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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웃거리는 편집자] 기쁨이와 불안이
    갓난아이가 부모를 보고 웃는다. 아이 머릿속에 있는 감정 컨트롤 본부에 입장한 첫 감정은 기쁨이(joy). 기쁨이가 본부에 들어온 지 33초 만에 감정이 바뀐다. 슬픔이(sad)가 감정 컨트롤 버튼을 누르며 등장한다. 기쁨이와 슬픔이에 뒤이어 소심이(fear), 까칠이(disgust), 버럭이(anger)가 본부에 입장한다. 감정 컨트롤 본부의 리더는 기쁨이. 기쁨이는 다섯 개의 핵심 기억 구슬 색깔이 기쁨의 상징색인 노란 색으로 유지될 수 있게 노력한다. 이 구슬들은 아이의 성격을 형성해 주는 다섯 섬(엉뚱 섬, 하키 섬, 정직섬, 우정 섬, 가족 섬)과도 연결되어 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2015)의 주인공 소녀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 본부 이야기다. 영화는 라일리 아빠가 직장을 옮기면서 정든 도시를 떠나 새 도시에 정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이사 간 집과 도시, 전학 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던 찰나, 기쁨이와 슬픔이가 장기 기억 파이프에 빨려 들어가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사라지게 된다. 라일리는 감정 조절하는 법을 잊어버린다. 이 정도 배경 지식을 갖추고 나면 영화가 어떻게 펼쳐질지 예상할 수도 있다. 위기를 이겨내면서 싸웠던 주인공들이 화해하고, 왜 갈등이 빚어졌는지 깨닫게 되는 디즈니 영화 특유의 클리셰. 맞다, 이 영화도 생각한 대로 흘러간다. 하지만 이 영화가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라일리의 이야기가 나도 겪은 과정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내 머릿속에도 열일하고 있는 감정 컨트롤 본부와 장기 기억 저장소, 꿈 제작소, 기억 처리반이 있을 것 같다고 상상하게 해서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기쁨이는 기쁨만이 라일리를 행복하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힘들다고 솔직하게 울 수 있게 도와주는 슬픔이와 함께 모든 감정이 라일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노란색으로만 칠해졌던 핵심 기억 구슬은 여러 감정의 색이 섞이고 무너졌던 성격 섬은 더 단단해진다. 새로운 도시와 학교에 적응한 라일리는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고 끝날 것 같던 영화는 새로운 막을 예고한다. 13살이 된 라일리는 우수상을 받을 만큼 공부를 잘하고 친구들에게 친절하며, 여전히 아이스하키도 잘하고 키가 훌쩍 컸다. 그녀의 성격 섬 중 가족 섬은 다른 섬에 비해 많이 작아졌고 우정 섬이 매우 커졌다. 라일리가 성장하면서 모인 여러 신념이 만든 ‘난 좋은 사람이야’ 자아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친구를 도와주고, 친구들과 우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자아는 ‘인사이드 아웃 2’(2024)의 새로운 장치다. 2015년에 개봉한 시즌 1에 이어 9년 만에 개봉한 시즌 2. 시즌 2는 사춘기에 접어든 라일리의 자아 정착기를 담았다. 사춘기에 들어선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 본부에 이유 모를 사이렌이 울리고 기존 감정들에게 예고도 없이 새 단장이 시작된다. 그렇게 등장한 새 감정들, 불안이(anxiety), 당황이(embarrassment), 따분이(ennui), 부럽이(envy). 네 개 감정이 더 추가됐고, 감정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라일리의 감정이 요동친다. 아이스하키 시합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라일리는 불안이 가득한 자아에 지배되면서 ‘난 아직 부족해(I’m not good enough)’란 말이 반복해서 들리고, 불안이의 컨트롤 제어가 안 된다. 폭주하는 불안이를 막은 건 기쁨이의 한 마디. “라일리가 어떤 사람이 될지는 네가 정하는 게 아냐, 이제 라일리를 놔줘(You don't get to choose who Riley is. You need to let her go).” 불안이의 폭풍이 잠재워지고 부정과 긍정이 섞인 여러 자아가 형성된다. 감정들은 자아를 컨트롤할 수 있는 건 라일리 본인이라는 걸 깨달으며 영화가 끝난다. 영화 중간에 나온 라일리 부모의 감정 컨트롤 본부 리더는 버럭이와 슬픔이. 부모도 라일리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감정 컨트롤러가 기쁨이에서 버럭이와 슬픔이로 바뀐 듯하다. (요즘) 나의 감정 컨트롤 본부의 리더는 불안이다. 나이 앞자리 숫자가 바뀌기 직전이라 불안이가 리더가 된 것 같다. 소문 무성한 30대의 여정을 견뎌낼 체력이 있는가, 아픈 곳은 없는가, 이 정도의 통장 잔고와 관리면 잘하고 있는지, 지금까지 잘 걸어온건지 등등 불안이 가득한 연말이다. 그래도 이 지면만 채우면 이번 달 잡지도 마감이다. 마감해서 신난 기쁨이와 싱숭생숭한 불안이가 감정 컨트롤 버튼을 동시에 누르고 있다.
  •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내 속에 있는 그 의심을 확인하는 게 무서워서 도망친 거야
    이건 비밀인데, 횡단보도에 서는 족족 신호등에 초록불이 들어오더니 어두운 집 앞 골목길에 발을 내딛는 순간 가로등이 켜졌던 날 어쩌면 신이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냥 좀 지쳤던 날이었다. 꾸역꾸역 써내려간 특집 기획안은 오류로 날려 먹고 점심시간에 기분 전환 겸 맛있는 커피라도 마시려고 멀리까지 걸어갔더니 휴무라는 글자가 카페에 걸려 있던 날. 축 처진 내게 찾아온 좋은 우연의 연속은 날 유치한 상상에 빠트렸다. 짐 캐리의 얼굴을 한 신(영화 ‘브루스 올마이티’ 때문이다)이 “너 오늘 하루 고됐구나, 내가 좋은 일 몇 개 좀 주마”라며 훌훌 웃는 모습을. 이때의 기억이 강렬해서인지 그 뒤로 우연이 겹칠 때면 짐 캐리 얼굴이 떠올라 웃게 됐다. 이번 달에도 몇 번 그의 얼굴을 마주했는데, 운 좋게 본 영화와 흥미진진하게 본방 사수했던 드라마가 닮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괴물’(고레에다 히로카즈)은 예매를 미루다가 관람 시기를 놓쳤던 영화다. 꼭 영화관 큰 스크린으로 보고 싶었던 터라 아쉬워하던 중, 기적처럼 들려온 재개봉 소식에 일정 조정이고 뭐고 예매부터 해버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이름에 걸맞은 영상미와 음악, 연출, 그리고 그와 상반되는 명치 아래를 꽉 오그라트리는 묵직하고 참혹한 이야기. 러닝 타임이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 생각했다. ‘제목이 완전 덫인 영화구나, 어쩜 이렇게 잘 지었지. 그런 점까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MBC)랑 닮았다. 연출이 과하다고 느낄 정도로 아름답다는 점까지도.’ 두 작품은 제목을 일종의 장치로 사용한다. 보고 있으면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자꾸 괴물은 누구인지, 배신자는 누구인지 끊임없이 추리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괴물은 아이들이 흥얼거리는 노랫말을 통해 노골적으로 묻기까지 한다. “괴물은 누구게.” 던져진 올가미를 가뿐히 피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미련한 나는 그 미끼를 덥석 물고 괴물이 누구인지 끊임없이 의심하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진짜 괴물은 계속해서 탓할 사람을 찾고 증거로 치기에는 뜨뜻미지근하게 조각난 장면들을 가지고 남에게 함부로 혐의를 씌운 나라는 걸.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속 여러 인물이 던진 질문들은 드라마 속 인물을 넘어 시청자에게 보내는 물음이었을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 “확신해? 그 확신부터 의심해.” 그 말에 찔려 잠깐 가동을 멈추었던 내 사고 체계는 5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추론을 시작한다. 작은 꼬투리를 잡고 멋대로 상상을 키워가며 함께 드라마를 보던 엄마에게 쟤 이상하다고 속삭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전부가 내 망상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 또 다른 등장인물의 대사로 변명을 하고 싶어진다. “있는 그대로 보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싶은데 그것이 안 될 때는 의심하게 되더라고요.” 괴물과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전달하려는 진정한 의미는 관람객과 시청자의 반응을 포함할 때 완벽해질 것이다. 영화를 본 시점이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한참 방영되고 있을 때였다. 드라마를 보면서 계속해서 우연의 중첩이 주는 짜릿함을 마주했다. 마지막 회, 갈등이 고조됐을 때 등장인물이 나누는 대화가 그 심리적 자극을 극대화했다. “내가 괴물이라서 버린 거잖아”, “버린 게 아니라 도망쳤어. 내 속에 있는 그 의심을 확인하는 게 무서워서 도망친거야.” 친밀한 배신자 역시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이 지면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이번 호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 우기고 싶은 우연이 숨겨져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 연결고리는 광주폴리다. 광주폴리를 처음 본 건 아니지만, 이번 순환폴리는 내게 색다른 감각을 안겼다. 폴리를 짓는 것을 넘어 그 재료와 짓는 방식을 연구하고 개발한 것,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과 협력했다는 사실을 현장과 도록에서 읽어낼 수 있었다. 이들이 주목한 재료 중 하나가 다양한 패각인데, 신기하게도 ‘해륙순환 도시주의’의 강준호도 제주 해녀 활동 공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라 껍데기와 전복 껍데기를 재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순환폴리의 또 다른 특징은 폴리가 누정과 같은 도시 속 새로운 커뮤니티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는 점이다. 누정이 어떤 공간인지 궁금하다면 책장을 다섯 쪽 앞으로 넘기면 된다. 이 우연을 발견한 사람들의 표정이 어떨까. 궁금해진다
  • 안과 밖이 만나는 접점, 누정 조선시대 누정 로망, 12월 10일까지
    누(樓)와 정자를 뜻하는 정亭을 합쳐 이르는 누정은 인간이 잠시 자연 속에 머무르며 풍광을 감상하는 공간이었으며, 정신을 수양하고 후학을 교육하고 문학과 예술에 대해 논하는 장소였다. “대저, 누정은 높고 광활한 데나 그윽하고 깊은 곳이 둔다. 저기가 싫증나면 여기가 그립고 이곳이 지겨우면 저곳이 생각나니, 이는 한결같은 사람의 마음이다”(안축, 『취운정기』 중 『동문선』 제68권)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듯, 누정은 수많은 건축 유형 가운데 관찬지리서의 중심 항목으로 당당히 하나의 자리했을 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사랑받으며 곳곳에 설치되고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다. 지난 11월 15일 한양대학교박물관에서 열린 ‘조선시대 누정 로망’ 전시는 조선시대 누정에 함축된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한다. 조선왕조 500년 전반에 걸쳐 등장하고 변화했던 누정이 지난 역사와 사회, 문화를 대변하는 응축된 결정체임을 드러내고자 기획됐다. 누정의 경영주와 주변 인물, 입지와 환경, 묵적의 필체와 내용, 건축 형태와 구조 등 관련 자료를 엮어 전시했다. 전시장에 들어선 관객의 시선을 가장 먼저 사로잡는 건 실내에 들어선 거대한 누정이다. 전시 콘셉트에 맞춰 마련한 휴식 공간이겠거니 생각하며 지나치려 하는데 네 기둥 아래에 달린 바퀴가 눈길을 끈다. 이 누정의 정체는 문자로만 남아 있는 ‘사륜정’을 전라남도 무형유산 대목장인 김영성 선생과 제자가 실물 크기로 재현한 것이다. 사륜정은 고려시대 이규보가 창안한 이동식 누정이다. 당시 실제로 제작되지는 않았지만 이규보의 문집인 『동국이상국집』에 기획 의도, 구조, 치수, 쓰임에 관한 상세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종이에 남겨진 기록에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도록 실체화된 사륜정은 우리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누정에 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일으킨다. *환경과조경440호(2024년 12월호)수록본 일부
  • 2024 디에스디삼호 조경나눔공모전 시니어 레지던스 외부 공간 프로그램 디자인 학생 아이디어 공모
    지난 11월 8일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이 주최 및 주관하고 디에스디삼호와 월간 『환경과조경』이 후원한 ‘시니어 레지던스 외부 공간 프로그램 디자인 학생 아이디어 공모(2024 디에스디삼호 조경나눔공모전)’ 심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공모의 설계 목표는 실버 세대의 건강한 일상, 라이프 스타일과 취미, 연대와 협력, 자연 경험 등을 외부 공간 디자인에 담아내는 것이었다. 대상지는 경기도 가평군 호명산 일대의 시니어 레지던스 타운으로 건너편에는 시니어 요양원과 병원이 계획됐다. 주변은 산악 지형과 경관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케이블카, 집라인, 캠핑장 등을 갖춘 종합 레저 타운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이러한 도시적 맥락을 고려해 대상지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했다. 총 45개 팀이 참가 신청했고, 30개 팀이 작품을 제출했다. 대상은 김소진·빙유진·우현·이시은(경희대학교)의 더 리지(The Ridge)가 차지했다. 대상작은 물에 둘러싸인 호명산 능선 사이를 연결하는 산책로와 전망대를 통해 시니어들이 노인이 아닌 한 개인으로 조명 받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느끼게 하고 이를 통해 연대와 화합을 꿈꿀 수 있도록 공간을 계획했다. 완만한 경사도와 다양한 코스로 구성된 산책로를 통해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고, 물의 흐름을 감상하거나 차를 마시며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는 명상을 즐기며 마음을 치유하고 휴식할 기회를 제공한다. 최우수상은 박송·윤여령(경희대학교)의 디웰(D-well), 이주하·김세나·박지연·이지연·진주희(단국대학교)의 톤피케이션(Tonfication)이 선정됐다. 우수상은 유채원·김수경·조서연(서울여자대학교)의 아-하! 올 타임 해피 플레이그라운드(A-Ha!: All Time Happy Playground), 황세은·김세원·배유진(서울여자대학교)의 어셈블 인디비주얼(Assemble Individual), 박찬영·김예연·이동주·정상혁·홍재환(한경국립대학교)의 포레지어(Foresier).포레지어가 수상했다. 가작은 임채진·이재영·전진아(서울여자대학교)의 루트 앤 루트(Roots & Routes), 이지영·김고은·김서진·변지혜·이지현(단국대학교)의 오감악소(五感樂所), 이임주·김강희·윤지상·이정주·정시인(단국대학교)의 풀-필Ful-Fill, 김가현·남나영·이유빈(경희대학교)의 라너지(Lanergy)가 선정됐다. *환경과조경440호(2024년 12월호)수록본 일부
    • 금민수
  • [PRODUCT] 하늘과 자연을 담는 원더루프 다양한 공간 분위기를 연출하는 시스템 퍼걸러 시리즈
    야외 시설물인 퍼걸러는 오브제 역할을 하는 가구로 여겨진다. 하지만 퍼걸러를 통해 새로운 공간 경험과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휴게 시설물 브랜드 엠페오(MFEO)는 시스템 퍼걸러 디자인을 통해 사람과 공간, 환경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원더루프(Wonderoof) 시리즈는 전형적인 퍼걸러 디자인에서 벗어나 높은 기술력과 안전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시리즈는 전동형 시스템 퍼걸러 ARES와 수동형 퍼걸러 스카이무드(Skymood)로 구성된다. ARES의 리모콘을 조작하면 퍼걸러 지붕 개폐 정도가 조절되어 자유자재로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방수 기능이 뛰어나 장마철에도 유용하며, 강풍과 대설 등 악천후와 안전 사고를 대비해 120kg/m2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프레임을 따라 설치된 LED 조명은 단순한 밝기 조절을 넘어 RGB 색상으로 변경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야경을 연출한다. 스카이무드는 수동형 손잡이로 지붕 개폐가 가능하며, 최대 120도까지 회전하는 틸팅 방식을 통해 지붕의 미세한 각도를 조절한다.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으며, 루버가 회전할 때 낙엽이나 먼지가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 관리가 용이하다. 원더루프 시리즈의 장점은 맞춤형 옵션으로 다양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픽스 창, 폴딩 도어, 글라스 슬라이딩 도어 등 10가지 이상의 측면 옵션을 제공한다. 퍼걸러의 네 면을 서로 다르게 구성할 수 있어 설치 환경에 따른 최적의 조합이 가능하다. 이처럼 실내외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형식의 원더루프는 앞으로 새로운 공간 경험과 분위기를 제공하는 퍼걸러로 거듭날 것이다. TEL. 02-2659-1772 WEB. www.mfeo.kr
  • 청주대학교 조경도시학과 50주년 기념 디자인 벤치와 정원 ‘사랑과 나눔’ 슬로건으로 지역 사회에 기증
    1973년 신설된 청주대학교 조경도시학과는 조경학과 도시계획학을 기반으로 국토 환경을 계획, 설계, 시공, 관리하기 위한 전문가 양성을 도모한다. 국토와 환경 전반에 걸친 다양한 교육과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깊은 역사를 지닌 조경도시학과의 설립 50주년을 맞이해 9월 26일부터 이틀간 50주년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옥화자연휴양림 휴양관에서 진행된 ‘동문한마당’에서 자랑스러운 청주인 50인 감사패 수여, 50주년 슬로건 퍼포먼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선후배 간의 친목을 다지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조경도시학과는 50주년을 기념하고 정원 문화 확산과 지역 사회 공헌에 기여하고자 청주시가 주최하는 ‘2024 청주 가드닝 페스티벌(이하 가드닝 페스티벌)’에서 참여정원을 조성했다. 또한 동문들이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벤치 50개를 기증했다. *환경과조경439호(2024년 11월호)수록본 일부
  • 공원도시 인천 인천공원페스타,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도심 녹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새로운 도시 패러다임이 제시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여러 지자체가 정원도시를 비전으로 삼아 다양한 정책을 펼치는 한편 인천은 조금 다른 관점으로 도시 녹지시스템을 살피며 공원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인천공원페스타에서 인천이 지향하는 공원도시의 틀을 엿볼 수 있었다. 인천공원페스타의 주제는 ‘소래, 인천의 꿈, 대한민국 미래공원’으로, ‘인천시민의 날’ 행사와 함께 진행됐다. 행사 첫날인 10월 8일, 송도국제도시 G타워 대강당에서 로버트 해먼드(Robert Hammand)의 특별 강연 ‘소래 도심 오아시스, 사회 인프라를 통한 인간과 자연의 연결’이 진행됐다. 해먼드는 맨해튼의 버려진 고가 철도를 도시공원으로 탈바꿈시킨 하이라인의 공동 설립자다. 그는 뉴욕 하이라인과 허드슨 강의 리틀 아일랜드(2022년 2월호) 사례를 소개하며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는 인프라가 현대 도시 생활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래습지생태공원이 인천의 웰빙 인프라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환경과조경439호(2024년 11월호)수록본 일부
  • [기웃거리는 편집자] 다음을 꿈꾸는 반란
    평소 관심이 없던 야구에 호기심을 갖게 하는 영상을 보게 됐다. 땡볕으로 달궈진 야구장의 홈 플레이트까지 전속력으로 달리고, 공을 잡기 위해 온몸을 던지고, 있는 힘껏 방망이를 휘두르고, 때론 패배의 슬픔을 주체하지 못해 땅에 닿을 정도로 고개를 숙이며 울고, 짜릿한 승리에 포효하는 까까머리의 소년들. 처음엔 만감이 교차하는 승패의 순간을 잘 담아낸 스포츠 영화 예고편인 줄 알고 봤는데, 알고 보니 2024 고시엔(Koshien) 하이라이트 영상이었다. 고시엔이 대체 뭐길래. 소년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대회가 열리는 구장의 이름에서 유래한 고시엔은 일본 고교 야구대회로 봄과 여름에 개최된다. 3,700개에 달하는 고등학교 야구부 중 지역 예선을 거쳐 올라온 49개의 팀이 우승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특히 올해 여름 고시엔은 한국계 고등학교 최초로 교토국제고등학교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의 우승은 ‘꼴찌들의 대반란’에 가깝다. 창단 초기엔 제대로 야구를 배운 선수가 한 명에 불과했다. 제대로 된 운동장이 없어서 정식 훈련을 위해 다른 운동장을 빌려야 했고, 34 대 0이라는 굴욕적인 대패를 당하기도 했다.(각주 1) 역설적으로 대패를 안겨준 상대 팀 선수 고마키 노리쓰구(Komaki Noritsugu)는 고등학교 졸업 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교토국제고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후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올해 우승 직전까지 테이프로 감은 야구공으로 연습할 만큼 사정이 좋지 못했다. 그들의 사연을 접한 한국의 한 프로야구단이 연습공을 후원했다는 미담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들의 우승이 따뜻한 환대와 열정이 빚어낸 결과인 것 같아 고시엔 영상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감동에 잠시 허우적거리는 와중에 고시엔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우연히 발견했다. 드라마 ‘하극상 야구 소년’은 내일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만년 꼴찌 야구부가 ‘고시엔 진출’이라는 하극상을 일으키는 과정을 다룬다.(각주 2) 형이 이루지 못했던 고시엔 진출이란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야구부에 입단한 동생,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직무 정지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위해 부원들의 장단점과 상대 팀의 약점을 꼼꼼하게 파악해 부원들에게 건네는 감독, 빠른 속도로 에이스로 성장해 나가는 후보 선수를 위해서 자신의 선발 투수 자리를 기꺼이 양보하는 만년 에이스, 아파도 아픈 티를 내지 않고 선수들의 마음을 보듬고 사기를 올려주는 코치. 스포츠 영화의 클리셰인 꼴찌의 반란과 성장이란 서사가 어떻게 흘러갈지 알면서도 드라마를 보는 내내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았다. 이 꼴찌들의 반란이 좋았던 건 도파민을 자극하는 짜릿한 대반전이라는 점도 있지만, 단순히 시합의 스코어로 단박에 평가할 수 없는 숫자 너머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열악한 환경과 시련을 이겨내고 하나의 그라운드 위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전력 질주하며 경기장 안팎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괜히 뭉클했다. 과장을 보태자면 대반전이란 결과를 완성해 나가는 지난한 과정이 아름다운 반란으로 다가왔다고 할까. 가을은 반란의 역사를 쓰는 야구 시즌이기도 하지만, 젊은 조경가의 계절이기도 하다. 젊은 조경가 수상이 조경가를 단박에 평가하는 단일한 잣대로 적용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이탈하거나 한눈팔지 않고 용기와 끈기를 갖고 자신의 세계를 완성하기 위해서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아름다운 반란을 꿈꾸는 이들에게 보내는 작은 위로 정도는 되지 않을까. 어쩌면 청춘의 특권은 반란일지도 모른다. 기존의 질서를 뒤집고, 무모한 꿈을 꾸며, 한계를 넘고 자 노력하는 이들 모두 청춘이다. 하극상 야구 소년의 주인공인 야구부 감독은 숱한 패배와 시련을 딛고 고시엔 진출이란 꿈을 이룬 후 이런 말을 한다.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진다고 끝이 아니란 겁니다. 반드시 다음이 있습니다. 다음을 목표로 하는 한 우리는 끝나지 않습니다.” 올해 젊은 조경가 접수(마감은 11월 4일까지)를 놓쳤거나 수상을 못했더라도 다음을 꿈꾸는 조경가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다음을 꿈꿀 수 있다면 모두가 청춘이고, 모두가 젊은 조경가다. 그렇다면 고시엔 우승처럼 미래의 한국조경도 빛나는 대반전이란 다음을 꿈꿀 수 있지 않을까. **각주 정리 1. 홍석재, “25년 전 0-34 패배 안긴 선수가 감독으로…교토국제고 강자 우뚝“, 「한겨레」 2024년 8월 23일. 2. 2018년 고시엔에 진출한 하쿠산 고등학교 야구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당시 일본 언론은 이를 ‘일본 제일의 하극상’으로 보도했다.
  •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그것들이 때로 밖에서 닫히거나, 안에서부터 단단히 걸어 잠길 수 있다는 건
    훈화 말씀 같은 건 적지 말자고. 땡볕이 여과 없이 꽂히던 운동장, 끝도 없이 이어지던 교장 선생님의 느릿한 목소리를 떠올리며 늘 다짐하곤 한다. 유치한 자기반성을 담은 글, 같잖은 가르침을 전하는 듯한 글은 일기장에나 적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자신이 없었다. 너무 엄청난 소식에 복합적인 감정이 몰려와서일 테다.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한국 최초 수상자인 것은 물론이고, 아시아 여성으로서도 처음, 유색인종 여성으로서는 두번째 수상이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아 눈만 껌뻑였고, 친구들과 메신저로 떠들면서 서서히 현실의 감각을 되찾았다. 보탠 것도 없으면서 내가 상을 받은 것 마냥 기뻤다. 본 적 없는 서점 오픈런 사태와 밤새 기계를 돌렸다면서도 미소를 숨기지 못 하는 인쇄소 사장의 인터뷰를 보면서는 독서 붐이 잡지에까지 영향을 미쳐 구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망상을 했다. 멈추고 싶었지만 한강이 최근 루소의 『식물학 강의』를 읽고 있다는 인터뷰가 허무맹랑한 상상을 부채질했다.(각주 1) 대구와 광주. 이달에는 유독 취재 장소가 서울에서 멀어 버스와 기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었다. 한숨 자고 일어났는데도 여정이 남아 있을 때면 스웨덴 한림원의 심사평을 꺼내 읽었다.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했다. 그녀는 신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고리에 관한 독특한 인식을 시적이고 실험적인 현대 산문으로 표현한 혁신가다.” 한강이 다루는 소재 때문일까, 그의 책을 읽고 있으면 참 사람이 징그럽고 싫어진다. 연약함을 핑계로 사람은 어디까지 폭력적이고 악랄해질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면 나라는 존재도 혐오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한강의 소설 쓰기에 늘 동력이 되었던 게 인간이기 때문인지, 싫어도 계속해서 골몰하게 된다.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저는 언제나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그리고 산다는 게 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자꾸 생각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고민을 매번 다른 방식의 소설들로 다루고 싶어했고요. …… 생각하고 서성이고 고민하고 질문하고 길을 잃고 우회하고 되돌아오고……. 그런 일이 소설을 쓰는 일이라고 지금도 느낍니다. 그렇게 질문들을 다루는 방식으로 글을 쓰는 것이라고요.”(각주 2) 맥락 없이 느껴지더라도 그냥 좋아하는 한강의 소설을 소개하고 싶었다. 마침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과 잘 어울리는 『희랍어 시간』. 언어를 잃은 여자와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의 이야기가 고요 속에서 흘러간다. 이소연 문학평론가는 “말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침묵과 눈을 잃어가는 한 남자의 빛이 만나는 찰나의 이야기”라고 이를 바꾸어 말하기도 했다. 이때 언어는 세상과 만나는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한 사람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무언가다. 언어를 점차 잃을 때마다 조금씩 여자의 정체성과 존재 자체가 무너지는 소리, 절대 들릴 리 없는 그 소리가 내게는 침묵이 만든 공백 속에서 천둥처럼 울려댔다. “눈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침묵이라면, 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끝없이 긴 문장들인지도 모른다”(각주 3)는 문장을 만나고 난 뒤로는 눈이 쌓인 풍경을 마주하면 눈의 차가움보다 귀를 먹먹하게 만드는 소리의 감각을 먼저 느낀다. 너나 할 것 없이 말하고 소리내기 바쁜 시대에 닫힌 입술이 갖는 힘을 생각한다. “가끔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우리 몸에 눈꺼풀과 입술이 있다는 건. 그것들이 때로 밖에서 닫히거나, 안에서부터 단단히 걸어 잠길 수 있다는 건.”(각주 4) 여자의 말은 “침묵은 능동적인 것이고 독자적인 완전한 세계”(각주 5)라는 막스 피카르트의 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연필을 쥔 손을 찬찬히 움직여 스케치북 위에 그려내는 행위 같았다. 동시에 온전히 나의 결심으로만 닫아버릴 수 있는 눈꺼풀과 입술이 내게 있음을, 그것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새삼 깨달았다. “길었던 하루가 끝나면 침묵할 시간이 필요하다. 난롯불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하듯, 침묵의 미미한 온기를 향해 굳은 손을 뻗어 펼칠 시간이.”(각주 6) 언젠가 그 적막의 시간을, 지금은 사람이 몰려 잠시 문을 닫은 한강이 운영하는 ‘책방오늘’에서 보내고 싶다. **각주 정리 1. 김유태, “고단한 날, 한 문단이라도 읽고 잠들어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매일경제」 2024년 10월 11일. 2. 위의 글 3. 한강, 『희랍어 시간』, 문학동네, p.174. 4. 위의 글, p.161. 5. 막스 피카르트, 최승자 역, 『침묵의 세계』, 까치, 2010. 6. 한강, 『흰』, 문학동네, p.126.
  • [PRODUCT] 현대적 감성의 블록 로드페이버 자연스러운 돌 포장 패턴의 보도블록
    다양한 기능과 형태를 갖춘 보도블록이 등장하며 여러 변신을 꾀하고 있다. 2020년대부터는 여러 색이 혼합된 블렌딩 블록이 주목받았다. 정형화된 정사각형 블록에서 벗어나 한 가지 색상으로 다양한 규격의 블록을 조합한 멀티 블록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다양한 규격에도 불구하고 멀티 블록은 블록과 블록 사이의 간격이 좁다. 또한 다양한 규격이지만 단조로운 직선 형태로 구성돼 기존의 정형화된 블록과 비교해서 눈에 띠는 디자인적 차별성을 갖기 어렵다. 자연친화적 기능성과 시대적 흐름에 맞춘 디자인을 지향하는 보도블록 디자인 브랜드 ‘리비오블록’은 차별화된 블록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한림로덱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로드페이버(Road Paver)’는 블록 간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각기 다른 형태의 블록을 불규칙하게 배치해 다양한 패턴을 만들어낸다. 블록 간 간격이 명확한 선은 자연스러운 돌 포장 패턴을 만들고, 블록 사이로 빗물이 스며들게 해 빗물 투수성을 높인다. 용도에 따라 투수성과 불투수성 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고, 충분한 휨과 강도를 갖추고 있다. 정형화된 블록에서 벗어나 색상과 표면 질감을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냈다. 옐로우, 베이지, 그레이 등 다섯 가지로 구성된다. 각 색상은 세 가지 안료를 절묘하게 혼합해 만든 것으로 색상이 가진 고유한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한다. 표면의 요철은 햇빛에 반사되며 다채로운 인조 사암의 질감을 재현한다. TEL. 02-6928-5588 WEB. www.ribi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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