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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도시의 안녕을 묻다] 별의 안녕을 묻다
  • 환경과조경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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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처럼 많은 녹색 ⓒ박승진


그저 작은 점에 불과할 뿐이야

한동안 컴퓨터의 배경화면으로 썼던 사진 한 장이 있다. 흐릿한 지평선 너머 밤하늘에 떠 있는 티끌 같은 점 하나.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Curiosity)2013131일 일몰 직후 촬영한 지구의 모습이다. 아름다운 블루 마블은 온데간데없고, 외로운 점 하나. 그래도 45억 년 동안 어림잡아 천억 명이 넘는 호모 사피엔스가 살다 갔는데, 그 찬란한 문명은 어디로 가고 고작 작은 점 하나에 불과하다. 그것도 가까운 이웃 행성인 화성에서 바라본 지구의 풍경이라니. 드넓은 대양과 대륙, 광활한 숲과 사막, 수많은 도시와 마을들, 모두가 결국은 하나의 작은 점으로 수렴되고 마는 것이니, 지구의 모든 존재는 어쩔 수 없는 운명 공동체다.

 

그 많은 나무들은 어디로 갔을까

강화된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된 이후로 이동할 때 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라디오 인터뷰 프로를 듣다가 어느 게스트의 설명에 귀가 쫑긋. “원래 지구에는 약 7조 그루의 나무가 있었대요, 그런데 지금은 그 절반이 사라졌어요.” 그렇구나. 물론 자연재해 같은 원인도 있었겠지만 사람들 때문에 사라진 나무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어디 나무뿐이랴. 숲과 나무가 없어지니 터전을 잃은 동물들도 사라진 것이고, 그렇게 지구의 생태 균형이 깨진 것이다.

 

세계자연기금WWF의 최근 보고에 의하면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 동물의 70%가 사라졌으며, 가장 큰 원인이 인간에 의한 서식지 침범이라고 한다. 지구를 살아 있는 생명체로 보는 가이아Gaia의 입장에서 보면,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에서 5만 년 동안이나 사라지지 않고 증식하고 있는 악성 바이러스가 아닐지. 숙주의 신체를 망가뜨림으로서 결국은 자신도 소멸하고 마는 코로나 바이러스처럼...(중략)

 

박승진은 성균관대학교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조경설계를 공부했다. 조경설계사무소 서안에서 오랫동안 설계 실무를 했고, 2007년에 디자인 스튜디오 loci를 열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겸임교수로 조경학 관련 수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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