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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서울 용산구는 전북대와 해외자매도시인 베트남 퀴논시에 한국정자와 한국홍보관, 한국정원을 조성한다. 용산구와 전북대학교는 지난 18일 전북대학교 뉴실크로드관 3층 회의실에서 한옥 기술 보급과 해외 수출을 확산시키기 위해서 ‘한옥 세계화를 위한 건축한류 공동협력 및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성장현 용산구청장, 김동원 전북대학교 총장, 박병익국제라이온스협회356-C지구 총재 등 20명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한옥 부흥을 위한 협력, 한옥건축 및 기술력 수출, 한옥 및 목조 건축물을 소재로 지역 및 해외 봉사활동 협력 등을 약속했으며 협약식 후 전북대 고창캠퍼스로 이동, 한옥 제작 과정을 살폈다. 용산구는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내년까지 구 해외자매도시인 베트남 퀴논시에 한국정자, 한국홍보관, 한국정원을 조성하고, 퀴논시는 200㎡ 규모 부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구 관계자는 “2021년 구-퀴논시 우호교류 25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한옥 건립을 계획했다”며 “한옥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전북대학교와 먼저 손을 잡았고, 이후 한옥건축 지원과 한국전통문화 체험 기자재 마련을 위한 민관산학 다자협약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지난 1996년부터 24년 째 퀴논시와 ▲퀴논시 우수학생 한국유학 지원사업 ▲퀴논 세종학당 건립·운영 ▲사랑의 집짓기 ▲퀴논시립병원 내 백내장치료센터 건립 지원 등을 통해 우호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용산·퀴논 우호교류 20주년을 기념, 이태원 보광로59길에 ‘베트남 퀴논길’을 만들었다. 같은 해 퀴논에는 ‘용산거리’가 조성됐다. 구는 내년 우호교류 25년을 기념, 한옥 건립 외 ‘사이버 어학당’ 운영도 준비 중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 베트남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 퀴논 세종학당 학생들과 베트남어를 학습 중인 용산구청 직원들을 1:1로 연결한다. 반응이 좋으면 일반 구민들로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베트남 현지에 한옥 건축물을 짓고 우리의 전통을 알릴 것”이라며 “한옥의 세계화는 곧 한국문화 전반의 세계화와 연결된다. 한옥건축 활성화를 위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총장은 “이번 협약은 친환경·저탄소의 지속가능한 주거환경이면서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지니고 있는 전통 한옥 소재 사업 기술 고도화 및 우수성을 외국에 알릴 기회”라며 “우리 대학이 보유한 한옥교육역량과 자원을 활용해 전 세계 한옥 건축 분야 R&D 구축에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신유정[email protected]
-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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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협력해 K-Medical과 스마트시티가 결합된 ‘한국형스마트 헬스시티’ 조성에 나선다. LH는 지난 13일 경기도 성남시 소재 LH 경기지역본부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스마트 헬스시티 해외진출 모델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빛난 한국 보건·의료분야의 세계 위상 및 신뢰도 제고에 힘입어,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등 LH가 추진하는 해외 스마트시티에 보건·의료분야가 특화된 스마트 헬스시티를 구현하고 국내 관련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LH는 그동안 스마트시티, 산업단지 개발 등을 통해 갖춘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수의 해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국민보건 향상을 위한 지원 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날 양 기관은 서로의 강점을 활용해 ▲스마트시티 보건·의료분야 사업 발굴, 계획, 개발 및 유지관리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사업 발굴 및 추진 ▲글로벌 네트워크 공유 및 해외조사단 파견을 포함한 포괄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협약했다. 세부적으로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내 심혈관 공공전문병원을 운영하는 사업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공동 수립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쿠웨이트 내 각종 성인병 예방과 함께 양질의 의료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LH는 현재 압둘라 신도시 시범단지 개발사업 참여를 위해 쿠웨이트 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까지 본사업약정을 체결 및 특수목적법인을 출범할 계획이다. 변창흠 LH 사장은 “국내 최대 도시개발·주택건설 공기업인 LH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협력해 K-Medical과 스마트시티가 결합된 ‘한국형스마트 헬스시티’를 구현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0-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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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LH가 민간과의 활발한 협력으로 해외 스마트시티, 산업단지 개발 확대를 위한 글로벌 사업후보지 제안 신청시스템을 구축했다. LH는 해외사업 우량 후보지를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사업후보지 제안 신청시스템’을 구축하고, 제안사업 상시접수를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및 글로벌 경기위축 대응과 국내기업 해외수주 활성화를 위해 민관합동 전담지원체계(Team Korea)를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LH 또한 정부의 해외수주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G2G 협력 및 해외정부와의 직접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시스템은 민간기업 등으로부터 보다 자유롭게 해외 개발사업 제안을 받고,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구축됐다. 해외사업을 검토하거나 추진 중인 기업이 이번 시스템을 통해 ▲타당성 조사·사업컨설팅 요청 ▲JV설립 등 공동투자 제안을 신청하면, LH가 검토를 거쳐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신청시스템은 LH 홈페이지 고객지원 메뉴 ‘글로벌 사업 제안’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제안후보지와 사업개요, 사업타당성 등을 입력해 제출하면 된다. LH는 그간 신도시·산업단지 개발 노하우를 토대로 컨설팅 중심의 해외사업을 진행해 왔으나 최근 정부정책 수행 및 민간기업의 공동사업 요청에 따라 직접투자사업으로 해외진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만큼, 이번 시스템을 통해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정관 LH 글로벌사업처장은 “LH는 국내 최대 SOC 공기업으로서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해외 스마트시티 및 산업단지 개발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 나아가 이번 시스템이 민관공 협력 글로벌사업 플랫폼으로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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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한국 한석현, 김승회 작가의 정원작품 ‘제3의 자연’이 독일 연방정치교육국이 주관하는 ‘통일상 2020’에 문화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제3의 자연’ 전을 기획한 금아트프로젝트는 지난 5일(현지 시간) 독일 ‘통일상 2020’에서 금상 4개, 은상 6개, 동상 20개 등 총 30개 수상작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연방정치교육국은 연방 내무부 산하에 속한 독일 연방 정부 기관으로, 연방과 정부를 대표해 독일 시민 정치 교육 진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국가와 정치, 교육과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청소년을 포함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민주 의식과 정치적 참여 연대 의식을 강화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성숙한 시민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통일상 2020’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동독과 서독의 화합과 공존을 도모하는 우수 프로젝트들을 시상해 온 연방정치교육국이 독일 통일 30주년을 맞이해 만든 시민상이다. 올해는 독일의 역사적 통일을 기리고 동서독의 화합과 공존을 도모하는 프로젝트들뿐만 아니라, 코로나의 위기 속에서도 독일 전반에 걸쳐 사회적 연대와 화합에 기여한 프로젝트들을 공모했다. 이 중 30개의 우수 프로젝트들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심사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이번 공모에는 총 140여개 프로젝트가 참여했다. 1차로 1만5000여 명의 시민 투표로 50개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이후 7명의 심사위원이 최종 수상작을 선정했다. 코로나로 인해 시상식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한국작품 ‘제3의 자연’은 2019년 5월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맞아 한반도와 분단의 역사를 공유하는 베를린 시 중심부 쿨투어포럼(Kulturforum)에 한석현, 김승회 작가가 조성한 정원이다. 남북을 가로지르는 백두대간에서 자라는 남북의 야생화 45여종 1300개가 심긴 ‘제3의 자연’은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3차원적 수묵화적 풍경으로 재현했다. 베를린 공원 관리청의 허가로 2019년 5월에 개장한 이 프로젝트는 개장 이후 베를린 쿨투어포럼의 국공립 박물관, 베를린 필하모니를 방문하는 전 세계의 방문객들과 관광객들에게 명상과 휴식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2019년 개장 이후 현재 ‘제3의 자연’은 분단과 경계, 유토피아를 소재로 다양한 작가들이 자신의 예술적 시각을 공유하는 소통의 무대로 변신했다. 2019년 7월부터 10월 까지 베를린에 거주하는 작가들이 정원 안에서 퍼포먼스를 펼치며 경계와 유토피아에 대한 다양한 예술적 시각을 공유했다. 2020년 9월 5일과 6일에는 ‘Summer Videoart Screening: Wir nach 1989’, ‘We after 1989’(서울시립미술관 협력) 라는 제목으로 11명의 한국과 독일의 비디오 작가들이 1989년 이후 한국과 독일의 모습에 대한 다양한 예술적 시각을 비디오아트로 선보였다. 프로젝트는 베를린 시의회 문화국 공공미술 위원회 Die Kommission Kunst in Stadtraum 와 베를린 녹색지대관리청, Grünflächenamt für Berlin협조로 본 프로젝트는 2021년 5월 까지 개장이 연장됐다. ‘제3의 자연’ 연계 행사로 금아트프로젝트는 그뤼네스 반트 유럽 사무소, 한스 자이델 재단 서울사무소, 자연환경국민신탁과 협력해 2021년 경계 속 자연을 주제로 베를린에 국제 심포지엄을 기획 중이다. 한석현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6년과 201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한 베를린의 대표적인 국제 아티스트 레지던스 베타니엔 하우스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현재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김승회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술과 조경의 소통이 가능한 공공미술을 기반으로, 최근에는 지역 자생문화에 대한 리서치와 자연을 주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5년 철원의 한탄강 지질을 주목해 DMZ 프로젝트 전환에 참여했다. 도심제조공공미술 2016, 아트플랜, 마을미술 프로젝트 2016로 나주 옛 읍성 내에 매일 정원도서관을 설치했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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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다 보면 요즘의 한국이 그립다. 코로나 방역 선진국을 선전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심심찮게 ‘드라이브 스루 (Drive-thru)’ 문화가 들려온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뿐만 아니라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드라이브 스루 회를 판매했다는 소식에 잠시 넋이 나가 한국행 비행기 표를 알아보기도 했다. 나에게 미국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생소한 경험 중 하나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매장 안에서 주문을 하지 않고 차에서 주문하는 걸 볼 때면 신기하면서 묘한 거부감이 있었다. 걸어서 매장 안에 들어가 주문하면 되는 걸 차에서 주문하는 미국인들을 보며 굳이 꼭 그렇게 음식을 사야하나 하는 생각이 컸다. 그러면서도 시도해보고 싶은 묘한 마음이 내 안에 있었다. 드라이브 스루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의외로 처음 경험할 때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매장 안에 직접 들어가면 손짓으로 그림을 가리켜 주문하거나 번호로 말할 수 있지만 드라이브 스루에서는 정확하게 원하는 품목을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물론 번호로도 주문할 수 있지만 자칫 방심하면 5번 모닝세트를 5개 받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또한, 상대방이 기계음 너머로 못 알아듣고 짜증난 목소리로 되물었을 때 주눅 들지 않는 용기도 필요하다. 그렇게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경험한 후 이제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무언가에 익숙해진다는 건 어찌 보면 경험을 통해 숙달됨을 의미한다. 상대방이 무얼 물어볼지 그 패턴을 알고 내가 준비만 되면 드라이브 스루에 익숙해질 수 있다. 낯설던 영역을 경험과 학습 그리고 반복을 통해 익숙하게 만들었다는 건 그만큼 그 영역이 수월해졌음을 말한다. 남들에게는 낯설지만 나에게는 익숙한 것 곧 그것이 나의 경쟁력이다. 어느 분야에 익숙해지는 감각을 키우는 것은 우리가 전문으로 하는 조경 분야에서도 중요하다. 내가 그리는 선에 익숙해지고 내가 사용하는 설계 도구에 익숙해지고 이론을 배우고 디자인 언어를 이해하고 내가 설계한 것을 디자인 언어와 그래픽으로 표현해내는 일련의 과정이 조경설계에 익숙해지는 일이며 탁월해져가는 과정이다. 학교교육을 통해 회사실무경험을 통해 결국 우리의 탁월함은 얼마만큼 정확히 그 분야와 업무에 익숙해지고 숙달되느냐에 달려있다. 조경교육과정을 거치지 않고 집에 있는 정원을 조성하고 관리해봤다는 이유로 우리는 그들을 조경가로 부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건축자격증이 있다고 조경가가 되는 것도 아니다. 공원과 가로디자인 하물며 정원디자인이 조경만의 전유물이라 할 순 없지만 반대로 충분한 조경교육 및 실무 훈련 없이도 조경설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공원과 가로 그리고 정원을 디자인하기 위해 타 분야에는 없는 조경만의 익숙함, 경험, 탁월함을 더욱 지녀야 함을 동시에 느낀다. 익숙함에 대한 또 다른 생각은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봄이다. 1921년 텍사스에서 처음 생긴 이 ‘드라이브 스루’라는 산물은 미국 패스트푸드의 성장속도와 함께 인간에게 게으름을 선사했다. 드라이브 스루에 익숙해질수록 사람들은 잠깐의 걷기조차 거부한다. 때론 드라이브스루 매장 줄이 훨씬 길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차에서 내리지 않는다. 익숙함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이렇듯 일상에서의 익숙함은 대개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기도 한다. 연인관계에서는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는다거나 업무에서는 반복적인 일에 익숙해져 매너리즘에 빠진다는 등 우리의 일상 속에서는 익숙함을 경계의 대상으로 때로는 낯설게 바라볼 필요도 있다. 문학용어로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 란 관습에 무디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대상을 끊임없이 친숙하지 않게 만드는 표현적 기법을 말하는데 이는 여러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다. 정형에 반대한 해체주의 건축뿐만 아니라 파라메트릭 디자인처럼 알고리즘을 통해 비정형적 비예측적 디자인 결과도 일종의 낯설게 하는 기법의 일환이다. 기법을 넘어서 익숙해져버린 조경이란 영역에도 일종의 낯설게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언제부터 예쁘고 자연스러운 곡선을 조경스러움으로 받아들였을까? 왜 조경이 꼭 착하기만 할 거라 생각할까? 또 우리는 조경에 비용이 덜 드는 걸 언제부터 당연하게 받아들였을까? 대중의 인식이든 타인의 편견이든 업계의 관행이든 그리고 타협된 생각이든 익숙해져버린 우리의 조경을 스스로 낯설게 볼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몇 차례에 걸쳐 우리가 사용하는 조경이란 이름의 적절성과 적실성에 대한 논의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현재 지니고 있는 조경이란 단어에 대한 기존의 인식과 익숙함이 실제 표방하고 내포하고자 하는 의미를 방해한다는 데서 비롯된 논의이다. 수십 년간 사용된 이름을 바꾼다는 행위가 쉽지는 않지만 이런 논의를 통해 적어도 지금의 조경을 조금은 더 낯설게 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익숙함의 좋고 나쁨을 떠나 그리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익숙해져야 할 것들도 있다. 코로나 이후의 삶이 그러할 것이다. 전례 없는 이 낯선 상황은 우리의 익숙했던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거리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적 풍경이 되었다. 미국 내에서도 재택근무와 비대면 온라인 미팅이 또 다른 일상이 되어버렸다. 대학에서 학생들의 조경설계 과제 비평을 할 때도 직접 모형을 놓고 프린트된 포스터를 놓고 크리틱을 하던 때와 다르게 화상미팅매체를 통해 코멘트를 주고 디지털로 발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고 또한 그에 맞게끔 교육과 기술이 다양화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도 비 대면을 요구하는 코로나와 함께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패스트푸드 매장의 전유물이 아닌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를 넘어 다양한 아이디어가 포스트 코로나 사회에 대응해 등장하고 있다. 공연장에 갈 수 없자 집 앞 발코니에서 음악을 공연했던 삼중주단에서 착안해 코로나 상황과 함께 발코니의 가능성을 모색하여 “발코니와 바이올린, 코로나 이후의 삶”이란 주제로 열린 최근의 부산국제건축디자인 워크숍은 흥미롭다. 아직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World Landscape Architecture(WLA)에서 최근에 개최한 ‘사이의 공간을 재구상하기(reimagining the spaces in between)’라는 학생설계공모전도 코로나 이후의 오픈 스페이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색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공원 및 공공 공간에서의 이용패턴이 변한 지금 익숙했던 접근방식을 넘어 다양한 사회적 실천적 관점에서 조경의 방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 이후 실내 활동의 제한과 함께 늘어난 여가시간이 시민들로 하여금 야외로 몰리는 풍선효과를 불러 공원에 대한 관심은 분명 증가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공원은 적절한 사회적 거리유지를 담보해주지 못한다. 지금의 광장과 공원은 감염병에 취약하다. 그렇기에 공원과 광장에 대한 안전성과 공공성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전통적인 조경의 영역뿐 아니라 기후변화, 사회적 정의, 불평등, 건강문제와 같이 사회적 문제에 민감하게 그리고 유연하게 반응해서 여러 학제 간 연구 및 협업을 통해 조경에서의 역할을 모색하는 것 또한 앞으로 익숙해져야 할 조경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이성민 / 텍사스 A&M 대학교 조경 및 도시계획학과 교수
- 이성민 텍사스 A&M 대학교 조경 및 도시계획학과 교수[email protected]
- 20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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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사이에 조경을 하는 사람이나 건축을 하는 사람들에게 화제가 될 만한 뉴스가 있었다. 쓰촨성 청두(Chengdu)에 있는 30층짜리 8개동의 ‘숲아파트’가 그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2018년에 완공된 그 아파트의 정식 이름은 ‘Qiyi City Forest Garden’이다. 즉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완판된 아파트가 현재는 826가구 중에 불과 10여개의 아파트에만 주민이 산다는 것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모기 때문이었다. 몬순기후가 있는 청두에 우기철에 모기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모기뿐만 아니라 화단에 물을 주게 되면 하중으로 다른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그 비싼 아파트를 모기나 하중 때문에 입주하지 못한다고 하니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난센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기사의 댓글들을 보면 대부분 “그럴 줄 알았다, 쓸데없는 짓을 하였다, 중국이 그렇지 뭐” 등 부정적이고 편향적이었다. 문득 이런 뉴스가 옥상녹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가 되었다. 당연하지만 인간은 경험의 동물이다. 단순히 책으로 배운 것이나, 어깨 너머로 배운 것들은 쉽게 잊기 마련이나,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잊지 않는 법이다. 조경분야의 오래된 공무원이나 공사의 직원들을 만나보면 의외로 옥상녹화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옥상녹화를 한 이후에 식재에 대한 하자나 유지관리문제, 방수에 대한 문제로 곤란한 일을 많이 겪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분석을 하고 대처를 하면 될 일이다. 과거에 비해 옥상녹화의 기술이 발달하였고, 적합한 식물의 소재가 늘어났다. 그리고 전문회사도 많이 생겨났다. 옥상녹화가 실패한데에는 여러 가지 다른 요소도 있을 수가 있는 것이다. 타산지석이라고 청두의 ‘숲아파트’의 부정적 기사를 계기로 수직숲건물 및 옥상녹화에 대해 성공사례를 알아보고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 분석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청두의 ‘숲아파트’는 2014년 이탈리아 밀라노에 스테파노 보에리(Stefano Boeri)가 건축한 Bosco Verticale에서 그 아이디어를 따온 것이다. 스테파노 보에리는 이 프로젝트로 하루아침에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건축가의 반열에 올랐다. 현재도 그는 전 세계에 Bosco Verticale와 유사한 프로젝트를 수없이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Bosco Verticale의 사진(2018년)과 홈페이지에 소개된 관련된 프로젝트들이다. 뉴욕의 하이라인도 유사한 프로젝트들에 많은 영향을 주었기에 ‘The High Line Effect’라는 단어가 생겼는데, 이 정도면 ‘The Bosco Verticale Effect’라는 단어가 생겨도 이상할 것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관심 있는 사람들만 아는 것은 Bosco Verticale 프로젝트의 성공에는 로라 가티(Laura Gatti)라는 식물전문가의 공동설계가 큰 역할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렇듯 이런 프로젝트는 치밀하게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해야 성공할 수가 있다. 2015년 4월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열렸던 ‘IGRA(International Green Roof Accociation) Congress2015’에 참석하였던 그녀를 본 적이 있다. 그 Congress에서 당연 최고의 화제는 Bosco Verticale였으며 그녀는 그 프로젝트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였다. 그녀는 다음과 같은 단 문장으로 그 건축물의 가치를 설명하고자 하였고 그처럼 적절한 표현은 찾기 힘들 정도였다. “밀라노를 방문할 10가지 이유 중에 하나가 Bosco Verticale를 보는 것이다!” 그렇다 Bosco Verticale는 이렇게 밀라노의 새로운 상징이 되었다. Bosco Verticale의 성공요인은 이것만이 아니다. 그들은 태풍에 대비하기 위하여 미국의 플로리다에서 수목에 대한 태풍모의실험을 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반영하여 안전에 대비할 수 있었다. 즉 뿌리분을 고정시켜 수목이 전도되지 않도록 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수간을 별도로 고정하여 태풍에 부러지더라도 지상으로 낙하하지 않도록 고려하였다. 그리고 수목의 사계절 색상을 고려하였으며, 잎의 색이 독특한 수목들을 곳곳에 배치하여 경관적요소를 고려하였다. 즉 수목식재의 패턴도 가드닝에 야생화를 식재하는 기법과 마찬가지로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색상을 고려하였다. 이렇듯 몇 가지만 보아도 그들이 얼마나 치밀하고 완벽하게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실행했는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Bosco Verticale는 성공한 아파트가 되어 고가에 거래가 되고 모델, 연예인, 스포츠스타 등 유명한 사람들이 거주하는 명품건물이 되었는데, 청두의 ‘숲아파트’에는 도대체 어떤 일이 생긴 것일까? 단순하게 모기의 문제가 대부분일까? 우선 Bosco Verticale의 사례를 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테파노 보에리는 홈페이지에서 이 건물을 만든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종들 사이의 관계를 회복시키려 했다.(생물다양성을 고려한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생각이다) -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수직적 건물이 평면적 확장을 억제한다는 뜻일 것이다) - 습도 조절 및 이산화탄소 저감, 미세먼지 제거 등 도시열섬현상을 완화시키는 환경적 역할을 한다.(옥상녹화의 여러 가지 장점들이다.) - 인간, 나무, 새가 함께 사는 공간을 조성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기적이며 총체적인 공간을 형성하는 것을 고려하였다. - 계절적으로 변하는 식물의 색이나 형태를 이용하여 그 아름다움으로 이 건물이 도시의 랜드마크적 역할을 하도록 고려하였다. - 에너지를 절감하는 역할도 고려하였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그와 로라 가티는 조성에만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건축 후의 유지관리도 촘촘하게 고려하였다. - ‘Flying Gardeners’라는 전문가들이 건물을 타고 내려오면서 유지관리를 하도록 하였다. - 모든 관수 및 영양관리는 중앙에서 IoT시스템을 통하여 제어한다. - 옥상의 태양광시스템과 재처리된 건물 폐수를 이용하여 관리하도록 하였다. - 유지관리에 용이한 식물들을 선정하였으며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여 설계하였다. - 식물의 하자를 줄이기 위하여 각 플랜터에 들어갈 수목을 수 년 전에 미리 맞춤 재배하였다.(건축기간에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우리의 경우는 그러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청두의 ‘숲아파트’는 어떠할까? 당연히 위와 같은 치밀한 설계 및 시공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겉만 따라해서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아무래도 청두의 ‘숲아파트’는 스테파노 보에리와 협업하지 않은 것 같다. 그는 중국의 상하이와 류저우 등 여러 곳에서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청두의 이름은 찾을 수가 없었다. 또한 이 ‘숲아파트’의 실패이유에 대해서 뉴욕식물원의 대릴 베이어스(Daryl Beyers)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하였다. - 유지보수를 고려하지 않았다. - 잘못된 설계 및 디자인의 문제다. - 조성 후 방치되었고 전문가의 관리가 없었다. - 발코니에 물이 고였고 이것이 모기발생의 원인이 되었다. - 발코니의 배수를 고려하지 않았다. - 당초 연간 4회의 관리계획이 있었으나 이 정도의 인공지반조경이면 거의 매주 관리를 해줄 필요가 있다. - 건축가, 조경설계가, 원예가, 구조전문가의 협업이 부족했다. 그렇다. 옥상녹화는 치밀한 설계와 시공을 통해 Bosco Verticale처럼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도 또는 ‘숲아파트’와 같이 세계적 뉴스가 될 정도의 실패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단순하게 지역적 기후의 문제는 아니다. 위에 언급된 여러가지 고려와 실패이유도 있지만 다음의 이유도 실패의 원인이며 결과일 것이다. - 조경기술의 문제(식물소재 선정, 유지관리시스템의 부족 등) - 구조의 문제나 방수의 문제에 대한 건축과 구조 등과 협력 부족 - 병충해의 문제는 토양 및 식물의 선정 등 다른 방안으로 미리 고려해야함 - 너무 높고 우거진 나무만이 좋은 것은 아닌데 수목의 성장과 함께 증가되는 하중 및 큰 수목으로 인한 광량 및 집안으로 들어오는 햇볕 등에 대한 연구가 미흡 - 옥상녹화에 특화된 식물재배 방식 등을 통해 새로운 기법의 설계를 해야 함 - 당초부터 디자인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홍보를 위한 특색에 너무 중점을 둔 느낌이 있음 - 방수 및 기타 다른 요인들도 입주를 꺼리는 요인일 수 있음. 토양 및 냄새, 기타 등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성공한 옥상녹화가 많지 않고 대부분의 법적조경만을 위한 옥상녹화가 실패하는 원인도 이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그렇다.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도 옥상녹화의 대부분이 실패하는 나라이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고 생각한다. - 법적조경의 한계: 적은 비용으로 법적조경만 하려는 경우가 많다. 지상조경은 그래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거나 발생하더라도 하자보수가 용이하다. 하지만 옥상녹화의 경우 문제발생의 우려가 많고 하자의 비용이 크다. - 유지관리의 한계: 법적조경만 겨우 충족시킨다면 당연히 유지관리가 어려워진다. 비용을 줄이기 위한 낮은 토심과 낮은 식재 밀도, 옥상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시공으로 하자발생이 높아지고 유지관리를 위한 비용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 설계기술의 문제: Bosco Verticale의 성공사례에서 보듯이 설계단계에서 옥상녹화를 위한 여러가지 협력이 필요하고 고려할 사항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런 설계를 보기가 어렵다. 또한 제대로 설계가 되지 않아 제대로 시공이 되지도 않는다. 상업건물의 옥상녹화 설계도는 대부분 전문성이 떨어지며 정확도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 제도의 미비: 법적조경은 단순하게 면적 및 토심, 수목의 크기나 수량만 고려하기 때문에 옥상녹화의 실패를 막지 못한다. 인공지반에 적합한 설계와 시공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며 조성 후의 유지관리문제를 고려하고, 유지관리가 되지 않는 경우에 대한 제도마련도 필요하다. 인공지반의 역할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 그것을 위한 여러 가지 여건은 미약하다. 갈 길이 멀지만 가야만 하는 길이다. 덧붙여, 우리나라에 가장 잘못된 번역으로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있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한다”라는 영국의 경제학자 토머스 그레샴의 경제이론이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특히 한문을 모른다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외국어에 가까운 이 말에서 가장 어려운 말은 ‘구축한다’이다. 이 말은 ‘몰아내고 쫓아낸다’라는 뜻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구축함도 이 한자에서 유래된 것이다. 순도가 낮은 금화와 순도가 높은 금화가 시장에서 함께 유통될 때 결국에는 시장에 순도가 낮은 금화만 남는다는 말이다. 이 이론을 견강부회하자면 올바른 설계와 시공을 하는 회사가(순도가 높은 금화)가 점점 사라지고 저렴하고 조악한 설계와 시공을 하는 회사만(순도가 떨어지는 금화) 살아남는 지금의 이 조경 시장을 꼬집어 말하고 싶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한다.” 김진수 인공지반녹화협회 부회장 / 랜드아키생태조경 대표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김진수 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부회장[email protected]
- 202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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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환자에게 ‘약’ 대신 ‘자연’을 처방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영국 스코틀랜드의 사례다. 이곳에서는 2018년부터 의사가 실제 자연을 처방하는 것이 제도적으로 가능해졌다.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면 실제 치유효과가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국외 산림치유 동향이 한눈에 담긴 연구자료가 발간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자원을 활용한 의료연계서비스 국외사례』, 『중국의 산림치유 정책 및 운영현황』 등 연구자료 2건을 발간했다고 22일 밝혔다. 산림치유는 향기, 경관 등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최초 산림치유의 숲 개장 이후 67개소의 치유의 숲을 조성·운영 중이며, 2019년 말 누적 방문객은 186만 명, 산림치유프로그램 이용객은 32만 명이다. 연구자료에 따르면 영국, 뉴질랜드, 미국 등에서는 산림의 건강증진 효과를 바탕으로 자연을 처방하는 노력이 시작됐으며, 중국에서는 범국가적으로 산림치유 정책을 추진하는 등 그 발전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 의사들은 2018년부터 병원을 방문한 환자에게 ‘약’ 대신 ‘자연’을 처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으며, 고혈압, 우울증, 정서불안, 심장질환 환자들에게 증상을 완화하고 행복수치를 높이는 자연 처방을 제공하고 있다. 뉴질랜드와 미국에서도 다양한 신체활동과 영양상태 개선을 위해 산림을 이용하거나, 생활권 녹지에 다양한 숲길을 조성해 ‘의료길’ 또는 ‘처방길’이라고 부르며 운영하고 있다. 중국은 2015년 10월 이후 중국의 지방자치단체와 지역단체들이 산림치유를 적극적으로 승인하고, 그에 앞서 중국 국가임업초원국(산림청)에서는 국외 산림치유 개념도입, 홍보, 연구를 추진했다. 특히 중국은 한국의 산림치유 관련 법률 제정 사례와 공간조성 현황을 참고하여 발전해나가고 있으며, 중국의학과 접목해 중국에 적합한 요소와 특징을 반영한 산림치유 방안을 찾아가고 있다. 서정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복지연구과장은 “앞으로도 산림의 치유효과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를 추진해 숲의 긍정적 치유 효과를 발굴해나갈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산림치유 연구결과를 많이 홍보하는 한편, 국외사례들도 많이 참고하여 우리 산림에 대한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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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경복궁을 거닐던 조선 왕가의 옛 모습이 싱가포르의 정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한국 전통 한지 등불로 재현된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주싱가포르대한민국대사관 및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 와 협력해 싱가포르 중추절 축제 기간에 한지등(燈) ‘왕가의 산책’을 처음으로 전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왕가의 산책’등(燈)은 왕과 중전, 상궁과 내관, 호위무사 등 11개의 등으로 구성되며, 경복궁을 거닐던 조선 왕가의 옛 모습을 재현한다. 한국 전통 한지를 활용해 제작된 ‘왕가의 산책’등(燈)은 지난 2019년 서울관광재단이 매년 주최하는 서울빛초롱축제에서도 전시됐다. 서울빛초롱축제는 한지등(燈)을 전시하는 축제로서, 2009년 처음 시작해 매년 내외국인 200만 명이 넘게 찾아오는 서울의 겨울 대표축제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싱가포르의 주요 관광 명소로, 21세기를 선도하는 정원도시(Garden City)를 만들겠다는 비전 아래, 지난 2006년 국제설계공모를 거쳐 2012년 6월 공식 개장한 도심 속 정원이다. 우리나라의 추석이 있는 9~10월경 중추절 축제(Mid-Autumn Festival)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싱가포르인들은 중추절 기간 가족과 더불어 월병(Moon Cake)을 나눠 먹거나, 등불을 켜두고 풍요로운 가을 추수를 맞이하게 해준 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추석 명절 때 가족·친지와 송편을 나눠 먹고, 조상들께 감사의 마음으로 차례를 올리는 것과 유사하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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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국립산림과학원이 지구온난화를 막아주는 탄소 저장고 중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인도네시아 이탄지의 훼손을 막기 위해 나섰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30년까지 매년 3억 원의 신규 예산을 확보해 국제임업연구센터(CIFOR)와 함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칼리만탄 지역의 이탄지(peatland) 보전·복원을 위한 연구협력사업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이탄지 산림복원을 위한 공동연구 수행을 통해 황폐화된 산불피해지 및 이탄지를 복원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황폐지 환경개선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협력사업이 진행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러한 사업을 통해 지역주민의 적극 참여를 유도해 이탄지 이용 측면을 고려한 지역사회 발전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구의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는 이탄지는 나뭇가지, 잎 등의 식물 잔해가 침수 상태에서 잘 분해되지 못하고 수천 년에 걸쳐 퇴적되면서 형성된 유기물 토지다.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얻은 탄소량의 두 배 이상을 저장할 수 있으며, 일반 토양보다 탄소저장량이 10배 이상 높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이탄지(2000만 ha)를 보유해 이탄지 보전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인도네시아의 이탄지 탄소저장량은 46기가 톤이며 전 세계 이탄지 저장량의 8~14%를 차지한다. 하지만 농업 생산량 증대를 위해 인위적인 배수와 화전으로 이탄지를 개간하는 일이 증가하면서 이탄지가 급속도로 황폐화되고 있다. 이탄지 개간은 건기에는 토지를 건조화시켜 대형 화재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우기에는 홍수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이탄지를 개간하는 것은 지구온난화를 막아줄 탄소 저장고가 사라지는 것임과 동시에 저장하고 있는 탄소를 배출하게 만드는 일이다. 이탄지 개간 및 황폐화로 매년 약 13억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며, 이는 세계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에 해당한다. 이번 보전·복원사업이 진행되는 중부 칼리만탄은 대규모 이탄지가 있는 곳으로 1996년 수하르토 쌀농사를 위해 대규모 이탄지 개간사업(Mega rice project)이 진행됐던 지역이며, 올해부터 2022년까지 다시 대규모 농지화를 계획하고 있어 이탄지 보전·복원사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번 사업을 기반으로 신기후체제 대응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며, 전 세계가 건강한 산림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지속해서 협력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김명길 국립산림과학원 과장은 “코로나 19 사태 이후 위기의식이 고조됨에 따라 식량 안보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며 “식량 생산을 위해 이탄지 개간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탄지 보전·복원도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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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랩디에이치 조경설계사무소(Lab D+H)가 설계한 ‘용칭지구: 미시적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ASLA Professional Awards 2020’에서 Urban Design Category Honor Award를 수상했다. 미국조경가협회(ASLA)는 지난 4일 ‘ASLA Professional Awards 2020’ 수상작을 발표했다. 2020 Professional Award에는 총 31팀의 수상자를 선정하고, 4개의 Excellence Award, 20개의 Honor Award, 1개의 Landmark Award가 있다. ASLA Award는 세계 조경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설계 및 프로젝트를 위한 조경 분야의 전문가와 학생에게 매년 다양한 상을 수여한다. 수상작은 조경의 글로벌 트렌드와 미래를 반영한다. 올해는 일반 디자인(General Design), 도시 디자인(Urban Design), 주거 디자인(Residential Design), 분석 및 계획(Anaysis&Planning),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연구(Research) 및 랜드마크(landmark) 어워드를 포함한 7개의 카테고리가 설정됐다. Urban Design은 올해 새로 추가된 카테고리로, 사회적 형평성, 경제적 활력, 인프라스트럭쳐, 환경관리 및 장소만들기를 활성화하고 개선하는 프로젝트에게 수여된다. Lab D+H의 ‘용칭지구: 미시적 도시재생 프로젝트(Yongqing Fang Alleyways: An Urban Transformation)는 한때 중국 남부의 경제핵심 지역이었던 광저우의 Enning Road에 위치하는 골목길이 엇갈린 지구로 주변의 현대적인 시설과 비교해 뚜렷하게 낙후됐던 장소다. 기존 주민들의 강제 이주를 피하고 옛 골목의 공간질서를 유지하며 미시적 재구성 방식으로 도시재생을 위한 새로운 표본을 제공했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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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코로나19로 지친 세계인을 응원하고자 5G로 168시간 동안 전 세계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하나로 연결하는 릴레이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2020년 대한민국의 유네스코 가입 70주년을 맞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SK텔레콤, 마젠타컴퍼니가 오는 10월 21일부터 7일간 24시간 동안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구를 연결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코로나19로 멈춘 세상에서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하고자 기획된 이번 ‘See Together Challenge(씨 투게더 챌린지)’ 프로젝트는 전 세계에서 참가자 신청을 받아 10월 21일부터 27일까지 7일간 진행된다. 세계유산을 방문하는 모습을 전 세계로 라이브 전송하게 될 이번 프로젝트에는 전 세계 누구나 참여가능하며 ▲자기소개 ▲참여 동기 ▲촬영을 원하는 장소와 이유 ▲전하고 싶은 메시지 등을 담은 참가 신청영상을 9월 28일까지 이메일로 보내면 심사를 통해 참가자를 선발한다. 세계유산 소개 영상은 10월 21일부터 1주일간 24시간 내내 전 세계에 라이브로 중계된다. 한국 시각을 기준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한국에서,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유럽으로, 새벽 2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는 미국 및 남아메리카로 이어질 예정이다. ‘See Together Challenge’ 영상은 ‘WAVVE(웨이브)’,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유튜브 채널, 마젠타 컴퍼니 유튜브 채널 ‘디윈’ 등을 통해 전 세계에서 시청할 수 있다. 비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 참여자 개인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중계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 SK텔레콤은 5G 네트워크를 제공하며, 공동 주최기관인 마젠타컴퍼니와 함께 5G 기반 모바일 생중계 시스템도 개발한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세계유산 사이트와 박물관, 미술관 대부분이 문을 닫은 상황에서 전세계가 유네스코를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평화, 연대, 소통의 힘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번 행사가 5G 기술을 통해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SK텔레콤은 5G, AI 등 첨단 ICT 기술을 통해 행복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젠타 컴퍼니는 “코로나19로 잠시 멈춤을 경험하고 있는 인류가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천천히 보여주고 시청하는 슬로우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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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김백연 기자] 산림청이 한국의 산림녹화 성과와 앞으로의 산림정책에 대해 국제사회에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산림청은 오는 2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주관으로 개최되는 ‘본 챌린지(Bonn Challenge) 온라인 기념행사’에 참가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온라인 기념행사는 국제적인 산림복원 노력을 목적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과 독일 정부가 제안해 지난 2011년 출범한 ‘본 챌린지(Bonn Challenge)’의 2020년 1억5000만ha 산림복원 목표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계획됐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세계 자원과 자연 보호를 위해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보호 관련 국제기구다. 산림청은 본 행사에서 산림녹화 성과 및 산림청장의 회견 등을 다양한 영상으로 소개하고 현재 우리나라의 산림정책 및 평화산림이니셔티브(PFI), 세계산림총회(WFC) 개최와 같은 향후 계획을 공유할 계획이다. 또한 산림청은 이번 행사에서 국내 시민사회단체(CSO), 민간기업, 국제기구, 산림 전용 및 황폐화 방지사업(REDD+) 시범사업 관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산림관계자와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다. ‘본 챌린지 온라인 기념행사’는 IUCN 홈페이지 및 본 챌린지 홈페이지, 페이스북, 산림청 유튜브 등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본 행사는 24시간 동안 온라인으로 개최되며 국가별로 1시간 동안 자국의 본 챌린지 이행 현황, 주요 산림정책 등을 영상·사진·실시간 회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전 세계 관계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 터키, 케냐, 미국 등 18개 국가,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 및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등이 행사에 참여해 본 챌린지 성과를 기념하고 자신들의 산림복원 정책과 경험을 소개할 예정이다. 고기연 산림청 국제산림협력관은 “본 행사가 현재의 기후변화 위기 극복을 위해 산림과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산림청도 국제사회의 산림복원과 산림파괴 방지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김백연[email protected]
-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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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스마트시티·인프라 개발 노하우를 갖춘 LH와 개발도상국 개발을 지원하는 코이카가 신규 해외사업 발굴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 LH는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와 개발도상국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스마트시티·인프라 분야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스마트시티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교통·환경·주거 등 문제를 해결해 시민들이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 도시다. 이번 협약은 최근 정부의 한국형 뉴딜 및 신남방·북방 정책에 부응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및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LH의 투자개발사업과 코이카의 ODA 사업 간 유기적인 연계방안 모색 ▲개발도상국 발전을 위한 도시 분야 현황 및 계획 공유 ▲ODA 협력국 스마트시티·인프라 사업 연계 ▲개발도상국 자문 및 협력사업 발굴을 위한 전문가 파견을 포함해 포괄적인 업무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LH와 코이카가 해외진출 초기부터 협력해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에서 사회주택·경제자유구역·디지털인프라 등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후속 개발투자를 이어나가면서 보다 실효성 있는 해외사업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H는 그동안 축적된 해외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미얀마, 쿠웨이트 등 해외국가를 대상으로 MP(Master Plan) 수립, 기술자문 등 용역을 수행 중이다. 작년부터는 한·미얀마 경협산단 사업을 시작으로 해외진출 방향을 단순도급형 방식에서 직접투자 방식으로 전환했으며, 현재 17개국에서 32개의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검토하고 있다. 변창흠 LH 사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국내 최대 도시·주택 개발 공기업인 LH가 개발도상국 지원 전문 기관인 코이카와 협력해 기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개발도상국과 개발 경험을 공유하는 글로벌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을 확고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0-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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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 = 김혜빈 통신원] 조경가가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으로 공원을 개발했듯이,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 위한 조경 디자인 해법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는 조경학자들 간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난 18일 한국조경학회 공원녹지연구회는 화상회의 프로그램 ZOOM을 통해 제5차 웹 화상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웨비나는 역사경관과 공중보건에 관한 미국 조경의 연구 동향을 주제로 미국 조경 연구자들의 역사경관과 공중보건에 대한 연구와 상호 교류 기회를 마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역사경관과 공중보건에 관한 미국 조경의 연구 동향’을 주제로 개최된 웨비나는 ▲박소현 코넷티컷 대학교 식물과학 및 조경학과 교수의 ‘역사경관 보전의 조경계획적 접근’▲이성민 텍사스 A&M 대학교 조경 및 도시계획학과 교수의 ‘공중보건 증진을 위한 학제간 연구’에 대한 발표와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사회를 맡은 안승홍 한국조경학회 공원녹지연구장은 “미국 조경학자들의 연구 공유 및 논의를 통한 정보를 바탕으로 향후 미국과 한국의 상호 발전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박소현 교수는 ▲자연·문화적인 보호를 위한 U.S. National Park Servise 역사경관 보전·관리 프로그램 ▲Palmito Battlefield 장기보전 종합 계획 사례 연구를 발표했다. 이날 박 교수는 역사경관의 보전뿐만 아니라 관리부터 레크리에이션 기회까지 제공하는 프로그램 사례를 보여줬다. 또한 전쟁지의 야생동물 서식지, 오염에 대한 보호가 필요한 지역에 대한 도시화 경향 등이 이슈로 다가옴에 따라 공간의 보호, 회복, 관광,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인식 증진, 지역사회 참여 증진을 위한 목표 수립의 단계적 계획을 설명했다. 이성민 교수는 ▲건강과 안전을 위한 설계 및 계획 ▲노인 및 어린이를 위한 외부환경과 신체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며 “조경과 공중보건의 접점을 시작으로 건강에 대한 키워드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조경, 공중보건 분야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단어는 서로 맥락이 다르다. 하지만 건강한 환경 및 커뮤니티의 공통 화두를 공유해가면서 조경의 역할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건축 분야에서는 이미 고령화를 대비해나가고 있다. 조경 분야에서도 다양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으며, 노인들이 어떻게 자연에 더 노출되고 이를 통해 건강을 증진시킬 것인지에 대한 기반과 디자인을 고안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공원은 자연 발생이 아닌 조경가들의 많은 고민을 통해 만든 공간이다. 조경가의 작은 디자인 해법이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고, 그러한 고민들을 조경적인 측면에서 계속 해 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토론에서 박재민 공원녹지연구회 총무는 “기존 역사학자와 조경가의 접근의 큰 차이는 무엇인가?”, “한국에도 많은 군사 유산이 있는데, 조경가들은 어떠한 접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박소현 교수는 “스토리텔링 중심인 역사학자들과 달리 조경은 공간의 장점, 약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기에 여러 프로젝트에서도 잘 녹여지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조경가들은 대상지를 볼 때 전체 공간의 능력과 시스템을 보고 물리적인 것뿐만 아니라 프로세스를 현대와 어떻게 오버랩시킬 것인가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아울러 박 교수는 “현재 코로나 때문에 우울증, 스트레스, 자살률이 높아져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를 사는 사람들을 위한 우리 분야의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며 웨비나를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안승홍 공원녹지연구회장은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이 사회에서 어떤 선한 영향과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 분야가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나아가야 할 방향의 길잡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 웨비나를 통해 이러한 조경학자 간의 상호 교류 기회가 훨씬 많았으면 좋겠다. 오늘 웨비나가 의미 있고 미래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며 조경학자 간의 연구 공유와 발전에 대한 노력을 기울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 김혜빈 전북대학교 통신원[email protected]
- 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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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김백연 기자] 산림청과 해양수산부가 재해예방·환경보호·해양생태계 안정화를 위한 융합 공적개발원조 사업을 함께 하기로 했다. 산림청은 산림과 수산부문이 함께 협력하는 첫 번째 융합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실행하기 위해 베트남 측과 ‘맹그로브숲 복원과 지속가능한 관리’ 이행 합의를 18일에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은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이나 국제기관에 하는 원조이며 맹그로브숲은 아열대나 열대의 해변이나 하구의 습지에서 발달하는 숲을 말한다. 맹그로브숲은 열대·아열대 해안가에서 염수에 뿌리를 박아 자연재해를 방지할 수 있는 천연방파제뿐만 아니라 조개, 새우, 게 등 다양한 해안생태계의 서식지의 역할도 한다. 본 사업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총 45억 원의 공적개발원조 자금으로 진행되며 베트남 홍강 삼각주의 남딘, 닌빈 지역에서 맹그로브숲 복원, 양묘장 조성, 주민생계개선, 역량 강화 등 산림협력과 맹그로브숲과 관련된 수산업 분야와의 협력으로 구성돼 있다. 베트남은 한국의 공적개발원조 중점협력 국가로서,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제적 동반관계이며 산림 분야에서는 아시아 산림협력기구 회원국이다. 베트남의 맹그로브숲은 지난 1943년 41만ha에서 2012년 13만ha로 크게 감소했으며 베트남전에서 제초제 살포, 대규모 새우 양식장 조성과 농경지 개간이 감소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번 사업에서 산림청은 맹그로브숲을 조림 및 복원하고 해양수산부의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맹그로브숲을 활용한 친환경적인 양식 기술 및 선진적인 수산업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산림청은 이번 사업이 부처 간 융합사업으로 해양수산부와 함께 맹그로브숲과 수산업 간의 상충 관계를 해결하고 상호 협력해 공적개발원조 사업의 효과성을 제고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기연 산림청 국제산림협력관은 “산림과 어업부문이 협력하는 첫 번째 융합 공적개발원조 사업으로서 맹그로브숲 복원을 통해 재해예방·환경보호·해양생태계 안정화와 주민소득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나무 심기와 더불어 어업 등 타 부문과 융합 공적개발원조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김백연[email protected]
- 202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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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한중일 3국이 스마트시티 협력의 토대 마련을 위한 ‘한중일 스마트시티 포럼(가칭)’을 출범하기로 했다.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은 3국 관계부처 협조 아래 세계스마트시티기구와 지난 5일 ‘한중일 스마트시티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온라인 세미나는 사전 초청을 받은 400여 명의 이해관계자만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는 한중일 스마트시티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로 각 나라 스마트시티 대표 기관(협회), 수도(서울, 베이징, 도쿄), 기업이 참가해 3국 간 스마트시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스마트시티는 교통, 복지, 환경, 교육, 재난 관리, 도시 재생 등 여러 방면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높은 정보통신기술을 가진 한중일 3국이 모두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또 스마트시티는 2019년 3국 정상이 채택한 ‘향후 10년에 대한 3국 협력’에도 부합하는 협력 분야다. 이번 세미나는 한중일 스마트시티 협력 플랫폼 구축을 위해 첫 번째 발걸음을 떼는 목적에서 마련됐다. 세미나는 세 가지 세션으로 구성됐다. 먼저 한국 스마트도시협회(SCA), 중국 도시개혁발전센터(CCUD), 일본 스마트시티 인스티튜트(SCI-J)가 각 나라 스마트시티 사업 추진 현황과 향후 발전 방안을 공유했다. 이어 ▲드론 등 최신 기술을 시민 참여 중심으로 활용해 실시간 교통 정보·재난 정보·주차 정보 등을 통합해 제공하는 서울의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 사업 ▲관광·헬스케어·방재·자율주행 등 다양한 영역의 서비스를 디지털화해 고령화에 대응하는 도쿄의 스마트시티 사업 ▲5G·사물인터넷·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통합해 활용하고 있는 베이징의 스마트시티 사업 등 서울, 도쿄, 베이징에서 스마트시티가 실제 도시 차원에서 구현되는 모습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 알리바바(Alibaba), 일본전기주식회사(NEC) 관계자가 스마트시티 구현 과정의 혁신적 서비스를 소개하고 앞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미치가미 히사시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 사무총장은 “이번 세미나는 한중일 3국의 대표 기관, 지방정부, 기업 등 스마트시티를 구현하는 관계자들이 모여 처음으로 스마트시티 협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세미나가 한중일 3국이 스마트시티 분야에서도 협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은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의견을 반영해 앞으로 3국 간 스마트시티 협력의 토대가 될 ‘한중일 스마트시티 포럼(가칭)’을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말 또는 2021년 초 일본에서 포럼을 개최하는 방안을 일본 스마트시티 인스티튜트를 비롯해 각 나라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Trilateral Cooperation Secretariat, TCS)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및 공동 번영의 비전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정부 간 국제기구로, 사무총장은 3국에서 교대로 수임하고 있다. 한중일 3국 정부가 서명 및 비준한 협정에 따라 2011년 9월 서울에 설립됐으며 3국 정부가 사무국 운영 예산의 1/3씩을 부담하고 있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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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김준현 미시건 주립대 조경학과 교수가 학과장을 연임한다. 지난 2017년 가을부터 이번 여름까지 미시건 주립대 조경학과 학과장 첫 번째 임기를 마치고, 올 8월부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두 번째 임기는 2023년까지다. 첫 3년의 임기 동안 김준현 교수는 Landscape Architecture Accreditation Board(LAAB)가 주관하는 조경학과 인증제도를 통해 해당 학과의 인증기간을 2024년까지 갱신했다. 또한 미국 건축 및 조경 분야에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Design Intelligence의 해당 조경학과 순위를 14위에서 9위로 상승시켰으며, 학과 120주년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해 학생 등록률을 20% 증가시켰다. 아울러 학과 커리큘럼 및 입학 프로세스를 새롭게 개선하고, 학생들의 학업 수행능력 평가지표를 새로 개발했으며, 동문들로 구성된 학과 자문위원회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새로운 장학금 및 학생들의 취업 및 대외활동을 위한 지원을 강화했다. 한편 현재 김 교수가 맡고 있는 Council of Educators in Landscape Architecture(CELA) 부회장 임기가 CELA 위원회의 결의를 통해서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 2021년까지 부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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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세종 스마트시티가 2020 스마트시티 아시아 태평양 어워드 ‘공공안전·스마트치안 부문’ 최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LH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세종특별자치시와 공동으로 ‘스마트시티 아시아 태평양 어워드(Smart City Asia Pacific Awards, SCAPA)’에서 공공안전·스마트치안 부문 최우수 프로젝트를 수상했다고 8일 밝혔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스마트시티 아시아 태평양 어워드는 세계 최고의 IT 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의 분석기법을 활용해 스마트시티 관련 각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정부,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국제적 권위의 어워드다. 올해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대상으로 총 14개 분야에서 19개의 수상작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 중 LH 세종 행복도시의 ‘플랫폼 기반 범죄안전 도시 서비스’는 공공안전·스마트치안 부문의 최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구체적으로 디지털기술과 데이터 등을 활용한 ▲범죄예방(안전보행경로 안내, CCTV 연계 귀가 관리) ▲범죄감시(지능형 CCTV, 안면인식) ▲범죄대응(112·119 연계) ▲피드백(스마트 포털을 통한 신고·제안 및 시스템 개선) 등의 시스템을 구축해 시민들에게 안전한 생활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한편 LH는 지난 2018년 세종 스마트시티로 스마트시티 국제인증기준(ISO37106)을 세계 최초로 획득하고, 지난해 12월에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월드 스마트시티 어워드‘에서 디지털 혁신분야 본상을 수상했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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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아이들을 환경에 맞추려 하지 말고 환경을 아이들에게 맞춰줘야 한다.” ‘조경작업소 울’은 지난 27일 ‘링크 컨설팅 – 즐거운 방’에서 ‘어린이의 독립이동’을 주제로 “울컴웰컴! ‘어린이의 바깥’ 시리즈(children and the outdoors)” 강연회를 개최했다. 첫 강연은 스웨덴의 아동교통 전문가인 피아 뵤크리드(Pia Björklid) 스톡홀름 대학교 명예교수(Stockholm University)가 ‘유럽에서의 어린이의 독립이동성’에 대해 들려주는 자리였다. 이날 강연회는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스톡홀름 현지와 연결해 화상으로 진행했으며, 조성빈 조경작업소 울 책임디자이너가 사회 및 통역을 맡았다. 독립이동성이란 어린이들이 동네에서 바깥으로 나와 성인의 동반 없이 이동하고 놀 수 있는 자유다. 피아 교수에 따르면 바깥환경은 어린이의 신체적, 사회적 발달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어린이는 자신의 주변환경에서 놀고 탐험하면서 성장·발달하고, 모든 움직임에는 놀이가 동반된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가는 행위도 놀이의 요소가 가미되며, 학교 통학길은 어린이의 놀이동선이 된다. 이처럼 바깥환경은 어린이의 놀이공간이 되기에 안전이 요구되는데 교통사고와 공해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고밀화와 차량 증가로 인해 도시에서 어린이의 놀이공간은 계속 줄어드는 실정이다. 이날 강연의 주제인 ‘어린이의 독립이동성’이 늘어나는 건 결과적으로 도시공간 내 어린이 놀이공간 증진과도 연결된다. 피아 교수는 먼저 어린이가 교통을 무서워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피아 교수에 따르면 어른들이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 어린이가 교통을 무서워하는 원인 중 하나다. 적신호를 어기는 차량, 보도 위로 다니는 오토바이, 마당 안으로 들어오는 차량 등이 그것이다. 어린이는 규칙에 대해 배울 때 그것들이 지켜질 것이라 기대하지만, 규칙을 지키지 않는 어른들로 인해 그 기대가 깨져버리는 것이 충격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차량의 높은 속력과 소음·배기가스 배출 등이 어린이의 안전을 위협하고 차량으로 인한 사고나 사고에 가까운 경험도 어린이에게 교통에 대한 두려움을 안겨준다. 이러한 요인들은 어린이의 책임이 아님에도 “어린이들은 사고나 사고에 가까운 경험을 하게 되면 ‘내 탓’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 피아 교수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모는 어린 자녀에게 가장 좋은 바깥 환경은 차량이 없는 환경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부모가 자녀를 학교까지 차로 데려다 주거나 걸어서 바래다주는 비율이 이전보다 훨씬 많이 증가했다고 피아 교수는 설명했다. 국제적인 연구에 따르면 16개 국가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 어린이의 자유로운 이동이 줄어들었는데, 이는 교통사고의 위험이 주 요인이라고 나타났다. 영국에서는 1970년대에 혼자 학교로 걸어가는 7~9세 어린이의 비율이 80%였으나 2010년에는 15%로 떨어졌다. 스웨덴에서는 1980년대에 혼자 걸어서 통학하는 7~9세 어린이가 대부분이었으나 오늘날에는 60% 정도다. 이러한 비율은 학교 통학노선과 어린이들의 주거환경에 따라 다르다. 보·차 분리가 된 지역에서는 7~9세 어린이의 95%가 부모 없이 통학했다. 단독주택이 있는 주거지역에서는 80%가 부모 없이 통학했다. 도심 지역에서는 이 비율이 50%밖에 되지 않았다. 어린이는 모든 교통상황에 대처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하지 않기 때문에 교통상황에 대해 올바르게 대응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짚었다. 피아 교수는 “어린이의 시각 능력은 10대 때까지 완전히 발달하지 않는다. 어린이들은 동시에 걸으면서 주위를 돌아보는 것이 불가능하고, 한 방향으로 뛰어갈 때는 더더욱 반대 방향을 주의하는 것이 어렵다. 청각 기능도 완전히 발달되지 않아서 어린이들은 한 곳에서 오는 차를 보고도 반대쪽에서 경적을 울리며 달려오는 차 앞으로 튀어나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어린이는 자신의 감정에 치우쳐서 주의가 산만해지기 쉽다. 갑자기 길 반대편에 있는 친구에게 달려 나갈 수도 있다. 똑같은 어린이라도 어느 날에는 교통안전을 유의하는 태도를 보이고 다른 날에는 겁 없는 도로 이용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어린이의 특성을 바탕으로 “도로에 튀어나와서 생기는 교통사고는 성인의 관점이다. 어린이는 운전자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어린이의 관점에서는 차가 자신들 앞으로 튀어나오는 것”이라는 시각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운전자들은 어린이가 어떤 ‘실수’를 잘 일으키는지 배워야 한다. 미리 앎으로써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전자들이 어린이 교통사고를 내는 경험을 하지 않도록 보호하고 돕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어린이 교통안전교육에 대해서는 지나친 신뢰를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교실에서의 교통안전교육은 어린이 스스로의 교통에 대한 이해도를 과대평가해 지나친 자신감을 갖게 하는 등 부정적 효과를 가져 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피아 교수는 “스웨덴의 각 지자체에서는 UN아동권리협약에 기초해서 아동영향평가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학교와 연계해 지역에 대한 정보를 모아서 교육자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실제상황에서 교통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배우고 있다. 또한 커뮤니티 조성에 참여하고 자신의 지역에 대한 모형을 제작하면서 배운다”고 소개했다. 스웨덴의 도로 안전에 관한 비전도 소개했다. 스웨덴은 ▲어린이, 자전거 이용자, 보행자가 차량 동선과 분리되는 동선을 더 많이 조성할 것 ▲교차로에는 최대 시속 30km 속도 제한을 두어 더욱 안전하도록 설계 ▲보차혼합공간에는 최대 시속 30km의 속도 제한 설정 ▲교통법규는 취약계층을 우선순위로 두고 설정(보행 또는 자전거 이용을 하는 어린이와 어른들)이란 비전을 세우고 있다. 이어 “도시계획자들이 학교와 협력해 도시계획을 하는 게 필요하다. 교사의 역할은 도시계획자와 어린이 사이의 매개체가 되어주는 것이다. 어린이는 수학능력을 적용해 도시계획에 참여할 수 있다. 어른들은 ‘어린이의 관점’에서 배우는데, 이는 커뮤니티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피아 교수는 “아이들을 환경에 맞추려 하지 말고 환경을 아이들에게 맞춰줘야 한다. 모든 외부환경 특히 교통안전 부문은 더욱 그렇다. 외부환경에서 어린이가 발달하기 때문에 외부환경 조건은 어린이에게 중요하다. 어린이에 맞추면 노인, 장애인 등 교통약자 모두에게 좋기 때문에 어린이에 초점을 맞추고 도시를 설계하면 좋겠다”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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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김바미 기자] 코로나19로 취소된 RHS 첼시 플라워쇼가 23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이번 온라인 가상 RHS 첼시 플라워쇼는 유명 정원 디자이너와 플로리스트들이 정원 디자인 팁, 정원 트렌드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가든 투어, 방법 시연, 재배농가, Q&A 등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돼있다. 첼시 역사상 가장 많은 훈장을 받은 여성 디자이너인 사라 에버(Sarah Eberle)는 자연 주의적 정원을 보여주고 여름 정원 가꾸기 방법을 공유할 예정이다. 지난해 쇼에서 금메달을 받은 디자이너 앤디 스터전(Andy Sturgeon)은 작은 외부 공간을 위한 디자인 팁을 제공한다. 또한 디자이너 톰 매시(Tom Massey)는 올해 쇼를 위해 만들어진 여밸리 가든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유기적인 야생동물 보호시설을 더 작은 규모로 만드는 방법을 시연할 계획이다. 아울러 매일 전문 재배자들과 식물 전문가들로부터 집에서 채소를 키우는 방법에 대한 조언과 요령을 배울 수 있다. 이러한 영상 콘텐츠 외에도 업계 전문가들이 작성한 식재, 정원 가꾸기, 디자인 팁 그리고 식물 종류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정보도 제공된다.
- 김바미[email protected]
- 2020-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