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캔디렌더 안개비와 구라파적 가스등이 없더라도 누구나 해질녘이 되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늘 그렇듯 뻔한 거짓말을 적당히 둘러대고는 커피숍으로 달려가 새로운 트럼펫 연주에 어울리는 컴퓨터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주부터 왠지 모르게 다음 연재를 위한 캔디렌더(Candy Render)이미지(그림 1)를 무척이나 만들고 싶었다…
- 나성진
-
옛날에 내가 말이야 가난하고 힘들었던 젊은 시절 갖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살아온 엄주옥 할아버지의 인생 무용담은 20분이 넘어도 도무지 끝날 기미가 안 보인다. 한결같이 왕년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어르신만 벌써 여섯 명째, 슬슬 수업이 산으로 가고 있었다. “어르신, 그때 누구랑 같이 사셨고 동네 이웃들은 어떤…
- 서준원
-
톨킨(J. R. R. Tolkien)의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에 등장하는 엔트 족(the Ents)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그들은 자족적이고 어느 편에도 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루만에 의해 자신들의 삶이 위협받자 전투에 참여하기로 한다. 참전을 결정하기 위해 엔트들의 회의인 엔트뭇이 열리고, 호빗 메리와 피핀이 이를…
- 황주영
-
하천과 그 일대의 수변은 다양한 문화와 사람이 교류하는 장소다. 시민의 일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도시의 이미지를 결정짓기도 한다. 하지만 서울시 내 하천을 포함한 수변 공간은 급격한 도시 개발에 따른 변화를 겪으며 시민의 생활 영역과 동떨어진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도로와 철로 등 교통 관련 시설, 저수로, 고수부지, 제방 등에 의해 도시와 단절되었고,…
- 김모아
-
지난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연남장에서 열린 ‘DMZ 경景, 철원’은 접경 지역 철원을 톺아보는 전시다. 전시에는 민통선을 넘나들며 철원 땅을 두 발로 거닌 이들이 참여했다. 그들은 사진기를 들고 시간이 멈춘 듯한 산길을 걸었고, 사라지고 없는 철도의 흔적을 탐정처럼 찾아 다녔다. 비무장지대DMZ는 휴전선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각각 2km 펼쳐진 구역을…
- 윤정훈
-
공감은 상대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밑바탕이다. 동물행동학자인 프란스 드 발(Frans de Waal)은 『공감의 시대』에서 공동체의 생존에 필수적인 모든 사회적 가치는 공감 본능에서 비롯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4월 18일 블루메미술관에서 열린 ‘관객의 재료’는 이 공감 본능에 집중해 관객과 작가 사이에 오가는 감정의 교류를 다룬…
- 김모아
-
내가 아는 한숨의 기술은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전 직장에서 선배 옆에 앉아 모니터를 보면서 뭔가를 배우고 있는데 순간 콧구멍으로 큰 숨이 나왔다. 그때의 나는 숨을 코로 쉬는지 입으로 쉬는지 의식도 못했는데, 별안간 들리는 날카로운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왜 한숨을 쉬어? 내가 답답해?” 당혹스러움에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아니 그런 게…
- 윤정훈
-
누구나 한 번쯤 아날로그 붐에 휩쓸리고 싶어지지 않나. 레트로 열풍에 알맹이가 없다는 진단도 있지만, 레코드판이나 카세트테이프, 종이책, 만년필과 같은 것에서 낭만이 느껴진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시류에 탑승해 지난해 봄, 일본 여행을 앞두고 손바닥만 한 필름 카메라를 샀다. 변덕스러운 성정을 고려해 중고로 저렴하게, 작동법이 어려우면 구석에 처박아…
- 김모아
-
정원문화연구소는 2010년 제이하우스(JHaus)를 전신으로 정원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설립된 비영리 연구 기관이다. 다양한 정원 교육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하는데, 그 일환으로 교재를 발간하고 아카데미와 가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네이버스토어에서 ‘가든아이’라는 정원 용품 상점을 운영 중이다. 김정하 소장(정원문화연구소)은 국내에서 정원 붐이 일기…
- 이형주
-
일상 속 외부 공간에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더하는 조경 시설물 기업 ‘예건’이 창립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벤치 시리즈를 출시했다. 현대 도시 경관과 어우러지는 단순하고 명쾌한 디자인의 제품들을 선보였는데, 그중 ‘노바Nova’는 기하하적 선형이 돋보이는 알루미늄 캐스팅 벤치다. 접은 종이에서 모티브를 얻어 납작한 직육면체를 몇 번 접은 것처럼 다리 기둥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