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유정 (yoojung318@naver.com)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한국 조경학에 현재까지 축적된 학문적 성과와 담론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의 문제점과 새 시대에 걸맞는 조경적 해법 제시하는 책이 발간됐다.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19 확산·기후 변화·미세 먼지 증가·사회·경제 구조의 급속한 변화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삶의 모습을 반영해 온 조경은 이런 현실에서 어떤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야 할까?”
이 책에는 다양한 시각 확보를 위해 조경에 한정되지 않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 27인이 참여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논의되는 다양한 조경 담론인 시민과 거버넌스, 정원과 건강 사회, 미래를 모색하는 과학과 지속가능성, 역사유산과 문화경관, 조경 설계와 예술 등의 시선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의 문제점들을 바라보고, 새 시대에 걸맞는 조경적 해법을 제시한다.
‘시민, 거버넌스 그리고 커뮤니티’에서는 조경계 안팎에서 활발하게 부각되는 주제인 주민 참여를 다룬다. 공공이나 전문가의 일방적 해법 제시가 아닌 실제로 공간을 이용할 주민들과 함께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책을 마련해 나가는 방식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두 번째 장 ‘정원, 그린 그리고 건강사회’는 대립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논의다. 구성원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도록 공간을 구성하고 가꾼다는 조경의 근본 목적이자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과학 기술, 기후 변화 그리고 지속가능성’은 전 지구적 관심사로 떠오른 기후 변화와 미세 먼지에 대응하는 조경적 방식을 이야기한다. ‘역사, 유산 그리고 문화경관’은 조경학의 오랜 주제인 역사와 경관을 최근 국제 사회에서 급부상 중인 유산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장이다
‘식물, 디지털 그리고 조경 설계’는 조경 설계에 이용되는 매체를 다룬다. 전통적 매체인 식물에서부터, 최근 확산되는 3차원 스캐닝 및 프린팅, 빅데이터, 다른 분야에서 주로 쓰던 여러 디지털 조형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조경 설계가 넓혀갈 저변에 대한 청사진과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성과와 흥미로운 사례를 들어 최대한 일상과 가까운 용어와 개념으로 소개하며, 원고 내용 기술 방식도 새롭고 신선하다. 전문학이 갖는 딱딱함을 피하고 가급적 쉽게 전달하기 위해 주제 특성에 맞춘 세미나, 전문가 대담 및 인터뷰, 타 분야 전문가가 바라보는 조경 등의 옴니버스식 프레임을 시도했다.
이 책은 ‘한국조경학회지’ 통권 200호를 기념하는 사업으로 기획됐으며, 도입된 지 반세기가 다 된 한국 조경학에 현재까지 축적된 학문적 성과와 담론을 바탕으로, 동시대 문화를 아우르면서 미래 삶을 주도할 수 있는 진화된 조경 이야기를 담았다.
여기서 전개된 조경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담론은 조경학을 배우고 있는 학생, 조경가를 꿈꾸는 중·고등학생, 더 나아가 조경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보다 나은 삶의 환경 창출에 기여하고자 하는, 부드러우나 강력한 조경의 힘과 근사한 면모를 모두 함께 재확인하고, 한국 조경의 앞날에 대한 좌표를 설정하는 안내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