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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정원일기] 겨울보다 차가운 오해 정원사는 겨울정원에서 더 바쁘다 노회은 한국수목원관리원 팀장 (kingsejong@kiam.or.kr)
입력 2021-01-26 18:12 수정 2021-01-2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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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승()’. 이기다, 뛰어나다, 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 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 소심하고, 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기고, 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겨울에 할 일이 있냐? 겨울에 너희들은 쉬어도 되지 않냐?”


믿기지 않겠지만 한때 수목원의 리더가 정원사들에게 한 말이다. 다행히 그는 수목원에 잠깐 머물다 갔다. 쉽게 뱉은 말이었겠지만 15년이 흐른 지금도 겨울이 오면 감기처럼 그 순간이 아리다. 수목원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은 정원사들과 처음 수목원 운영을 맡은 사람의 틈에서 나온 오해지만 차가웠다. 비수기 원가 절감을 고민하며 나름 인건비를 줄여 보겠다는 생각일 수는 있으나 늘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정원사에게 서운함을 넘어선 서글픈 오해였다. 강원도에서 늦가을은 이미 겨울이었고 찬 공기 가득한 정원에서 뜨거운 땀을 흘리며 일하던 정원사들은 허무했다.


“볼거리가 너무 없다”, “도대체 뭘 보라고 입장료를 왜 받고 입장시켰냐?”, “헛걸음했다. 입장료를 환불해 달라”. 겨울 고객이 실제로 하는 말이다. 안타깝게도 아직도 일부 겨울 손님들은 꾸준히 같은 불만을 토로한다. 귀한 시간을 내어 찾은 수목원에서 맞이한 휑한 겨울정원은 가성비가 낮았다. 눈이라도 내려 겨울 감성을 자극한다면 모를까 겨울 방문객 반응은 눈보다 차다.


정원사의 겨울은 다른 계절의 분주함에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 수시로 내리는 눈을 치우는 작업은 많이 간과하는 정원사의 임무다. 군대에서 전투 같은 제설작업에 투입될 때와는 차원이 다른 섬세함이 필요하다. 혈관처럼 자리 잡은 동선에 쌓인 눈을 치울 때는 다양한 장비가 동원된다. 도로를 쓸 때 사용하는 비, 눈삽, 넉가래뿐만 아니라 엔진 송풍기(Blower)도 아주 유용하다. 수목원 진입로처럼 넓고 큰길에서는 트랙터로 제설작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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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설작업 모습 ⓒ고경찬

 

 

방문객의 안전을 위해서 눈을 치우기도 하지만 사실 식물의 안전을 위해서도 제설작업은 중요하다. 하얗게 덮여 공간의 구분이 힘들어지면 식물이 밟히기도 쉽고, 무턱대고 눈을 치우다 도구로 식물을 상하게 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치운 눈을 함부로 쌓으면 녹으면서 주변이 과습으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겨울이 길고 유난히 추운 지역의 수목원에서는 동파 방지를 위해 외부 물 빠짐 작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겨울에도 건조 피해를 받을 수 있는 식물들이 있다. 특히 겨울에 유리온실에는 간간이 물이 필요한 식물이 있는데 제설작업을 하며 일부 눈을 온실 속 식물에 덮어준다. 그렇게 하면 눈이 조금씩 녹으면서 자연스레 겨울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잎이 지고 줄기와 가지가 본 모습을 드러내는 겨울은 가지치기하기에 아주 좋은 계절이다. 짙은 녹음에 가려져 쉽게 볼 수 없었던 나무의 속을 들여다보며 정원사는 다음 계절에 더 멋진 모습을 위해 땀을 흘린다. 그들이 겨울에 흘린 땀 덕분에 정원의 식물들은 더욱 잘생기고 훤칠한 모습으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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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그라스원 ⓒ우승민



먹을 것을 구하기 어려워 밤마다 정원을 찾는 야생동물로부터 식물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할 수 없다. 땅이 얼어 있는 한겨울은 피해가 크지 않지만, 땅이 녹을 무렵 멧돼지라도 내려와 가을에 심을 구근을 뒤지기라도 하면 마치 중장비를 몰고 와 정원에 해코지를 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피해가 크다. 


거듭 강조하지만 정원사의 겨울은 다른 계절의 분주함에 뒤지지 않고 흘리는 땀 역시 적지 않다. 내년을 위한 여러 계획과 전략을 구상하는 일 등은 굳이 한 번 더 강조하지 않겠다. 가을에 심은 구근처럼 정원사들은 치열하게 겨울을 견디고 있다.


겨울정원은 입장료를 환불해야 할 만큼 볼품없는 곳이 아니다. 정원을 감상하기에 겨울은 아주 불리하지만 겨울에 먹는 냉면에 버금가는 매력으로 가득한 곳이 겨울정원이다. 다른 계절에는 정원의 화려함에 주목했다면 겨울에는 숨어 있던 매력을 찾는 재미에 주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곳에서 노력을 하고 있다.


내린 눈과 대비되는 강렬한 색을 아직 유지하고 있는 열매와 줄기, 굶주린 까치를 위해 남겨 둔 몇 알의 홍시처럼 정원에 남아 있는 열매는 겨울정원에서 찾을 수 있는 메마른 감성을 위한 양식이다. 겨울에 더욱 도드라지는 다양한 식물들의 줄기와 가지는 꽃이 주는 아름다움만 편식하던 이들에게 회초리처럼 선명한 교훈을 남긴다. 나름의 방법으로 혹한을 지혜롭게 나고 있는 식물들의 모습도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식물을 위해 세심하게 배려하는 정원사의 모습도 모두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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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드가든 윈터가든 흰말채나무 ⓒ우승민

 


“추우면 힘들긴 하지만 춥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것도 있어… 추위도 소중한 조미료 중 하나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에서 주인공이 겨울 음식을 만들며 읊조리는 말이다. 정원에서도 겨울과 추위는 소중한 ‘눈 맛’을 위한 소중한 조미료다. 겨울에 정원과 정원사들이 받은 오해에 대해서 구구절절 얘기한 이유는 억울함만을 토로하기 위함이 아니다. 


사실 2020년은 1년 내내 겨울이었다. 코로나19는 찬바람보다 매섭고 두려웠다. 모두가 힘들었지만 많은 사람이 찾아야 유지될 수 있는 정원과 수목원은 더욱 힘든 시절이다. 겨울정원에서 할 일이 없지 않듯 위축된 사회적 분위기로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가 할 일이 없지는 않다. 이제는 정원 최전선에서 방역작업까지 병행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꽃처럼 화려하고 자극적인 공간을 선호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넓고 개방된 공간에 주로 만들어진 정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작지만 긍정적인 변화다. 이제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시대가 되었다.


찬바람이 불지만 여전히 많은 정원사들이 긴 겨울보다 더 치열하게 때론 목숨을 걸고 정원을 묵묵히 가꾸며 치키고 있다. 정원은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정원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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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세종수목원 청류지원 ⓒ우승민



노회은은 참외밭을 일구며 자식의 인생까지 아름답게 가꿔 준 농사꾼이자 정원사인 부모님을 존경한다. 학창 시절 영국의 정원을 슬라이드 필름으로 보여 주시던 은사님께 늘 감사한 마음이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일하지만 삶은 아직 척박하고 엉성하다.


노회은 / 한국수목원관리원 정원문화사업지원실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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