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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에코스케이프 검색 결과 선택 조건으로 총 3,059개의 게시물이 검색되었습니다.
  • 카테고리: ARTICLE
  • 수련 나는 식재(planting)를 디자인 교육으로 배워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정말 웃긴 일, 지독하게 웃긴 일이야. 몇 년 전 사무실을 시작하고 태경이에게 처음 배웠다. 뭐 사실 배운 건 아니지. 그가 가르쳐준 적은 없으니까. 어깨너머로 배우고 렌더링해주면서 배우고(그림 1), 매일 아침 아이스 라테를 책상 위에 준비해놔야 했어. 주말에는 청계산을…
    • 나성진
  • 그는 늘 용산에 있었다 용산전자상가에서 각종 전자 제품의 부품 도급을 맡고 있는 박종승 사장은 적산 가옥이 즐비한 1960년대 용산 만초천 근방 골목의 어느 집에서 태어났다. 동네 형들을 따라 만초천에서 물장구치며 놀던 희미한 기억에서 시작되는 그의 추억은 늘 용산에 머물러 있다. 개구쟁이 유년 시절과 말썽쟁이 학창 시절을 거쳐 첫사랑, 첫 사업,…
    • 서준원
  • 이달에 있을 공원 아카이브 전시 자료를 뒤지다 보니 어느새 가을이다. 이렇게 많나 싶을 정도로 곳곳에서 나오는 남산공원 자료 중 선인장 조형물 하나가 연구진의 흥미를 끈다. 남산식물원 조성 초기 거대한 선인장 조형물이 입구를 장식했는데, 상세한 도면과 지침까지 발견된 것이다. 남산식물원에는 유독 선인장이 많았는데 식물원의 철학보다는 기증자의 취향이 반영된…
    • 황주영
  • 창간 50년을 눈앞에 둔『 샘터』가 작년 말 폐간된다는 소식은 종이 잡지 시대의 폐막을 알리는 부고였다. 독자들의 지원으로 가까스로 수명을 연장하게 됐지만 한때 50만 부를 찍었던 ‘평범한 사람들의 교양지’의 전성기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시대의 지성을 이끌고 전문 지식의 최전선을 걸어온 전문지들도 거의 대부분 명멸과 부침을 거듭하다 이미 기억의…
    • 배정한
  • 나쁜 피 살충제가 개발되기 전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메뚜기 떼는 언제나 저항할 수 없는 재앙의 상징으로 묘사됐다. 그야말로 나쁜 피. 모든 의미를 잿더미로 만드는 무력과 무의미의 상징. 뉘앙스만 다를 뿐 사람들이 말하는 진심은 늘 순간적이고 상대적이어서 익숙해지면 모든 게 한없이 옅어졌다. 마치 이별을 말하는 데 소질이 없는 연인이 지난날의 의미를 돌아볼…
    • 나성진
  • 용산은 제 고향이에요 오클라호마 주에서 태어난 금발 머리 푸른 눈의 조는 거리낌없이 용산을 자신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자신도 그렇게 말한 게 짐짓 놀라운 듯 살짝 상기된 표정이다. 의아한 마음에 묻는다. “조는 미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에는 초등학교 때 와서 고등학교 때까지 8년만 살았는데 왜 용산을 고향이라고 생각하나요?” 엄마 리사와 아빠 브라이언도 딸의…
    • 서준원
  • 정원을 설명할 때마다 정원은 인류가 꿈꿔온 이상향을 표현하는 곳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 이상향은 시기와 지역, 종교와 문화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문헌도 여럿이다. 가령 르네상스 정원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흔히 『데카메론(Decameron)』을 예로 든다(4월호 참조). 그런데 정원 이론서에는 『힙네로토마키아…
    • 황주영
  • 「한겨레」 토요일 판의 작은 지면에 4주에 한 번 칼럼을 싣고 있다. 조금 더 많이 읽히기 바라는 마음에 쑥스러움을 누르고 페이스북에 공유하곤 하는데, ‘브릭웰(Brickwell)’을 다룬 6월 27일 자 칼럼 “함께 쓰는 도시의 우물”에는 평소보다 많은 ‘좋아요’가 달렸다. 글의 마지막 문장처럼, 깊은 우물 밑 잔잔한 수면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 배정한
  • “아름답다”고 말하면 친구들은 의아한 표정을 짓곤 했다. 일상에서 잘 쓰지 않는 표현이기도 하고, 어디가 어떻게 아름다운지 되묻는 말에 설득력 있는 대답을 못했기 때문일 듯하다. 그렇지만 이 글에서는 아름답다고 하고 싶다. 있지도 않은 어떤 풍경1에 대해. 조경학과에 다니는 동안 꽤 여러 번 말도 안 되는 설계를 했다. 모래 유실로 사라진 해수욕장을…
    • 조현진
  • 변신 Ⅱ 카프카의 ‘변신’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변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 스스로가 변했다고 믿는 정신 착란 상태였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그레고르가 경제력을 잃자 나태해져 있던 가족들이 지금까지의 고마움은 잊고 갑자기 벌레 보듯 그를 바라보게 된 거라는 해석도 있다. 변신은 물론이거니와 ‘학술원에의 보고’�…
    • 나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