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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동 현대 홈타운- 현대의 도심 속에 구현한 옛 선인들의 정겨운 삶터
  • 환경과조경 2001년 11월

·위치 :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전체면적 : 15,892.24㎡
·조경면적 : 4,977.49㎡
·규모 : 6개동 384세대
·현대건설(주) 조경담당 : 김연수 차장, 유송영 대리
·조경설계 : (주)그룹·한(박명권 소장, 임홍주 실장, 류명렬 과장)
·조경식재 : 계림조경(김충일 대표)
·조경시설물 : 일등산업(황오성 대표)

전통은 감초며 화두다. 웬만한 조경공간에는 빠지지 않고 들어가니 감초요, 정작 본격적으로 현대공간에 적용할라치면 어떤 방식으로 어느 만큼 적용해야할지 난감하니 화두가 아닐 수 없다.
달라진 생활환경과 주거문화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양식을 도입하는 것이 도시민들에게 유익한 것인지, 아니면 서구화된 주택양식에 걸맞게 지극히 모던한 스타일의 조경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합리적인지는, 이제는 진부한 뫼비우스의 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안이 밖이 되고 밖이 안이 되는 정답 없는 고민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꾸준히 새로운 공간은 생겨나고 있고, 현대적인 공간이라 할지라도, 혹은 현대적인 공간일수록 잊혀진 정서를 자극하는 시골풍(굳이 전통조경이 아닐지라도, 원두막이나 기와, 초가 등의 시골풍경을 연상시키는)의 경관 조성이 도시민들에게 호응을 얻는다는 분위기는 꾸준히 한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양식의 도입 여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야 10년이 걸려도 해결 안될 문제일 수 있지만, 실무를 담당하는 입장에서 전통쪽으로 단지설계의 컨셉이 정해졌다면, 도입 여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아닌 도입방안에 대한 방법론적인 문제는 피할 수 없는 관문이 된다. 서두에서 말한, "전통이 화두"가 되는 순간이다. "어떤 방식으로, 어느 만큼".

방배 현대홈타운은 서구적인 명칭에도 불구하고, 전통을 "어떤 방식으로, 어느 만큼" 도입할 것인지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는 곳이다. 그리고, 그 흔적들은 "현대의 도심 속에 구현한 옛 선인들의 정겨운 삶터"라는 다소 억지스러워 보이는 설계 컨셉에 수긍하게 만든다. 시간적으로 "현대", 공간적으로 "도심"인 곳에 세워지는 지극히 현대적인 주거양식인 아파트에, 옛 선인들의 정겨운 삶터를 구현해 보겠다는 노력이 단지 전체에 일관되게 적용되어 있다는 말이다.
전체 공간은 크게 5개의 테마공간과 주출입구, 보행자출입구, 주동 출입구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각각의 공간에서 엿볼 수 있는 특징보다는, 이 공간을 모두 아우르는 디자인 통합설계가 무엇보다 돋보인다. 통합설계는 크게 색채의 통합과 패턴의 통합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색채의 통합은 "포장과 담장, 시설물의 색채를 통합하여 품위있고 편안한 단지환경을 조성"하고 "갈색계통의 일관된 색조를 사용하여 편안하고 품위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며, "보도 및 차도 색채, 동 외벽 색채, 문주와 담장 색채, 시설물 색채를 모두 통일"한다는 설계의도 그대로이며, 패턴의 통합은 "전통문양(길상문)을 응용한 일관성 있는 패턴을 적용"하고, "단지 전체의 디자인 모티브로 활용"하여 "후원 꽃담의 패턴, 문주의 패턴, 투시형 담장의 패턴, 트렐리스의 패턴 등"을 통일시킨다는 보고서 내용과 일치한다. 자경전에서 볼 수 있는 꽃담의 패턴과 색조가 일관성있게 단지에 적용된 것이라 볼 수 있을 정도인데, 대규모 단지가 아니여서, 일체감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또한 중앙광장(솔향기마당) 좌우의 지상 1층에 필로티를 조성, 시각적으로 개방감을 부여하는 한편, 시각축을 형성하고, 또 필로티 주변에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볼거리(꽃담이 있는 후정), 놀거리(어린이 놀이터와 노인정)를 조성한 전략은 "마을 공동체"를 떠올리게도 한다.
다음은 설계사무소에서 작성한 각 테마공간의 설계의도이다.

대청마루와 후원
(廳觀後苑 ; 너른 대청에 등을 대니 매미소리 서늘하고, 고아한 후정을 바라보매 마음 절로 단정하다)
동선과 시각적 개방성을 위해 조성한 아파트 지상 1층의 필로티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휴게공간을 조성. 한국적 정서에 어울리는 휴게시설로 여름철 더위를 피하고 마을공동체의 중심공간 역할을 해왔던 정자목 아래 평상 개념을 도입. 필로티 정면의 축선 끝에 궁궐의 담장과 화계를 재현한 후원을 조성하여 휴식공간에서의 조망을 제공. 평상에는 전통적인 대청마루 디자인을 도입. 평상의 단 높이는 한국인에 맞도록 서구적 기준보다 낮게 조절. 평상 주의의 필로티 기둥 6개 24면을 활용, 24절기의 상징적 이미지 및 의미를 장식타일로 표현하여 절기를 만들어 사용했던 선인들의 지혜를 담아냄. 평상에서 바라보는 경관을 고려하여, 전통꽃담 뒤로 한국인의 정서에 가장 부합하는 소나무를 배경식재 처리. 화강석과 백자갈로 현대적인 느낌을 표현한 원로 조성. 전통기와 및 장식문양으로 꾸며진 전통꽃담과 괴석, 석등, 석조 등의 점경물로 후정의 분위기 재현. 모란, 고려영산홍 등 한국적 이미지를 갖는 관목류 및 옥잠화, 비비추, 구절초, 애란 등 다양한 자생초화류를 도입하고, 그 사이로 산책로를 조성하여 보여지는 경관으로서의 후정의 기능에 더해 그 속을 거닐며, 또는 머무르며 사색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

벽천과 계류
(淸流濯足 ; 금강곡이 여기인 듯 폭포소리 웅장하고, 청류에 발 담그니 신선인 듯 하여라)
무더운 여름 탁족으로 더위를 달래던 선현의 지혜를 반영하여 단지내 수경시설로 못과 계류 도입. 계류와 함께 한국적 정서를 담은 다단형 소폭을 아파트 벽면을 활용한 벽천의 형태로 재현. 벽천 주변으로 느티나무 정자목과 계류를 넘는 돌다리를 두어 또 하나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입구감 조성. 벽천 후면으로 대나무 숲과 조형향나무를 식재하여 아파트 벽면을 시각적으로 완화하고, 조명처리를 통해 야경을 배려. 벽천 상부의 입면에는 겸재 정선의 산수화 이수정 이미지를 장식타일로 마감하여 대상지의 지역성을 반영.

(사진 : 김태우 부장, 자료제공 : (주)그룹·한)

Hyundai Hometown in Bangbae-dong
남기준 Nam, Kee Jun·본지 기자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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