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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스케이프] 빛, 창, 공간
  • 환경과조경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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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창, 공간 @아미미술관, 당진시, 2018 Canon EOS 40D, focal length 16mm, 1/200s, f/6.3, ISO 320 ⓒ주신하

 

새 달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환경과조경』이 도착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책을 받아 들고 어떤 글들이 실렸나 살펴봅니다. 생각, 사진 그리고 소식이 적당히 섞인 『환경과조경』, 그야말로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책을 보다 정신이 번쩍 듭니다. ‘아, 벌써 원고 마감할 때구나. 이번엔 어떤 사진으로 글을 쓰나?’ 사진 폴더를 뒤적입니다. 그 달에 찍은 신선한(?) 사진들이 별로 마음에 안 들면 오래된 사진들까지도 들춰 봅니다. 추억이 담긴 음악이 옛 시간을 연상시키는 것처럼 예전 사진을 볼 때면 사진을 찍던 순간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에겐 사진이 일종의 기억 저장 매체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이번 사진은 며칠 전 답사한 당진 아미미술관의 전시실 모습입니다. 아미미술관은 폐교된 초등학교를 미술가 부부가 전시 공간으로 새롭게 꾸민 곳인데, SNS를 통해 사진들이 소개되면서 최근 부쩍 유명해지고 있습니다. 전시실 한쪽 면을 넓게 차지하는 창문들과 마룻바닥을 통해 예전 교실의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지더군요.

창문을 통해 빛이 들어오니 전시실의 작품들이 또 새롭게 보입니다. 전시실 흰 벽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전시물과 어우러져 또 하나의 작품이 됩니다. 역시 공간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것은 빛인가 봅니다. 조경에 비해 건축은 훨씬 더 치열하게 빛을 고민하던데, 조경가도 빛에 대해 조금 더 신경을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미미술관. 따뜻한 빛이 가득한 전시실 내부도 좋았지만 기다란 복도와 운동장에서 느껴지는 작은 시골 학교의 느낌도 참 좋았습니다. 조금 더 따뜻해지면 다시 한 번 가고 싶은 곳입니다.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실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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