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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스케이프 201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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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5년 4월
이매거진 가격 5,000

기사리스트

[해외정보] ‘The Rain is Coming’ 전시회
집에 비가 새서 곰팡이가 피거나 도로에 넘쳐나는 빗물로 인해 교통 체증이 유발되는 일은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더 심한 폭우에 익숙해져야 할 상황에 처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우리의 도시도 변화해야 한다. 점점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우리의 도시를 적응시키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모색해야 할까? 그리고 기후변화에 우리의 도시를 적응시키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 나은 도시를 창조할 수 있을까? 전시 ‘더 레인 이즈 커밍The Rain is Coming - 어떻게 기후변화에 적응하면서도 더 좋은 도시를 창조할 수 있을까?How climate change adaptation can create bettercities’는 우리의 생활공간이 침수되는 일을 방지하고 빗물을 이용한 스포츠 및 여가 공간을 창조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전시는 2015년 1월 16일부터 4월 6일까지 덴마크 건축센터Danish Architecture Centre에서 열린다. 코펜하겐과 빗물의 역사 이 전시회는 미래의 기후변화에 대비한 도시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면밀하게 탐색한다. 전시된 다양한 제안들은 빗물과 함께 해온 도시의 역사와 우리가 현재 마주한 변화를 강조하고 도시 공간에서 빗물을 다루는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해외정보] COSMO, 수질정화와 새로운 공공공간 창출
지난 2월 5일, 뉴욕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MoMA)과 MoMA PS1은 앙드레 자크 팀Andres Jaque/Office for Political Innovation의 작품인 ‘코스모COSMO’가 ‘2015 젊은건축가 프로그램2015 Young Architects Program(YAP) at MoMA PS1 in New York’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되었음을 밝혔다. 올해로 열여섯 번째를 맞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은 매년 최신 건축 기술 및 관련 동향을 보여줄 수 있는 장은 물론, 많은 젊은 건축가들이 개성 있는 디자인과 혁신적 내용의 프로젝트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되어 왔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갓 졸업한 건축학과 및 디자인 관련 학과 학생들을 비롯해 건축사무소를 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건축가 등 총 25개 팀이 참가했으며, 심사 과정에는 건축가부터 다양한 분야의 전문 큐레이터, 학자, 그리고 여러 유명 잡지 에디터들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단순히 그늘, 앉을 곳, 물 등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성, 재활용, 지구온난화 등과 같은 환경 문제에 대한 이슈를 제기함과 동시에 그에 대한 대응법을 제시해야 했다. 앙드레 자크 팀은 전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 해수면 상승에 따라 대두된 담수 확보의 필요성, 지역 단위의 물 부족 문제 등의 대처법에 대한 고민과 함께,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도시 속에서 사용되고 버려지는 물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당신의 집을생각해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한 번 쓰거나 더러워진 물은 모두 벽의 사이나 바닥 밑의 ‘파이프pipe’ 속으로 그 자취를 감춘다. 도시 규모에서도 마찬가지다. 크고 작은 상하수도는 모두 지하에 있으며, 수질정화시설도 우리의 삶과는 동떨어져 있다. 나아가 우리 모두 그러한 ‘혐오시설’이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눈에 띄지 않길 바라는 것이 사실이다. 앙드레 자크 팀은 이러한 상황이 오히려 물을 함부로 사용하게 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지적하며, ‘코스모’를 통해 지금까지 감춰져 왔던 이러한 물의 정화 과정-파이프-을 공공공간에 드러내려 한다.
안개섬 해적들의 판타지
해적이라는 말만 들어도 두려움에 떠는 모습이라니…. 일곱 개의 바다에서 펼쳐지는 변화무쌍한 페스티벌과 어디선가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해적선의 비밀을 우리 함께 풀어 보아요! 테마가 있는 플레이그라운드 디자인 펀Design Fun에서 새롭게 선보인 ‘안개섬 해적들의 판타지’는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놀이공간으로, 해적선과 그 주변에서 신체놀이, 학습놀이 등 다양한 놀이 활동을 즐길 수 있다. 해적 그네, 해적선 흔들의자, 튜브 시소 등을 타고 놀이를 통한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흥미와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해적선’이라는 테마를 도입하여 아이들의 관심을 배가 시켰다. 해적선과 일체감이 느껴질 수 있도록 ‘해적 그네’에도 디자인적 통일감을 부여하였고, 유아용 그네인 ‘해적선 그네’와 ‘흔들 해적선’ 역시 배 모양을 적용하였다. 벤치는 해적선이 바다와 관계가 있는 점을 고려하여 ‘문어다리 벤치’로 명명된 유선형 벤치를 도입하였으며, 선박에 꼭 필요한 구명튜브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튜브 시소’도 함께 출시하였다.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복합놀이공간 해적선을 친근한 이미지로 디자인하고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적이고 편안하게 공간을 구성하였다. 슬라이드, 사다리 오르기, 암벽 오르기 등을 통해 신체놀이를 즐길 수 있고, 해적선의 데크는 아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였다. 아이들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설계 어린이 놀이시설물 안전 규정에 맞도록 설계하였으며,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안전한 구조로 디자인하는 데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아이들이 직접 접촉하는 부위에 있는 모든 면과 모서리는 환경유해물질이 포함되지 않는 친환경재료로 제작하였고, 사방이 막힌 공간이 최소화되도록 설계하여 부모들이 아이들의 놀이를 마음 편히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여러 촉감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재료의 활용 한 가지 재료만을 획일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합성목재, 천연목재, 철재, 플라스틱, 자작나무 합판 등 다양한 재료를 적극 활용하여 아이들이 다양한 촉감을 느끼고 시각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기둥과 패널에는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여 환경친화적인 이이지를 부각시켰다. 제품 문의: 02-2672-2266, www.d-nanum.co.kr
(재)경기농림진흥재단
오늘도 출근길에 오른 당신은 생각할 것이다. ‘팍팍한 도심을 벗어나고 싶다!’ 휴식과 안정에 대한 도시민의 욕구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늘어나는 귀농·귀촌 현상은 그 소산이다. 도시 내 녹지를 확보하고 정원을 만드는 일 또한 안정을 찾기 위한 휴식의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다른 듯 비슷한 맥락에서 엮일 수 있다. 식물, 자연을 보다 가까이 함으로써 안정을 얻는 것이다. 경기농림진흥재단은 농업과 녹지의 교점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공공 기관으로, 많은 지자체와 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경기농림진흥재단의 최형근 대표는 자연을 가까이 두려는 욕구가 발산하는 행위를 ‘도시 탈출’이라고 말한다. 경기농림진흥재단은 ‘도시 탈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창구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지금부터 그탈출 경로를 하나씩 파헤쳐 본다. 농업과 녹지의 교점에서 가치를 창출하다 경기도는 녹지 훼손을 막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03년 8월 경기도 녹화종합계획 ‘푸른경기 Green 프로그램21’을 마련했다. 이를 성공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핵심 추진 주체로서 2005년 4월 ‘경기녹지재단’이 설립되었다. 이후 경기도의 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농·특산물 소득 및 유통 사업이 추가되면서 2007년 명칭을 ‘경기농림진흥재단’으로 변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농업과 관련된 기관으로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한국농어촌공사 등 다양한 기관이 있는데, 경기농림진흥재단이 이들 타 기관과 구별되는 특징은 농업과 녹지가 결합된 기관이라는 점이다. 재단은 녹색문화 구축과 정원 문화 확산, 도농교류 활성화 및 농산물 판매 촉진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러한 재단을 이끄는 조직은 경영기획실, 녹화사업부, 도농교류부, 미래농업부, 친환경급식사업단, 연인산도립공원관리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녹화사업부는 회색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녹지조성 및 지원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와 경기정원문화대상의 추진을 맡아 정원 문화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조경가든대학과 시민정원사 등 조경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도시녹화 인력을 양성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해나가고 있는데, 지난해까지 조경가든대학은 약 6,200명의 수료생을, 시민정원사는 306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도농교류부는 도시와 농촌 간 교류를 통해 상생을 도모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학교농장 조성 사업을 비롯해, 성공적인 농촌 정착을 지원하는 경기귀농귀촌대학, 도시농업을 통한 문화 프로그램인 도시농업콘서트, 경기도 도시텃밭대상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농업부는 경기도 우수 농·특산물의 판로 확대와 소비 촉진 사업을 추진한다. 전용 판매관개설 및 다양한 판촉전 개최, G Food Show(경기농업전시박람회) 개최, 농업의 융복합화(6차산업화) 등으로 ‘농산물 마케터’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 G Food Show는 경기도 농산물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소통하는 전시 박람회로 올해 11월에 개최된다. 친환경급식사업단은 우수한 식재료 공급을 맡아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농업 육성의 기틀을 다지는 역할을 한다. 계약재배, 잔류 농약 검사 등 안전 위생 관리, 공급 단계축소, 녹색 식생활 교육 등 친환경 학교 급식의 안정적 공급 체계를 운영 관리하고 있다. 경기농림진흥재단은 2010년부터 가평 소재 연인산도립공원을 관리하고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숲체험학교와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연인산도립공원관리단에서 맡고 있다. 10돌맞이 항로 설정, 녹색·농업 분야의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 육성 경기농림진흥재단은 설립 10주년을 맞이해 지난 10년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도정 방침 변화에 맞추어 농업·녹지 플랫폼으로 진화를 꾀하고 있다. 경기도 농업·녹지 100년을 내다보는 그랜드 마스터플랜을 준비하고, 10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 등의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경기도가 지난해 말 발표한 민선6기 ‘넥스트 경기’ 도정 10대 과제와 연계해 이루어진다. 10대 과제는 ‘굿모닝 버스’, ‘골든타임 5분’, ‘일자리 넘치는 경기도’, ‘따복공동체’, ‘빅파이 프로젝트’, ‘플러스 복지’, ‘미래도시 경기북부’, ‘대한민국 1박2일’, ‘상생과 통합의 경기도’이며 재단은 이와 연계하여 세 가지 큰 축으로 사업의 방향을 설정했다.
[전통정원] 일본의 명원12
고이시카와 고라쿠엔 미토가水戶家 초대 번주藩主인 도쿠가와 요리후사德川頼房(1603~1661)는 칸에이寬永8년(1629) 도쿠가와 막부 3대 쇼군인 도쿠가와이에미 쓰德川家光(1604~1651)로부터 고이시카와의 땅을 하사받아 거관인 상옥부上屋敷(가미야시키를 짓고 정원을 만들게 된다. 요리후사는 이에야스의 열한 번째 아들이었으며, 쇼군 이에미쓰와는 백부와 조카지간이었다. 이에미쓰는 에도성에서 열리는 다회에 요리후사를 번번이 초청할 정도로 가깝게 지내던 사이였고, 차茶를 좋아하는 취미를 공유하고 있었다. 요리후사는 정원을 조영하면서 가장 먼저 다옥茶邸을 건립하여 쇼군을 모실 채비를 한다.1 이것은 이에미쓰를 생각하는 요리후사의 마음이 지극하였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그 당시 다이묘들의 차를 즐기는 취미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작정은 도쿠다이지德大寺 좌병위左兵衛였던 작정가에게 맡겨 칸에이 11년(1634) 경에 완성하였는데, 요리후사는 완성된 정원의 모습을 보고 매우 만족하였다고 전해진다(永井 博, 2013). 정원이 만들어진 지 100여 년이 지난 겐분元文 원년(1736)에 간행된 『후락기사後樂紀事』에 따르면 정원이 만들어지기 전에 이 땅은 지형의 변화가 풍부하였고, 큰 나무들이 자라 숲을 이루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원을 만들면서 땅을 고르고 원래 있었던 나무들을 벌목하여 정원을 조성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었다. 『후락기사』에 초기의 정원은 쇼군 이에미쓰의 의향이 강하게 반영되었다고 기술되어 있음을 볼때(小野健吉, 2004), 이러한 환경 조성은 이에미쓰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에미쓰가 이즈伊豆 등지에서 채집한 거석巨石이나 기석奇石들을 이 정원에 사용한 것이나(永井 博, 2013), 정원이 완성된 후에 자주 이곳을 찾은 것은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는 또 다른 증거라 할 수 있다. 2대 번주 미쓰구니光圀(1628~1701)도 번주로 취임한 후 아버지가 채 완성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작정을 계속하였다. 그 결과, 미쓰구니가 번주로 재직한 칸분寬文 원년(1661)부터 겐로쿠元祿 3년(1690)까지의 30년 세월이 지난 후에는 초기의 정원과 많이 다른 또 다른 정원의 모습이 선을 보이게 되었다. 미쓰구니는 칸분 5년(1665)에 명나라에서 망명한 유학자 주쑨수이朱舜水(1600~1682) 2를 빈객으로 맞이하여 예우하였는데, 그때 주쑨수이는 미쓰구니에게 여러 방면에서 큰 영향을 미쳐 미쓰구니를 중국지향적인 인물로 바꾸어 놓았다. 미쓰구니 대에 만들어진 정원에서 중국풍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정원의 명칭을 고라쿠엔後樂園이라고 한 장본인도 주쑨수이로, 이 명칭은 중국 송대의 판종양范仲淹(989~1052)3의 ‘악양루기岳陽樓記’ 1절에 나오는 유명한 명귀 “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에서 따온 것이다. 당시 주쑨수이의 지도하에 만들어진 정원 내의 시설로는 원월교円月橋와 서호제西湖堤(사이코테이)가 있으며, 득인당得仁堂과 팔괘당八卦堂 역시 주쑨수이의 사상이 건물로 표현된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고라쿠엔은 겐로쿠 15년(1702) 쇼군 도쿠가와 쓰나요시徳川綱吉(1646~1709)의 어머니 게이쇼인桂昌院이 내원할 때, 안전 확보를 문제 삼아 원내의 거석과 기석을 모두 치워버렸으며, 4대 번주 무네다카宗堯(1705~1730) 대에는 친아버지인 다카마쓰高松 번주 마스다이라 요리토요松平頼豊의 지시로 700여 주의 고목들이벌채되고 심지어는 큰 못 부근의 기석도 철거되어 창건 당시의 모습과는 크게 달라져 버렸다. 더구나 메이지유신 후 지진과 전쟁으로 인해서 원내의 건물들이 다수 없어졌기 때문에 더더욱 원형을 찾아볼 수 없는 상태로 변화되었다(永井 博, 2013). 홍광표는 동국대학교 조경학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경기도 문화재위원, 경상북도 문화재위원을 지냈으며, 사찰 조경에 심취하여 다양한 연구와 설계를 진행해 왔다. 현재는 한국 전통 정원의 해외 조성에 뜻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한국의 전통조경』, 『한국의 전통수경관』, 『정원답사수첩』 등을 펴냈고, “한국 사찰에 현현된 극락정토”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또 한국조경학회 부회장 및 편집위원장,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식재기법] 수생식물원 조성 기법
최초의 생물은 물에서 탄생하여 진화를 시작했다. 인간도 양수에서 생명을 시작해 세상 밖으로 나온다. 이렇듯 물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근원이고 중심이다. 물은 낮은 곳으로 모인다. 모여든 물에 볕이 들면 조류algae가 생겨나고 우연처럼 플랑크톤이 나타난다. 그렇게 먹이사슬이 이어지면서 많은 생명들이 서로 관계맺음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질서가 생기고 균형이 잡혀 간다.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만큼의 역할을 해나가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충실하게 조화를 이루어가는 것, 생태적 균형은 엄중하고 위대한 질서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물은 유연하다. 흐르고 채우고 비추어 낸다. 모나지도 않고 도드라지지도 않는다. 세상을 오롯이 담아내는 물그림자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뛸 때가 많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물을 가까이 두고 싶어 했다. 고대 이집트 왕조의 상형문자에는 연꽃을 나타내는 말이 종종 등장한다. 건조하고 사막이 많은 이집트에서는 농사를 짓기 위해 물을 끌어오는 관개시설이 발달하였는데 이것이 연못을 만드는 기반이 되었다. 물론 연꽃의 아름다움을 관조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땅을 파고 멀리서 물을 끌어와 연못을 만드는 수고로움의 이면에는 물이라는 근원적인 생명력과 형용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을 곁에 두고 싶어 했던 바람이 있었던 것 같다. 현재의 수생식물원Water Garden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8~19세기 무렵부터다. 식물분류학의 발달과 함께 빅토리아수련의 성공적인 재배를 시작으로 다양한 수련이 재배·보급되고 19세기에 본격적으로 식물 시장이 체계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연못은 다양한 수생식물 전시장으로 발전해갔다. 또한 습지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비오톱biotope을 조성하기 위해, 종다양성이 높고 환경 기반의 변화가 다채로운 습지생태계를 모티브로 한 생태연못의 개념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생태연못ecological pond은 자연의 습지 생태계를 디자인적으로 재현한 것으로, 안정되고 균형 잡힌 생태기반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생식물을 도입하여 전시한 연못이다. 이를 시작으로 습지에 서식하는 다채로운 생명체들, 즉 수서곤충, 양치류, 조류 등이 서로 먹이사슬을 이루며 공존하는 이상적인 공간을 지속적으로 지향한다. 국내에서도 과거 연꽃을 심고 관상어를 키우던 단순한 연못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생식물을 이용한 수생식물원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자생 수생식물의 재배와 유통이 활발해지고 생태연못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수생식물원을 계획하고 조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수생식물원 조성은 그리 간단치가 않아 연못의 기반이 되는 연못 생태계즉, 자연의 호소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이를 디자인적으로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또 조성 이후에는 관리의 문제가 남아있는 데, 특히 수질 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생태적으로 얼마나 안정되어 있는가, 경관적으로 얼마나 조화로운가는 수생식물원 조성의 주요 쟁점이다. 김봉찬은 1965년 태어나,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였다.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 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07년 조경 업체인 주식회사 더가든을 설립하였다.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과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 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조성 사례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 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 상남수목원 암석원(2009),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 및 고층습원(2014) 등이 있다.
[그린인프라·저영향개발] 친환경 물순환형 주차장
오늘날 주거·상업·업무지구를 막론하고, 반드시 요청되는 옥외 공간 중의 하나가 주차장이다. 주차장은 다른공간에 비하여 도시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적용되고 있다. 도시 환경 저해 요인을 알아보고, 친환경 물순환형 주차장 계획·설계를 위한 고려 사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차장의 도시 환경 저해 요인 주차장이 미치는 도시 환경 저해 요인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① 하천 수질 악화: 주차장 포장재, 주차된 차량의 브레이크 라이닝, 타이어 마모 등으로 인해 부동액, 기름, 탄화수소, 중금속, 윤활유 등이 발생한다. 특히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는 자연생태계뿐만 아니라, 인체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고, 암이나 돌연변이를 유발한다. ② 수자원 고갈: 자연 상태의 지표면을 불투수성 재료로 포장할 경우, 강우 침투량이 줄어들고, 지하수위 하강으로 인해 가뭄 시 용수 부족 초래 가능성이 증가한다. ③ 첨두유출 증가: 불투수면에 의한 첨두유출량 증가, 하수도 유입 시간 단축 등으로 인하여 하수관거 통수능초과로 발생되는 도시 홍수, 합류식 하수관거 월류수CSOs의 하천 방류량 증가에 따른 녹조 발생, 용존산소량 감소에 따른 하천 생태계 파괴가 야기된다. 권경호는 서울대학교에서 조경학을 배우고, 독일 베를린 공과대학교에서 응용수문학·도시물관리 분야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관심 분야는 저영향개발(LID)과 그린인프라(GI), 저개발국 기초식수공급, 독일 통일 전·후의 도시 인프라 계획 등이다. (재)한국먹는물안전연구원 내의 도시물순환연구센터에서 분산형 빗물관리의 도시홍수 방재,물순환,비점오염 저감 효과 측정 및 수문모델링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생태문화·생태복원] 신데렐라 생태계(2)
이탄 습지와 메탄 이탄 습지는 탄소 저장소이면서 한편으로 메탄(CH4) 등의 탄소 발생원이기도 하다. 자연 상태의 이탄 습지는 주요한 탄소 저장고로서 습지 내에 탄소를 저장하여 격리시킴으로서 기후변화를 저감하는 데 기여한다. 그런데 식생벌채나 농업적 이용을 위한 배수 등 인위적 원인에 의해 상당수의 이탄 습지들이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 원인으로 바뀌게 된다. 이탄 습지에서 탄소가 배출되는 주원인은 농업적 이용을 위한 관개 배수, 식생 제거 및 이탄층 채취 등이다. 그결과 이탄층과 지하수 등에 저장되었던 탄소가 급격히 대기 중으로 방출되어 이산화탄소 또는 메탄 형태로 배출된다. 나아가 식생 제거로 인한 온도 증가는 이탄층으로부터 이산화탄소 배출 속도를 증가시킨다. 이탄층에서 발생되는 화재도 이산화탄소를 대규모로 배출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이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로는 이산화탄소 외에 메탄가스가 있다. IPCC 등의 연구에 의하면 이탄층에서 방출되는 메탄가스량은 CO2 또는 N2O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대로 기후변화의 결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영구동토 및 냉한대 기후대의 이탄층이 융해되면서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가 방출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표1>에 나타난 바와 같이 습지는 지구상 메탄 발생량의 약 23%를 차지하는 주요 배출원이며 이는 논이나 가축 등 다른 유형의 배출원에 비해 높은 편이다. IUCN 보고서에 의하면, 논습지를 포함한 습지에서의 메탄 방출량은 전체 메탄 방출량의 40%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결국 탄소 순환의 관점에서 볼 때 습지는 이산화탄소의 주요 저장소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메탄의 발생원이므로 메탄을 억제하는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 산림이나 기타 생태계에서는 주로 지상부에 탄소를 저장하게 되지만 이탄 습지의 경우 토양층에 저장하므로 이탄층 등 토양층을 훼손시키는 경우 온실가스 저감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탄층에서는 식물체 등의 유기체 분해 속도가 매우 늦기 때문에 토양 내 탄소 저장이 매우 뛰어나다. 더구나 이탄층에는 90%의 수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분해 속도는 더욱 지체되고 장기적으로 다량의 탄소가 축적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그 결과 탄소 성분이 많은 조건은 혐기성 환경이 되며 이때메탄이 발생하게 된다. 메탄은 발생 과정에서 탄소를 주 에너지원으로 하게 되고 유기물을 분해하고 폐기물로써 메탄을 방출하게 된다. 이산화탄소는 생물의 호흡과 토양 중 유기탄소가 무기화되는 과정에서 발생되어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메탄은 침윤된 이탄층에서부터 가스가 분출되면서 대기 중으로 방출되거나 식물 뿌리 조직을 통해 방출된다. 지난 글에서도 소개한 바와 같이 훼손되지 않은 이탄 습지의 경우 순탄소수지는 배출보다는 저장이 훨씬 많게 되며, 훼손된 습지는 메탄은 물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게 된다. 이탄 습지 복원을 통해 탄소수지를 자연 상태에 가깝도록 균형을 이룰 수 있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기후변화의 해답, 캐나다의 이탄 습지 보전 및 복원’(본지 2014년 여름호)에 소개하였으며, 이 글에서는 그중에서 자연 습지와 복원습지, 훼손된 습지의 이산화탄소 및 메탄 저장 및 배출량과 탄소수지를 표현한 다음 그림을 다시 소개한다(그림3). 구본학은1959년 대전 생으로,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한국수자원공사에서 계획,설계,시공,관리,기술 개발 등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였고,혜천대학을 거쳐 현재는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환경생태,생태복원 분야에서 설계·시공과 관련된 공학적 이론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국제 규모의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생태문화포럼’을 주관하고 있다.습지와 생태 문화를 사랑하는 동료들과 함께 해외 중요 생태 문화 자원을 다수 탐방하였으며,『습지생태학』등의 저서가 있다
[도시생태복원] 도시 생태숲 복원과 창출(1)
“서울시는 지난 2014년 말부터 2017년까지 1조원을 투입해 여의도 면적(2.9km2, 여의서로 둑 안쪽 기준)의 1.3배에 달하는 도시숲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른 바 ‘1000개의 숲’ 프로젝트로 현 서울시장은 강력한 의지를 밝혔으며, 서울시가 대대적인 도시숲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1998년 당시 고건 시장 취임 이후 16년 만이다.” 지난 2014년 9월경에 나온 보도자료다. 지금까지의 연재에서는 주로 습지를 다루었지만, 앞으로 3개월 동안은 앞서 인용한 기사에서 언급된 도시숲을 살펴보고자 한다. 습지와 더불어 숲은 주요 생물종의 보금자리로서 매우 중요한 서식처 역할을 한다. 그 외에도 온도를 추거나 홍수를 저감시키는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유익한 기능이 많다. 첫 번째 원고에서는 숲의 주요 개념과 기능, 도시 복원 및 창출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두 번째 원고에서는도시숲의 주요 복원·조성 기법과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마지막 원고에서는 바람직한 도시 생태숲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과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도시 생태숲의 개념과 기능 본고에서 사용하려고 하는 ‘도시 생태숲’이란 용어는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도시림이라는 개념으로 통일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도시에서 국민 보건 휴양·정서 함양 및 체험 활동 등을 위하여 조성·관리하는 산림 및 수목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참고로 산림청에서는 ‘생태숲’이라는 공식적인 용어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산림보호법’ 제2조와 제18조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생태숲’이란 산림 생태계가 안정되어 있거나 산림 생물다양성이 높아 특별히 현지 내 보전·관리가 필요한 숲을 말한다. 하지만 이 용어는 산림 생태계가 안정되어 있거나 산림 생물의 다양성이 높은 산림으로서 30만m2 이상인 지역을 지정하는 것으로, 비교적 자연적인 산림 공간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필자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도시 생태숲’은 도심 지역에서 비교적 작은 면적의 공간을 말하며, 인위적으로 조성 혹은 복원하는 공간으로 한정하고자 한다. 즉, 도시림(도시숲)의 개념에 더 적합한 것이다. 어떠한 개념 정의가 되었건 간에 숲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우리는 숲이 어느 정도의 면적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된 논의는 없는 듯하다. 어쨌거나 우리가 숲이라고 하면 당연히 수목으로 뒤덮여 있어야 한다. 초원을 뜻하는 초본류에 의해서 우점되는 땅과는 달리 목본식물이 우점하는 공간을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우리 주변의 공간에 ‘도시 생태숲’이라고 만들어지는 공간들은 충분한 나무로 채워져 있는 것인지 의아할 때가 많다. 조동길은 1974년생으로, 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이사로서 생태복원, 조경, 환경디자인, 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R&D 사업을 이끌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 『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 등이있다.
[이미지로 만나는 조경] 공원에서 무한無限을 만나다
“야, 너 세상에서 제일 큰 숫자가 뭔지 알아?” “글쎄? 백? 천? 억?” “조도 있고, 경이라는 것도 있대.”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른 녀석이 거듭니다. “무량대수야. 이 바보들아. 그게 세상에서 제일 큰 숫자래. 우리 할아버지가 그랬어.” “그래? 숫자 이름이 좀 이상한데? 그거 숫자 이름 맞아?” 혹시 구골googol이라는 말 들어 보신 적이 있나요? 매우 큰 수와 무한대의 차이를 보이기 위해 미국의 수학자인에드워드 캐스너Edward Kasner가 제시한 숫자라는군요. 이 구골은 무려 10의 100제곱이랍니다. 1을 쓰고 그 뒤로 0을 백 개나 써야 한다는 거죠. 한번 써 볼까요? 1googol = 10100 글자를 작게 줄여야 겨우 한 줄에 쓸 수 있는 정도군요. 하여간 이 구골은 우주의 모든 원자의 수보다 많을 정도로 상당히 큰 수라고 하네요. 그런데 이 구골이라는 말, 좀 익숙하지 않나요? 그렇죠. 이제는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는 바로 그 인터넷 검색회사, 구글google. 회사 이름을 등록할 때 숫자 이름인 구골로 하려다가 투자자가실수로 잘못 표기하는 바람에 현재 이름인 구글이 되었다고 하네요. 인터넷 검색하는 걸 ‘구골링googoling’이라고할 뻔했군요.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2014년까지 오하이오주립대학교.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옥상녹화] 일본 옥상녹화 단상
1.오키나와의적토 수목 뿌리 관수를 할 수 없는 토양 오키나와켄 모토부쵸沖縄県 本{部町에서 실험용 플랜트 박스의 설치 작업을 실시했다. 이번에는 고가의 인공토양은 사용하지 않고, 오키나와산 재료만으로 만들어진 토양을 이용하기로 했다. 공동연구자인 해양박람회기념공원 관리재단의 기술자와 협의하여 오키나와산 적토인 ‘쿠니가미 머지’라고 불리는, 오키나와에서 만들어지는 발포 유리 및 퇴비를 혼합한 토양으로 결정했다. 쿠니가미 머지는 오키나와 본도 북부에 넓게 분포하는 적토의 총칭이기 때문에, 모암이나 생성과정이 다른 여러 가지 토양이 섞여 있다. 따라서 주문할 때마다 전혀 다른 토양이 오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관리재단을 통해서 발주했기 때문에 업자도 신중하게 물건을 선택하여 훌륭한 토양이 왔다. 발포 유리나 퇴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꽤 부피가 줄어 들 것으로 예상하여 평소보다도 넉넉하게 토양을 넣어 주고 샤워 꼭지로 충분히 관수하며 상태를 보기로 했다. 관수 직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였지만, 다음날 가보니 첫날의 두 배 가까이 침하가 발생하여 확실하게 토양 부족 현상이 일어났다. 이래서는 큰 문제이기 때문에, 2일째 작업을 하면서 는 샤워 꼭지를 빼고 직접 호스의 물을 뿌려 주는, 이른바 ‘수목 뿌리 관수’를 실시했다. 그런 후에 삽으로 혼합하니 보글보글 거품이 일면서 붉게 탁해진 수면이 나타났다. 발포 유리가 일부 떠올라도 곧바로 물은 빠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수위가 내려가지 않았다. 우천 시 작업이었기 때문에, 비가 모여 수면이 상승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 후, 너무 날씨가 좋지 않아 작업이 중단되었고, 이후의 진행은 현지 시공팀에서 맡기로 하였다. 다음날에는 분명히 물이 빠질 것이고, 그 상태에서 어느 정도 건조시킨 후 토양을 꺼내 재교반·재시공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였다. 그러나 나중에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아무리 기다려도 물은 빠지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모든 토양을 폐기하고 예비 토양을 새롭게 부어 완성시켰다고 한다. 논의 점토를 사용해도, 이 정도로 물빠짐이 안 좋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엄청난 불투수성이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 『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 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 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자전거친화적인 유럽의 기반시설
달려라 꿈벅지, 자전거 답사 2010년, 군대를 전역하자마자 해방감과 자유를 만끽하며 자전거를 둘러메고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조경·건축 작품들을 답사하고, 유럽의 자전거 문화를 몸소 체험하여 이를 정리해 보고자 하는 의도였다. 많은 분들의 후원과 응원을 받아 출발한 자전거 답사는 ‘달려라 꿈벅지 - 시즌1: 유럽’을 시작으로 ‘시즌2: 호주’, ‘시즌3: 대한민국’ 순으로 세 차례 진행되었다. 아직도 미흡한 경험이지만, 이 지면을 빌어 자전거와 기반시설에 대한 개괄적인 정리를 해보고자한다. 편리하고 안전한 자전거친화적인 도시를 기대하며 어린 시절, 세발자전거로 시작해서, 보조바퀴가 달린 네발자전거를 타다 보조 바퀴를 떼었을 때의 기쁨이 떠오른다. 동네 어귀를 벗어나 다른 동네까지 어린아이의 세계를 넓혀준 자전거는 신체의 일부가 된 듯했다. 핸들을 부여잡고 조향과 브레이크의 감을 익히고, 페달을 밟으며 속도를 느끼기까지, 여러 차례 넘어지며, 우리나라 도시 환경에 적응해서 안전하게(혹은 교묘하게) 자전거를 타는 법을 체득하게 되었다. 이후 점점 대범해지기도 하고, 더 빠르게 달리기 위해 차도에서 자전거를 타게 되는 경우가 늘어났고,1 차와 경쟁하여 발생하는 위험천만하고 아찔한 순간들을 겪기도 했다. 자동차 중심으로 교통기반시설이 조성되어 있기에 감내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도시의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의식을 개선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늘 떠나지 않았다. 이에 도움이 될만한 다양한 해외의 자전거 기반시설을 소개해 본다. 자전거도로의 형태와 구조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현재 위치와 목적지를 잇는 길을 이용해야 한다.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게 되면, 장애물이 너무 많고 보행자의 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속력이 나질 않는다. 그래서 속력을 좀 내보고자 차도로 내려오게 되면, 우측 차선의 끝에 붙어서 왼쪽으로 지나쳐가는 자동차가 자신을 인지하고 있다고 믿고는 있지만, 빠르게 지나가며 경적을 울릴 때는 간담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곤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자전거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하여 자전거도로를 만들게 되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는 기존의 인도에 페인트를 칠하거나, 포장 재질을 다르게 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 조성된 자전거도로의 대다수가 보행자·자전거 공용도로로 되어있지만, 버스정류장과 같은 가로시설물에 가로막히는 경우도 빈번하고 자전거도로를 의식하지 않고 걷는 보행자가 많기에 교통 효율이 낮은 편이다. 유럽 자전거 여행 당시, 영국은 자전거도로가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2 충분한 폭의 공간을 확보하고 선명한 파란색 포장을 한 사이클 슈퍼하이웨이Cycle Superhighways 구간에서는 쾌적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차도에 조성된 자전거도로는 자동차로부터의 안전을 위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피플 포 바이크People for Bikes’라는 단체에서는 이를 14가지 방식으로 구분하여 안전성, 비용, 내구성, 심미성의 4가지 기준으로 평가하였다. 자전거도로 옆으로 1열 주차공간을 조성하는 방식은 주차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저비용으로 안전한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방식으로평가하고 있다. 안전이 확보된 자전거도로는 시속15~25km로 쾌적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페인트 포장을 기본으로 하고, 일부 구간은 볼라드, 펜스, 범프, 식재지를 추가로 설치하는데, 불법 주차된 차량이 가로막고 있는 경우를 많이 접할 수 있다. 자전거도로가 기존의 길과 분리되어 조성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조성된 덴마크 코펜하겐의 자전거전용 고가도로의 경우는 230m의 길이에 불과하지만 항만지역의 복잡한 지상부를 가로질러 갈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교통 효율을 높이고 있다(월간 『환경과조경』 2015년 4월호 참조). 시민의 52%가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문화이기에 이러한 시설 조성이 타당성을 얻었을 것이다. 자전거도로의 연속성과 합리성 자전거도로의 구조적 안전성이 확보가 된 후에는 이를 어떻게 합리적이고 연속적으로 배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로테르담 큐브하우스에서 찍은 40쪽의 사진은 이런 고민의 결과를 한 눈에 보여준다. 붉은 색 포장의 자전거도로는 교차로에서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차도와 과감히 분리되었고 트램라인과 차도와 교차할 때 자전거만의 독립된 신호등을설치하였다. 자전거가 자동차와 동등한 지위에서 도시 교통 수단으로서 설계된 것이다. 이수창은 1984년생으로, 생태도시를 꿈꾸며 서울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하였고, 동대학원 도시조경설계연구실에서 공정 여행과 도보 여행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남 서천에 위치한 국립생태원에서 야외식물관리 업무를 담당하며 온몸으로 자연을 다시 배우는 중이다.
BICYCLE FACILITY
이번호 특집은 자매지인 월간 『환경과조경』의 특집과 연계하여 구상한 ‘자전거 시설물’입니다.『환경과조경』 특집에는 ‘자전거 타고 싶은 도시’란 타이틀 아래 ‘자동차를 위한 도시에서 사람을 위한 도시로(박용남),‘대한민국에서 자전거 타기가 정착되려면’(신희철), ‘자전거 도시 설계의 황금률’(백남철) 등 총 6편의 원고가 수록되었고,『에코스케이프』 특집은 자전거와 관련된 시설물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국내는 물론이고 유럽과 호주를 자전거로 일주한 경험이 있는 이수창 씨가 직접자전거를 타 본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의 자전거도로와 네트워크, 자전거 주차장, 자전거 대여 시스템 등에대하여 상세히 소개해주었고, 독자분들이 비교해 보실 수 있도록 관련 업체로부터 자료를 협조 받아국내의 다양한 자전거 시설물을 한 자리에 모아 수록하였습니다. 자전거친화적인 유럽의 기반시설 이수창 자전거 시설물 데오스웍스 라움하우스 스페이스톡 아이디플러스 예건 원앤티에스 자인 토인디자인
잠일초등학교 옥상 인공습지
습지의 중요성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이라는 용어는 더 이상 낯설고 어려운 단어가 아니다. 기후변화, 생태계서비스 등의 주요 이슈들과 함께 생물다양성의 감소 위기는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1992년 ‘유엔환경회의’에서 158개국이 참여하여 생물다양성에 관한 협약CBD: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을 채택하였으며 우리나라는 1994년부터 이 협약에 가입하여 생물다양성 감소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9월 29일부터 10월 17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제12차 생물다양성 협약 당사국총회를 성공적으로 유치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 1970년대 이후로 급격한 산업화 및 도시화 과정에서 이루어진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생태계가 훼손되고 생물종이 감소하였다. 그러나 개발 및 이용의 대상으로부터 보존 및 복원의 대상으로 자연의 패러다임이 변해감에 따라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 회복에 대한 국내의 인식이 점차 확대되었고,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법이나 제도 등이 강화되고 멸종위기종이나 희귀종, 또는 특이종들을 복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도 마련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습지는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방안들 중 하나의 중요한 자원으로 대두되고 있다. 습지는 물의 정화와 저장, 지표수 공급, 유량 조절, 그리고 야생 동·식물 서식처로서의 역할 등 생태계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물을 정화시키고 저장하는 과정을 통해 오염되지 않은 수자원으로서 높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육상생태계와 수생태계의 경계에 위치하여 나타나는 생물 및 서식처는 습지에 경관적인 가치도 부여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목해야 할 점은 멸종위기에 처해 있거나 희귀한 종들의 서식처로서 습지가 갖는 생태적인 기능이다. 1986년 미국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한 209종의 동물들 가운데 약 50%가 습지를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으며, 국내의 경우에는 2013년도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발표한 ‘전국 내륙습지 정밀조사’ 결과를 통해 멸종위기종 7종을 포함한 1,700여 종의 야생 동·식물들이 생태 우수습지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기능들을 포함하고 있는 습지는 갈대밭 탐사, 탐조 여행 등 다양한 생태관광의 장이 될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육상생태계와 수생태계의 전이지대로서 독특하고도 가치가 높은 생태교육의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잠일초등학교 옥상 인공습지 조성 앞서 밝힌 대로, 생물다양성의 측면에서 습지가 갖고 있는 높은 가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경제 발전에 따른 경작지 및 도시 확장 등의 개발을 위해 습지 매립이 이루어졌으며, 이로 인해 많은 습지 서식지가 훼손 또는 소멸되었다. 따라서 대체 서식지의 조성은 생물다양성 향상을 위한 과제로 대두되었으며 인공습지는 생물 서식지로서의 기능을포함한 습지의 생태적 기능과 가치를 살리면서 자연습지보다 정화 능력을 더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요구와 필요성을 충족시키는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설계총괄전진형(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시공·식재계획㈜한국도시녹화, 김재근(서울대학교 생물교육과 교수) 발주서울특별시 송파구청 위치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 95 잠일초등학교 옥상 조경면적226m2(인공습지: 47.14m2) 구조진단 유형 중량형: 213m2, 혼합형: 13m2 완공2014년 7월 21일 지원사업환경부 차세대 에코이노베이션 기술개발사업 과제명습지 생태계 조성 및 자연생태회복기술 개발 전진형은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습지생태계 조성 및 생태환경회복기술 개발, 시스템 다이내믹스를 활용한 도시 내 저탄소 경관 디자인 요소 개발 및 야생생물 군집 변화 모델링 등 생태계 복원 및 설계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생태학적 이론과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다양한 디자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설계 단계부터 시공 후까지 생태계 변화를 예측하여 대상지가 지속가능할 수 있는 생태조경설계와 유지관리 방안을 연구·교육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태환경의 보존과 인간의 이용 및 개발의 조화라는 패러독스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을 통한 생태회복성(Eco-resilience)에 관심을 갖고 이를 조경분야에서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