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유정 (yoojung318@naver.com)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던 서울 한남1고가 하부공간이 밝은 쉼터로 탈바꿈했다.
서울시는 한남1고가에 대한 ‘고가 하부공간 활용 공공공간 조성사업’을 완료하고 시민들에게 개방했다고 17일 밝혔다.
어둡고 차가운 응달이었던 계단식 공터에는 새하얀 나팔꽃 모양의 차양 구조물 9개가 꽃밭처럼 배치됐다. 꽃잎은 유리섬유강화콘크리트(GFRC)로 만들었다. 차양 내부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설치해 밤에도 보행자의 시야를 환하게 밝히고 LED 빛이 만들어내는 장관이 고가 하부 도시경관을 풍요롭게 만들도록 했다.
차양 구조물 아래엔 나팔꽃잎 6개를 형상화한 육각형 벤치를 설치해 시민들이 쉴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었다. 차양과 콘셉트를 맞춰 디자인한 육각형 모양의 카페도 들어섰다. 남녀 화장실도 새롭게 조성했다.
카페는 4m 높이 철골 구조에 모든 면을 통유리로 마감해 개방감이 넘치도록 했다. 카페 운영은 인터파크 씨어터(블루스퀘어)가 한다.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다.
서울시는 2021년부터 시민들의 전시, 버스킹, 플리마켓 등 문화예술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도 지원할 계획이다.
한남1고가 하부는 서울시가 2019년 설계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한 공공건축가 천장환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의 작품을 기반으로 설계·조성됐다.
천 교수는 “‘경쾌한 자연 이미지의 구현’이라는 주제는 기존 공터의 황량한 느낌을 없애고자한 것”이라며 “오랜 시간 버려졌던 고가 하부가 계절과 시간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는 자연을 통해 의미 있는 장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시는 2017년 삭막하게 방치된 고가 하부를 생활SOC로 조성하는 ‘고가 하부 공간 활용사업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총 6개의 고가 하부를 시민을 위한 공공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성동구 옥수, 동대문구 이문, 용산구 한남1고가에 이어 성북구 종암사거리 고가, 금천구 금천고가, 노원구 노원역 고가를 차례로 2021년까지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완료된 고가 하부공간 활용사업은 성동구 옥수 다락(多樂)과 동대문구 이문 고가다.
2021년에는 순차적으로 ▲성북구 종암사거리 고가 ▲금천 고가 ▲노원구 노원역 고가 등 총 6개 고가 하부가 차례로 변신할 예정이다.
시는 시범사업 6개가 종료된 이후 자치구가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해나갈 수 있도록 ‘고가 하부 공간 활용사업 조성 지침’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있다.
김태형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장은 “향후 자치구에서 고가 사업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도시공간개선단에게 적극 지원해 서울시 전역으로 서울형 생활SOC 모델이 확장돼 시민들을 위한 더 많은 공공공간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