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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로팅 아일랜드 2018 벨기에 브뤼헤 트리엔날레 설치 작품, 건축사사무소 OBBA 설계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열린 ‘2018 벨기에 브뤼헤 트리엔날레Triennale Brugge’에서 건축사사무소 OBBA(이하OBBA)가 한국 건축가로는 처음 초청되어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트리엔날레의 주제는 리퀴드 시티liquid city로, OBBA는 수면 위에서 휴식과 놀이를 즐길 수 있는 파빌리온 ‘플로팅 아일랜드The Floating Island’를 조성했다. 알파벳 S 두 개를 이어 놓은 모양의 데크에 흰색 로프를 입체적으로 설치하여 방문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운하 경관에 활기를 더했다. 운하에 일어난 작은 변화 북부의 베네치아라고 불리는 브뤼헤는 중세의 아름다운 구시가지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다. 도시를 관통하는 운하는 잘 보존된 건축물과 어우러지면서 브뤼헤 특유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OBBA는 이 아름다운 풍경에 작은 변화를 일으키고자 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6호(2018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 윤정훈hoons920@daum.net
  • 가을을 담은 에버랜드 정원 코티지 가든·키친 가든·메도우 가든, 9월 6일부터 10월 31일까지
    화가의 손길로 새롭게 태어난듯 변화무쌍한 구름과 맑고 선선한 바람이 좋은 가을엔 여행, 산책, 로맨스, 희망 같은 단어가 떠오른다. 또 가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가을꽃 가득한 정원 나들이다. 날씨로 보나 꽃의 종류로 보나 가을 정원은 봄만큼이나 특별하고 아름답다. 에버랜드는 매년 계절의 변화에 따라 극적인 경관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꽃 축제를 기획해 왔다. 그리고 이번 가을 에버랜드는 특별한 변신을 시도했다. ‘가드너의 하우스’ 주변에는 낭만적 분위기의 ‘코티지 가든Cottage Garden’을, 하우스의 울타리 바깥쪽에는 아기자기한 ‘키친 가든Kitchen Garden’을, 하우스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엔 초원의 풍경을 담은 ‘메도우 가든Meadow Garden’을 조성했다. 많은 사람이 꿈꿔온 정원을 하나로 묶은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에버랜드의 가을 정원은 10월 31일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코티지 가든 영국에서 유래한 코티지 가든은 비정형적 디자인에 전통적인 소재를 사용하고 관상용 식물과 식용 작물을 혼합해 밀도 높게 식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래 전 초창기의 코티지 가든은 보다 실용적이고 소박했다. 집 주변에는 주로 먹을 수 있는 채소, 허브, 과실수를 심고 꽃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1870년대에 들어서 코티지 가든은 급격한 산업화를 비판하고 순수 예술가의 손길로 탄생한 자연의 형태를 닮은 예술 작품을 찬양하는 ‘아트 앤 크래프트Arts and Crafts’ 운동의 영향으로 새로운 스타일로 거듭났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6호(2018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박원순은 삼성물산 에버랜드리조트 식물컨텐츠그룹 연출 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직접 정원을 가꾸고 싶다는 열망으로 여미지식물원과 펜실베이니아 롱우드가든에서 가드닝을 공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롱우드가든 국제정원사 양성 과정에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나는 가드너입니다』(2017, 민음사)를 펴냈다.
    • 박원순
  • [편집자의 서재]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동백꽃, 해안가 경사지의 다랑논, 이따금씩 마을을 뒤덮는 해무, 은은하게 밤을 밝히는 내항의 불빛, 부두에 정박한 배에서 울리는 기적 소리, 부두에 줄지어 있는 하역 크레인, 버려진 조선소 공장 단지.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에서 그려지는 풍경은 한반도 남단의 항구 도시를 떠오르게 한다. 책 속 주요 배경인 진남은 가상의 항구 도시로,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통영을 염두에 두고 이 소설을 썼다고 전했다. 진남은 통영의 옛 이름이기도 하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었다.” 연인을 향한 고백처럼 들리는 이 문장에는 딸을 떠나보낸 엄마의 절절한 마음이 담겼다. 한적한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생후 6개월 만에 미국으로 보내진 입양아가 친모를 찾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데서 시작된다. 양어머니의 죽음과 양아버지의 재혼으로 인해 주인공 카밀라는 또 한 번 세상에 홀로 던져진다. 그는 양아버지로부터 유년 시절의 추억이 담긴 여섯 개의 상자를 받는데, 상자에는 주인공이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온갖 잡다한 물건이 담겨 있었다. 카밀라는 상자 속 물건에 대한 단상을 글로 쓰기 시작하고, 이는 운 좋게 책으로 출간된다. 그의 출판사 에이전트는 책 속 한 장의 사진을 보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에이전트가 주목한 것은 동백꽃 앞에 갓난아이를 안고 서 있는 젊은 여자의 사진이었다. 책을 쓸 당시 카밀라는 사진 속 아이가 자신이라고 짐작했지만,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제대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 세계가 우리 생각보다 좀 더 괜찮은 곳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사진(1988년경)’이라는 제목만 붙여 놓았었다. 카밀라는 비어 있는 삶의 시작점을 채우기 위해 입양 기록부에 적혀 있던 도시 진남으로 떠난다. 진남에 도착해 친모에 관한 기록을 찾아다니던 그는 생각한 것보다 무겁고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한다. 그의 엄마는 17살의 미혼모였으며, 친모가 다녔던 진남 여고의 교장은 학교 뒤편의 열녀비를 자랑스럽게 보여 주며 그런 학생은 없었다고 무언가를 감추기에만 급급하다. 그러던 중 친모의 친구라 주장하는 김미옥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카밀라는 김미옥을 통해 엄마의 이름이 정지은이라는 것과 정지은이 딸을 입양 보내고 얼마 안 되어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설은 입양아의 생모 찾기로 시작해 25년 전의 정지은을 둘러싼 비밀스러운 사건을 하나둘씩 드러내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불가피한 소통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작은 오해가 낳은 비극을 말한다는 점에서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이언 매큐언의 『속죄』 (문학동네, 2003)와 닮았다. 진남 지역 생활사 박물관인‘바람의 말 아카이브’는 이러한 주제를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지역의 역사나 자랑거리가 아닌 진남을 떠도는 사소한 풍문, 조선소를 운영하다 몰락한 일가의 사연과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유품 등을 전시해 놓은 이곳은 사건의 중요한 단서가 집약된 공간이다. 바람의 말 아카이브는 풀리지 않은 오해, 전달되지 못한 이야기를 소설 속 인물과 독자에게 전하면서 엉켜있던 실타래를 풀어간다. “우리는 이제 안다. 이 세상에는 아무리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이룰 수 없는 일들이 수두룩하다는 사실을. 아니, 거의 대부분의 일들이 그렇다는 걸. 그렇다면 꿈꾸었으나 이루지 못한 일들은, 사랑했으나 내 것이 될 수 없었던 것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바람의 말 아카이브에 그가 수집하고 싶었던 것들이 바로 그런 것들이었다. 일어날 수도 있었던, 하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은 일들을 들려주는 이야기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심연을 건너오지 못하고 먼지처럼 흩어진 고통과 슬픔의 기억들,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말하지 않고 빛바램과 손때와 상처와 잘못 그은 선 같은 것만 보여줄 뿐인 물건들. 농부가 풍년을 기원하듯이, 두루미가 습지를 찾아가듯이, 이야기는 끝까지 들려지기를 갈망한다.1” 이번 달에 소개되는 ‘통영 폐조선소 도시재생 마스터플랜 국제공모’의 당선작 ‘통영 캠프 마레’가 그리는 신아조선소 부지의 미래는 메이커 시티를 콘셉트로 한 공예·예술 중심의 도시다. 설계안 속 화려하게 단장한 대상지를 보고 있으면 계속되지 못한 꿈과 흩어져버린 과거의 모습이 자꾸만 떠오른다. 새로운 도시가 들어서면 몰락한 폐조선소의 이야기는 어디로 가게 될까? 새롭게 바뀔 통영에 대한 기대와 함께, 설계안에 미처 닿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이야기들을 막연히 생각해본다. 1. 김연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문학동네, 2015, pp.252~253.
    • 윤정훈hoons920@daum.net
  • [CODA] 졸업 작품을 추억하며
    바람과 햇살이 잔잔해지는 봄이면 색색의 마커로 꾸민 벽보가 붙었다. 눈길 한 번 두었다 가는 개강 총회 알림 벽보와 달리 전지 크기의 종이 앞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머무르곤 했는데, 도우미로서 반년의 시간을 함께할 졸업 작품 팀을 정하기 위해서였다. 삼분의 일 지점을 세로로 가르는 선 왼편에는 당시 유행한 영화나 노래의 제목, 지금 쓰면 늙은이 취급을 받을 줄임말 등 각양각색의 팀명이 적혀 있었다. 나름대로 정체성을 표현한 팀도 있었지만, 졸업 작품과 상관없이 웃기려는 의도가 다분한 팀이나 남들도 다 하니 우리도 팀명 하나는 있어야겠다 싶어 적당히 구색을 맞춘 팀이 대부분이었다. 개강 총회 다음날이면 어떤 팀의 홍보 전략이 가장 효과적이었는지 드러났다. 팀명 옆 공란에 가장 많은 이름이 적힌 팀이 승자였다. 이름의 수는 모델링 작업을 도와줄 손길(=밥을 사줘야 할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종의 지표였다. 어쭙잖게 자리 잡은 품앗이 정신으로 도우미끼리 다음엔 내가 도우미가 되어주마 하는 약속을 주고받아, 도우미가 되지 못한 학생들이 불안에 빠지기도 했다. 기껏해야 우드락 자르기나 철사와 스펀지로 나무 모형 만들기 따위의 일을 했지만 꽤 즐거웠고, 이는 대학 생활의 골칫덩이로 손꼽히는 팀플에 대한 몇 안 되는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꾸역꾸역 밀려드는 과제를 해결하다 보니 삼 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이었다. 졸업 작품은 그간의 설계 스튜디오와는 출발점부터 그 무게가 달랐다. 우선 대상지를 직접 선정해야 했다. 줄곧 타인이 정해준 시간표만 받아들다 갑자기 수강 신청시스템을 맞닥뜨린 신입생이 된 기분을 다시 맛봤다. 우리 팀의 대상지는 회현 제2시민아파트, 각종 예능이나 영화 촬영지로 사용되어 일명 남산시민아파트라 불리며 유명세를 탄 곳이다. 이미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은 건물 곳곳에 출입과 사진 촬영을 금한다는 안내판이 걸려 있었다. 덕분에 가뜩이나 새가슴인 나는 답사 내내 쫓기는 듯한 기분에 시달려야 했다. 몇 차례의 답사로 조금 익숙해진 뒤에는 경비 아저씨와(박카스 한 박스로) 안면도 트고, 생전 내본 적 없는 용기로 인터뷰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대상지가 ‘실재’한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느꼈다. 그래서 더 어려웠다. 내가 만든 도면 위에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상상하니 선 하나 긋기가 쉽지 않았다. 집에 모셔둔 트레이싱지와 제도용 샤프를 버린 지도 오랜데, 가을이면 졸업 작품을 하던 때가 생각난다. 『환경과조경』이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이하 환경조경대전)을 공동 주최하며 접수와 심사 준비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접수 문의 전화를 받고 있노라면 졸업 작품을 공모전의 취지에 맞게 마름질하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2년 전만 해도 접수 마감 날이면 패널과 모형을 든 학생들이 사무실 문을 두드리곤 했는데, 공모 요강이 바뀌며 그 풍경도 조금 변했다. 지난 2017년, 환경조경대전은 지방에 있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고자 온라인 접수로 출품 방식을 바꾸었다. 패널을 뽑아 폼보드에 붙이고 기차에 올라타는 대신, 마우스 클릭 몇 번이면 작품 접수가 완료된다. 패널보다야 작지만 버스나 지하철에 들고 타기 버겁던 모형(80×50×60cm)은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영상으로 대체되었다. 최근 빠르게 변하고 있는 설계 환경을 반영해 새로운 설계 매체를 다루게 하려는 의도다. 여러모로 출품 방법을 간소화했으니 접수에 드는 수고로움을 조금은 덜 수 있겠다고 착각을 했다. 저녁 6시, 마감 시간이 가까워져 오면 편집부는 전화기 앞을 떠날 수가 없다. 작품 접수가 완료되었는지 확인하려는 전화 응대에 쉴 틈이 없다. 차가 막힐 일도 길을 잃을 리도 없으니 마감 시간을 여유롭게 앞두고 모든 작품이 접수될 것이라는 기대는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출품작의 삼분의 일가량이 마감 한 시간 전부터 접수되기 시작했다. 5시 59분에 작품을 보낸 직후, 접수 확인전화를 걸어오는 사람도 있다. 오랜 시간을 쏟아 부은 작품이 무사히 접수되었는지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모든 제출 자료가 공모 요강을 따랐는지 검토한 뒤 출품 완료 문자를 보내야 하는 기자들의 마음은 더 타들어 간다. 심사 준비 역시 만만치 않다. 파일 형식으로 작품을 접수한 김에 출력물 대신 노트북으로 심사를 진행해보려 했지만 실패했다. 패널 크기가 가로 90cm, 세로 180cm에 달하니 아무리 커봐야 15인치를 넘지 않는 노트북 모니터로는 설계 내용을 한 번에 파악할 수가 없다. 결국 플로터가 고생이다. 크기를 줄여 출력된 패널들을 벽에 붙이고 있으려니 의아해졌다. 디지털 기술이 날로 발전하는 현재 과연 패널은 작품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수단인가. 또 일반적으로 조경 설계공모에서 요구하는 90×180cm, A0, A1 등의 규격은 적당한가. 궁금함에 최근 소개한 해외 설계공모의 지침을 살펴보니, 총 3단계로 진행된 ‘리질리언트 바이 디자인’(『환경과조경』 2018년 7월호 pp.12~57 참조)의 경우 공모 1단계에서 설계 콘셉트를 담은 2~4쪽 분량의 제안서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비전과 접근법을 다룬 3~5분 정도의 동영상을 요구했다. 참여 팀의 역량을 파악하는 단계이긴 하지만 이를 동영상으로 평가하는 점이 신선하다. ‘영국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국제설계공모’(『환경과조경』 2018년 3월호 pp.82~89 참조)의 제출물은 A1 크기의 디자인 보드와 모델, 설계 설명서였다. 단, 프로젝트에 대한 접근 방식과 디자인 콘셉트를 보여줄 수 있는 25장 내외의 프리젠테이션 파일을 별도로 제출해야 했다. 패널의 목표는 심사위원 또는 클라이언트에게 작품의 콘셉트와 의도를 사진이나 그림 자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데 있다. 기술이 계속 발전한다면, 앞으로 우리는 인쇄물보다 전자 기기를 통해 작품을 설명하게 되지 않을까? 그에 따라 공모전에 제출하는 자료 역시 달라져야 하지 않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이번 환경조경대전 시상식은 10월 말 마포 문화비축기지 T2 전시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대한민국 조경문화제’와 함께 진행되어 풍성한 볼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으니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전시된 패널과 더불어 상영되는 수상 팀이 제출한 동영상을 감상하며 앞으로 바뀌어 나갈 공모전의 풍경을 그려 보시길, 또 환경조경대전에 제안할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 『환경과조경』의 문을 두드려 주시길 바란다.
    • 김모아more-moa@naver.com
  • [PRODUCT] 도심 속 안락한 쉼을 선사하는 ‘그네형 퍼걸러’ 디자인 퍼걸러와 흔들의자를 결합한 아이디어 제품
    조경 시설물, 조합 놀이대, 실내외 운동 기구의 제조·생산부터 공급과 사후 관리까지 진행하는 오리온햄프로orionhampro는 독자적인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품질이 좋은 헬스·레저·스포츠 용품을 만드는 데 앞장서 왔다. 운동 시설물을 결합한 퍼걸러형 종합 운동 기구, 목재와 철제의 조화가 돋보이는 디자인 퍼걸러, 자연을 테마로 한 조합 놀이대, 소음 및 동결 현상을 보완한 먼지떨이기 등 야외에서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디자인 퍼걸러에 흔들의자를 결합한 ‘그네형 퍼걸러’는 나뭇잎의 잎맥에서 모티브를 얻어 디자인한 지붕이 특징적이며, 덩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구조물을 더한 친환경적 제품이다. 자외선과 습기에 강한 소재로 제작되어 내구성이 높고 유지·관리도 용이하다. 야외 공간에서 안락하게 쉴 수 있도록 돕는 이 제품을 통해 도심 속에서 여유로운 일상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TEL. 02-2602-5750 WEB. www.ehampro.co.kr
    • / 오리온햄프로
  • 제1회 LH가든쇼 LH·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세종시 공동 주최, 순천가드너협동조합 주관 세종시 무궁화테마공원에서 개최
    지난 8월 16일 세종시 무궁화테마공원에서 LH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세종시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순천가드너협동조합이 주관하는 제1회 ‘LH가든쇼’가 개최됐다. 이번 LH가든쇼는 나라꽃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행사로, 지역 주민에게 정원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공공 정원의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국내외 디자이너가 조성한10개의 정원을 선보였으며 정원 투어, 정원 상담소, 시민 정원 교육 등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무궁화테마공원 곳곳에 세계 3대 정원 축제 중 하나인 쇼몽 국제정원 페스티벌의 조직위원장 샹탈 콜뢰-뒤몽Chantal Colleu-Dumond과 프랑스의 디자이너 베르나르 샤퓌Bernard Chapu의 ‘향기, 그리고 물거품’을 비롯해 국내 디자이너가 만든 9개 정원이 조성되었다. 디자이너 선정은 지난 5월 1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공모를 통해 이루어졌다. 무궁화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 공공 정원으로서 역할 할 수 있는 창의적 디자인, 지역 주민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친숙하고 친환경적인 디자인이 요구되었다. 6월 4일 심사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 고태영의 ‘자연과의 숨바꼭질’, 김경훈의 ‘어머니의 마음은 하늘 같아서, 어머니의 마음은 세종 같아서’, 김효성의 ‘우리꽃 소리원’, 박종완의 ‘동천洞天, 꽃은 피고 지고 다시 또 피네’, 윤종호의 ‘품 안에서 피어나다’, 이상국의 ‘와류원渦流園’, 정성훈의 ‘무궁원’, 정은주의 ‘더 픽션The Fiction, 비밀의 정원’, 최재혁의 ‘무궁산수원無窮山水園’이 참여작으로 선정되었다. 각 정원의 규모는 150m2내외이며 5,500만원의 조성비가 주어졌다....(중략)... * 환경과조경 365호(2018년 9월호) 수록본 일부
    • 김모아more-moa@naver.com
  • 쓰레기 소각장의 진화 부천아트벙커 B39
    쓰레기 소각장에서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1995년 가동을 시작한 이래, 삼정동 소각장은 부천 주민 갈등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었다. 하루 수백 톤의 쓰레기를 처리하던 소각장은 기준치의 20배가 넘는 다이옥신을 뿜어냈고, 시민들은 소각장 폐쇄를 위한 대책 위원회를 구성했다. 결국 소각장은 운영을 시작한 지 15년 만인 2010년에 폐쇄되었다. 멈춰버린 소각 시설은 그렇게 방치되다 사라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14년 삼정동 소각장이 ‘문화체육관광부 폐산업시설 및 산업단지 문화재생사업’의 대상으로 선정되며 새롭게 활용될 준비에 돌입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올해 6월, 1년여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소각장은 ‘부천아트벙커 B39(이하 B39)’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시작을 맞이했다. B39에서 39는 39m에 달하는 쓰레기 벙커의 깊이를 뜻한다. 고치고 남기고 ‘삼정동 소각장 문화재생사업 건축설계공모’에서 당선된 김광수 건축가(스튜디오 케이웍스 대표, 건축사사무소 커튼홀 공동대표)가 소각장의 리모델링 계획을 맡았다. 그는 건축적 개입을 최소화했다. 과거의 기억을 남김과 동시에 부족한 예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기존 건물의 골격을 거의 유지하되, 건물 동쪽에 긴 통로를 새로 만들었다. 노출 콘크리트 통로는 소각장과 비슷한 스케일과 재질로 만들어진 덕분에 원래 건물의 일부처럼 보인다. 거대한 회랑을 닮은 통로를 따라 방문객은 자연스럽게 건물 내부로 향하게 된다. 소각장은 현재 1, 2층만 재단장된 상태다. 나머지 3, 4, 5층은 향후 예산을 확보해 순차적으로 바꿔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1층의 로비와 카페, 2층의 직원 사무실과 스튜디오 룸에서는 이곳이 과거 소각장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채기가 쉽지 않지만, 곳곳에 소각장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적절히 남아 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5호(2018년 9월호) 수록본 일부
    • 윤정훈hoons920@daum.net
  • 10 : 13 : 14 ‘세월호 선체 활용 방안 공모전’ 대상작
    지난 8월 22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가 주최한 ‘세월호 선체 활용 방안 공모전’의 대상작이 발표됐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공모는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세월호 선체를 의미 있게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선조위는 선체를 활용한 콘텐츠, 선체를 융해하여 다른 형태로 재창조하는 방안 등 형식과 범위의 제한 없이 다양한 선체 활용 아이디어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심사위원회는 작품의 실현 가능성, 창의성, 효율성, 효과성, 적용 범위 및 계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박우성(삼육대학교)의 ‘10 : 13 : 14’를 대상으로 선정했다. 앞으로 선조위는 유가족과 자문 위원회, 지차체 등과의 협의를 거쳐 대상작의 아이디어 일부를 세월호 추모 공원 설계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10 : 13 : 14 전남 진도군 팽목항의 2만 4,000여m2 규모 임야에 선체를 활용한 시각적·체험적 추모 공간을 조성한다. ‘10 : 13 : 14’는 세월호 참사 당일 선체가 90도로 기울었을 때의 시각 10시 13분 14초를 의미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5호(2018년 9월호) 수록본 일부
    • 김모아more-moa@naver.com
  • [편집자의 서재] 아무튼, 잡지
    ‘생각만 해도 좋은, 설레는, 피난처가 되는, 당신에게는 그런 한 가지가 있나요?’ 에세이 시리즈 『아무튼』은 다양한 사람이 저마다 매료된 한 가지를 한 권의 책으로 소개한다. 1인 출판사 세 곳(위고, 제철소, 코난북스)이 따로, 또 같이 펴내는 이 책은 각 출판사가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필자도 주제도 가지각색이다. 피트니스, 서재, 망원동, 스웨터, 로드 무비, 일본 철도 등 이쯤 되면 다음 나올 책은 무엇을 다룰지 궁금해진다. 각기 다른 주제는 한 사람의 세계가 만들어지는 데 일조했다는 공통점으로 묶인다. 그래서 『아무튼』의 부제는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다. “자신만의 독특한 취향과 문화를 공유하고 전시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흐름 속에서, 이런 주제의 글들을 묶으면 좋은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기획 의도로 볼 때, 이 책의 정체성은 가벼운 정보서라기보다 취향에 관한 소소하고 사적인 기록물에 더 가깝다. 각 책의 저자는 본인이 쓰는 주제의 전문가가 아니다. 『아무튼, 피트니스』는 십여 년간 폭식과 폭음을 일삼던 인권 운동가가 ‘살기 위해’ 운동을 결심하면서 점점 운동의 즐거움을 알아간다는 내용이고, 서재 편은 목수가 저자이며, 심지어 게스트하우스 편은 약사가 쓴 책이다. 이 시리즈에 입문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아무튼, 잡지』였다. 한 독립 서점에 들러 여유롭게 책 구경을 하던 중, 서가 한 칸에 나란히 나열된 책들을 발견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은 ‘잡지’라는 글자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탓이었다. 스스로에게 읽혀야만 할 것 같은 모종의 의무감이기도 했다. 잡지가 생산되는 주기에 삶의 박자를 맞춰가며 한 달에 한 번씩 노동의 집약체를 두 손에 받아 들었을 때, 서점 한 구석을 차지하는 잡지 코너에 누가 무슨 책을 읽고 있나 무심한 듯 곁눈질했을 때, ‘요즘 잡지 어렵지 않냐’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웬수 같은 친구 놈 앞에서 괜히 발끈했을 때, 잡지의 무게는 얼마큼 인지 잡지가 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를 (답은 빤하니 어디 말도 못 하고) 속으로만 궁금해 했다. 취미가 독서인 사람은 여럿 봤어도 잡지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그런데 다른 것도 아닌 잡지를 다루는 책이라니. 소설도, 시도, 만화도 아닌 어떻게 잡지인 것인지, 어떤 사정이 들어 있는지 알고 싶었다. 취미가 뭐냐는 질문을 했는데 ‘잡지 읽는 거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면? 질문하는 사람이 잡지를 즐겨 읽는 이가 아니라면 ‘네, 뭐, 그렇군요’라는 식의 슴슴한 대답이 돌아온다. 잡지 읽기가 취미라는 저자 황효진은 상대방의 이러한 미적지근한 반응에 익숙해진 지 오래다. 잡지는 저자에게 오랜 서랍장 같은 존재다. 만화 잡지 『나나』로 입문한 순정 만화의 세계, 패션 잡지에 딸려 오는 화장품으로 어설픈 화장을 해 보던 시절, 각양각색의 일본 잡지에 반해 일본어를 더듬더듬 공부하던 기억 등, 잡지를 통해 차곡차곡 쌓아 올린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늘어놓는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 대부분을 공감하기 힘든 시대가 되어 버렸다. 분명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너도나도 잡지를 읽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나만 읽는 시간대에 놓인 저자는 퍽 당황스럽다. 그는 사라져가는 잡지를 보면서 씁쓸한 기분을 감추지 못하다가도, 잡지에 대한 책을 쓰자니 잡지를 읽는 이유를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린다. 그래서 잡지에 얽힌 에피소드 사이사이 잡지를 읽는 나름의 이유(속에 감추어 둔, 잡지를 읽었으면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 이유 중 하나인즉슨 ‘좀 더 제대로 살고 싶어서’란다. 잡지를 안 보면 제대로 사는 게 아닌가? 벌써부터 발끈하는 소리가 들리지만 이는 잡지에 있지도 않은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려는 속셈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잡지가 애당초 ‘꼭 필요한 것’의 범주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는 팩트를 짚고 넘어가며 잡지의 존재 이유를 대변한다. “나는 ‘그게 꼭 있어야 돼?’라는 말이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망친다고 생각한다. 그게 없어도 살 수 있다. 그러나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무언가는 아니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사는 데 지장이 없지만, 다만 있으면 더 좋은 것들, 더 알면 더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그런데 왜 기본만 챙기며 살아가야 할까. ‘가성비’의 세계에서 벗어나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닌 무언가를 보고, 사고, 해보며, 우리는 조금 더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1 잡지의 무게를 가늠하니 조경의 무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경제적인 산업의 규모를 떠나 필요성의 기준에서 볼 때 잡지의 무게와 조경의 무게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조경을 공부하고 조경 전문지 기자라는 포지션에 놓인 나는, 멀쩡한 길을 놔두고 괜히 보도 경계석 위로만 걸어 다니던 어린 시절부터 알아챘어야 한다. 꼭 필요한 것에서 살짝 비켜난 길 위로 아슬아슬하게 걸어갈 거라는 걸.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만은 아닌 두 개의 중간에 걸쳐 있는 이 애매한 자리는 종종 약간의 씁쓸함을 삼키게 한다. 잡지에 실을 프로젝트를 찾다 빈곤한 조경 작품 수에 비해 차고 넘치는 건축 작품을 보면서, (작품은 훌륭하지만)압도적인 건물이 선심 쓰듯 제공한 공간에 마련된 아모레퍼시픽 본사 정원을 바라보면서, 취재를 준비하던 부천아트벙커 B39의 조경 계획이 무산됐다는 소식을 알고 나서, 조심스럽게 조경의 위치를 헤아렸다. 여유가 있으면 하고, 없으면 과감히 포기해버리는, 생략 가능한 것들의 목록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이번 달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를 다루며 ‘아무튼, 조경’이라는 기획 목록에도 없는 책의 이름을 떠올렸다. 대상지에 일어난 미미하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보며, 좋은 공간을 만들고 싶어 안달이 난 청년들을 인터뷰하며, 잡지든 조경이든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그로 말미암아 사람이든 공간이든 더 나아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잡지가 삶에 한 결을 더 해 좀 더 제대로 살게 해 주는 것이라면, 공간에 한 결을 더해 좀 더 제대로 된 공간으로 일구는 것이 조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헛헛한 마음을 조금 채웠다. 1. 황효진, 『아무튼, 잡지』, 코난북스, 2017, p.105.
    • 윤정훈hoons920@daum.net
  • [CODA] 실패할 용기
    오전 11시 반이면 조금 이른 점심시간이 시작된다. 11시 반부터 1시까지, 좀 더 여유롭게 점심을 즐기라는 취지로 점심시간이 30분 늘어난 덕이다(대신 퇴근 시간이 30분 늦춰졌다). 6층 공간에 탁구대와 장기판 겸 바둑판이 놓이기도 했다. 새로운 시간표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나는 특별한 일을 하는 대신, 좀 더 맛있는 점심을 위해 시간을 쓰고 있다. 이제 맛집 앞에 길게 늘어선 줄에도 단념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사실 새로운 맛집에도 도전하고 싶은데 선뜻 발을 들이기가 쉽지 않다. 기껏 가게 앞까지 가놓고서는 문 앞에서 식당 이름을 검색해보기 일쑤다. 그 이유는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고작해야 칠팔천 원이지만 맛없는 걸 먹고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발길은 안전한 가게를 향해 돌아선다. 이미 먹어 보았기에, 최고는 아니더라도 보장된 맛을 느낄 수 있는 그곳으로. 그렇게 다음번에는 꼭 가야지 한 가게가 가 본 가게가 되기까지, 길게는 1년여의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최근 각종 이벤트나 홍보 문구에 자주 사용되는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유래했는데, 그는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서 돌돌 말은 깨끗한 팬티가 잔뜩 쌓여있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작기는 하지만 확고한 행복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소소한 일상 속 에서 행복을 찾기를 권한다. 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욜로YOLO(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와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준말, 일과 삶의 균형)에 이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소확행은 욜로나 워라밸과 달리 소비 패턴과 좀 더 깊은 관계를 맺는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이나 “겨울 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감촉”도 소확행이지만, 늦은 밤 네 캔에 만 원 하는 수입 맥주를 마시며 영화를 보는 일이나 저렴하지만 좋아하는 물건을 수집하는 일 역시 소확행의 일종이다.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등 여러 SNS에서 소확행을 검색해 보면 꽤 많은 사람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작다’를 ‘적은 금액’과 연관시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부수현 교수(경상대학교 심리학과)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전망이 어둡다 보니 시간과 노력을 들여가며 ‘불확실한 큰 가치’를 획득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소모적이라는 걸 깨닫고, 경제적 상황이 ‘작은’ 것밖에 즐길 수 없게 된 암울한 시대를 반영한 소비트렌드가 소확행이다.”1불확실한 가치를 기대하기를 포기한 모습과 실패를 두려워하는 일이 참 닮아 보인다. 내게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씁쓸하게 다가온 이유가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실패에는 도전이 선행되기 마련이다. 도전과 실패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몇몇 일화가 떠오른다. 첫 번째는 2017년 5월 공개된 ‘서울로 7017’. 서울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고가 위의 식물원은 공모 당선작으로 선정되자마자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중 하나가 과연 콘크리트 위에서 식물들이 살아남을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2016년 4월 7일에 열린 특별초청강연회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이 쏟아지자 비니 마스가 답했다. “리스크가 없으면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서울수목원’이 실험의 장과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잇는 교량이 되기를 바란다. … 이 실험이 의미 있는 도전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 당시 현장에 있던 내가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은 왜 하필 그 실험을 다른 나라 수도의 한복판에서 하느냐는 불만이었다. 그것도 시민들의 세금으로. 조금 뒤에야 나 역시 그가 함께하자고 제안하고 있는 실험을 비니 마스라는 한 개인의 궁금증을 해결하려는 실험으로 치부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물론 그 실험이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형태로 진행되었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말이다. 두 번째는 옥수역 고가 하부에 들어선 ‘다락 옥수’의 설계자인 조진만 건축가와의 인터뷰다(『환경과조경』 2018년 6월호 p.121 참조). 그는 이 공공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 공간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한 가지 실험을 하고자 했다. 바로 음지의 둔덕을 다양한 식물로 뒤덮인 정원으로 만드는 것. 하지만 이 실험은 설계안을 무시하고 둔덕 가득히 가장 흔한 음지 식물인 맥문동을 식재한 관할 구청 덕분에 수포가 되었다. 그는 “시범사업은 하나의 테스트라는 의미가 크다. … 둔덕에서 어떤 식물이 살아남는지 또 죽는지 살펴보며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잃었다. 시범사업이란 성공을 위한 것이 아닌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시도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는 바람을 전했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실험에서의 실패는 실패가 아니라던 아쉬움 가득한 그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모든 실패에 도전이 선행되듯,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험과 도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도전에 실패한 사람들이 어떤 비난을 받는지를 목격해왔다. 실패할 수 있는 용기는 실패해도 괜찮다 여길 수 있는,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여유에서 비롯된다. 맛없는 점심을 먹었더라도 맛있는 디저트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여유. 부산현대미술관 수직 정원의 디자이너 패트릭 블랑은 지난 5월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수직 정원은 정해진 식물 목록으로 만든다기보다 늘 새로운 도전이다. 왜냐하면 찾고자 하는 식물을 구할 수 없기도 하고, 때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식물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공간에 맞춰서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매번 커다란 도전이다.” 말하는 내내 즐거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던 그에게 이제야 묻고 싶다. 도전과 실패를 즐길 수 있는 문화는 어떻게 해야 찾아오는 걸까? 1. 이슬기, “경남 소비 트랜드도 ‘소확행’, 경남일보 2018년 1월 23일.
    • 김모아more-mo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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