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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경에 대한 오해, 주범은 누구인가? 이형주 (jeremy28@naver.com)


지난 10월 19일 인터넷 뉴스 매체인 ‘오마이뉴스’는 조경업체가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비슬산의 임도공사를 하면서 산림을 파괴했다고 비판하는 기사를 내놨다. 실상은 대구달성군산림조합이 시행한 것으로 조경업체와는 관련이 없는 공사였다.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임도사업, 사방사업, 산지복구는 산림토목에 해당하며 1급 산림공학기술자 2명과 2급 이상인 산림공학기술자 3명 이상을 보유해야 사업을 수행할 자격이 주어진다. 조경업체는 애초에 임도공사에 참여할 수조차 없는 실정인데 기사는 산림파괴 행위를 ‘조경’이라 규정한 것이다. 조경이 부정적으로도 인식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조경을 부정적으로 이해한 사례는 또 있다. 지난 9월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도시공원 현안과 입법과제 토론회’에서 양근서 경기도의회 의원은 도시공원의 현안과제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문제 해결 ▲정원식, 조경식 공원에서 도시숲, 나무숲이 많은 공원형태로 전환 ▲직영체제에서 민간이 자유롭게 관리하도록 시민참여율을 높이는 방안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양 의원은 본인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공원의 사례를 정원식, 조경식 공원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가 우수한 사례로 꼽은 서울숲, 북서울꿈의숲, 경의선숲길은 조경회사가 설계하고 시공했다. 양 의원은 수목을 적게 사용하고 포장과 시설물을 중심으로 조성되는 공원을 지양하고 나무를 많이 심은 공원으로 전환하자고 주장했다. 그런데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공원을 ‘조경적’이라고 표현하는 모순이 발생한 것이다.

 

국어사전에서는 조경을 “경치를 아름답게 꾸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최근에 만난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관계자들은 조경을 단순한 ‘화장술’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조경분야 관계자들은 두산백과사전에서 정의하는 “아름답고 유용하고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문적·과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토지를 계획·설계·시공·관리하는 예술”을 지향한다고 밝히고 있다.

 

조경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업역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주체가 모호한 사업들이 늘어나면서 잘못 이해되고 오해를 낳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이전에도 환경훼손의 주범으로 조경이 몰린 일이 있었지만 조경분야 내부에서 반발하는 수준으로 끝을 맺었다. 

 

한 조경인은 이에 대해 “과거에는 일이 많고 바빠서 외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고 대변했다. 하지만 경기가 어려워지고 인접분야와 업역 다툼이 심해지면서 부정적인 인식과 여론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조경분야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조경사회 대구경북시도회가 지난 10월 19일 보도된 오마이뉴스 기사에 협회 차원의 공식적인 대응을 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조경인은 산림분야가 임도공사를 강행해 산림을 훼손한 것을 조경업계의 잘못으로 돌리는 건 “4대강을 야당이 추진했다는 정도의 판단착오”라고 비판했다. 잘못된 인식이 당락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조경과 산림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현실은 조경분야에 울리는 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2016년 11월 0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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