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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라는 상상의 무대
‘ㅇㅍㅌ: 서울풍경’ 전, 연남장, 10. 30. ~ 11. 24.
  • 환경과조경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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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곤, ‘픽셀’, 에어 패브릭 인쇄, 250×250×250mm, 300×300×300mm, 500×500×500mm, 2019. (사진제공=하스)

 

획일적이고 삭막한 도시의 상징, 부동산 열풍과 치솟는 집값의 주범으로 여겨지는 아파트는 줄곧 건축적,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아파트는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일상을 보내는 장소이고,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아파트 키드들은 아파트를 마음의 고향이자 추억과 애착이 담긴 장소로 인식한다. 근래 들어서는 재개발되어 사라질 위기에 놓인 오래된 아파트를 기록하고 추억하는 다큐멘터리, 도서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아파트의 역사가 길어지는 만큼 이를 바라보는 관점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1030일부터 1124일까지 서울 연남동 연남장에서 열린 ㅇㅍㅌ: 서울풍경전은 아파트를 자유로운 상상의 무대로 전환한 전시다. 전시를 주최한 하스HaaS는 국내 건축 문화 콘텐츠의 확산과 한국 건축의 우수성을 알리는 관광 스타트업으로, 서울을 대표하는 건축물에 대한 고민을 시작으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서울에는 경복궁이나 창덕궁 같은 문화재부터 첨단 기술이 집약된 DDP, 랜드마크로 기능하는 롯데월드타워 등 다양한 건축물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단일 건물을 제외할 때 서울 풍경의 주를 이루는 것은 아파트다. 전시 총괄을 맡은 김현정 대표(하스)는 서울을 대표하는 건축물인 아파트를 좀 더 색다르게 바라보기로 했다. 그는 아파트를 비판적으로만 보기보다 관객들이 자유로운 상상을 펼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일상에 무언가를 더해주는 전시를 구성함으로써 아파트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추억을 얻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전시장 내부는 전형적인 아파트 내부 구조를 본떴으며, 사진가부터 일러스트레이터, 미디어 아티스트 등의 예술가들이 아파트에 관해 가진 다양한 인식을 담아냈다.

 

전시장 입구에서 익숙한 형태의 출입문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ㅇㅍㅌ라는 전시 이름을 호수판처럼 붙인 현관문이 있고, 동그란 손잡이를 돌려 안으로 들어가면 수많은 선과 도형이 현란하게 겹치는 영상을 마주하게 된다. 아파트 내부에 이르기 전 복잡한 단지를 헤매는 경험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안용진의 이다. 작품은 본격적인 전시 공간에 이르기 전 지나는 전이 공간에 배치되어 그 의미를 한층 부각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80(201912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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