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 [기웃거리는 편집자] 메타버스로 보고 듣고 즐기기
    “I’m on the Next Level……” 케이팝을 자주 듣는 사람이라면 이 가사에 한쪽 팔을 꺾어 ㄷ자를 만들 것이다. 에스파의 ‘Next Level’로, ㄷ자 춤과 함께 유행을 선도했던 노래다. 에스파는 지금까지 의 아이돌과 다른 독특한 콘셉트와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바로 메타버스를 결합한 아이돌이다. 그룹명 에스파(aespa)는 아바타(avatar)와 경험(experience)의 앞 글자를 딴 ae와 양면이라는 뜻의 aspect를 결합한 명칭이다. 3D를 기반으로 창조된 가상 세계인 플랫(FLAT)에서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 아이ae를 포함한 8인조(인간 멤버 4명+ 아바타 멤버 4명)로 활동하고 있다. 에스파의 데뷔 티저 영상은 꽤나 충격이었다. ‘아바타가 멤버라니, 메타버스가 콘셉트가 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적잖이 놀랐다. 영화나 드라마에 실제와 혼동하기 어려울 정도의 컴퓨터 그래픽CG 기술이 적용되는 것에 적응하고 있던 찰나인데, 아이돌의 활동 방식에까지 기술의 여파가 미치다니, 심지어 아바타가 실제 사람과 대화하고 춤을 추다니. 이런 기술은 볼 때마다 놀랍다. 사실 메타버스를 처음 접한 건 중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때 가입자가 3,6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플랫폼인 싸이월드다. 집에 돌아오면 컴퓨터를 켜 싸이월드에 접속했다. 내 취향을 엿볼 수 있는 1평도 안 되는 미니홈피와 아바타. 미니홈피에 들어가면 어젯밤에 누가 어떤 말을 남겼을까하는 기대감으로 먼저 방명록과 일촌평을 확인했다. 한 명도 방문하지 않은 날도 있었고, 꽤 많은 지인이 찾아온 적도 있었다.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친구들과 서로의 미니홈피를 하루에 열 번씩 방문하자는 딜(?)을 하기도 했다. 싸이월드에선 현금 역할을 하는 도토리가 있었는데, 명절에 받은 용돈의 3분의 1로 이 견과 전자 화폐를 샀다. 배경음악BGM을 사는 데 대부분의 도토리를 투자해 내 심정을 보여줄 수 있는 음악으로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곤 했다. BGM보다 공을 들인 부분은 일촌명이다. 일촌명은 일촌을 맺는 사람 이름 앞에 수식어처럼 적히는 것인데, 드립력(?), 창의력 혹은 그 사람과의 관계성을 엿볼 수 있었다. 새로 일촌을 맺는 사람과는 사전에 몇 가지 후보를 가지고 어떤 일촌명으로 설정할지 꽤 진지하게 토론을 펼치기도 했다. 싸이월드와 많은 시간도 보내고 추억도 쌓았는데, 이 미니홈피가 메타버스의 일종이라는 건 최근에 알았다. 당시는 메타버스라는 단어도 생소했고 대중화되어 있지 않았다. 나에겐 방과 아바타를 꾸미고 BGM을 고르는 하나의 재미였다. 그래서 인지를 못했던 것 같다. 최근에 들어서야 인공지능AI, CG, 메타버스 등이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자주 쓰는 용어가 됐다. 4월 1일,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이하 순천만박람회)가 개최됐다. 취재 차 순천만박람회에 방문했다. 자료 조사하던 중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바로 메타버스로 순천만박람회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신기해서 바로 메타버스 박람회에 접속했다. 아바타에 별명을 설정하면 입장 준비 완료. 그린아일랜드를 걸으며 박람회장인 순천만국가정원으로 들어간다. 박람회장 곳곳을 둘러봤는데, 여러 공간 중 경관정원과 노을정원에서 아바타를 조작하던 손가락을 멈췄다. 그래픽으로 구현된 노을과 화려한 꽃들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직접 가보니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에 마음을 뺏겨 버렸다. 메타버스로 담지 못하는 광활함과 청량감이 나를 반겼다. 오천그린광장 잔디밭에 앉아 광장을 살펴보았다. 건물 속 꽉 막힌 풍경과 달리 뻥 뚫린 이곳은 편안해 보였다. 돗자리를 깔아 피크닉을 즐기고, 자전거로 동천을 내달리고, 그린아일랜드를 산책하는 모습들은 메타버스가 아닌 그곳에 직접 가야 만끽할 수 있는 풍경이란 걸 깨달았다. 수많은 메타버스가 쏟아져 나오는 지금, 가볼 수 없는 곳을 체험해보기도 만나기 어려운 이를 접하기도 한다. 『환경과조경』도 메타버스로 보는 상상을 해봤다. 소개되는 공간을 그래픽으로 구현해 둘러보고, 필자들을 화상으로 만나는 등 잡지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구절을 형광펜으로 밑줄 긋는, 이미지를 오려 따로 보관하는, 종이를 넘기면서 읽는 그 특유의 책 맛을 메타버스로는 재현하긴 어렵지 않을까. 책으로 펼쳐보는 상상력은 무한하니깐.
  •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만약 아무도 묻지 않는다면 나는 알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여러 동네를 쏘다닌 결과를 바탕으로 나만의 지도를 만들고 있어야 했다. ‘우리가 행동하면, <모두가이동할지도>’를 발견한 4월 중순부터, 미리 계획을 세웠더랬다. 모두가이동할지도는 기부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에서 진행하는 사업 중 하나로, 이동 약자를 위한 지도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휠체어로 이동 가능한 경사로가 설치된 곳, 매장 입구에 턱이 없는 곳의 사진을 찍어 카카오맵에 업로드하면 참여가 완료된다. 인증된 장소에는 카카오맵 내에 ‘이동약자접근’이라는 표시가 생긴다. 설계공모 지침과 설계 설명문에서 배리어프리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는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보며 내 일상 속 장소가 얼마나 이동 약자에게 친화적인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모든 건 예상과 달리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슈퍼항체를 가지고 있지 않았던 나로 인해 어그러졌다. 2023 순천만박람회를 다녀온 지 이틀도 채 지나지 않아 목이 따끔거린다 싶더니 확진이었다. 격리를 마치고 나니 마감이 코앞, 멍한 머리로도 이대로 글감을 찾지 못하면 망하는 상황이라는 건 인지할 수 있었다. 그렇게 초조한 내 앞에 구원자처럼 나타난 게 바로 『조경개념사전』(123쪽 참조)이었다. 세상엔 수많은 종류의 책이 있지만, 사전은 유독 특별하게 느껴진다. 어떤 단어를 찾기 위해 책장을 뒤적이고 넘기는 행위 자체를 포함한 개념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얇은 종잇장을 넘기면 나던 바스락대는 소리와 오래된 종이 특유의 냄새를 떠올리게 하는, 내게는 그 어떤 인쇄물보다 단연코 아날로그적인 대상이다. 갑자기 무슨 사전이냐 할 수 있는데, 2022년은 한국에 조경이라는 학문이 들어온 지 50주년이 되는 해였다. 이를 기념하며 여러 행사와 사업이 진행됐는데, 『조경개념사전』 편찬 작업도 그중 하나였다. 의아했던건 조경용어사전이 아닌 조경개념사전이라는 점이었는데, 서문에서 “단순한 용어 정의나 낱말 풀이식의 책이 아닌 하나의 용어에 담겨 있는 다중적인 가치와 미래 전망을 함께 전달할 수 있는 책”으로 집필 방향을 설정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향점에 따라 『조경개념사전』은 조금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됐다. 우선 차례가 두 개다. 가나다순 차례 뒤에, 영역별 차례라는 독특한 형태의 목록이 있다. 여섯 개의 영역은 조경학의 기본 갈래에 따라 설정되어 있어서, 영역별 목차를 따라 읽으면 조경의 한 분야를 가볍게 훑어볼 수 있다. 보통 사전이 단어의 뜻과 예문, 유의어, 반대어 등으로 구성된 것과 달리, 이 사전은 길게는 8쪽에 달하는 긴 글과 참고 이미지로 단어를 설명한다. 필요에 따라 다른 사전에서 정의한 단어의 뜻을 적어 놓기도 했다. 읽을거리가 꽤 되다보니 찾는다는 표현보다 그야말로 읽는다는 표현이 훨씬 어울리는 사전이다. 시집처럼 마음 내킬 때 꺼내어 손 가는 지면부터 읽어도 좋을 것 같았다. 사전에 담긴 단어의 수는 총 126개다. 차례에서 호기심을 일게 했던 단어는 조경과 큰 관련이 없어 보이거나 품고 있는 뜻이 너무 방대해 어떻게 해설했을지 상상이 잘 되지 않는 일반 명사들이 었다. 그중 하나가 ‘맥락’이었는데, 펼쳐본 지면에 쓰인 설명이 꽤 근사했다. “맥락(context)은 라틴어(contexere)에서 유래했다. 조경 디자인이 진공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는 절대 없다. 조경이 다루는 외부 공간을 둘러싼 환경이 항상 존재한다. 조경 재료와 패턴, 공간의 형태와 활동은 맥락 안에서 직조되고, 이는 다시 주변 환경의 일부가 된다.” 물론 이 사전은 조경이 무엇인지 설명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건 조경이 무엇인지 묻는 행위를 계속할 수 있는 유형의 작업물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다. 시간이 무엇이냐 묻는 질문에 아우구스티누스가 내놓았던 답이 떠올랐다. “만약 아무도 묻지 않는다면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누가 설명을 하라면 나는 알지 못한다.” 뒤늦게 전염병에 시달리다 막 빠져나온 탓일까, 마주치는 모든 문장들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싶어진다. 우리가 조경을 모르는 까닭은 누군가 묻고 있기 때문이다. 조경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이 다양해진다면 더욱 좋겠다. 개정판, 확장판, 애장판 등 답할 수 있는 방법은 수없이 많으니
  • [COMPANY] 햄프로 건강하고 밝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연구와 도전
    햄프로는 보다 밝고 건강한 사회를 꿈꾸는 기업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함장영 대표(햄프로)는 우선 주변을 세심히 둘러봤다. 출생률이 낮아지면서 아이들의 발길이 뜸해진 어린이 놀이터, 반면 갈 곳이 없어 골목을 전전하다 근린공원의 작은 벤치에 장기판을 펼치고 앉은 노인들이 보였다. 눈에 띄지 않아 안부가 궁금해지는 이들도 있었다. 2020년 기준, 전체 인구 대비 등록장애인 수는 약 5.1%다.1 국민 20명 중 1명이 장애인 인구에 해당하는데, 이들을 쉽게 볼 수 없다는 건 장애인이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뜻과 같다. 출생률이 더 낮아지거나 현상을 유지한다면, 어린이 놀이터는 아이들이 찾는 순간에만 빛나는 공간으로 남게 된다. “하지만 동네 놀이터와 운동 공간이 여러 세대와 다양한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함장영 대표의 상상은 새로운 제품 출시로 이어졌다. ‘웰라이프 놀이터’는 특정 사용자를 위해 특화한 기구가 아니라는 점이 특징이다. 어린이의 놀이 욕구를 해소하는 놀이 기구(어린이용), 체력 단련을 위한 일반 운동 기구(일반용), 시니어에게 적합한 기구(시니어용)를 모두 갖춘 제품군이다. 목적이 다른 제품을 섞어 설치해도 잘 어우러지도록 회색 스틸과 목재를 공통적으로 사용해 디자인했다. 어린이용의 경우, 아이의 흥미를 끌 수 있도록 일반용, 시니어용과 같이 간결하게 디자인하되 산뜻한 색상과 동물 그래픽을 더했다. 함장영 대표는 “일반적인 운동 공간이나 놀이터의 경우, 특정 이용층만 쓸 수 있는 기구로 이루어져 있어 활용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여러 기업의 제품이 섞여 있으면 유지·관리가 어려울 뿐 아니라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체계적 시스템을 갖춘 제품군을 개발해, 한 장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고 유지·관리가 용이하도록 했다. 특히 어린이용 놀이 기구는 친환경적이고 인체에 무해한 소재를 사용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따라서 제품을 디자인하고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소재를 선택한 후 그 소재에 맞게 제품을 구성하고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웰라이프 놀이터의 기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운동 기구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퍼걸러와 운동 기구를 접목해 일석이조 효과를 꾀한 ‘퍼걸러형 종합운동기구’가 있는가 하면, 실내 운동 기구처럼 중량을 조절할 수 있는 숄더프레스와 벤치프레스 기구도 있다. 시니어용 운동 기구도 가볍게 신체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운동 기구 등을 포함한 웨이트 기구까지 그 구성이 다채롭다. 다양한 운동 기구를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햄프로가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조경 시설물뿐만 아니라 건강 관련 운동 기구를 생산해온 덕분이다. 운동 기구의 경우 실내용과 야외용으로 세분해 통합적인 개발을 해왔으며, 유아용부터 어린이용, 중/장년층용, 시니어용, 장애인용 등 전 국민이 체계적으로 각자의 체형과 매커니즘에 맞게 운동할 수 있는 기구를 개발해 보급해왔다. 그 노하우와 조합 놀이대를 결합한 결과물이 ‘공감 놀이터’다. 공감 놀이터는 세대와 장애를 넘어 모두가 함께 어울려 놀이와 운동을 즐기는 공간으로 계획됐다. 어린이 전용 놀이 기구로 구성된 ㄷ자, ㄱ자 형태의 놀이대가 기본 틀을 형성하고, 벽면과 주변에 ‘스텝건너기’, ‘링 작게 움직이기’, ‘앉았다 일어나기’ 등 시니어와 어린이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놀이 기구가 결합되어 있다. 여러 시뮬레이션을 통해 휠체어 이용자나 신체 약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보행 동선을 놀이 기구 사이에 마련했다. 함장영 대표는 앞으로도 노인 세대와 장애인을 위한 공간을 고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령화로 인해 노인 인구는 점점 늘어나고 있고, 어린이 인구는 줄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하기보다 다양한 세대와 여러 사회 약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재개발 지역이나 신규 조성 단지에 ‘어린이 놀이터’뿐 아니라 이처럼 다양한 사람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감 놀이터’가 설치될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독일에는 CCTV보다 더 좋은 감시 효과를 가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다는 말도 있지 않나. 한 장소를 여러 세대가 즐기게 되면 서로를 보듬어주며 소통할 수도 있고,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햄프로는 앞으로 그간 쌓아온 경험과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세대별 맞춤형 운동 기구를 스마트화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 햄프로의 연구개발팀은 사용자의 생체 리듬을 파악하고 점검할 수 있는 기구를 연구하고 있다. 더불어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탄소 발생량을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를 자체 활용하는 친환경 조경 시설물을 개발할 예정이다. 기존 시스템을 점검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도 박차를 가한다. 함장영 대표는 “A/S 체계를 개편해 햄프로의 제품에 이상이 생길 경우, 서울·경기 지역은 24시간 이내, 그 외 지방은 2~3일 내에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크지 않은 시장에서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자리에서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 덕분이다. 특히 햄프로는 연구개발팀을 격려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기본적 근태 상황 외에는 간섭하지 않으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전시회, 견학, 세미나 등에 참석할 수 있도록 적극 장려하고 있다. 그 덕분인지 연구개발팀 직원의 근속년수가 상당히 높다. 햄프로와 같이 색다른 아이디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기업이 더 많이 생겨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글 김모아 자료제공 햄프로 각주1. 한국장애인개발원, 『2020 장애통계연보』, 2020
  • [PRODUCT] 숲 속의 무장애놀이터 자연과 미로 속에서 모험심을 키우다
    자라나는 어린이는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특히 놀이터는 어린이들이 꿈과 상상력을 키우는 공간으로, 어린이라면 누구나 제약 없이 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안디자인은 이러한 아이들이 작은 공간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다양한 사람들이 이야기와 연결된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인다. 아이안디자인의 무장애놀이터는 모든 어린이가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특히 부엉이 조합 놀이대는 아이들의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부엉이 형상을 디자인 모티브로 삼았으며, 자연 소재 등을 활용해 풀냄새가 가득한 숲 속 한가운데에 있는 느낌을 자아낸다. 부엉이 조합 놀이대의 주요 놀이 공간은 세 개의 층으로 구성된다. 1층 놀이 공간은 데크가 없어서 휠체어를 탄 어린이도 자유롭게 드나들며 놀이를 즐길 수 있다. 2층은 바닥을 로프로 만들어 아이들이 모험심을 키울 수 있도록 했고, 3층에서는 대형 슬라이드를 설치해 어린이들이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오며 스릴을 맛볼 수 있게 했다. 또한 주요 놀이 공간 주변에 조성한 다양한 높낮이의 언덕과 미로 시설물은 아이들의 활동성을 키운다. 뜨거운 여름철에는 아이들이 해를 피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선셰이드 그늘막을 설치했다. TEL. 02-2069-2422 WEB. www.aiandesign.com
  • [에디토리얼] 노들섬과 도시의 욕망
    한강르네상스 시즌 2,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화려한 아이템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여의도공원에 제2세종문화회관을 짓고 하늘공원 위에는 대관람차 ‘서울링’을 세운다고 한다. 노들섬도 다시 옷을 갈아입는다. 지난 4월 20일, 서울시는 ‘노들 글로벌 예술섬 디자인 공모 포럼’을 개최해 국내외 유명 건축가 일곱 팀의 구상안을 공개했다. 지난 이십 년간 이 작은 섬에 참 많은 아이디어와 디자인이 쏟아졌다. 피로감 때문일까, 기시감 때문일까. 이번 출품작들에 담긴 극장과 공연장, 폭포와 수영장, 관람차, 보행교, 공중수로에 좀처럼 눈이 가지 않는다. 변신을 거듭해온 노들섬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본다. 노들섬은 원래 섬이 아니었다. 1915년과 1921년 지도를 보면 현재 노들섬 위치에 해당하는 곳이 육지다. 용산 아래쪽 강기슭의 넓은 모래밭. 신초리新草里라는 마을이 있었다. 한강 근처 마을들은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개 주변보다 높은 곳에 자리를 틀었는데, 신초리 역시 봉긋한 둔덕 위에 있었다고 한다. 이 강변 마을의 운명을 바꾼 건 한강인도교 건설이었다. 1900년에 세운 한강 최초의 다리는 기차 전용 한강철교였다. 걸어서 강을 건너는 다리가 처음 건설된 건 1917년이었다. 강 북단 용산 이촌동과 남단 노량진을 잇는 이 다리는 한강인도교라고 불렸는데, 신초리 언덕에 흙을 돋우고 석축을 쌓아 올려 다리를 떠받치게 했다. 백사장 위에 섬처럼 솟은 땅이 생겼고, 이때부터 이 일대는 강 가운데 있는 섬이라는 뜻의 ‘중지도’로 불리며 육지가 아닌 섬으로 여겨졌다. 1925년 을축년 대홍수로 인도교 북측 제방이 유실되면서 중지도와 용산 사이의 인도교가 파괴됐고, 1929년에 현재의 교량이 신설됐다. 1935년에는 중지도까지 전차 궤도가 깔려 전차역이 생겼고, 이듬해에는 중지도와 노량진 사이에 아치 형태의 새 교량이 건설됐다. 신초리의 존재는 이 무렵 지도에서 사라졌고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곧 증발했다. 1950년 6월 28일, 한국전쟁 나흘째 날, 북한군 진로를 차단하기 위해 아무런 예고도 없이 한강인도교가 폭파됐다. 1954년에야 다리가 복구되면서 제1한강교의 역사가 시작됐다. 8차선 교량으로 확장된 건 1981년이고, 1984년에 한강대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노들섬 일대가 한강대교에 매달린 섬으로 완전히 고립된 건 아니었다. 1956년 5월 대통령 선거 유세에 30만 군중이 몰려들었는데, 그 장소가 노들섬과 이촌동 일대 ‘한강백사장’이었다. 갈수기의 드넓은 모래밭이 광장 역할까지 했던 셈이다. 한강백사장은 1960년대 서울 지도에도 넓게 남아 있다. 여가를 보낼 공원이나 공공 공간이 거의 없었던 시절, 한강과 백사장은 여름에는 피서지,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쓰였다. 노들섬 동쪽 백사장은 강수욕 즐기며 폭염을 피하는 서울의 대표 휴양지이자 절경을 자랑하는 명소였다. 한강개발 3개년계획(1968~1970)이 노들섬을 고립된 섬으로 바꿔놓았다. 이 계획의 핵심은 홍수 피해 방지와 교통난 완화를 위해 강 북단 이촌동 연안을 따라 제방 도로(현재의 강변북로)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모래를 퍼 날라 제방 도로를 쌓으면서 한강백사장은 완전히 사라졌고 그 자리로 강물이 흘러 들어갔다. 마침내 노들섬은 강물에 둘러싸여 고립되고 유기됐다. 지도 바깥으로 추방된 것이다. 강 한가운데 버려진 섬에는 도시의 욕망이 주기적으로 들끓었다. 유원지와 관광지 개발 사업이 여러 차례 계획되고 번번이 취소됐다. 1970년대 초 노들섬 매립 공사를 맡은 한 기업은 1만 평이 되지 않는 섬을 4만 5천 평으로 넓힌 뒤 정부로부터 넘겨받았다. 섬 둘레로 시멘트 둔치가 생긴 게 이때다. 기업의 사유지가 된 노들섬은 공공 공간의 기능을 상실했다. 수영장과 선착장을 갖춘 종합 유원지 개발, 호텔과 리조트를 포함한 대규모 개발 사업이 구상됐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노들섬은 시민들의 기억에서 점차 잊혀갔다. 인공의 구조물을 야생의 식물이 뒤덮은 폐허, 미지의 땅. 21세기의 길목에 들어서며 미지의 땅이 재조명된다. 1995년, 일제식민지기에 붙여진 이름 중지도가 노들섬으로 바뀐다. ‘노들’은 ‘백로鷺가 노닐던 징검돌粱’이라는 뜻으로, 지금의 노량진 근처를 일컫는 이름에서 따왔다. 2005년, 이명박 시장의 서울시는 274억 원에 노들섬을 사들여 오페라하우스를 짓고자 했다. 두 단계에 걸친 설계공모를 통해 건축가 장 누벨의 설계안이 선정됐으나 설계비 문제로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2009년에는 오세훈 시장이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로 공연예술센터와 한강예술섬 사업을 펼쳤지만, 2011년 박원순 시장 체제에서 모든 사업이 보류되거나 취소되고 도시 농업을 위한 텃밭이 운영되기에 이른다. 2012년, 노들섬의 지난한 운명은 새로운 활로를 찾는다. 섬의 지혜로운 활용을 위해 사회적 공감대를 모으는 시민 포럼, 아이디어 공모, 학생 디자인 캠프, 전문가 워크숍 등 다양한 노력이 펼쳐졌다. 2015년에는 관행적인 설계공모 방식과 다른 공모 과정을 통해 새 사업이 본격화된다. 시설을 먼저 계획하고 콘텐츠를 나중에 집어넣는 방식이 아니라, 콘텐츠와 운영 프로그램을 우선 기획하고 그것에 맞는 시설과 공간을 설계하는 3단계 공모가 진행된 것이다. ‘대중음악을 중심으로 한 예술 창작 기지’라는 운영자의 구상을 담아낼 공간 설계자가 선정됐다. 법, 제도, 실행이 충돌하는 난관 끝에 2019년 9월 말 새 노들섬의 문이 열렸다. 폐허의 섬으로 버려져 미지의 땅으로 잊힌 지 거의 반세기 만에 노들섬이 돌아온 것이다. 매력적인 풍경과 경쟁력 있는 입지를 갖춘 땅의 숙명일까. 2023년 봄, 노들섬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고단한 도시의 일상에서 탈주한 ‘자발적 표류자’를 반겨주던 노들섬, 그 한가로운 여백이 벌써 그리워진다.
  • [풍경 감각] 부자가 된 기분
    어렸을 적, 부모님은 시험을 잘 보면 원하는 걸 사준다는 공약을 걸곤 했다. 공부 열심히 하라는 의도였겠지만, 사실 시험 준비보다는 상품 고르는 걸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틈날 때마다 인터넷 쇼핑몰 장바구니에 식물을 넣었다 빼면서 위시리스트를 채워 나갔다.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오면 그 주 주말에는 쇼핑몰을 운영하는 식물 농장으로 향했다. 인터넷 쇼핑이 막 활성화되던 때였지만, 아버지는 늘 한 시간이나 걸리는 농장까지 차를 운전하셨다. 비닐하우스를 한 바퀴 둘러보며 식물을 구경하고 미리 적어간 식물들과 그 자리에서 반해버린 식물들을 모두 담으면 큰 상자 하나가 가득 찼다. 식물 상자는 무거웠지만 짐처럼 트렁크에 실을 수 없어 옆자리에 두고 가겠다고 하니, 아버지가 그렇게 좋냐고 물었다. 배웅하던 농장 주인 부부는 마치 부자가 된 기분일 거라고 대신 대답했다. 집에 오는 길, 내가 상자 속 식물을 유심히 보는 동안 아버지는 푸른 시골길을 달렸다. 작업실 이사를 마쳤다. 새 작업실에는 작지만 해가 잘 드는 베란다가 있어서 그간 위시리스트에 머물던 식물들을 몇 개 데리고 왔다. 은방울꽃, 수선화, 델피늄, 디디스커스, 아이슬란드포피……. 베란다 창틀에 앉아 이들을 천천히 본다. 오래 전 그 봄날, 아버지 차 뒷자리에 앉아 ‘부자가 되면 이런 기분일까’ 궁금해하던 기억이 난다. 창밖이 푸르다.
  • 테이버 공원 Tavor Park
    키랴트 얌Qiryat Yam 시 달렛Dalet 지구는 1970년대 건설주택부가 조성한 주거지로 전국적으로 건설된 대규모 공공주택 모델에 기반해 조성됐다. 주로 새로운 이민자와 기존에 살던 이민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인근 공원은 오랜 기간 방치되어 황폐하고 주변과 단절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목표 설계 목표는 흩어진 정원을 통합하고 확장해 만남, 놀이, 휴식이 이어지는 공간을 만들어 주민에게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역 주민 참여를 원칙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기존 장소의 기능을 해치지 않고 각 기능을 연계하는 보행 체계를 더했다. 공원 설계 설계의 첫 번째 단계로 보행로를 연장해 모든 공간을 연결했다. 총 연장 240m에 달하는 보행로는 공공주택과 정원, 휴식 공간, 간단한 놀이와 운동이 가능한 광장, 반려동물 놀이 공간을 이어준다.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킨 수목은 보존하고, 휴식 공간에는 그늘을 제공하는 수목을 새로 심었다. 또한 기능성 수목을 식재하고, 유출수 저감을 위한 식재 방식과 지역 토착종을 활용했다. 평평한 공원에 잔디 언덕을 만들어 걷는 재미를 더했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산책로를 만들고, 돌담과 목재로 플랫폼을 조성했다. 콘크리트, 아스팔트, 돌과 같이 흔한 재료를 선택해 세심하게 활용했다. *환경과조경421호(2023년 5월호)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s BO Landscape Architects, Beeri Ben Shalom and Orna Ben Zioni Lead Architects Ari Fine, Rotem Even Client Qiryat Yam Municipality Location Qiryat Yam, Israel Area 9,000m2 Completion 2020 Photograph Yoav Peled BO 랜드스케이프 아키텍츠(BO Landscape Architects)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환경 설계에서 엔지니어링까지 다양한 조경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지역 주민을 위한 공간, 공원, 자연 보호 구역, 국립공원에 이르기까지 지역과 도시에 대한 정밀한 조사와 계획을 통해 대상지에 맞는 설계 해법을 제공한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 긍정적 태도로 프로젝트에 접근하고자 한다.
    • BO Landscape Architects
  • 프라란 광장 Prahran Square
    프라란 광장(Prahran Square)은 도심 내 새로운 형태의 널찍하고 독창적인 공공 공간을 제시한다. 리옹 건축사무소(Lyons Architecture)와 ASPECT 스튜디오는 건물로 밀집한 도시에 시민들을 위한 공공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지상주차장을 광장 아래로 이동시켰다. 새롭게 만든 지하주차장은 2층 규모로 500대의 차를 수용할 수 있다. 도시공원, 광장, 원형 극장, 놀이터, 잔디밭, 주차장, 상점 등을 아우르는 새로운 유형의 공간을 탄생시켰다. 여러 공간의 기능을 융합해 주민, 쇼핑객, 관광객을 위한 문화와 여가 공간을 조성했다. 광장의 본질인 공공성을 준수하는 것은 물론 상업과 민간 기업 간의 교류를 촉진시켰다. 리본 형태의 경계 구불구불한 경계부는 광장을 둘러싸는 리본 형태를 띠고 있어 독특한 거리 풍경을 만들고, 주차장 진입부, 계단, 상점, 커뮤니티 공간 등을 감싼다. 경계부는 광장 내부의 경관을 만들고 주변 도로의 차량으로부터 광장을 보호하며, 공공 공간과 주변 상업 시설을 구분하는 일종의 층으로 기능한다. 리본 형태의 경계는 네 면을 감싸고 있는데, 세 면은 내부 광장으로 이어지는 경사로이며 나머지 한 면은 인근 상점과 연결된다. *환경과조경421호(2023년 5월호)수록본 일부 Team Lyons Architecture, Waterforms International, WSP, Artists(Paul Carter, Bruce Ramus) Traditional Owners & Ongoing Custodians of the Land Wurundjeri Woi-Wurrung Country Client City of Stonnington Location Melbourne, Australia Area 10,000m2 Design 2016~2018 Completion 2019 Photograph Peter Bennetts, John Gollings ASPECT 스튜디오(ASPECT Studios)는 조경가, 도시 디자이너, 전략가, 도시계획가로 구성된 팀으로, 전 세계 곳곳에 새로운 공공 공간을 창조해왔다. 사람들이 공공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 공간의 완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 요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억에 남을만한 공공 공간의 경험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호주 시드니, 멜버른, 애들레이드, 브리즈번, 퍼스,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베트남 호치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스튜디오를 두고 있다.
    • ASPECT Studios
  • 보닛 스프링 파크 Bonnet Springs Park
    168에이커 규모의 대상지는 1880년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 레이클랜드 레일야드(Lakeland Railyard)로 사용됐다. 원래 이 철도 기지는 미국 동부 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이동하는 각종 화물이 오가는 물류의 허브였다. 하지만 1952년 철도 기지가 문을 닫으면서 대상지는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 갔다. 2015년 레이클랜드 도심은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 하나였고, 일각에서는 레이클랜드의 자연 경관을 보존하는 동시에 중앙 공원으로 기능할 수 있는 보닛 스프링 파크(Bonnet Springs Park) 조성을 제안했다. 이후 보닛 스프링 파크 건립 위원회의 제안으로 공원 마스터플랜 수립이 시작됐다. 우리는 6개월 동안 모은 시민들의 의견을 토대로 설계의 콘셉트와 방향을 정했다. 생태학적 보석, 문화적 자석, 그리고 하나로 연결된 지역 커뮤니티를 설계 목표로 설정했다. 공원은 헤리티지 가든, 캐노피 산책로, 조각 공원, 놀이터 등 녹지 공간을 비롯해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된다. 새로운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는 공원의 주요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생태학적 보석 대상지는 오랜 시간 산업 용지로 쓰이고, 수십 년간 낙후된 방식으로 빗물을 처리해 생태계 일부가 훼손됐다. 우리는 지역 전문가들과 함께 자연 생태계를 회복하고, 해로운 오염 물질을 정화할 수 있는 전략을 개발했다. 침입 외래종을 제거하고 빗물 처리를 위한 습지와 생태 건천을 구축했다. 오염된 토양 위에는 두 배 이상 높이의 언덕을 쌓아 오염을 막고 전망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풍성한 참나무들을 보전하고, 굽이쳐 흐르는 수로를 개선해 건강한 생태계 유지를 꾀했다. 네이처 센터는 중심 공간으로 인근의 보닛 호수Lake Bonnet를 조망할 수 있는 장소다. 공원 이용자들은 이곳에서 호수를 감상하며, 플로리다 중앙부의 생태적 특성을 배울 수 있다. 네이처 센터는 강의실, 전시 공간을 포함해 카페 및 보트 대여 시설 등을 갖춘 교육·문화 시설로 사용될 예정이다. 문화적 자석 도심에 위치한 공원의 지리적 여건은 예부터 문화, 교육, 예술을 장려했던 레이클랜드의 전통을 이어나가기에 적합하다. 웰컴 센터의 전시로 이 지역의 농업, 산업과 문화의 역사를 보여주고, 야외 공간에는 대규모 식물원을 조성했다. 공원 곳곳에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익스플로레이션 V 어린이 박물관(The Explorations V Children’s Museum)은 공원의 중심부로 이전해 공간을 더 확장하고, 공원을 위한 교육 및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다. 연결된 지역 커뮤니티 공원은 도시 전역에서 찾아오는 다양한 연령대와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방문객들을 수용하고, 교통 인프라와 도시 구조상의 간극으로 인해 나눠진 여러 지역을 하나로 연결할 것이다. 새로운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 출입이 쉬운 진입로, 원활한 대중교통 등을 통해 공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벤트 센터의 대형 연회장, 웰컴 센터의 레스토랑, 중앙 이벤트 잔디광장은 시민들을 사회적으로 연결한다. 트리 하우스, 자연 놀이터 등 소규모 공간은 일상에서 공원을 더 친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유형의 이용자들이 공원을 즐길 수 있도록 신체적, 사회적 평등이 실현되는 공원으로 계획했으며, 이러한 계획을 통해서 새로운 연결을 만들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를 구축하고자 했다. Landscape Architect Sasaki Client Bonnet Springs Park Inc. Location Lakeland, Florida, United States Area 168ac Completion 2022 Photograph Sasaki 사사키(Sasaki)는 도시 설계, 건축, 토목 공학 등과의 협업을 통한 다학제간 디자인을 추구하며 전 세계의 대규모 국제 사무소, 문화지구, 고등 교육을 위한 캠퍼스, 소규모 사무 공간을 설계해왔다. 다양한 스케일의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대상지의 문제점을 다차원적으로 분석해 넓은 스펙트럼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유연한 도시 설계와 균형 잡힌 프로그램, 역동적인 공공 영역 등을 아우르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한다.
    • Sasaki
  • 차오프라야 스카이 파크 Chao Phraya Sky Park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 성행하는 가운데 방콕 시정부는 차오프라야 스카이 파크(Chao Phraya Sky Park)(이하 CPSP)를 개장했다. 약 40년 동안 방치됐던 공간이 태국 최초로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에 조성된 선형 공원으로 탄생했다. 이 다리는 방콕에서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지역에 위치하며,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의 마을과 현대적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소다. CPSP는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에 공공 녹지가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다. 우리는 방치된 기존 도시기반 시설을 활용해 시민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건강한 도시 환경을 재구축하고자 했다. 방콕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평행한 도로와 다리 양쪽 끝에 있는 기존 공원들을 연결해 공공 녹지를 넓히고, 보행 편의성을 높였다. 버려진 기존 도시 기반 시설을 재활용해 공사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도시에 새롭게 생긴 녹지 공간은 시민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도시 유휴 공간의 개선 가능성을 높이고, 미래 도시 공간 조성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 미완성의 꿈을 마무리하다 1984년 방콕 시민들은 동남아시아 최초로 스카이 트레인을 건설한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라발린 스카이 트레인(Lavalin Skytrain) 철도는 차오프라야 강(Chao Phraya River)을 가로지르며 문화 유산 지구를 거쳐 통근자들을 실어 나를 예정이었다. 철도는 8.5m 간격을 두고 280m 길이로 건설된 프라포클라오 브리지(Phrapokklao Bridge)의 두 개 도로와 하중을 나눠 갖는 식이었다. 프라포클라오 브리지 구조물 완성 후 정치적 간섭으로 인해 프로젝트가 교착 상태에 빠졌고, 정부도 프로젝트를 방치하면서 결국 실현되지 못한 채 구조물만 남겨졌다. 40년 동안 완성되지 못한 거대 기반 시설은 방콕의 미완성 꿈이자 빛을 보지 못한 채 남겨진 상실을 의미한다. 대도시로 발전한 방콕에서 라발린 스카이 트레인의 구조물은 도시 경관 한복판에서 시민들에게 잊힌 건축물이 됐고, 불완전한 구조물인 데다가 접근할 수 없어서 ‘사판 두안(Saphan Duan)’ 또는 ‘절단된 다리’로 불렸다. 2015년 방콕시 산하의 도시 계획 및 개발부, 쭐랄롱꼰 대학교(Chulalongkorn University)의 쭐라 유니서치(Chula Unisearch) 및 도시 디자인 개발 센터(Urban Design Development Center)는 방콕의 중심가 활성화를 위해 방콕 250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의사 결정 과정에 대중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여러 차례의 공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과정에서 라발린 스카이 트레인의 구조물을 강 건너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을 위한 보행로로 만들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를 계기로 지역 주민들은 도보로 강을 건널 수 있는 권리를 요구했다. 지역 주민들은 새로운 공공 녹지 공간의 필요성과 미완성의 꿈으로 남은 라발린 스카이 트레인을 통해 도시를 연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결과적으로 이 다리는 도시의 선형 공원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됐다. 과거와 현재를 잇다 도시의 중요한 역사 구역 한가운데 절단된 채 남겨진 구조물은 태국의 기념물 메모리얼 브리지(Memorial Bridge) 옆에 있었다. 이 브리지는 차오프라야 강을 가로지르는 최초의 차량용 교량으로 현 태국 왕조의 초대 국왕 라마 1세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으며 사판 푸트(Saphan Phut)로 불린다. 메모리얼 브리지의 여러 요소에서 모티프를 얻어 새 구조물 대신 기존의 구조물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진행했다. CPSP는 메모리얼 브리지의 곡선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해 기존 구조물의 경사면과 방콕의 스카이라인을 조화롭게 만들었다. 한 세기 동안 메모리얼 브리지는 관광객과 시민들이 차오프라야 강이 흐르는 방콕의 전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였다. CPSP에서 바라봤을 때 메모리얼 브리지가 시야의 한 부분에 걸리도록 경관을 조성했다. 보행자들은 메모리얼 브리지의 전경을 감상하며 아룬 사원(Wat Arun), 왓 포(Wat Po), 위차이 프라싯 요새(Wichai Prasit Fort) 등 방콕 기념 엽서에 등장하는 유명 랜드마크를 조망할 수 있다. 차오프라야 강 너머로 방콕의 360도 파노라마 전경을 감상할 수 있어 방콕이란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입체적 보행 경험 CPSP는 다리 양쪽 끝의 공원을 서로 연결한다. 강을 가로지르는 두 도로 사이에 남겨진 8.5m 폭의 공간에 두 개의 엇갈리는 동선을 만들어 공간의 분할을 꾀했다. 동선을 중심으로 분리된 공간의 형태는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산책 등 다양한 속도의 보행 경험을 가능하게 만든다. 안전한 보행 환경을 구축하고, 교통 소음 등 각종 공해를 줄이기 위해 모든 구조물은 양쪽 차도보다 높게 설치했다. 두 방향으로 나뉜 길이 만나는 중간 지점에는 오르내릴 수 있는 언덕과 같은 곡선 지형을 조성해 입체적인 보행로를 만들었다. 보행로에서 다리의 끝점이 보이지 않도록 끝나는 구간에 계단을 조성해 마치 탐험하는 기분이 드는 입체적인 보행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계단식 좌석 공간을 설치해 휴식을 취하거나 각종 공연 및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무대로 활용되도록 했다. 공원에서는 방콕의 역사적인 경관과 현대적인 스카이라인을 모두 감상할 수 있고, 강 위에서 일출과 일몰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단차의 보행로를 통해 선형 공원의 선을 강조하고, 열린 공간을 조성해 보행 환경의 안정성을 높였다. 또한 누구나 안전하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승강기, 휠체어 경사로 등 배리어 프리 시설을 설치했다. 한계를 극복하다 40년 동안 방치되고 접근조차 할 수 없었던 스카이 레일에 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결코 쉬운 과업이 아니었다. 현장 조사가 어려워 추정에 기반한 설계를 진행해야 했다. 중량 제한으로 인해 토양의 깊이와 추가 구조물 설치는 설계에서 중요한 사안이었다. 두 개의 도로 사이 공간에 자리 잡은 CPSP는 설계뿐만 아니라 시공 과정에서도 양쪽에서 이루어지는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가로막아서는 안 됐다. 시공간의 제약 때문에 프리캐스트 GRC 블록의 모듈 시스템을 이용해 모든 구조물을 설치했다. 덕분에 공기를 줄이고 비용을 절약했다. GRC 블록으로 설치한 벽, 플랜터, 좌석 등은 공원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전체적 보행 경험을 만들어낸다. 바람도 설계에서 주요 고려 요소였다. 토양이 덜 필요하고 바람과 태양에 저항력이 높은 다양한 저관리 식물과 보행과 운전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가지와 형태가 넓게 퍼지지 않는 식물로 식재를 구성했다.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은 계절에 따라 색을 바꾸며 도시에 새로운 활기를 더할 것이다. 토착종을 식재해 곤충을 위한 미기후와 서식처를 제공하고 도시의 생물 다양성에 기여하고자 했다. 유휴 공간의 재발견 CPSP는 방콕의 첫 번째 팬데믹 봉쇄 시기에 개장했다. 기후위기와 함께 공중 보건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공공 녹지의 필요성과 회복 탄력성을 갖춘 도시의 필요성이 커졌다. 설계를 구현하기 위해 넘어야 하는 온갖 역경이 있었지만, 건축가, 엔지니어 등과의 긴밀한 협업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친환경적 도시 환경을 위한 솔루션으로 기존 구조물을 재활용해 시공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고자 했다. CPSP는 보행 편의성을 갖춘 공원으로 도시의 공중 보건과 기후 회복 탄력성에 기여할 것이다. 미완성의 꿈을 완성한 CPSP는 우리의 이웃, 그리고 우리의 환경과 건강하게 공존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기후 변화, 팬데믹 등 앞으로 닥쳐올 불확실한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려면 한정된 자원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필요가 있다. 버려진 기반 시설 등 도시의 유휴 공간을 재발견해서 활용한다면 더 나은 미래 도시 환경을 구축해 나갈 수 있다. Landscape Architect Kotchakorn Voraakhom Architect Chakdao Navacharoen Project Leader City Planning and Urban DevelopmentDepartment(BMA) / Chula Unisearch, Chulalongkorn University Urban Designer Urban Design DevelopmentCenter(UDDC), Chulalongkorn University Civil Engineer Pisitsak Serklin, Sukkawich Thepchana Structural Engineer Thummanuun Susumphao Project Contractor SGR Enterprise Company LimitedCommunity Participation Cultural Tourism Community Kadi Chin-Klong San Client Bangkok Metropolitan Administration(BMA) Location Bangkok, Thailand Area 3,800m2 Completion 2020 Photograph Landprocess, Panoramic Studio, Stargazer Club 랜드프로세스(Landprocess)는 2011년 꼿차꼰 보아콤(Kotchakorn Voraakhom)이 설립한 방콕의 조경설계사무소다. 땅과 사람의 조화를 꾀해 미래의 불확실한 기후에 대응하며, 옥상 녹화,도시 숲, 습지, 공원과 같이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경관을 보존하고 확장하고자 한다. 대상지와 그곳의 환경, 사람들과 대화하는 과정의 힘을 믿으며 현지 문화와 역사, 땅의 맥락을 존중하는 설계를한다.
    • Landproc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