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환경과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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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백부터 하나 해야겠다. 만드는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나는 『환경과조경』의 열혈 구독자는 아니다. 잡지를 받으면 일단 비닐을 뜯지 않은 채 방 어딘가에 둔다. 시간이 좀 지나면 이런저런 것들이 어질러진 너저분한 방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다. 그제야 가위를 들고 비닐을 자른다. 휘리릭 넘기며 새 책의 냄새를 한번 맡는다. 그리고 또 한동안 책상 한편에…
    • 최혜영
  • 읽는 행위를 설계하는 법 잡지를 펼치면 흰 종이 위에 가득한 활자와 사진들이 눈을 반긴다. 그 내용을 삼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혹 지면을 이루는 여러 가지 요소를 눈여겨본 적은 없을까. 서체의 크기와 모양. 행간과 자간, 글줄의 길이, 종이 끄트머리에서부터 글이나 사진까지의 여백, 읽고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알려주는 꼭지명과 쪽수의 위치까지, 두툼한…
    • 편집부
  • 지난 5월 14일부터 7일간 손기정체육공원, 만리동광장, 중림동 일대에서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이하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다. 2015년부터 매년 개최된 서울정원박람회는 코로나19 여파로 한 해 연기되어 올해 6회를 맞았다. 서울시는 도시재생형 정원박람회의 취지를 널리 알리고 다양한 국적을 가진 작가들의 정원을 선보이고자 이번 박람회를 국제정원박람회로…
    • 편집부
  • 중국 선전 푸톈 지구Futian District 북쪽, 메이린(Meilin)은 오래된 집과 공업 부지가 혼재해 많은 도심 맹지를 양산하는 지역이다. 이곳에 새로 조성된 ‘메이펑 커뮤니티 공원(Meifeng Community Park)’은 중캉(Zhongkang)거리와 베이환(Beihuan)거리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한다. 본래 공공 시설이 들어설…
    • Zizu Studio
  • 엑스포 공원 남쪽에 있는 저우자두 거리 구역(Zhoujiadu Street Neighborhood)은 전형적인 대규모 주거 커뮤니티가 모여 있는 고밀도 주거 블록이다. 대상지가 있는 반원 곡선의 난마터우(NanMaTou)거리가 이 지역을 관통해 지나간다. 2018년 상하이 시는 불법 건축물을 철거하기 시작했는데, 난마터우 거리 동쪽에 들어선 무허�…
    • TM Studio
  • 삼성동과 역삼동을 잇는 강남의 상징적 도로인 테헤란로, 그 한복판에 놓인 교차로는 흔히 르네상스호텔 사거리로 불려왔다. 1988년 개관해 최근까지 그 존재감을 지켜온 르네상스호텔은 한국 1세대 건축가인 김수근의 작품이다. 건축사적 의미도 크지만 입지와 규모면에서도 강남을 대표하는 호텔로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았다. 이러한 르네상스호텔이 28년의…
    • 박상현
  • 2020년, 상암동 JTBC 사옥의 공개공지 및 보행로에 대한 조경 설계를 진행했다. 대상지는 구사옥의 후면부로, 본래 직원들이 흡연 공간으로 이용하는 어둡고 후미진 장소였다. 그러다 구사옥 맞은편에 신사옥이 건립되면서 대상지는 두 건물을 연결하는 중요한 지점이자JTBC의 새로운 입구가 되었다. 발주처는 새로 형성되는 대상지가 숲속 오솔길처럼 보이기를…
    • 원종호
  • 문학을 배우던 학부 시절, 아무리 애써도 끝끝내 익히지 못하고 또 좋아하지 못한 몇 명의 작가가 있는데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가 그중 하나다. 사람을 위한 철학을 한다고 하지만 그 드높은 이상을 막상 실천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자신과 세탁부 테레즈 사이에서 난 다섯 명의 아이들을 모두 고아원에 버렸다…
    • 황주영
  • 전시장 한가운데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이 괴생명체는 무엇인가. 천장까지 닿는 커다란 덩치에, 몸통엔 여러 개의 다리가 덕지덕지 붙어 있으며, 숨이라도 쉬는 듯 미세한 움직임이 느껴진다. 이병찬은 검은 비닐을 라이터로 지져 붙이고 그 속에 공기를 주입해 풍선처럼 부푼 조형물을 만들었다. 조형물에 딸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공기가 빠지며 힘없이 축…
    • 윤정훈
  • 도시에는 사람만큼이나 많은 식물이 산다. 길 가장자리를 따라 선 가로수, 높은 건물 앞을 치장한 정원, 창문 밖으로 옹기종기 내어놓은 화분들까지 그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보도블록 틈바구니나 갈라진 벽 사이를 비집고 자란 이름 모를 풀에 유독 오래 시선을 두게 된다. 누군가의 계획에 따라 심어지지 않아 고운 손길로 관리 받지 못한,…
    • 김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