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천안삼거리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길로, 지형에 순응하며 주변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었다. 일대에 원院과 같은 주막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나 ‘떠들썩하기는 천안삼거리’라는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많은 사람이 이곳을 오갔다. 상인부터 선비, 왕까지 이용하는 이 길목에서 다양한 계층이 어우러지고, 흥타령이나 능소 설화 같은 고유한 지역 문화가 움텄다. 하지만 20세기 초 일제의 도로 근대화로 천안삼거리는 직선화됐으며, 현재는 대로에 둘러싸여 사람과 자연으로부터 단절된 채로 남아 있다. 삼거리공원은 1968년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이래 정체성을 상실한 채 사실상 방치됐다. 두 개의 길이 만나며 피어나던 문화와 정취를 찾아 볼 수 없으며, 들판을 따라 느린 걸음으로 걸으며 바라보던 풍경도 없다. 현재는 천안흥타령춤축제, 농기계자재박람회장으로 연중 8일만 활발하게 이용되고, 녹지율은 20%에 그쳐 근린공원으로서의 역할 또한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흥성했던 천안삼거리의 위상을 되찾고 이곳을 다시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자연이 이어지는 곳으로 만들고자 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0호(2019년 2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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