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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국 조경 50, 기록과 비전] 한국조경헌장의 제정과 개정
  • 박승진
  • 환경과조경 2023년 02월

헌장?

헌장(憲章, charter)이라는 말은 사실 좀 낯설다. 대체로 어떤 의미로 사용되는지 알고는 있으나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는 아니다. ‘어린이헌장’이나 ‘국민교육헌장’처럼 특정한 목적을 가진 사회적, 정치적 선언이나 청원의 형태를 보이는 경우도 있으나, ‘한국조경헌장’처럼 하나의 조직이나 전문 분야가 궁극적으로 표방하는 가치나 지향점 혹은 규범을 공적으로 표명하고 공유하고자 하는 의도로 제정하고 공표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조경헌장을 제정하다

한국조경헌장의 태동은 2013년 한국조경학회에 헌장 제정을 위한 별도의 TF 팀을 구성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조경 분야는 학계와 업계 모두에서 비약적으로 확장, 전문화되어가고 있었고, 사회적으로도 조경이라는 전문 분야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었다. 분야의 특성상 업역 자체가 여러 분야와 관련을 맺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영향력도 커지는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조경’을 정의하고 그 가치를 공유하며, 조경이 어떤 대상을 다루고 있으며, 큰 틀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또 어떤 사회적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는지 정리하고 담아낼 ‘헌장’이 필요했다. 조경 분야가 헌장을 제정하고 공유하는 경우는 다른 나라 또는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세계조경가협회IFLA는 해당 지역에 따라 다양한 내용과 구성으로 조경헌장을 제정하고 있다.

 

다른 나라, 지역의 조경헌장은?

IFLA Europe(유럽)은 헌장을 통해 조경이라는 전문 영역을 규정하는 모든 내용을 아주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앞부분에서는 조경에 대한 중요한 어휘들을 정의하고 있으며, 이어서 조직의 구성과 운영에 관련된 사항, 조경의 일반적인 원칙, 조경의 대상이 되는 공간 유형과 조경의 역할, 교육과 훈련, 조경 실무에 필요한 제반 사항까지 꼼꼼히 기술하고 있다. 특히 매년 개최되는 세계조경가협회 이사회(IFLA World Council)에서 채택된 중요한 의제들을 지속적으로 헌장에 업데이트하여 빠르게 흘러가는 사회적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IFLA Europe이 한마디로 조경의 모든 것을 헌장에 충실히 담아낸 경우라면, 다른 지역은 해당 지역의 특별한 의제나 추구하는 원칙과 목표를 비교적 간략히 정리하고 있다.

 

IFLA APR(아시아–태평양)의 경우, 이 지역에 소속된 국가들이 조경 행위에서 기반하고 추구해야 하는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헌장을 구성했다. 특히 각국의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지원, 모든 생명체에 대한 지속가능한 관리, 인간의 정신적·신체적 건강, 장소 만들기, 포용성 등에 대한 중요한 원칙을 기술하고 있다.

 

IFLA Americas(아메리카)의 경우는 대륙 경관(특히 남미)의 특성, 정체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들이 추구해야 하는 원칙과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호주조경가협회Australi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s(AILA)는 간결한 구성의 헌장(The Australian Landscape Charter)을 가지고 있다. 조경 행위의 원칙과 역할별 전략, 중요한 키워드에 대한 정의로 이루어져 있다.

 

 

환경과조경 417(2023년 1월호수록본 일부 

 

박승진은 경관, 도시, 정원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loci 대표소장이다.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를 거쳐 우리나라 1세대 조경설계사무실인 서안에서 설계 실무를 했다. 워커힐호텔, 서울아산병원,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2007년에 현재의 사무실을 열어 풀무원 물의 정원, 남해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 강릉 시마크호텔, 아모레퍼시픽의 기술연구원 및 오산 뷰티캠퍼스, 제주 오설록 티하우스, 아모레퍼시픽 본사사옥, 통의동 브릭웰정원, 대구 미래농원(mrnw) 등을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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