청과 예술위가 엄연히 소유와 관리의 영역을 나누고 있다. 인식과 실재가 다르다는 말이다. 한때 이 모든 영역의 관리가 문예진흥원(예술위의 전신)에 위탁된 시기가 있었지만 어설프게 조각공원을 만들려 시도하다 실패한 일도 있었다. 그 후 공원에는 두 주체에 의해 경쟁하듯 많은 어설픈 것들이 쌓여 나갔고 못난 TTL극장도 그 틈에서 만들어졌다. 예술위 또한 본관 건물(현재는 예술가의 집)에 울타리를 두르고 관공서처럼 이 영역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 모든 모습을 깨뜨리고 정돈하는 일, 그래서 사람들에게 인식과 실재의 영역이 일치하도록 만드는 일을 위해서 두 주체, 종로구청과 예술위의 대화가 무척이나 중요했다. 글 이종호 사진 유청오 총괄 건축가 이종호(한국예술종합학교, 스튜디오 메타) 건축 설계 우의정, 이상진, 김회성(건축사무소 MIC) 조경 설계 박승진(기술 자문), 이든플랜(실시 설계) 토목 설계 대한컨설턴트 구조 설계 제이텍구조 엔지니어링 기계·전기 설계 GK기술단 막구조 설계 대동 시공 삼일기업공사 발주 종로구청 공사비 약 36억 원설계 기간 2009년 9월 ~ 2011년 12월 공사 기간 2012년 2월 ~ 2013년 10월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숭동 124-1번지 외 주요 용도 문화 및 집회시설 - 전시장, 공원 대지 면적 5,802.00 건축 면적 323.77㎡ 조경 면적 829.41㎡ 이종호는 1957년 서울 생이다. 1989년 건축과 예술을 통해 사회의 점진적 발전을 목표로 하는 스튜디오 메타를 설립한 이후 건축, 도시 연구, 문화기획, 출판 등 전방위적 활동을 전개 하고 있다. 박수근미술관,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 노근리역사 평화박물관 등 사회의 기억을 매개로 발언하는 건축 작업을 진행한 바 있으며,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광주 도시기본구상, 순천 문화도시연구 등 문화도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대구 문화창조발전소 조성사업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2014년부터 운용될 차세대 KTX의 차량 디자인 진행도 맡고 있다.
    • 스튜디오 메타
  • 여울의 못 건축에 대한 비평 혹은 대체자연
    건축비평으로서의 조경 프로젝트에 초대되었을 때, 이미 건축설계는 마무리되어 있었다. 따라서 대상지 남쪽의 저수지, 주변 구릉경관과 함께 건축은 조경의 맥락context으로 주어졌으며, 우리는 조경행위를 건축에 대한 응답(response)이라고 보았다. 한편, 프랙티스 초기부터 한옥을 깊이 탐구해 온 황두진의 현대건축물을 한옥건축의 연장이라고 생각하였다. 현대캐피탈 복합훈련캠프 역시 한옥의 고전적 구법이 지오메트리(geometry)를 통해 형상화 된 것으로 지형에 반응하는 터잡기 기법과 각 공간 간의 교차적 경험이 한옥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수공간을 옥외공간 프로그램으로 요청받은 오피스박김은 이에 대한 응답으로 전통정원의 방지를연상케 하는 사각질서의 ‘여울의 못Pool of the Riffles(사면형 캐스케이드)’을 제안했고, 한국정원 연못의 외곽을 둘러싸는 담의 모습과 기능은 ‘물결지형(경계부 지형조작)’이라는 대지조작을 통하여 재현하고자 했다. 여울의 못은 기존 지형에 최소한의 변형만 가하기 위해 세 번 꺾여있고, 꺾인 지점에는 세 개의 다리가 놓여있는데, 다리에는 안상(眼像)을 새겨놓았다. 이는 한국정원과 상이해 보이는 이곳의 근간을 암시하는 구체적인 제스처인 동시에, 경관 관찰자에게 또 다른 해석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실마리적 장치이다. 또한 부지 경계부에 조성된 물결치는 지형은 대상지의 경계를 하늘과 맞닿게 함으로써 시각의 초점을 무한으로 안내한다. 이 지형은 주변 경관을 축경한 것으로 그 형태는 사면 배수라는 엔지니어링 기능에서 기인한 것이다. 외피재료인 익스팬디드 메탈(expanded metal)이 건물에서 수직적으로 활용되었다면, 외부공간에서는 이를 수평적으로 활용하였다. 벌려서 만든 재료의 특성상 판 안에서 여러 개의 곡선이 마치 물결처럼 중첩된다는 점에 착안, 캐스케이드의 바닥재로 씀으로써 물이 단순히 흘러내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려오면서 수많은 여울riffle을 만들도록 하였다. 일정한 두께로 공급되는 물과 일정한 각도로 벌어져 있는 익스팬디드 메탈이 만나 만들어내는 ‘여울의 못(pool of riffles)’에 다시 햇빛과 바람이 부딪혀 부서지며 만들어내는 찰나의 경험과 공간미는, 물이 없는 겨울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자연하천에서 각기 다른 공간으로 나타나는 여울과 못은, ‘여울의 못’으로 그 기능이 복합되어 또 다른 대체자연을 만들고 있다. 글박윤진, 김정윤 사진김종오, 윤수연 조경 설계 오피스박김 건축 설계 황두진건축사사무소 조경 시공 랜드테크 발주 현대캐피탈 위치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대지 면적 22,068m2 조경 면적 11,678m2 완공 2013 박윤진은 하버드 GSD를 졸업하고 Sasaki Associates, West 8등에서 실무를 쌓았다. 미국 보스턴 건축대학교와 네덜란드 바헤닝헨 대학교 등에 출강하였으며, 김정윤과 함께 참여한 2004년 대만 치치 지진 메모리얼 국제오픈 설계경기 당선을 계기로 오피스박김을 설립해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김정윤은 서울대학교와 하버드 GSD 에서 조경학을 전공한 후 Child Associates, West 8 등에서 실무를 쌓고, 네덜란드 바헤닝헨 대학교와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 출강하였다. 2007년 차세대 디자인 리더(산업자원부)로 선정된 바있으며, 광교 공원 디자인 커미셔너(2011)로 활동했다.
    • 오피스박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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