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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질문] 당신의 아이가 조경학과에 가고 싶어 한다면?
  • 환경과조경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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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이 평생의 업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 아이는 잘 맞는 전공을 선택해 즐거운 일을 하며 살게 하고 싶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3년마다 (조경 일을 하다 보면 3년마다 관두고 싶은 마음이 올라온다) 찾아오는 힘겨운 방황의 시기를 버틸 인내심이 있는지? 발주처의 박해와 자존심을 짓누르는 말에도 웃음으로 화답할 수 있는 넓은 아량을 가졌는지? 삼 일 밤을 새우고 나서도 두 눈을 부릅뜨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현란하게 놀려 캐드 일을 할 체력이 있는지? 마지막으로 조경이라는 학문을 통해 실현하고 싶은 나만의 목표와 조경을 평생의 업으로 여기며 살아갈 신념이 있는지. 학문적 자질은 중요하지 않다. 천천히 배우면 된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하지만 네 가지 질문 중 하나라도 그렇다고 답할 자신이 없다면 다시 생각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윤영주 디자인필드 대표

 

막연한 기대를 하고 조경 현장직에 지원한 학생이 취업 후 진로를 바꾸는 경우를 많이 봤다. 설계, 식재, 관리 중 어떤 분야가 맞는지 고민하게 하고, 적합한 대학의 조경학과를 추천해줄 것이다.

김건유 강릉원주대학교 농장조경팀

 

조경 미학 수업 과제로 제출했던 에세이를 다시 꺼냈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사회에서 조경이 얼마나 좋은 대우를 받는지, 조경을 하면 얼마나 버는지, 조경가가 어떠한 사회적 지위를 갖는지 말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신한다. 나는 조경을 하면 행복하다.” 부모로서 어찌 자신의 말을 뒤집겠는가. 아이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 전공 서적 몇 권 사는 돈은 굳었으니 딸한테 치맥이나 사달라고 해야겠다.

엄호정 현대엔지니어링 건축조경팀

 

지지한다. 하지만 조경이라는 분야가 생각보다 많이 세분화되어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설계, 시공, 연구, 소재 개발, 생태, 환경, 기후 변화 대응 등 파생 분야가 생각보다 다양하다. 내 아이가 대학에 가기까지 10여 년이 남았으니,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세분화되지 않을까. 따라서 조경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목표라면 꼭 조경학과를 선택하진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강한민 한국그린인프라연구소

 

꽃과 나무를 아이에게 선물하고, 푸른 언덕에 함께 심고 물을 줄 것이다.

노민욱 충북대학교 시설과 토목조경팀

 

다양한 자연 환경을 만나게 해줄 것이다. , , 강으로 데려가 같은 식물이라도 생육 환경에 따라 형태가 달라짐을 가르쳐줄 것이다. 또 조경의 어떤 면을 보고 조경학과에 진학하려고 마음먹었는지 물어볼 것이다. 건축에 가까운 조경인지, 생태에 가까운 조경인지를 묻고 조언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모임에 참여하도록 권유하겠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사람마다 생각이 다름을 알게 된다. 차이를 이해함으로써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은 하나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하고 싶다.

김연희 천리포수목원

 

1년 배워보고 아니다 싶으면 전과를 추천한다. 복수 전공이라는 든든한 보험도 있다. 졸업하고 나서야 조경이 내 길이 아님을 알게 되는 순간,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정말 늦었다는 말의 의미를 몸소 깨닫게 될 것이다. 더불어 설계사무소에서 일할 생각이 없다면 설계에 목숨 걸지 말자. 설계 과제하느라 다른 수업 (특히 교양 수업) 성적 포기하지 말고, 패널에 손톱만 하게 들어갈 다이어그램을 만들면서 밤을 새우는 짓은 되도록 하지 말자.

강민정 부산시 영도구

 

조경학과를 졸업한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조경을 배우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 넓어졌다. 인간과 뗄 수 없는 식물이라는 존재에 대해 배우고, 자연을 도시로 가져오는 일의 가치를 알게 됐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 조경의 현실이 마냥 밝지 않다는 것은 잘 안다. 그럴수록 조경의 필요성과 중요함을 더욱더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경 공간 속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다양한 행복과 웃음을 아이와 함께 나누고 싶다. 이런 의미에서 미래 내 아이에게는 조경학과를 적극적으로 추천해볼 생각이다.

강혜빈 소양고등학교 교사

 

조경은 진로 선택의 폭이 넓은 특별한 분야다. 직접 공간을 디자인하고 시공, 관리하는 일뿐만 아니라 조경수를 육종하는 원예 산업에도 종사할 수도 있다. 정원 일은 힘들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생활에 활력을 주기도 한다. 조경은 자연과 함께하는 일이기에 미래에 더 각광받을 분야라 생각된다. 전문직이라 정년 후에도 충분히 계속할 수 있다. 이미 첫째 아들이 조경학과에 다니고 있다.

김봉찬 더가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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