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호 경희대학교 통신원 ([email protected])
환경과조경 아라리가 주최하는 ‘젊음이 있다!젊음을 잇다!’ 토크콘서트가 지난 5일 동심원갤러리 3층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조경인으로서 성장하는 데 대한 고민을 나누는 토크콘서트로,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 ‘젊음에게 말하다’는 세 명의 발제자가 사전 준비된 다섯 개 질문과 그 외 50개의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오픈 포럼’ 형식이다. 2부 ‘젊음과 나누다’에서는 분야별 그룹 토크를 통해 1부에서 나누지 못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오픈 토론’이 진행됐으며, 3부 ‘젊음과 즐기다’에서는 모든 행사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서로 인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스탠딩 파티'가 진행됐다.
행사는 김도훈 아라리 회장(안산시 희망마을사업추진단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박영석 플레이스 온 팀장 ▲이호영 HLD 대표 ▲염인석 지역활성화센터 연구원이 발제를 맡았다.

이남진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실장은 축사에서 “나도 조경학부에 있던 당시 미래가 불안하고 궁금했지만 물어볼 곳이 없어 답답했다. 이런 자리가 마련돼 반갑고, 얼마 전까지 일했던 공간을 이렇게 좋은 일에 쓰게 되어 동심원 직원으로서 즐겁다”고 말했다.
본 행사에 앞서 장소를 후원 해 준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에 대한 아라리의 기념화 증정식이 진행됐다.
1부 ‘젋음에게 말하다’에서는 사전에 신청을 받은 질문들을 추려 나온 다섯 개의 질문에 대해, 다섯 장의 사진으로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질문은 ‘학창시절 남들과 다른 나만의 특별한 경험’에 관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이호영 대표는 학부 시절 테니스에 전념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테니스에서 인생을 배웠다. 열심히 하면 잘 할 수 있겠다 싶었지만 선수들과 해 보니 차이가 났다. 전문가들은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전했다. 또한 대학원 시절 랜드스케이프에 대한 서적을 모두 뒤져 보았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취미 생활이나 작은 일들에 열정을 갖고 끝장을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질문인 ‘첫 직장(실무경험)과 첫 번째 좌절의 기억’에 대해서 박영석 실장은 대학 시절 여수 거북선 공원 리모델링과, 첫 직장에서의 용평 보태니컬 가든을 손수 작업하며 성취감을 크게 얻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호영 대표는 첫 직장이었던 조경설계 서안에서 청계천 공모 모형을 만들었던 것과 관련된 일화를 풀어냈다.
세 번째 질문인 ‘일하면서 가장 자부심을 느낀 순간’에 대해 박영석 실장은 “그동안 내가 해 온 일들을 좋게 봐주고 이렇게 좋은 자리에 불러주시는 게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고 답했다.
이호영 대표는 처음으로 설계에서 감리까지 맡았던 때를 꼽으며 스케일을 고려하지 못하고 설계했던 것이 그대로 시공돼 충격을 받았던 경험을 전했다.
다음으로 ‘절대로 포기 못 하는 나만의 자존심’에 대해 박영석 팀장은 “일을 시작하는 것이 내겐 늘 어렵다. 그러나 한 번 시작을 하면 중간에 멈춘 적은 없다”고 답했다.
마지막 질문인 ‘미래를 준비하는 차별화된 나만의 비전 및 전략’에 대해 박영석 팀장은 주제, 구성, 디테일을 늘 생각하는 ‘설계의 설계’를 강조했다.
이호영 대표는 “설계를 하면서 내가 파악하지 못하는 것들을 최대한 줄이려고 한다. 1:1로 만들면 실수가 없고, 그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가급적 크게 만든다. 최소한 3D로 공간을 구현해 봐야 내가 놓치는 부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염인석 연구원은 전반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본인의 현재의 고민을 나누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는 학생 시절 연락을 많이 하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 하며, “조경은 다른 분야들을 엮어주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연락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직접 찾아갈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팀 작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젊은 조경인으로서의 고민에 분야에 대한 것도 있을 것"이라며 “설계가와 주민들의 요구 사이에서의 충돌에 대해 고민했고, 그 시작이 마을만들기였다”고 직업 선택의 배경과 마을만들기분야에 대한 소개를 덧붙였다.
박영석 팀장은 "사소한 계기에 몰입하고, 작은 것을 성취하는 데 노력하면 그것이 행운이 된다"면서 머릿속의 좋은 아이디어들을 소소하게 실천하고, 그 과정에서의 사람들과의 경험을 즐겁게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호영 대표는 "조경은 다른 분야에 비해 발전이 더딘 편이지만 예전보다 작업속도가 빨라졌고 검토를 더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졌다"며 조경에 대해 “우리는 아날로그적이고 사람들을 느리게 해 줄 수 있는 분야에 있다. 사람들이 머무르고, 시선을 돌릴 수 있는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지식인으로서 조경을 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2부에서는 계속해서 사전 질문에서 나누지 못한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오고갔다.
황규연 단국대학교 학생의 “성공하려면 대학원을 가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해 박영석 실장은 “학위가 필수 조건은 아니다”고 답했고, 이호영 대표는 “대학원보다는 목표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생각해서 핵심적으로 필요한 것을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염인석 연구원은 "학부는 하라는 대로 해보는 시간이고, 대학원은 능동적으로 생각한 것을 배우는 시기이니, 필요하다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준 아라리 부회장(서호엔지니어링)은 "학부 졸업 후 설계 실무를 하며 한계가 왔고 대학원과 실무를 병행하는 중"이라며 자신의 경험을 나누었다.
행사에 참석한 유영택 아라리 회원(대림산업)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결정되는 일들이 많다. 삶에 만족하고 고민이 된다면 가 보고, 안 하더라도 최선의 선택이었고 행복하다고 느끼면 된다”고 말했다.
서락원 단국대 학생은 “분야를 고르는 데 있어서 어떤 고민을 했는가”란 질문에 대해서는 “돈이나 당장 앞에 닥친 조건에 치여 선택하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평생 할 것을 정해야 한다”(이호영), “먹고 살기 위한 고민이 아니라, 공간을 좀 더 사람들에게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어 설계를 시작했고, 소통하는 것이 좋아 마을만들기까지 오게 됐다”(염인석), “좋아하면 무의식적으로 찾아간다. 내가 선택이 되는 순간이 있다. 지금 가진 관심사를 더 깊이 파고 들어라”(박영석)와 같은 답변이 나왔다.

허강일 신구대학교 학생은 설계와 시공 사이의 괴리가 생기는 이유와 해결방안에 대해 질문했다.
그 밖의 질문으로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가(조효진) ▲조경가에 대한 사회의 낮은 인식에 대한 생각(김연경 건국대, 랜틱 대표) ▲조경분야에서 무엇을 준비하고 공부해야 하는가(권정민 건국대) ▲설계가의 의도와 이용자들의 요구 사이의 간극에 대한 의견(조은아 서울여대) ▲조경이 실제 현장에서 해나가고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유경빈) 등이 있었다.
질문과 답변이 모두 끝난 뒤에는 멘토 역할을 맡아 준 세 명의 발제자에게 아라리가 감사패를 수여했다.
2부와 3부에서는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다과를 즐기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스탠딩 파티가 진행됐다.
한편 아라리는 환경과조경 미디어가 매년 전국의 40여 개 대학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통신원들의 모임으로, 올해로 32기를 맞아 약 1000여 명이 누적돼 있는 조경인 조직이다. 아라리는 30주년 기념행사를 시작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혁신적인 조경 프로젝트와 젊은 조경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토론회, 세미나, 특강 등을 기획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