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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웃거리는 편집자] 알아두면 쓸데 있는 사전 지식
    밸런스 게임을 해보자. 지금 우울하다면, ‘집에서 쉬며 우울함에서 벗어나기’ vs ‘밖에 나가 사람들과 함께(혼자 나가도 된다) 우울함 탈피하기.’ 나는 무조건 후자다. 우울할 때 집에만 있으면 끝없이 기분이 가라앉기 때문에 누군가와 함께 있거나 바깥 공기를 마시며 침울한 감정에서 빠져 나오려 한다. 우울한 날뿐 아니라 쉬는 날도 종종 밖에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나가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다 보니 점차 이동 반경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까지 뻗어나갔다. 입시의 굴레에서 벗어나 갓 스무 살 되던 해에 갔던 대만은 여행의 매력을 알게 해주었다. 패키지 상품처럼 여행사가 짜놓은 경로를 쫓아다니는 여행이 아닌 순수 직접 모든 걸 예약하며 알아보고 간 여행이라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인천공항의 새벽 공기, 긴장한 눈빛으로 대만 공항을 나서던 기분, 혹여 예약이 잘못되었을까 조마조마하며 체크인하던 호텔 로비, 예류Yeliou 지질공원행 버스에서 본 풍경. 사소한 것도 다 기억난다. 처음 주도한 여행이 대성공을 거둬 그 뒤로도 일정을 직접 짜는 자유 여행을 선호하게 됐다. 여행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변하게 한 경우도 있었다. 몇 날 며칠 밤새우며 과제를 반복하던 대학 생활에 잠시나마 쉼을 주고자 휴학을 했을 때다.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으로 친구들과 동유럽 여행을 갔다. 한 나라를 한 명씩 맡아 그 나라의 가이드가 되어 숙소부터 일정까지 알아서 진행하기로 했다. 나는 오스트리아 담당이었는데, 대표적인 관광지, 인스타그램 감성을 자극할 포토 스폿, 꼭 먹어봐야 하는 맛집 위주로 계획을 짰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가봐야 할 곳을 조사하던 중, 유명한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1965)의 배경 장소를 알게 됐다. 영화는 수도원에서 생활하던 마리아가 트랩 소령의 자식들의 가 정교사가 되면서 전개된다. 경직된 가정 환경으로 인해 무뚝뚝하고 표정이 없던 아이들에게 마리아는 음악을 가르치며 생기를 선물해준다. 학창 시절, 음악 시간에 자주 보았던 터라 ‘도레미 송’이 곧장 떠올랐다. 도레미 송은 마리아와 아이들을 끈끈하게 엮어주는 도구 역할을 하는 동시에 영화를 대표하는 곡이다. 정원 가운데 있는 분수대 뒤에서 아이들이 한 명씩 나오며 퍼걸러 주위를 뛰어다니고, 입구에 위치한 계단 위로 마리아와 아이들이 함께 올라와 정원을 등지고 도레미 송을 부르는 장면. 바로 그 장소가 미라벨 궁전 앞에 펼쳐진 미라벨 정원(Mirabell Garten)이다. 미라벨 정원과 더불어 마리아와 트랩이 함께 춤을 추며 사랑을 키워 나간 정자가 있는 헬브룬 궁(Schloss Hellbrunn)도 빼놓지 않고 들렀다. 잘츠부르크 다음 도시는 빈이었는데, 이 도시에서도 미라벨 정원, 헬브룬 궁 같은 곳을 발견했다. ‘비포 선라이즈’(1996)는 빈을 낭만적인 도시로 그린 대표적 영화다.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셀린과 제시, 목적지는 달랐지만 서로를 향한 이끌림에 함께 빈에 내려 하루를 보내며 사랑에 빠진다. 셀린이 제시에 대한 호감을 친구에게 전화하듯 고백하던 카페 슈페를(Sperl), 함께 지낸 하루가 꿈만 같다고 이야기하던 테라스가 있는 알베르티나(Albertina) 박물관도 필수 방문 코스에 넣었다. 이곳들에서 영화 장면의 구도처럼 사진을 찍고 싶었기에 다른 그림 찾기 하듯 꼼꼼히 대조하며 공간을 둘러봤다. 그렇게 찍은 사진들이 인스타그램용으로 찍은 사진들보다 왠지 더 정감이 간다. 이제는 반대로 영화 제목을 보면 여행지에서의 일들이 떠오른다. 어딜 가게 되면 먼저 그곳의 숨은 정보를 찾아본다. 여행 도중에 새로운 이야기를 알게 되는 것도 매력이지만, 사전에 지식을 쌓고 가는 여행도 꽤나 흥미롭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는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라 말했다. 긴 인생을 산건 아니지만 짧고 굵직한 여행 경력을 가진 내 방식대로 고쳐 써본다.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알아두면 쓸데 있는 지식을 쌓고 떠나는 것.
  •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모든 폐허는 저마다 찬란한 번성과 비참한 쇠락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축소된 제국이다
    공간은 짓는 데 시간이 걸리기에 계획안을 만든 때와의 시차를 갖게 된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어 유행처럼 번졌던 공간 유형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비슷한 조건의 대상지를 바탕으로 한 엇비슷한 그림들이 쏟아지고 나면, 기억 속 조감도와 그에 대한 기대감이 희미해진 후에야 실제 공간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렇다보니 정작 완성된 공간에는 설계안을 향해 쏟아지던 관심만큼의 열기가 들끓지 않기도 한다. 그 대표적 공간 중 하나가 고가다. 빌딩과 도로로 포화된 도심에서 기능을 잃은 고가의 잠재력은 뉴욕 하이라인(Highline)을 통해 이미 증명됐다. 빌딩 숲을 색다른 높이에서 거닐고, 킬로미터퍼아워(km/h)를 위한 도로를 느린 걸음으로 산책하는 일은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게다가 낡았지만 여전히 단단한, 한때 도시의 번영을 도왔던 고가는 찬란한 페허로 불리기에도 충분하다. “모든 폐허는 저마다 찬란한 번성과 비참한 쇠락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축소된 제국이다.”1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고가의 균열은 사람들의 낭만적인 멜랑 콜리를 충족시킨다. 다리 위는 새로운 나 들이 장소로 적격이지만, 그 아래 공간의 여건은 다르다. 그늘은 어둠 외에도 많은 것을 불러들인다. 축축한 습기, 습기를 좋아하는 곰팡이와 벌레들. 병균과 해충을 피해 발 길이 뜸해진 곳에는 숨기고 싶은 행위를 벌이는 사람이 모여들기 마련이다. 그렇게 고가 하부는 비어 있지만 땅을 가르는 무형의 경계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스페이스를 향한 갈증은 다리 아래의 땅도 바꾸기 시작했다. 토론토의 언더패스 파크(Underpass Park), 암스테르담의 A8ernA를 비롯해 버려졌던 다리 밑 공간이 공원, 커뮤니티 공간, 예술가들의 작업 및 전시 장소로 재탄생했다. 한동안 뜸했던 고가 하부 프로젝트 소식이 2022년부터 다시 들려오기 시작했다. 시작은 도쿄의 미야시타 공원(Miyashita Park)(『환경과조경』 2022년 2월호, 이하 발행연월만 기재), 철도 인프라를 주차장, 상업 시설, 호텔과 엮어 시대에 부응하는 다층의 공원으로 만들었다. 옥상이 주요 공간이지만 지상과 상부를 연결하는 거대한 계단을 만들어 하부의 답답함을 덜어내는 동시에 야외 스탠드로 활용하는 영민함을 보였다. 스톡홀름의 셰르토르프스 센트룸(Kärrtorps Centrum)(2022년 9월호)은 지역의 오래된 광장이다. 광장 가장자리를 지나는 지하철 고가 밑에 날씨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체육 시설, 그네, 자전거 보관소를 설치함으로써 활기찬 입구의 역할을 부여했다. 같은 호의 상하이 차오양 백주년공원(Caoyang Centennial Park) 대상지는 폭 10~15m, 길이 1km의 화물 철도다. 기존 철도 인프라에 지하층과 2층을 더하는 복층화 전략으로 부족한 부지를 확보했다. 날렵한 형태의 고가는 지상에 넉넉한 양의 빛을 내린다. 덕분에 식물이 무리 없이 자라고, 농구장의 아이들은 콘크리트 천장 대신 하늘을 보며 운동을 한다. 빛이 들지 않는 지하는 예술가의 전시 공간으로 활용했다. 마이애미의 언더라인(Underline)과 뭄바이의 원 그린 마일(One Green Mile)(2023년 1월호)은 조건은 조금 다르지만 일종의 ‘방’을 만들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담는, 같은 전략을 사용한다. 이때 고가의 형태 자체가 둔중한 원 그린 마일은 녹색의 가벽을 세우고 내부에 언덕 놀이터, 테이블과 의자를 두어 아늑한 공간을 만든다. 말 그대로 투과성을 갖는 방을 만든 셈이다. 반면 언더라인의 방은 행위를 담는 개념적 그릇이다. 위요된 공간이라기보다 탁 트인 야외라는 느낌이 훨씬 강하다. 서울시도 2017년 고가 하부를 도심 속 쉼터로 바꾸는 시도를 했다. ‘고가하부공간 활용사업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6개의 사업 대상지(옥수, 이문, 한남, 종암사거리, 금천, 노원역)를 선정했다. (비)일상의 수목원(한남1고가), 지붕마당(이문)을 제외한 다른 고가에는 모두 작은 건축물 형태의 실내 공간이 들어섰다. 이미 콘크리트 구조물로 한차례 감싸인 공간을 또 한 번 박스에 가둔 모양이다. 고가 하부는 열린 듯 닫혀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지 않나, 미세먼지 같은 이슈를 피할 수 없었나, 들어서야만 내부를 볼 수 있는 실내 공간은 찬란한 폐허와 다른 속도로 낡아가지 않을까. 아무래도 직접 가봐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테니, 날이 풀리면 잊지 않고 이곳들을 찾아갈 요량이다. 비행기 티켓 값은 버거워도 지하철 타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으니까. 각주 1.리처드 하퍼, 『세상이 버린 위대한 폐허 60』, 예담아카이브, 2018
  • [PRODUCT] 무장애 도시 환경을 위한 퍼걸러와 놀이터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인 BF 디자인
    무장애 도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BF 디자인의 휴게 시설과 놀이 시설이 필요하다. 자인의 퍼걸러는 장애인의 이동 동선을 고려한 유려한 곡선의 벤치 디자인과 깨끗한 화이트 톤이 특징이다. 평상을 곡선 형태로 디자인해 휠체어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서 간이 테이블을 설치했다. 필요에 따라서 USB 충전 등이 가능한 멀티 콘센트도 설치가 가능하다. 타원형 입체 채광창이 있는 지붕은 공간에 개방감을 불어넣는다. 가장자리의 바 테이블에서는 다양한 이용자들이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키젯의 아키블럭은 무장애 통합 놀이 시설로 다양한 이용자들이 사회적 평등과 균형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아이들의 감성적 발달과 시각적 흥미를 돋우는 다양한 색채와 패턴을 디자인에 활용했다. 휠체어, 유모차 등 다양한 유형의 이용자도 불편하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 놀이터에 접근이 쉽도록 램프 구조의 데크로 구성했다. 색약 등 사회적 약자의 이용에 초점을 맞춰 핸드 레일을 노란색으로 칠했고, 중앙 메인 타워 아래에는 휠체어 사용자를 위해 회전 공간을 만들어 놀이 시설 내부에서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TEL. 02-6289-5100 WEB. dezain.co.kr
  • ASLA Best Books of 2022 ‘2022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12권의 조경 서적
    연말연시 연휴, 역사와 디자인, 환경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알려주고 영감을 불어넣어 줄 책을 탐독해보는 건 어떨까. 좋아하는 조경가에게 줄 완벽한 선물을 찾고 있는 당신에게, 지적 모험심을 자극해줄 책을 찾고 있는 당신에게 미국조경가협회ASLA가 선정한 2022년 최고의 책 열두 권을 소개한다. 1. 미국 어바니스트: 윌리엄 와이트는 어떻게 틀에서벗어난 아이디어로 공공장소를 바꾸었을까 (Richard K. Rein, American Urbanist: HowWilliam H. Whyte’s Unconventional WisdomReshaped Public Life, Island Press, 2022) 주간 뉴스레터 「U.S.1」의 설립자이자 기자인 리처드 레인(Richard K. Rein)이 쓴 이 책은 어바니스트이며 사회학자, 저널리스트, 그리고 공공 공간에서 사람들의 행태를 근접 관찰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윌리엄 와이트(William H. Whyte)의 삶과 아이디어를 조명한다. 와이트의 대표 저서인 『작은 도시 공간의 사회적 삶(The Social Life of Small Urban Spaces)』(2001)과 『도시: 중심의 재발견(City: Rediscovering the Center)』(2009)을 포함해, 그의 여러 저서와 연구는 인간 중심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주목과 공공 공간의 가치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가능케 했으며 세대를 거쳐 전 세계 조경가에게 영향을 미쳤다. 2. 비트릭스 패런드: 정원 예술가, 그리고 조경가 (Judith B. Tankard, Beatrix Farrand: GardenArtist, Landscape Architect, The MonacelliPress, 2022) 3. 예술로서의 정원: 덤바턴 오크스의 비트릭스패런드 Thaisa Way, Sahar Coston-Hardy, Garden as Art:Beatrix Farrand at Dumbarton Oaks, DumbartonOaks Research Library and Collection, 2022) 조경사학자 유디트 탠카드(Judith Tankard)가 쓴 『비트릭 스 패런드: 정원 예술가, 그리고 조경가』는 조경가 비트릭스 패런드의 삶을 기록한 전기로, 아름다운 사진을 가득 담고 있다. 같은 인물을 다룬 『예술로서의 정원: 덤바턴 오크스의 비트릭스 패런드』는 워싱턴 DC에 위치한 덤바턴 오크스의 경관·정원 연구 책임자인 테이사 웨이(Thaïsa Way, FASLA 회원)의 저서다. 토마스 볼츠 (Thomas Woltz, FASLA 회원)의 에세이와 사진작가 사하 코스턴하디(Sahar Coston-Hardy)의 사진을 더해, 비트릭스 패런드가 설계한 걸작의 마법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4. 정원 너머: 자연 시스템과 결합한 주택 경관 설계 (Dana Davidsen, Beyond the Garden: DesigningHome Landscapes with Natural Systems ,Princeton Architectural Press, 2022) 샌프란시스코 서피스 디자인(Surface Design)의 시니어 조경가이자 전 ASLA 인턴 다나 데이비슨(Dana Davidsen)은 생태 디자인의 발전을 가져온 미국과 영국의 아름다운 도시 경관, 교외 경관, 농촌 지역 주거 경관 18곳을 모아 큐레이션했다. 서문에서 『LAM(Landscape Architecture Magazine)』의 편집자인 티모시 슐러(Timothy A. Schuler)는 이 책이 “오래도록 지속가능하게 설계된 주거지 프로젝트를 통해 어떻게 토지와의 관계를 재설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5. 포괄적 계획: 21세기를 위한 지속가능하고회복탄력적이며 공평한 커뮤니티 (David Rouse, Rocky Piro, The ComprehensivePlan: Sustainable, Resilient, and EquitableCommunities for the 21st Century, Routledge,2022) “과거의 관행적 계획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기에 부적합하다.” 미국조경가협회 조경가 및 계획가인 데이비드 라우즈(David Rouse), 콜로라도 주 지속가능한 어바니즘 센터의 상임이사이자 덴버 시 전 총괄계획가 로키 파이로(Rocky Piro)의 선언이다. 이 책은 수백 가지의 포괄적 도시계획안을 검토하고, 지속가능성과 회복탄력성 및 형평성에 기반을 둔 새로운 21세기형 계획 모델을 제시한다. 6. 옴스테드 경험하기: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의 북미 풍경, 계속되는 유산 (The Cultural Landscape Foundation, Experiencing Olmsted: The Enduring Legacy of Frederick Law Olmsted’s North American Landscapes , Timber Press, 2022)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 탄생 200주년을 맞아, 문화경관재단(TCLF) 이사장 찰스 번바움(Charles Birnbaum, FASLA 회원), ASLA 명예회원이자 조경사학자 알린 레비(Arleyn A. Levee), 역사보존주의자 디나 타세–윈터(Dena Tasse-Winter)가 책을 구성했다. 이 책은 옴스테드와 그의 회사, 그의 뒤를 이은 여러 후임자가 설계한 200곳 이상의 공공·교육·민간 경관을 개괄한다. 지면을 꽉 채운 옴스테드의 계획안과 드로잉을 통해 민주적인 공공 공간에 대한 옴스테드의 비전 뒤에 숨겨진 작업들을 살펴볼 수 있다. *환경과조경417호(2023년 1월호)수록본 일부 손은신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학부 및 대학원을 졸업했고, ‘기억 경관’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축공간연구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조경과 건축, 도시의 경계에서 새로운 연구자들을 만나고 외연을 넓히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손은신
  • 한국 조경의 어제를 읽고 미래를 쓰다 『한국 조경 50년을 읽는 열다섯 가지 시선』 북토크
    지난 12월 16일 선유도공원 이야기관 강연홀에서 『한국 조경 50년을 읽는 열다섯 가지 시선』 북토크가 열렸다. 1부는 강연, 2부는 토크쇼와 청중과의 대화로 진행됐다. 책을 엮은 한국조경학회를 대표해 조경진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는 오랜 시간 노력해온 필자들의 노고에 대해서 감사 인사를 전하며 ‘한국 조경 50년 기념전’과 ‘IFLA 한국 개최 성과전’이 개최된 선유도공원 이야기관에서 북토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가 깊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 책은 한국 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도시와 경관, 지역과 환경, 삶과 문화의 틀과 꼴을 직조해온 조경 50년사의 주요 담론과 작품을 기록하고 해석했다. 중성적 아카이브나 백서보다는 해석적 비평서에 가깝다. 1부에서는 한국 조경의 전반적 지형과 풍경에 대한 해석을 담았으며, 2부에서는 주요 단면에 대한 클로즈업으로서 50년의 역사에서 주요한 주제를 포착하고 설명한다. 3부에서는 조사 결과를 통해 선정된 ‘한국 현대 조경 50’의 작품을 소개한다. 한국 조경 50년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담론을 실제 사례에 녹여 조경을 알고자 하는 학생에게는 조경 담론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참고서, 조경 산업 종사자에게는 한국 조경과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안내하는 안내서, 조경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에게는 조경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와 함께 읽는 한국 조경 1부는 박희성 교수(서울시립대학교 서울학연구소), 임한솔 연구원(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남기준 편집장(환경과조경)의 강연으로 이뤄졌다. 박희성 교수는 ‘개발 시대의 조경, 그 결정적 순간들’을 주제로 이야기를 진행했다. 전국토공원화운동, 서울시 공원녹지 확충 5개년 계획, 신도시 건설 등 한국 조경의 주요한 변곡점이 조경에 미친 영향을 살펴봤다. 아울러 정원도시 담론, 오래된 신도시 중앙 공원의 유지 및 관리 등 미래 조경을 위한 과제와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어서 임한솔 연구원이 ‘살아있는 과거, 전통의 재현’에 대해서 발표했다. 한국 조경의 역사에서 전통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었는지를 시대별로 살펴보는 동시에 내적 원리의 재현, 창발적 변용 등 전통을 이용한 설계의 유형에 대해서 소개했다. 임한솔 연구원은 “설계에서 전통은 수동적으로 살아남은 것이 아닌 살아 있는 과거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하며 설계에 있어서 전통과 한국성에 대한 관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연의 마지막 순서로 남기준 편집장이 ‘텍스트로 읽는 한국 조경’을 주제로 50년의 역사를 조경 도서로 조망하며 조경 도서의 가치에 대해 논했다. 고정희 대표(써드스페이스베를린)의 ‘100장면으로 읽는 조경의 역사’를 읽고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결정했다는 순천시장의 일화를 소개하며, 조경 도서는 조경의 역사적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동시에 조경가들이 새로운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바탕이라고 말했다. *환경과조경417호(2023년 1월호)수록본 일부
  • 제25회 올해의 조경인, 제5회 젊은 조경가, 창간 40주년 조경비평상 시상식
    12월 16일 선유도공원 이야기관 강연홀에서 본지가 주최한 ‘올해의 조경인·젊은 조경가 시상식’ 및 ‘조경비평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제25회 올해의 조경인’에는 조경진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가, ‘제5회 젊은 조경가’에는 최윤석 대표(그람디자인)가 선정됐다. 정평진 대표(스코어러)는 ‘창간 40주년 조경비평상’에서 가작을 수상했다. 시상식이 개최된 선유도공원 이야기관은 ‘한국 조경 50년 기념전’과 ‘IFLA 한국 개최 성과전’이 열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박명권 발행인은 “한국 조경의 중요한 분기점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는 장소에서 시상식을 개최해 더욱 의미가 깊다”며 “이번 수상이 끝이 아니라 한국 조경 분야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수상자를 격려했다. 조경진 교수는 한국조경학회 회장으로서 한국조경50 비전플랜을 수립하고, 다양한 포럼과 세미나를 개최해 도시가 직면한 난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한 조경헌장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2013년 ‘한국조경헌장’ 제정, 2022년 ‘한국조경헌장’ 개정에 이바지하고, 서울시 공원녹지 총감독으로 활동하며 녹지 환경 개선에 앞장섰을 뿐 아니라 ‘푸른도시 선언 전략계획’ 수립 등 관련 정책을 제안해 조경의 위상 제고에 힘쓴 점이 높게 평가됐다. 조경진은 “한국 조경이 탄생한 지 50년 되는 해에 올해의 조경인으로 선정되어 더욱 기쁘다.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의 성공적인 개최가 수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모두가 받아야 하는 상을 대표로 받는다는 마음에 미안하다. 앞으로 조경 분야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활동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최윤석 대표는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선진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등에서 실무를 경험했다. 2008년 그람디자인을 설립해 다양한 유형의 조경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2012년부터는 정원사친구들을 결성해 색다른 정원 문화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2021년 개최된 제11회 대한민국 조경대상에서는 산림청장상과 한국조경학회장상을 받았다. 최윤석은 “최정상의 조경가보다는 보통의 조경가가 되고 싶었다”라며 소감을 시작했다. “동료와 합심해서 열심히 달려오다 보니 젊은 조경가 수상이라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올바르고 모범적인 조경가가 되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정진하겠다”며 직원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감사를 전했다. *환경과조경417호(2023년 1월호)수록본 일부
  • [기웃거리는 편집자] 모종삽으로 쓰는 새로운 서사
    이순신 장군에게 12척의 배가 있다면, 내게는 12자루의 연필이 있다. 이순신 장군처럼 해치워야 할 적은 없지만, 매달 해치워야 할 원고들이 기다리고 있다. 옛날처럼 원고지에 글을 작성하거나 다듬는 것도 아니지만, 원고의 목록과 해야 할 일, 취재 일정과 마감일을 적거나 사진의 배열 등을 고민할 때 연필을 쓴다. 물론 볼펜을 쓸 때도 있지만, 수정이 많은 경우 연필을 자주 쓴다. 골 넣은 스타 스트라이커도 좋지만, 연장전까지 뛸 수 있는 근성 있는 수비수가 때론 필요하다. 연필에 빠진 이유는 소설 속 장면 때문이었다.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2016)의 주인공이 다니는 설계사무소의 직원들은 업무 시작 전 모두 아침마다 연필을 깎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매해 여름쯤 몽당연필이 유리병에 가득 차면 그들은 긴 워크숍을 떠난다. 몽당연필은 그들에게 시간을 헤아리는 일종의 아기자기한 모래시계였다. 그 귀여운 장면이 마음에 각인된 이후부터 마감이 끝나면 연필을 한 자루 두 자루씩 모으기 시작했다. 미국 대통령 링컨은 낙선할 때마다 깔끔하게 이발을 한 후 단정한 옷을 입고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에서 식사를 즐겼다고 한다. 나 역시도 새로운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만든 일종의 루틴이었다. 매달 마감을 끝냈다는 일종의 성취와 다음 달을 위한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연필을 사면서 작은 보상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각기 다른 종류 연필로 구성된 12자루로 1타를 만들면서 한 해 한 해를 보냈다. 꾸준히 연필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자주 갔던 빈티지 문구점 덕분이었다. 힙스터의 성지로 불리는 동네의 중심지와 떨어져 있어 가게가 위치한 골목에는 다소 한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시골 학교 교장 선생님 사택처럼 조금 허름하지만 단아한 느낌이 나는 건물의 3층에 자리 잡고 있는데, 그 건물 앞의 단풍나무가 보호수처럼 느껴져서 참 좋았다. 그래서 본래의 문구점 이름 대신 기사식당 간판에서 볼 법한 이름인 ‘단풍나무집’으로 혼자 부르곤 했다. 실명 대신 별명을 부른다는 것은 그만큼 고유한 애정(?)을 담는 행위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으레 학교 앞에서 아폴로 같은 불량 식품을 팔고 초등학생들이 줄지어서 뽑기를 하는 그런 전형적인 문구점은 아니다. 해외에서 하나하나 손수공수한 빈티지 연필과 문구를 판매했다. 부담스러운 호객 행위를 하지 않고 자신의 할 일에 몰두하던 사장님의 응대가 좋았다. 대신 연필에 관해 물으면 늘 자세히 알려주었다. 어떤 연필 한 자루는 책 한 권 가격에 버금갈 정도로 비쌌지만, 그 연필의 적합한 용도는 무엇이고, 어떤 회사가 만들었는 지, 각인된 이미지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내 예산을 초과하는 가격의 연필은 차마 사지 못했지만, 사장님의 열정과 연필에 깃든 서사가 재미있어서 산 연필이 꽤 있었다. 덕분에 매달 연필 고르는 재미로 살았다. 내게 연필의 서사가 중요한 소비의 기준이었던 것처럼 제5회 젊은 조경가로 선정된 최윤석도 서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경가다. 최정상을 향해 달리는 조경가가 아니라 보통의 조경가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그는 조금 거칠고 투박할 수 있지만 ‘디자인하는 엔지니어’로서 서사적인 조경이라는 자신만의 장르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조경가였다. 남들이 책상에 앉아서 설계에 매달릴 때, 현장에서 몸소 부딪히며 조금 더 구체적인 설계에 치열하게 매달렸다. 무엇이 더 낫다고 감히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의 치열함이 빚어낸 세월에 대한 보상이 젊은 조경가 수상으로 채워졌기를 바란다. 내게 연필이 그랬던 것처럼. 제3회 LH가든쇼 해외 초청작가 앤디 스터전은 조경의 대중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 조경 언어의 활성화를 꼽았다. 조경가의 다양한 언어와 그 언어를 기록하는 미디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과 영국은 여건이 다르지만, 최윤석처럼 자신의 스타일과 장르를 개척해나가는 조경가들이 한국에도 더 있으리라 생각한다. 연필을 삽이라 칭했던 김훈 소설가처럼, 나 역시도 연필이란 모종삽을 들고 대기하겠다. 조경의 다양한 언어를 기록하기 위해 받은 메일함을 비워두며 조경의 새로운 서사를 함께 써나갈 조경가를 기다린다. [email protected]
  •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종교와 사랑으로 구원되지 않는 사람들은 걷는다
    눈 내리는 게 좋으니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고. 새해 목전에 두고 자꾸 어린이로 머물 수 있는 증거를 찾는다. 나이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게 매년 더 부담스러워진다. 그래도 마냥 거짓말은 아니다. 빙판길과 질척하게 녹은 눈은 싫지만, 창밖으로 펼쳐지는 눈 내리는 풍경은 여전히 좋다. 보고 있으면 겨울은 쓸쓸해도 괜찮은 계절이구나, 생각하게 된다. 나뭇가지에 눈을 지고 선 메타세쿼이아가 쭉쭉 뻗은 풍경이 낯설었다. 눈이 내린 선유도공원을 걷는 게 처음이었다. 겨울인데 이렇게 춥지 않아도되나 걱정한 게 무색하게 엄청난 기세로 기온이 내려가더니, 연말을 맞이해 준비한 시상식(124쪽)을 앞두고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다. 웬만한 눈은 제설차가 다 치워버리는 도시와 달리, 흰색 초원을 넉넉히 남겨둔 공원 풍경이 연말 분위기와 퍽 잘어울렸다.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추위에 시상식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북토크(122~123쪽)에 방문자가 많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도 했지만,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이 좌석을 채웠다. 날씨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행사장 내부가 조금 더 따뜻해진 기분이 들었다. 북토크를 몇 차례 열고 지켜보며 느낀 건, 책 속 이야기보다 글쓴이 자체를 좋아하고 그들과 대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점이다. 그렇다보니 청중과의 문답 시간은 오로지 책 속 콘텐츠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으로 흐르지 않는다. 이날의 대담도 아슬아슬하게 경계를 달리다가 다시 북토크와 어울리는 궤도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불안함을 먹고 자라 조금 빼족해진 질문 두어 개가 마음에 남았다. “융복합 시대에 조경의 먹거리를 다른 분야에 빼앗기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비평 공모가 사라지고 있는데 다시 비평가들을 불러들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누가 조경 공간을 만드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누구든 잘하는 사람이 좋은 공간을 만드는 게 중요하죠.” “제대로 된 조경 비평 문화는 아직 없다고 생각해요. 그 문화가 성숙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거예요.” 모두가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답변은 마음 한구석을 쓸쓸하게 만들었지만, 한편으로 결국 내가 열심히 잘하면 해결될 일이구나 싶었다. 물론 다수가 열심히 노력하는 데도 불구하고 잘하는 소수만이 살아남는 세상은 조금 슬프겠지만 말이다. 조경 비평의 밑바탕이 마련되려면 조경가들이 자신의 설계 철학과 설계한 공간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할 필요가 있다는 말에는 몰래 고개를 끄덕였다. SNS를 비롯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은 점점 늘어나는데 조경가의 말들은 점점 줄어든다는 게 이상하다. 물론 에디터인 내가 제 몫을 다 하지 못한 탓일지도 모르지만. 가끔 사무실에 남아 어둑한 창밖을 볼 때면, 이 일은 조경을 좀 더 사랑하는 사람이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어 머리가 지끈거린다. 이야깃거리를 찾아 언제 어디든 조경 동네 사람을 찾아 걸음을 옮기는 애정을 가진 사람 말이다. 한숨을 쉬며 인터뷰를 정리하다 “직업 자체가 자신의 모든 생활을 잠식하는 상황을 피하려 합니다.”(66쪽)라는 문장을 위로로 삼았다. 12월은 꼭 반성의 달이 되어버리고 만다. 다짐을 실천하기에 내 심지는 물렁하기 짝이 없고 일년은 너무 짧다. 올해도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 마감 끝내기에 실패했다. 이 지면을 채우기 위해 커피를 사러 나섰는데 얼굴에 부딪는 찬바람이 꽤 기분 좋게 느껴졌다. “종교와 사랑으로 구원되지 않는 사람들은 걷는다. 공간은 가끔 사람을 구원한다. 도피처, 은신처로 삼을 만한 곳이 많을수록 도시는 애틋한 곳이 된다.”1 떠올린 문장이 무엇과 닮았나 했더니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에서 학생 대표로 발표했던 조담빈(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조경학과)의 말이었다. “작은 교정 안에도 애착을 가진 공간이 있었습니다. 일상이 힘들 때마다 달려갔던 곳, 작은 언덕을 바라볼 수 있는 나무 아래의 벤치였습니다. …… 그 벤치가 제 고등학교 졸업의 일등공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어떤 공간은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습니다.” 나만의 도피처를 소개 해주고 싶었는데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삶이 못났다고 생각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을 독자에게 창피한 내 이야기가 작은 위안으로 느껴지길 바란다. 사람 사는 건 다 비슷비슷하다고 믿으며. [email protected] 각주 1. 서한나, “현대의 산책”, 「한겨레」 2022년 12월 19일.
  • [COMPANY] 에프씨코리아랜드 코르크로 탄소중립을 실천하다
    에프씨코리아랜드는 투수성 코르크 바닥 포장재를 개발해 탄소중립 실천에 앞장서고 있는 친환경 기업이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코르크 원료를 국산 자원으로 대체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성세경 대표는 산림청 산하 한국임업진흥원에서 사업비 12억 원을 지원받아 강원대학교와 국산 참나무류의 수피 및 코르크를 이용한 탄성 포장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재 에프씨코리아랜드는 투수성 코르크 바닥 포장재 원료인 코르크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포장재의 원가를 줄이고 국내 목재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데 큰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장재혁 기업부설 연구소장은 국산 굴참나무에서 얻은 코르크 칩이 수입산 코르크 칩과 비교해 물성 및 탄소 저장 능력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국산 굴참나무로 만든 코르크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재료를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투수성 코르크 바닥 포장재의 효과 에프씨코리아랜드의 투수성 코르크 바닥 포장재에 사용된 코르크는 내부에 탄소가 저장되어 있다. 이로써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내고, 열을 덜 흡수해 여름철 열섬 현상을 완화한다. 기존 포장재와 비교하면 지표면 온도가 약 10℃가량 낮게 측정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투수성이 우수해 장마철 폭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인체에 무해한 코르크 전용 바인더로 내구성을 강화하는 가공법을 사용했는데,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색의 변화를 억제할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까지 얻었다. 꾸준한 기술 개발로 에프씨코리아랜드는 2018년 한국산림인증KFCC 획득을 시작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우수 신기술, KS 제품 인증, 조달청 혁신제품 인증 등을 취득했다. 이러한 기술력은 매출 증대뿐 아니라 산림과학기술 R&D 수행, 해외 수출 판로 개척, 해외 산림 자원 개발 기반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꿈꾸다 과거 에프씨코리아랜드는 흙 콘크리트 포장을 주요 사업 분야로 다루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지구 환경을 보존하면서 국민 건강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바닥재에 대해 고민하던 중, 탄성이 있고 탄소를 머금고 있는 코르크 소재를 알게 되었다. 10여 년에 가까운 시간을 코르크 연구에 매진했다. 코르크 포장재가 기존 바닥 포장재에서 방출되는 중금속, 휘발성유기화합물TVOCs,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같은 유해 물질을 덜 방출한다는 점에 주목해 바닥 포장재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공원 산책로, 학교 운동장 및 체육 시설, 어린이 놀이 시설 등 각종 실내외 바닥에 에프씨코리아랜드의 코르크 포장재가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목재와 탄소중립의 관계 코르크 포장재의 친환경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목재와 탄소중립의 관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이 서로 균형을 이루게 해 지구 온도가 1.5℃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기여하는 일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나무는 산소를 뱉어내고 탄소를 저장하며, 베어져 목재가 되어도 저장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UN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은 2011년에 연 당사국총회COP17에서 벌채한 산림 자원을 원료로 한 수확된 목재 제품(HWP)도 탄소계정(탄소 저장량=이산화탄소 흡수량)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했으며, 교토의정서도 목재의 수확과 목재 제품의 생산을 탄소 저감 활동으로 권장하고 있다. 강원대학교 공동 연구팀의 연구와 공인 시험 분석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코르크 바닥 포장재는 1m3 당 약 142kg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두께 15mm의 코르크 바닥포장재를 학교 운동장에 1,000m2 면적으로 포장할 경우에는 약 2.1톤의 탄소를, 두께 65mm의 코르크 바닥 포장재를 어린이 놀이터에 300m2 면적으로 포장할 경우에는 약 2.7톤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현재 코르크 바닥 포장재에 많은 기업과 관계 부처가 관심을 표하고 있다. 성세경 대표는 향후 코르크산업협회를 구성해 코르크 원료의 수급망을 구축하고, 가공 및 시공 기술의 공동 개발을 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각종 난제를 여러 기업과 함께 힘을 합쳐 해결하고 새로운 제품군을 개발하는 등 코르크를 통해 탄소중립 실천에 앞장서고 싶다는 입장이다. 글 박형석 자료제공 에프씨코리아랜드(fc4u.co.kr)
    • 박형석
  • [PRODUCT] 펫팸족을 위한 테마파크 놀이터 왈로 반려견과 견주가 함께 즐기는 반려견 놀이터
    반려동물 인구가 천만이 넘어가면서, 애완동물은 이제 가족이나 다름없는 시대가 됐다.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펫과 패밀리의 합성어)이 늘어났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아쉬움을 호소하는 견주가 많았다. 이에 예건은 도심 속 공원의 자투리땅을 분리해 손쉽게 개를 위한 놀이터로 바꿀 수 있는 반려견 테마 놀이 시설 ‘왈로(Waalo)’를 개발했다. 왈로는 반려견과 주인이 함께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다. 반려견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마치 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처럼 보이게 연출했다. 단순한 놀이 시설의 개념을 넘어 원목을 사용하고 유쾌한 색채감을 연출해 주변 경관과 조화를 꾀했다. 운동량이 부족한 실내견과 소심한 성격의 반려견이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개의 습성을 체계적으로 분석 및 연구한 자료를 토대로 과학적인 설계를 실시했다. 개의 습성과 육체적 성장을 고려한 놀이 시설에서 반려견은 주인과 함께 훈련이 아닌 놀이를즐길 수 있다. 또한 휴게 시설물을 설치해 견주가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트와짓&저니브릿지는 일광욕을 할 수 있는 옥상층과 지붕을 타고 오르는 재미를 주는 계단으로 구성한 놀이 시설물이다. 둥둥 떠 있는 구름 속을 탐험하고, 구름 위를 지나는 반려견의 짧은 여정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강아지 벤치는 견주의 편의를 위해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동안 반려견의 목줄을 잠시 묶어둘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TEL. 031-943-6114 WEB. yek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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