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수 ([email protected])
정원 팀장님!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구의 기후가 변화무쌍해 식물이 생존하기 어려운 여름이었습니다. 장마는 마른장마였고 예년보다 더위가 심각했습니다.
팀장 그래요. 엘니뇨나 라니냐로 인해 그리고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기후가 변동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모두가 몇십 년 만의 이상기후를 경험했고, 극심한 더위와 가뭄, 홍수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죠. 조경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참 어려운 일입니다. 설계하는 우리도 이런 변화를 주시하고 이에 알맞은 설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시작하기 전에 이번 달에 열리는 행사에 관해 설명을 좀 할게요. 9월 26일 서울시청에서 한일 국제 세미나가 진행됩니다. 한국과 일본의 옥상녹화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예요. 참석하면 옥상녹화를 설계하는데 좋은 참고가 될 거예요.
정원 그런 국제세미나에는 꼭 참석해야겠네요. 팀장님도 참석하시나요?
팀장 물론입니다. 제가 이번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와 옥상녹화로 유명해진 세계의 건축물을 설명합니다. 옥상녹화를 통해 생명을 얻고 하나의 걸작으로까지 일컬어지는 유명한 건축물들을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정원 재미있을 것 같네요. 꼭 참석하도록 하겠습니다. 팀장 지금까지 설계를 위한 여러 가지 기초적인 지식에 대해 배웠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뉴욕의 조경을 통해 잘 조성된 옥상녹화가 얼마나 많은 경제적, 공간적 역할을 하는지를 배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지금까지 배운 것을 토대로 실제 옥상조경을 설계하는 방법을 배워보겠습니다. 우선 작은 상업건물의 옥상을 예로 들겠습니다. 초기 설계의 도면을 보고 문제점을 파악하고 변경된 도면과 실제 시공된 모습들을 보면서 공부하도록 할게요. 먼저 설계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처음에 해야 할 것은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정원 알겠습니다. 저도 학교에서 배우고 익힌 실력을 발휘해서 열심히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체크리스트가 무엇인가요?
팀장 옥상조경의 설계를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확인해야 할 항목입니다. 옥상조경설계뿐만 아니라 일반 건축설계에서도 항목은 다르지만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활용해야 합니다.
정원 그렇군요. 설계를 위한 기본 전제조건도 있지만 설계를 위해 확인하고 파악해야 할 사항들이 더 있다는 거군요?
팀장 그렇죠. 물론 이 체크리스트에 없는 부분들은 별도로 다루도록 할게요. 그것은 이미 지어져 있는 건물에 옥상녹화를 하는 경우와 경사형 지붕에 옥상녹화를 하는 것인데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아 별도로 설명할게요. 체크리스트를 한 번 볼까요?
정원 정말 설계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사항이 많군요. 알고 있던 것도 있지만 좋은 옥상정원을 만들기 위해 세심한 것 하나하나 신경을 써야 하네요. 하지만 설명만으로는 혼란스러운 것이 있습니다. 사용용도에 따른 구분이나 방수의 문제 등도 쉽지는 않은 것 같고요. 화단조성도 무엇을 확인해야 할지 애매합니다.
팀장 대부분 앞에서 배운 것들이지만 필요한 부분은 추가로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법정면적이나 수목수량은 각 지자체마다, 특정 지구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이것은 그때그때 확인을 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일부 지자체는 시에서 정한 수목을 꼭 일정수량 심도록 정해놓기도 합니다. 물론 법적으로 조경 면적이나 수량을 따르지 않아야 하는 건축물도 있고요. 법적 조항은 이전에 배운 대지의 조경이나 생태면적률을 참고하면 됩니다.
정원 그렇군요. 법적 조항을 알아보고 이것을 최소한의 기준으로 삼아 설계를 해야 하는 거네요.
팀장 맞아요. 그리고 사용용도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어떤 때에는 법적 최소기준만 맞춰 시공하려는 경우가 있고, 어떤 때에는 옥상을 가든파티나 야외결혼식이나 야외공연까지 가능한 정원을 조성하려는 경우도 있답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많지 않지만 건축물의 용도나 사용하는 사람들의 취향에 알맞은 설계를 해야겠지요. 회사의 사옥을 설계한다면 직원들의 휴게공간, 운동공간, 업무공간 등을 반영하면 되고, 병원의 옥상을 설계한다면 환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설계해야겠지요. 또 extensive와 intensive의 개념에 대해서는 교육 초기에 설명했지만 다시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extensive라는 개념은 토심을 낮게 하고 관리요구도를 낮춰 이용의 목적이 아닌 생태적 기능에 충실한 녹화를 하는 것입니다. extensive 옥상녹화는 우리나라에서는 옥탑에 조성하거나 특수한 목적을 위해 조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사용을 겸하는 intensive 옥상녹화를 원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정원 저도 extensive 옥상녹화에 관심은 많지만 제대로 된 사례를 국내에서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김진수는 다양한 경험을 거쳐 12년 전부터 옥상정원 분야에 전념해 오고 있다. 현재 (주)랜드아키생태조경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독일 ZinCo GmbH사와 기술협약을 맺어 옥상녹화 시스템을 국내에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랜드아키생태조경은 도시 집중화로 인해 지나치게 상승한 땅값으로 새로운 녹지 조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옥상 공간을 가치 있게 재탄생시킴으로써 생태조경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