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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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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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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리스트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소외된 것들에 관심을 가졌던 낭만적 건축가故정기용의 건축 드로잉 작품전 국립현대미술관이 건축가 故정기용(1945~2011)의 드로잉 작품들을 공개했다. 2월 28일부터 9월 2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제5전시실에서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국내 건축전문 큐레이터 1호인 정다영 씨의 주도로 기획됐다. 작고 2주기를 맞는 정기용이 생전에 기증한 약 2만여 점의 자료를 바탕으로 2년여의 시간동안 연구·분류하여 2천여 점을 선별해 정기용 아카이브를 구축했다. 정기용은 한국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이후 프랑스에서 유학하며 건축과 도시계획을 공부했다. 이때 접한 풍부한 문화 담론들은 그에게 건축에서 삶의 문제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68혁명을 이끈 푸코, 아날트 콥 등 신지식인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 고착화된 기존 제도를 거부하고, 무가치한 것들에서 건축의 의미를 찾고자 했다. 귀국 후에는 자연스럽게 한국의 사회 현실과 구조로 시선을 옮기게 되었고, 우리 땅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중략) “우리들이 농촌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건축가는 해결사가 아니다. 사람들의 삶을 보살피고 공간적으로 조직해주는 직업이다. 특히 공공건물이 그렇다. 건물을 사용할 사람에게 물어봐야 한다.” _ 정기용 정기용은 현대건축 2세대에 속하는 건축가이다. 이종건 교수(경기대학교)에 따르면 2세대에 속한 대부분의 건축가들은 건축을 페티시(fetish)하게 생각한다. 건축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정기용은 건축의 한계를 알고, 건축을 통해서 삶을 좀 더 낫게 하려했던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김봉렬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는 “낭만은 현실에 뿌리가 없는 이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소외되는 것들에 관심을 가졌던 정기용이 이러한 낭만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오희영(현대산업개발 前 상무)
Oh, Hee Young “새로운 길 위에 서서” 짙은 녹색의 편안한 복장이 여유로워 보였다. 처음 평상복을 입고 인터뷰를 갖는다는 오희영 前 상무현대산업개발이다. 대형 건설사 조경직으로 30년여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그가 2012년을 끝으로 회사생활을 마감했다. 누구의 권유가 아닌 자신의 결정이었다. 맡은 업무량도 상당했고, 사내에서도 두터운 신망을 받는 그였기에, 모두가 퇴사 결정에 의아해 했다. 그러나 오희영 前 상무의 대답은 명료했다. ‘조경다운 마무리를 하고 싶었다.’ “모든 건설공종의 마침표는 조경이 찍는다. 조경으로 이용자가 쾌적한 환경 속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많은 분들이 더 남아 있어도 되지 않는냐는 말씀을 하신다. 건설사 내에서도 아직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만, 조경쟁이답게 정갈하게 마무리 하고 싶었다. 멋진 마무리라고 응원해 주는 주변분도 있어 마음이 한결 편하다” 쉽지 않던 건설사 입사초기건설사 조경직에게 오희영 이름 석자가 의미하는 것은 크다. 그는 대형 건설사 최초로 조경직을 독립시켰고, 임원 자리까지 오른 장본인이다. 건축, 토목에 비해 조경의 사업적 비중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오 前 상무가 대기업에서 조경직을 독립시킨 것은 조경분야뿐만 아니라 인접분야에서도 하나의 사건이었다. 다른 건설사 조경직도 그의 행보를 보며 희망을 그렸다. 그래서 그의 이름 앞에는 ‘건설사 조경직의 대부’라는 수식이 따라붙는다.그런 오희영 前 상무지만, 경력직으로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한 1984년, 그의 앞에 닥친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전 회사에서 현장소장(숭인공원, 석촌호수 등) 하던 사람이 각종 심부름을 도맡아 하였고, 조경 관련 사무도 모두 그의 몫이었다. 회사의 유일한 조경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개발이 붐을 타며, 그의 앞에 놓이기 시작한 생소한 해외설계설명서와 도면더미는 좌절감까지 맛보게 했다. 하지만 오희영 前 상무는 관련 전문가를 수소문하고, 직접 찾아다니며, 새로운 해외 조경프로젝트를 완수해 냈다. “입사 초기, 사실 후회를 많이 했다. 국내 조경공사만으로도 충분한 대우를 보장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일이 있으면 알아보고, 직접 찾고야 마는 성격이어서 해외건축부 당시의 기억이 많이 남고 보람도 있다.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은 산사람 기질이 배인 것 같다.”
옛 그림, 물을 철학하다
Water is expressed philosophically as old paintings 신화시대의 물3눈물이 흘러 강물이 되고 - 역사책이 감춘 역사 세상에는 사실을 사실로 말할 수 없는 진실이 있다. 말할 수는 없지만 말해야만 할 때 사람들은 진실의 외피에 살짝 엷은 색을 입혀 본질을 감춘다. 때로는 전혀 다른 색을 칠해 상대방의 눈을 속이기까지 한다. 진실이 드러날 경우 치명상을 입거나 생명이 다칠 위험이 있을 때 쓰는 안전장치다. 신화와 전설은 사실이 아니다. 사실이 아닌 만큼 그 내용의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 확인할 수 없는 만큼 과장이 심하고 현실성도 떨어진다. 정확하게 입증할 수 있는 근거도 미약하다. 그러나 신화와 전설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생생한 진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신화를 만든 이야기꾼(話者)은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눈 밝은 사람에게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진실의 겉에 껍질을 입혔다. 껍질은 마치 환자가 쓴 약을 삼킬 수 있도록 내용물에 캡슐을 씌우는 것과 같다. 캡슐을 벗기고 나면 수 천 년의 세월을 견뎌서라도 꼭 밝히고 싶은 진실이 담겨 있다. 이것이 우리가 역사책이 아닌 신화와 전설에 열광하는 이유다. 소상팔경도의 실제 장소인 소수와 상수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는 중국과 조선, 일본에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산수화다. 소상(瀟湘)의 아름다운 풍경을 여덟 장면으로 그린 그림인데, 소상(瀟湘)은 소수(瀟水)와 상수(湘水)를 합한 말로 중국 호남성(湖南省) 남안(南岸)에 있는 지역을 지칭한다. 소상팔경도는 소수와 상수를 포함해 두 물줄기가 흘러드는 동정호(洞庭湖)일대를 배경으로 그렸다.동정호는 중국 최대의 호수로 주변의 산과 강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장소다. 예로부터 많은 시인과 화가들은 소상의 아름다운 경치를 시로 읊고 그림으로 남겼다. 전국시대(戰國時代) 초(楚)나라의 시인 굴원(屈原, B.C.343?~B.B.277?)이 『이소(離騷)』에서 소상(瀟湘)을 처음 언급한 이래 두보(杜甫, 712~770)의 「등악양루(登岳陽樓)」, 범중엄(范仲淹, 989~1052)의 「악양루기(岳陽樓記)」 등 많은 시가 쏟아져 나왔다. 북송(北宋)의 송적(宋迪, 약 1015~약 1080)은 처음으로 소상팔경도를 그렸는데,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에 전래되어 조선 후기까지 지속적으로 그려졌다. 소상팔경도는 평사낙안(平沙落雁, 물가에 내려앉은 기러기), 원포귀범(遠浦歸帆, 멀리서 돌아오는 배), 산시청람(山市晴嵐, 맑게 갠 산속의 도시), 강천모설(江天暮雪, 강과 하늘에 내리는 저녁 눈), 동정추월(洞庭秋月, 동정호에 뜨는 가을밤의 달), 소상야우(瀟湘夜雨, 소상에 내리는 저녁 비), 연사모종(煙寺暮鐘, 구름과 안개 속에 들려오는 저녁 종소리), 어촌낙조(漁村落照, 어촌에 비치는 저녁 노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상팔경도는 실제 있는 장소를 그린 그림인 만큼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라 불러야 마땅하다. 그러나 시대가 흐르면서 소상팔경도는 실경이라는 의미 대신 아름다운 경치를 그린 산수화의 대명사가 되었다. 또한 멋진 장소라는 의미를 넘어 누구나 가보고 싶은 곳, 살고 싶은 이상향으로 탈바꿈되었다. 그러다보니 그림도 관념적이고 형식화되었으며 비슷비슷한 틀이 형성되었다.국립진주박물관에 소장된 《소상팔경도》 중의 <소상야우>와 <동정추월>을 살펴보겠다.<소상야우>는 비가 내리는 저녁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나뭇잎이 무성한 것으로 봐서 한여름이나 초가을일 것 같다.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치는 듯 나뭇가지가 꺾일 정도로 위태롭다. 붓질에 따라 사선으로 그어진 먹빛이 휘몰아치는 빗줄기를 실감나게 보여준다.강가에는 버섯처럼 웅크린 집이 몇 채 서 있을 뿐 나루터에도 돌다리 위에도 사람 모습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오직 어둑해진 밤에 내리는 비만 천지의 주인이다. 만약 지나가던 나그네가 비를 만나 발길이 묶였다면 객지에서 느끼는 여수(旅愁)가 만만치 않으리라.<소상야우>가 격렬한 고독을 그렸다면 <동정추월>은 단정한 명상을 그렸다. 동정호에 달이 떴다. 강에는 달구경 나온 사람이 탄 배가 한 척 떠 있다. 전경에 대각선으로 솟아오른 언덕에는 소나무 두 그루가 서 있고 빈 정자가 세워져 있다. 이런 구도는 조선 초기에 활동했던 안견(安堅)의 《소상팔경도》에서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경물이 한쪽으로 치우친 편파구도는 안견과 그의 화풍을 추종한 안견파(安堅派) 화가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소상팔경도》는 특히 조선 초기에 크게 유행했다. 안견 진작眞作으로 전해지는 작품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고 안견풍으로 그린 여러 점의 작품도 전해진다. 안평대군(安平大君, 1418~1453)은 당대를 대표하는 19명의 시를 결합한 《소상팔경시첩》을 남겼다. 《소상팔경도》는 조선 말기까지 여러 화가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그려졌다. 문청, 이흥효, 함윤덕, 이징을 비롯하여 전충효, 김명국, 최북, 심사정, 정선, 김득신 등의 유명 작가들이 소상팔경도를 그렸으며 민화의 소재로도 등장하게 된다.
춘향의 전설2-초등학교의 기억
The Legend of Chun Hyang(2) 사람들에게 정원이 있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없다고 이야기한다. 정원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넓은 잔디마당과 고급스러운 나무들, 연못 등이 연상되는 것 같다. 하지만 어린왕자의 정원은 장미 한 송이가 전부였다. 김 교수님의 정원은 어린왕자와 같은 장미 한 송이는 아니다. 가냘픈 시인의 마음을 지니고 있지만 가슴속으로는 자연을 품었다. 그의 정원에는 자유롭게 날아오는 새가 있고, 바람이 있고, 달과 별이 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그 모든 자연의 생명을 느낄 수 있는 시인의 마음이 있다. 나는 그 정원을 시정(詩庭)이라 표현한다. 격식 없는 시골의 정원, 말끔하게 가꾼 텃밭에는 ‘그곳만의 영혼’이 있으며 자연의 언어가 살아 움직이는 곳이다. 그의 정원에 앉아 있으면, 자연의 색과 소리에 매료되며 그 순간 시인의 정원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시정을 거닐고 있으면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산책하는 커플과 공공 정원>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의 정원은 시인을 만드는 정원이며 예술적 영감을 주는 정원인 동시에 사랑을 꽃피우는 정원이다. 조선시대 선비들도 수많은 정원을 경영해 왔다. 민가, 별서, 정자와 누 등 장소 특성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주위의 낮은 구릉지나 계류, 뒷산에 의해 자연스럽게 영역이 설정되고 정자와 연못, 샘과 경물이 적절히 배치되어 풍류공간을 조성했다. 자연이 만든 선형線形과 더불어 직선적인 요소를 가미해 화계와 방형의 연못을 만들었다. 조선시대의 정원을 경영한다는 의미는 자신의 이상향과 터전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자연의 순리를 근본으로 삼아 지세를 함부로 변형하지 않았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순리이기에 정원을 조성함에 있어서 물을 돌아 흐르게 하거나 폭포를 떨어지게 하거나 넘쳐나게 하였다. 조선시대 정원에는 계절의 변화가 민감하게 반영되었다. 봄이면 꽃과 신록이 움트는 것을 보며 생의 신비를 느낄 수 있고, 여름이면 시원한 녹음 밑에 한 낮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가을이면 단풍과 열매가 풍성한 결실의 시간을 만끽하며, 겨울이면 고독을 맛볼 수 있다. (중략) 달빛을 탐내다 _ 이규보 산에 사는 중이 달빛을 탐내더니물 긷는 병에 달까지 담았네절에 가면 금세 알게 될 거야물 쏟으면 달도 없어진다는 걸 우주의 세계가 펼쳐진 조선시대의 최고의 스토리텔링이다. 아마도 광한루에 담겨진 뜻이 있기에, 춘향과 몽룡의 사랑 이야기가 전설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정원의 묘미는 시인의 마음이 펼쳐질 때 그 의미가 풍부해진다. 비록 선현들의 호연지기와 호방함을 느끼지 못할지라도 광한루를 단순히 춘향으로만 도배하기에는 너무도 값진 문화유산이다. 용성관, 남원 구도심, 우주의 세계를 표현한 광한루, 삼신산과 오작교 등은 춘향과 추어탕에 눌려 그 본질이 사라지고 있다. 공간과 장소는 생성, 변화, 쇠퇴, 소멸되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하지만 역사물을 다루기 위해서는 그 태생적 의미와 정신세계에 대한 탐색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퇴색한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그 변화상과 본질을 찾는 여정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수수께끼를 푸는 것처럼.
둥구나무들은 어디로 갔을까
한여름, 먼지가 뽀얗게 일어나는 신작로를 걸어온 할머니는 마을 어귀 서낭당이 보이자 비로소 허리를 폈다. 숲 기스락을 개개면서 휘돌아나가는 개울에는 난간 없는 콘크리트다리가 있었으며 그 다리를 건너기 전 숲 기스락 한편에는 당산나무가 시원하게 그늘을 펼치고 있었다. 지난 정월 초이틀 동제를 지내고 나무 밑동에 둘러놓은 하얀 한지는 한여름 뙤약볕에도 눈부셨다. 넉넉히 두 아름은 넘을 듯한 당산나무는 고묵은 소나무였다. 소나무 보굿은 지난 세월만큼 깊게 패이고 또 그만큼 켜켜이 도드라졌다. 할머니는 자잘한 돌멩이들로 울멍줄멍 탑을 쌓아놓은 당산나무 앞에 서자 가만히 얼굴에 흐르는 땀을 훔친 뒤, 가지런히 두 손을 모으고 허리를 깊숙하게 숙이며 인사를 드렸다. 할머니 하얀 코고무신에는 흙먼지가 뽀얗게 앉았다. 그렇게 잠깐 멈춰 서서 땀을 들이고 숨을 고른 할머니는 그제야 마음이 놓이는 듯 기다랗게 가로놓인 콘크리트다리를 건넜다. (중략) 마을이 평안하고 나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한해가 시작된 이튿날 마을 사람들이 정갈한 마음으로 모여 평안과 안녕을 정성들여 빌며 제사지내던 마을 입새에 있던 서낭당 당산나무는 그러나 이제 사라지고 없었다. 흔적조차 없었으며 당산나무가 있던 자리에는 난간을 두른 거대한 콘크리트다리가 들어섰다. 또한 그 개울에는 콘크리트 옹벽 같은 보가 만들어져 물길을 가두면서 그예 늙은 소나무들은 자취를 감추었다. 이제는 누구도 마을이 생긴 어느 해부터 세세연년 자리를 지켜오던 서낭당이 그곳에 있었는지조차 기억하지 않았다. 어른들은 숲정이 깊은 어느 계류 기스락 말라죽은 소나무 앞에서 여전히 그 옛날처럼 정월 초이튿날이면 모여서 동제를 지냈지만, 어린 사람들은 마을제사를 지내는지조차 까맣게 몰랐다. 당산나무 한 그루가 사라지면서 정결하고 엄숙한 마음으로 모였던 마을 사람들 자취뿐만 아니라 풍습이 없어지면서 언어 또한 사라지고 말았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한 마을에 살면서 골목길에서건 마을 신작로 안길에서 먼발치에서라도 만나게 되면 서로 인사를 나누는 것은 사람 사이에 흔한 예의였지만 지금은 자주 볼 수 없게 되었다.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누가 누군지 서로 알아보지 못하는 낯선 사람들이 되고 말았다. 마을 당산나무, 둥구나무가 있었던 시절에는 볼 수 없었던 몰풍스러운 풍경이었다. 어쩌면 당산나무 한 그루가 있어 마을 사람들은 그곳으로 모여들 수 있었고, 서로 얼굴 맞대고 장기도 두고, 장기 두는 곁에서 훈수도 두면서 또 한편으로는 끼리끼리 속살거리기도 하면서 서로들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을 것이었다. (중략) 외지고 구석진 우리 동네를 비롯한 시골 마을, 많아야 30~40가구이고, 대부분 운동할 기력조차 없는 나이든 어르신들이 살고 있음에도 언제부터인가 ‘지자체’에서는 운동기구를 갖춘 공원을 만들기 시작했다. 공원에는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를 느티나무며 크게 자란 소나무들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어느 공원에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지 않는다고 알려진 하얀 꽃을 피우는 해당화를 심어놓기도 했다. 나무든 꽃이든 나라 밖에서 들어오기도 하고, 나라 밖으로 나가기도 하는 것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품종조차 굳이 외국에서 들여온 식물을 심어야 하는지, 모를 일이었다. 마을 안팎에 공원을 만들 때에라도 그 지역에서 자생하는 품종을 선택하면 좋지 않을까. 어느 도시를 가든 똑같은 벚나무 가로수길, 똑같은 소나무 명품길로 통일하지 말고. 요즘은 또 이팝나무 가로수길이 유행이었다. 마을 사람들 안녕을 바라며 모자라고 빈 곳을 채우기 위해 흙을 돋워 숲을 만들고, 나무를 심었던 조상들이 있었다. 거창한 비보풍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콩 세알을 심었던 그 심정으로 인간과 자연이 서로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으면 그 아니 넉넉하고 좋지 않을까.
밀양향교
Miryang Hyanggyo 밀양향교1는 경상남도 밀양시 교동 733번지 일원에 위치하며 면적은 5,068㎡로, 고려 인종 연간에 현유(賢儒)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는 존현공간으로서 명맥을 유지하다가 조선시대 선조 25년1602 부사 최기에 의해 .대성전이, 광해군 10년1618 명륜당이 중창되었다. 특히 대성전(大成殿)은 순조 21년1821 부사 이현시(李玄始)에 의해 이건·중수 이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중요 유적으로 대성전, 동무, 서무, 명륜당, 동재, 서재 등이 자연과 인공이 화합하는 순응의 미학을 공간적, 지형적으로 연계시키고 있다. 1983년 8월 6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14호로 지정되었다. Miryang Hyanggyo which is located in 733, Gyo-dong, Miryang-si, Gyeongsangnam-do is 5,068㎡ area. After transferred in the 25th year of King Seonjo’s reign(1602), it was used for a religious service to ancient sages as a emotional support of the Joseon dynasty. The aesthetics of adaption is connected with Daeseongjeon, Dongmu, Seomu, Myeongnyundang, Dongjae, and Seojae spatially, topographically and functionally. It was appointed as tangible cultural properties of Gyeongsangnam-do 214 in 6th of August, 1983.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조성사업 실시설계(1)
Schematic Design and Construct Design for SUNCHEON BAY Garden Expo 2013 2009년 늦가을의 현상공모를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현상설계 결과가 발표된 이후 2013년 3월 현재까지 만 3년이라는 시간동안 이라는 수없이 많은 조경가들의 입에 오르내릴 만큼 큰 이슈가 되었던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조성사업’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오는 4월 개최를 코앞에 둔 지금 <환경과조경> 편집부의 제안으로 지면을 통해 그간 진행되어 온 현상설계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진행된 이야기들을 풀어본다. 2009년 12월 현상설계 당선 이후 2010년 1월 계약을 통해 현상설계 컨소시엄 그대로 설계를 진행하게 되었다. 2011년 2월 과업 종료 이후에도 추가적인 작업들이 지난 2012년까지 진행되었다. 그동안 순천에서 합사를 구성하여 오랜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고, 수많은 협의와 보고를 통해 현상설계안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으며, 실시설계 과업완료 후에도 순천시의 의지를 통해 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본 지면을 통해 현상설계안에서부터 실시설계를 완료하기까지, 순천시와 현장에서의 변경과정 등 그동안 진행과정에서 있었던 주요 논의들의 과정과 그 결과 등을 가감 없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일부는 그 결과에 대해 실망스러울 수도 있고 반대로 만족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담겨있음을 미리 알려둔다. 지금 이 지면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박람회장의 설계과정과 결과만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통해 국내 최초의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하신 많은 분들과 현상설계와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해오던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에 대해 뒤늦게나마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 특히 순천시 관계자분들과 이 프로젝트에 관련된 모든 분들, 또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해 온 컨소시엄 구성원 모두에게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한다. 과업명 :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조성사업 실시설계 용역위치 : 전라남도 순천시 오천동, 풍덕동, 해룡면 일원과업 진행 시 - 박람회장(녹색나눔숲 포함) _ 609,000㎡ - 수목원 및 습지 (습지센터 제외) _ 312,000㎡ - 저류지 (기본계획) _ 245,000㎡ - 총 1,166,000㎡
광저우 후아디 지속가능한 마스터플랜
Guangzhou Fangchun Huadi Sustainable Master Plan competition 중국 남부에 위치한 광저우 후아디 팡춘Guangzhou Huadi Fangcun은 전통원예 문화가 남아있는 지역으로 원예산업의 발전과 무분별한 토지이용으로 생태계의 심각한 오염을 불러왔다. 광저우시는 빠른 도시화 시대에서 당면한 문제에 대해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Guangzhou Fangcun Huadi Sustainable Master Plan competition’을 개최하였으며, 지난 2월 4일 중국 광저우시는 당선작으로 WEST8의 마스터플랜안을 최종 선택했다. WEST8의 마스터플랜안에는 생태적 수계 시스템과 지역의 문화를 반영코자하는 대안이 담겨있으며, 지역의 생태성을 적극 반영했다는 평을 받았다. _ 편집자주 광저우 팡춘 후아디 지역중국 남쪽에 위치하며 홍콩에서 북쪽으로 17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한 광저우 후아디는 수천년에 걸친 링난문화Lingnan culture의 유산이 남아있는 곳이다. 이 곳은 일반적으로 중국 북부에 분포한 종위안문화Zhongyuan culture와 대조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링난문화는 독특한 건축형태, 식재방식, 문학과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다. 남부 중국의 일상은 꽃과 식물과 함께하는 문화를 매우 소중히 여기는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국제 꽃 박람회, 새해마다 매년 열리는 꽃 시장과 주말 꽃시장은 이 지역에서 유명한 행사들이다. 중국어로 ‘후아디’란 ‘꽃 마을’이라는 뜻이다. 광저우 후아디 지속가능한 마스터플랜 과거 삼각주 지대였던 중국 남부에 위치한 광저우 후아디 팡춘(꽃의 도시)는 전통적 원예유산이 남아있는 지역이다. 원예산업의 급속한 팽창과 동시에 현재 이 지역의 산발적이고 무질서한 토지이용은 자연을 훼손시키고 생태계를 심각하게 오염시켰다. 광저우 지역정부는 빠른 도시화 시대에서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West8의 당선작은 지속가능한 비전을 담은 도시 마스터플랜을 제시한다. 이 계획안은 450 헥타르 이상의 습지를 포함한 2,050헥타르(20.5제곱킬로미터)의 대상지를 아우른다. 계획안에서 대상지는 신 거주지역과 산업환경으로 구성되며 생태적인 수체계와 습지, 명확한 토지 이용, 문화 유산을 강조한 도시계획을 담고 있다. 전체 개발계획에서 주요 조망점으로 작용함과 동시에 경제적 동력이 될 국제화훼박람회 설계안 또한 마스터플랜에 포함되어있다. Landscape Architect(Design Team) _ Adriaan Geuze, Christoph Elsasser, Edzo Bindels, Attilio Ranieri, Ben Wegdam, Hernando Arrazola, Igor Saitov, Jan Breukelman, Kunkook Bae, Marco van der Pluym, Tanyi Huang, Winnie Poon, Yu-Han Chiu Client _ Planning Bureau of Liwan District, Guangzhou City People's GovernmentLocation _ Liwan, Gungzhou, China Area _ 2,050ha(20.5㎢)Completion _ 2012Image Credit _ WEST8Editor _ Kang, Jin SolTranslator _ Seo, Hwa HyunAbout Guangzhou Fangcun Huadi area Guangzhou Huadi, located in Southern China, 170km North of Hong Kong, has the heritage of thousand years Lingnan culture. It is typically contrasted with Zhongyuan culture, that of China's northern plains. Lingnan culture has its distinctive architectural feature, painting style, literature and food culture. The daily life of the Southern Chinese is a life style which cherishes the floral and botanic culture extensively. International Flower Exhibition, Annual Flower Market during Chinese New Year time, and the weekly flower market are the renowned events of the area. The name ‘Huadi’ in Chinese means ‘Flower Village’. Guangzhou Huadi Sustainable MasterplanGuangzhou Huadi Fangcun(Flower City), located at Southern China, is a former delta land with traditional horticultural legacy of nowadays Guangzhou. With speedy expansion of the horticultural industry, the current scattered and disorganized land use of the area has pushed back the nature and its eco system is severely polluted. The Guangzhou Government is in search of a sustainable solution to the current problem in the era of rapid urban development. West 8’s winning entry provides the city a Masterplan with sustainable vision. The plan has the site area of 2,050 ha. (20.5km2), whereas more than 450 ha. is wetlands area. It consists of new living and industrial environments with ecological water system, wetlands, distinct division of land use zoning, urban planning with a highlight of cultural heritage and a design of an International Flora Expo Masterplan which will function as a focal point and economic generator for the whole development.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옥상정원
Shinsegae’s Uijeongbu Store ‘S Garden’ 프로젝트의 배경(주)신세계는 의정부 인근지역에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새롭게 들어설 백화점의 옥상정원은 기존의 단순한 휴게나 시설위주의 공간이 아닌 보다 특별한 가족 문화를 담는 공간이 되기를 원하였다. 프로젝트는 재미 설치미술가 서도호와 미국의 건축회사 올슨쿤딕사에게 공동으로 의뢰되었고, 정원 전체가 발견과 탐험으로 가득찬 통합된 미술품이길 바랬던 서도호의 의도와 올슨쿤딕사의 동화적 상상력이 더하여 ‘어린이를 위한 비밀의 정원’이 제안되었다. 특히, 올슨쿤딕사는 모셰 세프디Moshe Safdie가 설계한 LA 인근 유태인박물관 Skirball Cultural Center 내의 어린이 놀이공간인 ‘노아의방주Noah’s ark’를 기획하면서 생활용품을 활용하여 만든 재미있는 동물모양의 놀이/체험 시설들과 작품들을 지역 미술가와의 협업을 통해 구현한 바 있었다. 올슨쿤딕사의 이러한 경험은 더욱 발전되어, S Garden 계획의 바탕이 되었다. 조경설계의 컨셉설계 개념인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은 프란시스 버넷의 동명 동화에서 영감 받은 것으로, 아이들이 오르거나, 걷거나, 통과하면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숨은 공간들로 이루어진 ‘50가지의 발견50 discoveries’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하였다. 정글과 같은 숲, 예술적으로 형상화된 동물들과 추상화된 경관들, 기타 흥미로운 정원 시설들을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할 수 있는 어린이를 위한 비밀의 정원을 조성하고자 하였다. Landscape Architecture _ Olson Kunding Architects(Schematic Design), Be·Oh ENC Landscape Architecture(Design Development, Construction Documents)Construction _ Be·Oh ENC Landscape ArchitectureBe·Oh ENC Landscape Architecture Team _ Choi Jae Hyuk(President), Kim Hyun Min, Park Jeong Ah, Lee Beom Soo, Park So Yeon, Oh Tae Hyun(Design), Seon Kwang Nam, Cha Yong Joon(Construction)Location _ Uijoengbu-si, Gyeonggi-do, KoreaArea _ 2,121㎡Completion _ 2012Photograph _ Be·Oh ENC Landscape ArchitectureEditor _ Son, Seok BeomTranslator _ Ahn, Ho Kyoon Shinsegae Group noticed that there is shortage of leisure and cultural space in the city of Uijeongbu and its neighborhood, and hoped that the rooftop garden of a newly constructed department store building could function as some distinctive space for family activities, rather than just an ordinary venue for fun and enjoyment. In addition, Do-ho Suh intended to create a garden which is an integrated landscape architectural work of art full of discoveries and explorations, with Olson Kunding Architects’ fairy tale imaginations added, leading to a suggestion to build ‘secret garden for children.’ What is noteworthy is that Olson Kunding Architects has participated in the planning of Noah’s Ark, a play space for kids at Skirball Cultural Center near Los Angeles, which was designed by Moshe Safdie. The company used household items to create animal-shaped facilities for playing and experiencing. Its previous experience has contributed a lot to constructing S Garden, an outdoor version of Noah’s Ark. Concept of Landscape Design‘Secret Garden,’ the fundamental design concept was derived from the fairy tale of that name by Frances Burnett, starting with the idea of ‘50 discoveries’ composed of a wide array of hidden spaces where children can climb, walk, run, and discover. It was the original intention to construct the secret garden for kids, which can constantly inspire them and enhance their imaginative power with jungle-like forest, artistic animals, abstract landscapes, and other interesting elements of the garden. The design of the major features were based on the 10 traditional Symbols of Longevity: pine tree is translated into forest, sun into shade, crane into Sotdae, a pole signifying a prayer for a good harvest, water into fountains, mountain into climbing facilities (tree house and abstracted topography), cloud into fog fountain, deer into animal-shaped sculpture, and so forth. These features became varied and more detailed as the project developed. 글·자료제공 _ (주)비오이엔씨 www.beoh.co.kr
제이토네 광장
Zeytouneh Square in Shoreline Walk Zeytouneh 광장은 베이루트시의 중심가 재건사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Shoreline walk를 따라 도시공간이 연속적으로 이어진 4개의 광장 중 하나이다. 이 지역은 1975년부터 1991년 사이에 있었던 내전으로 인해 광범위한 물리적 피해와 정서적 상처로 고통 받고 있었다.전쟁 기간 동안, 매일 지중해 지역으로 투척되는 쓰레기로 인해 거대한 쓰레기 산이 형성되었다. 한 때 이곳은 아름다운 암벽해안도로와 야자수가 늘어선 거리, 멀리 보이는 수평선과 어우러진 카페들을 자랑하는 도시였다. 새로운 마스터플랜에 따라 도시지역은 보존하고 그 외 지역은 철거한데 반하여, 해양쪽으로 복원된 매립지는 거대한 프로젝트 지구가 될 예정이다. 이미 내륙화되어 사라진 오래된 해안선을 그대로 남겨두는 대신, 레저용 보행루트를 만들어 구도시와 신도시의 경계를 보여줌과 동시에 그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Zeytouneh SquareZeytouneh 광장은 주변 도시를 잇는 중심광장이다. 테라스 지형은 콘서트나 축제, 영화상영이 가능한 자유로운 무대가 된다. 통일된 형태를 보여주는 광장의 포장면은 도로를 가로질러 주변건물들까지 연장되어 있다. 포장 패턴은 전통적인 레바논 건축에서 볼 수 있는 흑백패턴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되었다. 굵은 줄무늬는 등고선처럼 대상지의 지형으로 변형되어 보이는데, 대조적인 색조와 테라스 지형이 어우러져 프렉탈 경관을 만들어낸다. 이 광장은 2011년 8월 Solidere에 의해 공식 개장하였다. Designer _ Gustafson PorterClient _ Solidere(the Lebanese Company for the Development and Reconstruction of Beirut Central District)Collaborators _ Imad Gemayel Architects, Nasr & Khalaf, Bureau Michel Chacar, DG Jones, The Fountain Workshop, Projects & SuppliesLocation _ Beirut, LebanonCompletion _ To Be ContinuedPhotograph _ Tony El Hage, Imad Gemayel, Ahmad KnioEditor _ Son, Seok BeomTranslator _ Seo, Hwa Hyun Zeytouneh Square is one of four squares in a sequence of connected urban spaces along the Shoreline Walk, which form an important part of the reconstruction of the Beirut city centre. The area suffered extensive physical and emotional damage during civil war between 1975 and 1991.During the war, a vast rubbish mountain emerged from the daily tipping of waste into the Mediterranean. The city had once prided itself on its beautiful rocky shoreline Corniche, lined with avenues of palms and cafés with views towards distant horizons. Guided by a new master plan, areas of the city have been preserved, others demolished, whilst the remediated landfill is set to become a vast new district projecting out into the sea. Rather than leave the old coastline land locked and redundant, it was decided to create a leisurely pedestrian route that straddled the boundary and the differences between the old and new cities. ZEYTOUNEH SQUARE is a key link to the surrounding city. Terraces provide an informal amphitheatre for concerts, festivals and films. The surface of the square extends across the roads to the surrounding buildings in a unifying gesture. The paving patterns are inspired by the black and white patterning in traditional Lebanese architecture. Bold stripes change like contours with the site’s topography creating a fractal landscape as the contrasting colours interact with the terraces. The square was officially opened to the public in August 2011 by Solidere. 자료제공 _ Gustafson Porter | www.gustafson-porter.com
조경의 경계를 넘어: 조경의 영토를 넓혀나가는 주목할만한 조경가 12인(4)
The Forefront of Landscape Architecture 12 Innovators Opening New Horizons of the Field 2011년 여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심장인 광화문을 물바다로 만든 집중호우로 인해 서울시에서도 빗물관리에 대한 중요한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시의 경우 10,286km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하수관망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기후변화시대의 예측 불가능한 강우량을 효율적으로 감당하기에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심도 터널, 분산형 빗물관리 등 여러 가지 대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대통령령 13514호’를 통해 빗물관리 가이드라인을 작성하도록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지시하였고, 상하원 의원들은 주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기타 단체가 유출수 수질 및 수량 관리를 위해 그린인프라 시설을 계획, 설계 및 적용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그린인프라 관련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였다. 미국조경가협회(ASLA)는 2011년 7월 그린인프라를 장려하는 이 법안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연 물순환 체계를 보전하고 하천 수질을 개선하며, 생태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조경 공간을 창출하고 도시를 만드는 조경가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함과 동시에, 하천 수질 개선 및 수자원 보전, 도시 물관리 분야로 업역을 넓히고자 하는 노력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호에서는 오리건 컨벤션센터의 레인가든을 통해 빗물관리에 있어서 조경의 역할에 대한 선구적인 작품을 남긴 캐롤 메이어리드(Carol Mayer Reed)의 작품세계를 소개하였다. 당초 4월호에는 브라운필드 및 도시생태(Brownfield Design)를 다루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필자는 최근 그린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실제 서울시가 앞으로 해 나가야 할 분산형 빗물관리와 그린인프라 시설들의 모범 사례로서 뉴욕시 공원국에서 그린인프라 부문 디렉터를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네티 컴프턴(Nette Compton)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대규모 도시설계(Large Scale Urban Design) _ Signe Nielsen 2. 해일에 대비한 갯벌 및 해안 생태 공원(Salt Marsh Design) _ Van Atta3. 좁은 도시면적을 이용한 레인가든(Stormwater Treatment) _ Mayer Reed4. 도시의 빗물관리를 위한 그린인프라스트럭처Green Infrastructure _ Nette Compton5. 브라운필드 및 도시생태(Brownfield Design) _ Julie Bargman, Dirt Studio6. 토착 식물 디자인(Roof top and local planting design) _ Oehem van Sweden7. 조경 이론(Urban Design and Landscape) _ Witold Rybczinski8. 시민 참여(Community Design) _ Walter Hood9. 환경예술(Art & Design) _ Claude Cormier, Canada10. 탄소제로 및 친환경 소재(Life-cycle Design and low-impact materia) _ Michael McDonough Partners11. 친환경 주거정원(Sustainable Residential Design) _ David Kelly, Rees Roberts Partners12. 대규모 도시옥상농업(Urban Rooftop Farming) _ Ben Flanner, Brooklyn Grange 13. 스마트 성장 도시디자인(Smart Growth Design) _ Andres Duany 네티 컴프턴(Nette Compton) 뉴욕시 공원국 그린인프라부문 디렉터 NYC Parks Department 지속가능한 조경을 향한 열정의 리더뉴욕시의 블룸버그 시장은 2002년 취임 후, 8년간 약 6조 원의 예산을 하천과 해안의 수질 정화에 쏟아 부었다. 그 결과 뉴욕항의 전체적 수질은 지난 100년을 통틀어 가장 우수해진 것으로 조사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지천과 수로들의 오염도는 심각하다. 대부분의 자금이 하수관거를 정비하고, 하수처리장을 최신 시설로 개선하는데 주로 사용되었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심각한 문제인 우·오수 합류관거(CSO)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0년에 출간된 뉴욕시 그린인프라스트럭처 플랜 보고서(NYC Green Infrastructure Plan)는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며, 새로운 대안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과거의 집중형 하수처리장의 증설을 대신하는 분산형 빗물집수시설, 즉 그린인프라의 도입이다. 빗물이 하수관거에서 오수와 합류되면, 하수처리장의 처리 용량을 넘어서게 되고, 그 결과 우·오수 합류수는 그대로 하천과 해안으로 방류된다. 이것을 고치기 위해, 하수처리장 용량을 증설하는 것은 천문학적 비용을 동반하며,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타당성을 결여하게 된다. 비가 내릴 때만을 위한 기계적 시설투자보다는,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녹지를 증설함으로써, 하수관으로 유입되는 우수의 양을 줄이고, 토양으로의 침투를 보조하며, 도시와 지역에 사회적, 생태적 혜택을 동반하자는 것이 뉴욕시 그린인프라 프로그램의 주된 아이디어이다. Q. 뉴욕시 공원국에서 일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A. 제가 공원국의 일원이 된 지는 약 6년 반이 되었습니다. 코넬대학교에서 조경학과 식물학을 전공했는데, 조경학과에서는 조경의 과학적 측면을 파는 ‘모범생’ 축에 들었습니다. 이어 대학원에서 도시생태학을 전공했고, 논문의 주제는 뉴욕시의 옥상정원을 빗물 저류에 최적화된 형태로 디자인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도시에서 빗물은 실질적으로 폐기물의 일종으로 분류되고 있고, 또 그 연장선상에서 처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저는 여기에 큰 잠재력이 있다고 봤습니다. 이 물을 이용하여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거죠. 빗물이 무척 흔하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는 거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여지를 간과하기 쉽지만, 그 양 자체가 엄청나다는 사실만으로도 빗물은 제대로 작동하는 도시경관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빗물이란 도시 환경에서 불변하는 하나의 요소이지 않습니까? 관점만 바꾸면 골칫덩이에서 여러가지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해결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거지요. 저에게는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로 생각되었고, 이 일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반드시 내가 해내야 할 일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빗물에 관련한 아이디어로 관심을 집중했고,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 조경이라는 영역을 탐색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그린스트리트(Green Street)와 그린인프라(Green Infrastructure)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A. 흠…좋은 질문이네요. 벤다이어그램으로 설명하자면, 서로 교집합인 부분도 있지만 아닌 부분도 있어서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포함하는 관계는 아닙니다. 그린스트리트란 기본적으로 공도(公道)에 위치하고, 교통국 관할인데, 지나치게 넓은 보행로나 과도한 폭으로 계획된 차도 또는 도로상에 큰 면적으로 사선이 칠해진 부분들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이렇게 제대로 이용되고 있지 못한 포장면 부분을 녹지로 바꾸자는 아이디어입니다. 대개 부정형으로 형성된 도로망에서 꺾이는 부분이나 양방통행이 일방통행으로 바뀌는 지점, 도로가 끝나는 지점 같은 곳에는 교통 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죽은 공간이 생기게 되는데 바로 이 공간을 활용하자는 것이 그린스트리트입니다.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포장면이 녹지로 바뀌었기 때문에, 물론 소극적 형태의 빗물저류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요. 하지만 그린인프라의 한 요소로 이해되는 그린스트리트란, 보다 적극적인 빗물 저류 장치로서 일반적 그린스트리트보다 3~10배가량 많은 양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사질토양 지역에서는 특별히 많은 양의 빗물을 처리하도록 고안된 곳들이 있습니다. 빠르게 빗물을 흡수해서 하부로 침투시키고, 쇄석층이 자체 저류를 도와주는 방식입니다. 그린인프라는 또한 단순히 홍수저감을 위한 그린스트리트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타입의 기술들을 의미합니다. 가령 뉴욕시 환경국에서 표준으로 제시하고 있는 공도 용지상의 생태수로 또한 여기에 포함됩니다. 그린스트리트가 도로 상의 과도한 부분을 활용하거나 불합리한 도로 선형을 재정비해서 녹지를 확보하는 것이었다면, 그린인프라에서 말하는 공도 용지상의 생태수로란, 기존과 같은 면적의 가로수 식재구역을 이용하되 도로에 흐르는 빗물을 집수하여 식재면으로 유도함으로써 빗물을 저류하고 정화하는 장치를 말합니다. 이것이 그린인프라 사업의 주된 방식이고요, 다공질 투수 포장면이라든가 인조잔디 스포츠경기장 하부에 거대한 빗물 저류조의 건설 등도 포함됩니다. Q. 현재 진행되고 있는 조경의 흐름이나, 공적공간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A. 저는 공적공간을 사용함에 있어 유연한 면이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지나가다보면, 어떤 장소는 특정한 부류의 사람들이나, 단일한 기능으로만 설계된 곳이 있습니다.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 우리는 이런 공간을 유지할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당신이 광장을 만든다면, 그 광장은 당연히 빗물을 다루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당신이 레크리에이션을 위한 공간을 만든다면, 당연히 방과 후에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곳이 되겠지만 이른 아침에 그곳을 걷는 어린아이들과 노인들에게도 역시 좋은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단일한 용도를 가지는 공간이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뉴욕에서 우리는 가진 돈을 쓰는데 보다 영리해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엄청난 돈을 한 가지 활용도만을 지니고 있는 곳에 투자한다면, 당신은 그 돈을 낭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조경분야의 사회참여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사회참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개인이나 집단, 기업적인 차원 등 다양하다. 조경은 지금까지 사회참여가 그리 활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가공간을 맡고 있는 조경은 그 특성상 일반인들과의 접점이 적지 않다. 따라서 생각하기에 따라 여러 가지의 사회참여를 할 수 있다. 늦은 만큼 앞선 사례를 교훈삼아 시행착오를 줄이면 오히려 짧은 기간 내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조경가의 사회참여는 참여 주체가 조경전문가들이란 점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동일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자본제가 앞선 서구에서 기부나 기증문화의 보편화는 불평등 분배가 생기는 자본주의 체계의 속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에서 성과를 이루고 기회를 잡은 뒷면에는 그 기회를 놓친 누군가가 있었기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임감과 공동체에 대한 사명감이 요구된다. 이렇게 본다면 전문가의 사회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권리이자 의무이다. 전문가 사회참여가 개인적인 차원이라면 기업의 사회참여는 조직적 차원이다. 개인적인 차원과는 또 다른 영역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차원으로는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가능하다.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윤리소비를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시대적인 추세는 갈수록 기업의 사회참여를 더 많이 요구한다. 기업의 영향이 점점 커지면서 사회에 대한 책임의 상당 부분이 국가에서 기업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조경분야에서 체계적인 사회참여를 지속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아직은 규모가 작으니 좀 더 회사가 성장하면 하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회참여를 ‘자기 희생’으로만 보는 시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사회참여는 사회적 약자나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물’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증여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얼핏 기브 앤 테이크가 익숙한 현대 자본제적 체계에서 다소 이례적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행동의 역사적 뿌리는 매우 깊다. 인류학자 모스M. Mauss는 그 기원을 찾아 원시공동체사회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당시에는 누구나 아무런 대가 없이 주고받는 것이 일상이었고, 공동체 생활의 중요한 기초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주고 받고 되돌려주는 행위들을 사회를 유지하고 결속시키는 중요한 장치로 해석했다. 또 다른 인류학자인 고들리에M. Godelie는 이 때 주고받는 것은 사실 어떤 결과물이 아니라 그것의 효력이라고 보았다. 즉 사회를 결속하고 재생산하는 힘은 이렇게 주고 받으면서 순환하는 행위의 효력에서 비롯됨을 강조했다. 칼라하리 사막의 부시족은 선물을 받으면, ‘왜 이리 형편없는 것을 주었지?’라고 한다. 감사할 줄 몰라서가 아니다. 선물을 준 상대방이 오만한 마음을 갖지 않도록 관행화된 문화이다. 자기과시나 목적성이 없다면 주고 나서 잊어버리는 것이 진짜 선물이리라. 왜 잊어버려야 할까? 앞서 소개한 모스가 그에 대해 답을 주고 있다. 그는 남태평양의 원주민에 대한 연구를 통해 증여에는 ‘하우hau, 영적인 힘’가 머물고 있어 후속적인 선순환을 만들어낸다고 보았다. 즉 증여에는 힘이 존재하며, 이 힘이 스스로를 유통시키게 만들기 때문에, 결국 돌고 돌아 최초의 증여자에게 다시 간다는 것이다. 사회참여가 활발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이미 국내외의 많은 통계에서 확인되고 있다.
환경복지와 조경가의 사회참여
환경조경나눔연구원 창립의 의미 우리나라의 일인당 국민소득이 이만불을 넘기면서 복지에 대한 욕구가 증대되었고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국민복지가 정치적 쟁점화 되어 복지의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이러한 흐름에서 박근혜 정부는 지난 2월 25일 ‘국민행복시대’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출범하였다. 80년, 90년대 개발시대를 거치면서 소득격차는 물론이고 생활환경에서도 지역간 계층간 불평등이 심화되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서 국민 모두가 행복한 시대를 만들고자함은 적절한 방향설정이라 하겠다. 이를 위한 보편적 복지, 그리고 환경복지가 이미 중요한 정책지표로 제시된 시점에 조경분야의 사회참여를 논하기 시작한 것은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이제라도 시작한다는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환경복지의 개념은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채택된 최초의 국제적 ‘인간환경선언’(Declaration on the Human Environment)에서부터 싹터왔다고 할 수 있다. 이 당시는 환경복지가 직접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았으나 ‘인간환경선언’에는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보호하기위한 세계 각국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권고 및 행동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환경을 보호해야한다는 포괄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인간환경의 지역간 계층간 불평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지는 않으나 환경이 인간이 다루어야 될, 인간을 위한 중요한 가치임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였다. 즉 과거에는 환경자원은 무한하여 개발과 이용만 고려하였으나 이제는 인간이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살기 위하여는 공기, 물, 동식물 등 환경자원의 보전을 고려하면서 적절한 이용을 도모하여야한다는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흐름에 발맞추어 90년대에 환경보전법, 환경영향평가법, 자연공원법 등 다양한 환경보전관련 법제를 정비하였으며, 2000년대에는 경관법을 제정하는 등 경관관련 법제를 광범위하게 정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제 정비는 거시적 차원에서 환경·경관의 보전에 초점을 맞춘 것이어서 국민 개개인의 환경적 욕구에 부응하지 못함으로써 여전히 지역간 계층간 환경적 불평등 문제가 남아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지역간 계층간 환경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환경복지의 필요성이 사회복지의 필요성과 함께 등장하게 되었다. 전문가 특히 조경가의 사회적 책무가 요청되고 있는 시점에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이 설립되었다. 대한민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조경 복지를 위한 조경계의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설립된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이 2개월에 걸친 준비기간을 거치고, 지난 2월 25일 제1회 운영위원회를 개최함으로써 본격적인 출범을 하게 되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은 그동안 산발적으로 이루어지던 조경계의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엮어서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봉사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하는데 뜻이 있다. 또한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은 조경계의 울타리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 모두가 환경조경복지와 나눔 활동에 동참하도록 하여 조경분야의 외연을 확대하고 조경의 저변을 넓히는데 기여할 수 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 창립 첫해인 금년에는 우선 본 나눔연구원의 조직 및 사무국을 안정화시키고 시범프로젝트 다수를 수행하는데 역량을 집중시키고자 한다. ‘이화동 골목길 재능나눔’ 프로젝트, ‘이야기가 있는 벤치’ 프로젝트, ‘시민조경아카데미’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미 서울시, 그리고 일부 기업에서 후원을 약속 받은 바 있다.
Expert Interview (1) _ 조경가의 사회참여, 조경의 공공적 가치를 높이는 일
정욱주(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조경학전공 교수)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전문분야를 넘어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에 기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즐겁고 보람된 일일까? 여기에 조경설계 전문가로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이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의 정욱주 교수.정 교수는 지난 2010년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제안으로 맡게 된 서울시립지적장애인복지관 정원 설계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재)아름지기의 정자나무가꾸기 사업에 이르기까지 재능기부형 조경설계를 지속해오고 있다.그동안 대형 프로젝트를 위주로 작업해 온 실력파 조경설계가로서 작고 소박하기까지 한 지금의 행보가 다소 낯설게도 느껴지지만, ‘사회참여로 조경학의 본질적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 조경전문가로서의 의무’라는 그의 말에서 규모보다는 가치를 우선하는 진정성을 엿볼 수 있다. 사회적인 활동과 참여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평소 대학에서 수행하는 설계활동은 설계사무실에서의 그것과는 다른 명분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수의 대표적인 활동은 교육, 연구, 봉사라고 볼 수 있는데, 사회적 기여활동으로서 설계·감리·관리 작업을 할 수 있다면, 학생교육과 사회봉사 측면에서 부합되는 점이 많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능동적으로 이런 일을 찾아다닌 것은 아니었고, 2010년에 그린트러스트를 통해서 의뢰가 온 서울시립지적장애인복지관 설계를 시작으로 자연스럽게 관여하게 되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나 사건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처음에는 사회봉사라면 모두에게 환영 받고, 많은 협조를 받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로 인하여 일이 꼬일 때가 다반사였고, 아무리 명분 좋은 일이라고 해도 일이 쉽게 풀릴 것이라는 기대는 점차 접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현장답사를 진행하고 있던 제 학생을 협박하는 일도 있었고, 관심도 없고 꼼짝도 않는 공무원 덕분에 별 이유도 없이 몇 개월이 지연되어 프로젝트가 사장 직전까지 간 적도 있었습니다. 반면에 좋은 기억들도 많았는데, 지적장애인복지관 정원에 조각을 하나 놓고 싶었던 차에 서울대학교 조소과 학생이 흔쾌히 수업작품을 기증한 적이 있습니다. 이 정원을 기반으로 사람과 공간 사이에 많은 인연이 피어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선이나 기부와 같이 이익을 가지고 좋은 일을 하는 기업은 많으나, ‘이익을 벌어들이는 방식’에서 사회적 책임은 잘 실천되지 않습니다. 조경분야의 기업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회적 책임에는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너무 식상한 대답일 수 있지만 조경(학)의 본질적인 가치를 사회에 정석대로 구현하는 것만이 조경분야의 기업이 수행할 유일한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시대의 토건위주 작업 중에 간과해버린 우리 고유의 경관과 정주환경에 대한 가치를 존중하고 회복하려는 조율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합리적이면서도 세련된 구현을 통해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보편적 공간문화에 대한 안목을 상승시킬 수 있다면, 이는 우리 분야와 사회 전반에 유익한 피드백을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pert Interview (2) _ 조경가의 사회참여로 늘어가는 녹색공간
김승환(동아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100만평문화공원 운영위원장) 김승환 교수는 지난 12년 동안 100만평공원 운동을 이끌어 왔다. 이 운동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그는 지치지 않고 시민들에게 보다 많은 녹지가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조경전문가로서 사회참여 활동에 관심을 기울여온 김 교수는 이외에도 공간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쾌적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든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뭉친 김승환 교수. 그는 오늘도 모두가 함께 나눌 건강한 환경을 늘려나가기 위해 달리고 있다. 조경전문가들의 사회적 참여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전문가들은 처해진 여러 가지 사회 환경 속에서 공간·환경 개선, 마을만들기, 하천 살리기, 도시녹화 등 바람직한 미래의 예측이나 방향 설정, 대안 마련이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아이디어의 제안으로 우리의 생활환경, 도시공간을 바꾸어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의 사회적 참여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자선이나 기부와 같이 이익을 가지고 좋은 일을 하는 기업은 많으나, ‘이익을 벌어들이는 방식’에서 사회적 책임은 잘 실천되지 않습니다. 조경분야의 기업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회적 책임에는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이익의 창출은 기업에서 전제되는 것이지만, 조경의 기업은 이익의 과다를 넘어 보다 좋은 설계, 제대로 된 시공으로 쾌적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간다고 하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특히 조경분야의 기업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회적 책임으로는 내셔널트러스트운동 참여를 통해 지켜야할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사회적 배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을 위한 공공공간의 조성 과정에서 공간의 확보, 수목 기증, 벤치 등 시설물 설치에도 사회참여, 기부를 통한 책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자발적으로 수행하면서 사회적으로 조경인, 조경기업의 신뢰감을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사회적 참여가 조경계에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조경의 사회적 참여는 조경계의 사회적 인식제고, 나아가 조경업역의 발전에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경의 활발한 사회적 기여를 통해 조경과 조경업이 사회적으로 신뢰성이 높은 분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최근 환경조경발전재단에서 만든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은 매우 바람직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을 통해 조경과 관련된 많은 사람과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조경의 사회적 기여방법, 참여를 조직적·체계적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자연과 환경을 사랑하는 조경인들이 조경분야를 통해서 가지게 된 행복과 재산을 조경의 발전, 나아가 자신의 보다 큰 행복을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일부의 재능과 재산을 조경활동을 통해 나누어 가지는 기쁨을 함께 누렸으면 합니다.
Expert Interview (3) _ ‘사회참여’ 전문가의 사회적 필요성 불러와
주대관 엑토건축 대표((사)문화도시연구소 상임대표,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 10년, 이 오랜 시간 동안 농촌의 복지 특히 농촌건축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건축가가 있다. 바로 주대관 건축가(엑토건축 대표, (사)문화도시연구소 상임대표)이다. 그의 대안에는 낡고 허문 집을 고쳐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고민이 담겨있다. 독거노인주택, 저소득층주택, 장애인 주택, 귀농자 주택, 마을도서관, 농촌형 임대주택까지 지역사회의 다양한 주거복지 대안 모색을 위해 노력해 온 그에게 ‘사회참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를 묻자 돌아온 대답은 “전문가에게 ‘참여’는 전문가의 작업영역 그 자체일 뿐”이라고 답한다. 사회적인 활동과 참여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신가요?1997년 어느 봄날 강원도 태백시의 탄광촌을 지나고 있었는데, 길가의 5층 아파트 발코니 창문이 모두 닫혀 있는 것이 이상해서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더니 차창 밖 마을에 인적이 없다는 것, 탄광촌 마을이 텅 비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차를 세웠습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석탄산업 호황기에 탄광촌은 검은 노다지를 찾아 꿈을 찾아 전국에서 모여든 많은 사람들과 가족들로 북적이는 곳, 거리와 산천이 모두 검은 색이지만 광부들 스스로 건축가가 되어 판자를 구해서 뚜덕이어 지은 집들로 이루어진 도시였는데, 이제 그 도시가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곳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그 전날에도 나는 농부건축가가 지은 집-집주인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스스로 구상하고 스스로 노동하여 지은 집-이 최고의 집이라고 학생들에게 열변을 토했었는데, 광부건축가의 집들이 이렇게 허망하게 집이 아닌 폐허나 심지어 개집이 되어 있었던 사실은 내가 알고 있던 건축에 대한 지식과 집에 대한 생각들 모두를 부정하지 않으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2년을 고민하고 준비하여 1999년 가을에 몇몇의 건축가들과 함께 그 마을에 다시 가서 탄광촌회생작업이라는 것을 시작했었습니다.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 속에서 전문가로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결국 사회참여는 전문가가 마을이나 지역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데, ‘마을’이나 좀 더 넓은 의미에서 ‘지역’은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담고 있습니다. 그곳은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살아온 공간이고 또 살아갈 공간이며, 따라서 많은 사회적인 것들이 축적되어 경관화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는 사람과 경관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해야 된다고 봅니다. 여기서 사람의 문제는 디자이너가 흔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품성이나 영감의 원천으로서가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과 함께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라포(rapport: 상호신뢰관계)를 형성하되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의 경관에 대한 깊은 리서치와 이해가 필요합니다. 경관이란 자동차나 고속열차를 타고 지나며 보이는 풍경이 아니라, 모두가 아는 것처럼, 그 지역이나 마을의 전부 – ‘지역적 총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그 마을이나 지역의 사람과 시간이 공간상에 축적되고 기록된 어떤 것이기 때문에, 지역의 건축과 장소와 경관 속에는 그 지역의 문화와 지리는 물론 사회적/경제적 신뢰와 연결망, 생산과 분배, 부와 빈곤까지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경관의 독해를 통해서만이 전문가로서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을 디자인하고 지역을 도울 수 있다고 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전문가의 시각에서 볼 때 안타까움이 있더라도 거주자들의 충분한 토론과 타협 그리고 합의agreement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역할이 조정과 중재의 역할을 포괄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관이 그 지역의 사회적인 것들조차도 포괄하고 있다고 보면, 여기서의 합의는 단순한 결과로서의 합의가 아니라 미래의 경관에 대한 가능성 즉, 지역의 미래 그 자체라고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마을이나 지역은 주민들이 가꾸어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사회적 참여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저희가 2002년부터 시작한 어린이건축교실프로그램은 그간의 참여와 홍보에 의해서 일반인들의 건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 초등학교용 건축교과서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전문가의 사회참여는 이 사회의 혜택을 더 많이 받은 구성원으로서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지만, 아울러 자신이 속한 전문영역과 그 전문가 자신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여준다고 믿습니다. 참여를 통해, 조경가나 건축가가 이 사회에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일이야말로 어려운 상황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Expert Interview (4) _ 배려와 기부는 물려주어야 할 최고의 미덕
변금옥((주)이산 조경부 전무이사) 지난 2010년, 국내 조경계의 이목을 받은 한 사건이 있었다. 여성조경가들이 힘을 합쳐, 놀이시설이 아직 열악한 라오스 비엔티안에 어린이놀이터를 조성·기부하고 돌아온 것. 이 프로젝트는 여성조경인((사)한국조경사회 여성분과)의 주최로 한국 놀이시설물 업체의 시설물 기부와 관련 업체 등의 기부금을 기반으로 진행되었다. 숙련된 기술진으로 구성된 기부사업단은 단기간에 정확한 시공 및 조립으로 현지인들을 놀라게 했고 라오스 아이들에게는 기쁨을 주었다. 한국의 조경가로, 여성으로서 희망을 전달하고 돌아온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변금옥 전무((주)이산 조경부)가 있었다.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 속에서 조경가로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까지도 혹자는 “한국에도 기부를 원하는 사람이 많은데 왜?” “도와줄 사람이 많은데 왜, 2010년 그때 라오스까지 가서 기부사업을 했느냐?”고 묻습니다. 그것은 여성으로서 ‘Vision’을 넓히기 위한 시험이었습니다. 또 과정이었습니다. 행동으로 옮긴 첫걸음이었습니다. 기부행사 이후 LAWN(Landscape Architect Woman’s Network, 여성조경인모임)을 결성하여 각 분야의 여성조경인이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기부와 나눔을 통해 나를 알고 서로를 알고 세계를 알려는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로서 사회참여활동을 하는 데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혹은 있었다면 어떤 것들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라오스 어린이 놀이터는 라오스 내에서는 유일무이한 공간이고 관광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놀이터 벽화에 새겨 넣은 한국조경사회 및 참여 업체의 기부사업의 의미는 가끔 우리 관광객들의 감상을 통해 소소히 전달받기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은 이미 기부된 시설의 유지관리를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느냐 입니다. 라오스 놀이터는 2회 정도 유지관리 할 수 있는 금액을 남겨놓았고, 각 업체에서는 비정기적이긴 하나 개별적으로 설치된 시설의 사후 관리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만 결국은 기부 받은 라오스 비엔티안시에서 관리하여야 하는 것이 늘 걱정스럽습니다. 벌써 놀이터 공간에 기타 조악한 시설과 잡상인들이 북적되고 있더군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문화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사회참여활동 중 기부사업은 이후에 계속적으로 따라주어야 할 유지관리업무에 관한 직접적이고도 총괄적인 마인드가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사회적 참여가 조경계에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배려와 기부는 아무리 어려워도 실행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인색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어려서부터 학습하고 실천해야하는 ‘최고의 선’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조경 선배로서 실천을 통해 후배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최고의 미덕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원조 받았던 우리가 멀리 있는 아이들을 돕는 것은 그들도 언젠가는 또 다른 이웃을 도울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Expert Interview (5) _ 조경의 사회참여, 모두의 혜택
한승호 _ (주)한설그린 대표이사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만의 가치관이 있고, 저마다 사는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누군가에겐 특이하게 보이는 일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그저 일상일 뿐이다. 사회적 활동과 기부행위도 그러하다. 요즘 사회적 활동과 기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남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러한 활동에 대한 관심도 하나의 사는 방식이라고 말한 한승호 대표에 따르면 “누구나 기부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들은 있지만 기회가 없어서 못할 뿐”이라고. 그가 살아가는 방식, 지금부터 들어보자. 사회적인 활동과 참여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에 여유가 생기면 직업적으로 하던 일 외에 어떤 걸 해보려 합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시작하는 세계 일주라든지, 이런 것들이 자기 나름대로 인생의 가치관에 의한 방식일 겁니다. 저의 사회적인 활동과 참여에 대한 관심도 그냥 사는 방식입니다.자기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활동들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 사람들이 여유가 생기면 사회적인 활동들에 참여하게 되죠. 여유가 없으면 어렵습니다. 테레사 수녀처럼 자신의 모든 시간을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저는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것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려고 합니다. 무언가를 어떤 계기로 갑자기 했다고 하기는 어렵지요. 사회적인 기부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사회적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 하지만 누구나 그런 마음은 가지고 있습니다. 기부를 하고 싶은데 그런 기회를 못 만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크리스마스 때 자선냄비에 돈을 안 낸다고 누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가다가 깜빡했다면서 내는 사람도 있고, 자선냄비를 쫓아가서 기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금씩 나아지는 거고, 그 모습을 보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배우게 되겠죠.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크건 작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네팔에 위치한 비레탄티 초등학교 건립을 후원했는데, 학교 앞 공터를 놀이터로 조성하여 학업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공간까지 조성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 조성, 그 바탕에는 어떠한 생각이 있었습니까?한설그린의 시작이 놀이터 사업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입사한 곳이 ‘환타지코리아’라는 목재 놀이시설물업체였습니다. 대표님이 덴마크에서 조경공부를 하다가 오신 분이었는데, 회사를 이끌던 중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해오던 공사를 이어가야 했기에 계속 이 일을 하게 됐습니다. 실패도 있었지만 1984년도에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한설그린을 창립했습니다. 놀이터와 관련된 사업을 하다 보니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번에 네팔에 놀이시설물을 지원해주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돈으로 하는 다른 지원도 가능했겠지만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았습니다. 어린이들한테 중요한 건 노는 겁니다. 마음껏 뛰어놀고 공부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반면 한국은 학교 운동장의 크기도 점차 줄고 있습니다. 지난해 「아동복지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아동시설에 어린이시설 의무설치 조항이 폐지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점차 줄어드는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놀이공간이 놀이 기능이 아니더라도 오픈스페이스가 되는 공간인데, 그게 없어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문제는 실제로 놀이터를 만들어놔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겁니다. 요새 우리 동네 같은 경우는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볼 수가 없습니다. 영어학원에다 피아노학원, 태권도학원…. 놀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놀이터의 활용도가 떨어지게 된 겁니다. 이용자가 줄어드니까 없어져도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든 활동적으로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배드민턴도 치고 자전거도 타고. 자주 안 쓴다고 없애버리면, 다이어트 한다고 밥 좀 덜 먹었더니 그 다음부터 아예 밥을 안 주는 것과 같은 겁니다. 땅을 조금이라도 더 써서 뭐라도 분양하려는 경제 원리가 우선이 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보편적으로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어린이들에게는 놀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그런 공간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인 분위기 조성이 필요합니다. 고령화시대에는 놀이터가 아이들만의 공간이 아닙니다. 결국 실버사회로 가는 단계인데,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공간, 아이들하고 어른들이 같이 공유하는 공간을 살리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기업의 사회참여
Corporate Community Involvement 최근 사회적으로 주목할 만한 키워드로 ‘환경복지’가 떠오르고 있다. ‘지속가능성’이 사회의 핵심가치로 떠오르면서 ‘환경복지’란 말은 비단 국가와 국민에만 해당되지는 않는다. 기업도 사회의 일원인 만큼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보다 나은 환경조성에 앞장서면서 ‘지속가능 경영’을 새로운 비전으로 삼고 있다. 이번 특집 ‘조경분야의 사회참여’의 마무리로 지역사회나 지역주민을 위한 ‘환경복지’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참여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소개된 사례에는 1,020억 원을 투자해 2006년 울산대공원을 조성한 SK그룹, ‘주민참여 공원만들기’ 라는 목표로 (사)걷고싶은도시만들기 시민연대와 함께 ‘한평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신한은행, 환경복지의 대표 사례기업인 유한킴벌리, <오래된 나무 살리기>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는 키엘, GS칼텍스가 조성한 복합문화예술공원 ‘예울마루’,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이 직접 조성하여 대전시에 기부체납한 ‘유림공원’, ‘(사)희망의 망고나무’와 함께 아프리카에 망고나무 묘목을 심고 있는 더페이스샵, 빗물저장탱크 설치를 통해 지역민의 생활용수와 식수용수의 원활한 보급에 기여하고 있는 예건 등이 있다.
도시농업, 이대로 괜찮은가?
서울특별시가 얼마 전 ‘Agro-City 서울’을 비전으로 하여 2020년까지 서울시민 가구당 3.3㎡의 텃밭을 조성, 도시농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시농업 붐이 일다 급기야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시에서 마련한 이 정책의 방향성과 그 내용의 적정성에 대해 점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서울시 도시농업 현황과 국내외사례,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도시농업정책에 대해 진단해보는 자리를 마련하였다.특히 지난 3월 18일 건축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되었다는데 본 사안의 중대성이 있다. 해당 안은 건축물이 내·외부, 난간, 옥상 등을 활용하여 도시농업 공간을 확보한 경우에는 그 면적 일부를 대지의 조경면적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 발의안은 텃밭을 조경시설에 포함시키는 동시에 조경면적으로 산정하는 2012년 하반기의 서울시 건축조례개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결국 지금 추진하는 서울시의 도시농업정책은 의도와 상관없이 조경계 지형을 흔드는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점검 1. 서울시의 목표 ‘1가구 당 3.3㎡의 텃밭’은 적당한가?통계자료를 보면 서울시는 2012년 기준 4,177,970세대이며, 여기에 1세대 당 3.3㎡를 대입하면 약 13.79㎢라는 수치가 나온다. 이는 여의도(8.35㎢)의 1.6배가량 되는 면적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3.3㎡은 1평인데, ‘한평텃밭’과 같은 개념으로 서울시민 1가구 당 1평으로 설정하여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부담없이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주말농장이 보통 3~5평 정도 수준인데, 1평만 되어도 작물을 키우기에는 문제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도시농업에 긍정적인 입장을 가진 전문가들조차 서울시가 어떤 기준으로 이러한 면적을 제시했는지, 적정한지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양적인 측면에서의 목표치만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으며, 뚜렷한 기준이 없다는 내용이 지배적이다. 현대사회의 다각화된 가족과 세대 구성, 식성, 여가문화, 계절별 활동, 도시환경 등을 종합하여 제대로 검토했는지에 관한 의문을 품는 것이다. 이렇듯 충분히 조사와 뚜렷한 근거 없이 제시된 양적 목표치는, 본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오히려 발전에 저해요인이 되기 쉽고 반발을 불러 올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러한 양적 목표 달성을 위한 의지가 2012년도 서울시 건축조례안 개정과 2013년 3월 18일의 건축법 일부개정안 발의를 불러일으켰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푸른도시 만들기 워크숍
서울시 공원녹지 미래상에 시민의견 수렴 지난 3월 11일, 오후 2시가 되자 서울시청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이기 시작했다. 이유는 바로 서울시 공원녹지의 미래상을 수립하기 위한 “푸른도시 만들기 워크숍”이 이날 개최되었기 때문. 이번 워크숍은 서울시에서 작성한 ‘푸른도시 선언 초안’에 대하여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보고자 진행되었다. 이강오 사무처장서울그린트러스트이 사회를 맡았으며, 무대에는 벤치와 테이블, 화분 등을 놓아 푸른도시, 공원, 녹지 등의 주제성을 보다 부각하였다. 행사에 참석한 박원순 시장서울특별시은 “오래 전부터 공원녹지의 면적 확대를 위해 노력을 다각도로 펼쳐왔다. 시민주도로 조성·관리 되지 않으면 오래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시민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좋은 도시를 손수 만들어 달라”고 당부하였다.이어 문승국 부시장서울시 행정2부은 “4월 5일 식목일이 다가오고 있다. 식목일 하루뿐이 아닌 4월을 통째로 ‘식목월’로 만들어, 서울 곳곳에 공무원뿐 아니라 시민, 기업, 학생 등이 함께 참여하여 꽃과 나무로 뒤덮인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실무위원장인 조경진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가 푸른도시 선언에 대하여 그동안의 추진경위와 작성원칙, 전략, 비전, 방향, 슬로건 등을 소개하였다. 그에 따르면 푸른도시 선언의 초안은 ‘더불어 사는 숲의 도시 서울’을 비전으로, 사람·소프트웨어·시민참여를 중심으로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작성되었다. 또한 몇 가지 작성원칙이 있었는데 첫째, 쉽고 소통 가능한 언어로 작성한다. 둘째, 현상에 대한 진단과 제안을 제시한다. 셋째, 미래지향적이면서 실현 가능한 수준을 설정한다. 마지막으로는 시민들과 함께 푸른도시 선언을 만들어간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10주년 기념 정기총회 및 기술세미나
인공지반녹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지난 2월 28일 서울여자대학교 바롬인성교육관 1층 국제회의실에서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회장 이은희, 이하 인공지반녹화협회) 10주년 기념 ‘정기총회 및 기술세미나’가 개최되었다.‘인공지반녹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김현수 부회장(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위원)이 인공지반녹화 시공사례를 중심으로 국내 인공지반녹화의 과거와 현재의 실태를 짚어보았다. 이후 이동근 부회장(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은 ‘재해와 복지’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통해 인공지반녹화의 미래를 내다보았다. 이후 안동만 고문(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을 좌장으로 황상연 사무관(환경부 자연정책과), 한정훈 팀장(서울특별시 푸른도시국 조경과), 최연철 부장((재)경기농림진흥재단 녹화사업부), 한승호 대표((주)한설그린), 변동원 대표((주)한국 CCR), 송병화 교수(벽성대학 조경과)가 토론회를 이어갔다. 이날 행사는 환경부, 서울특별시, (사)한국조경학회, (사)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 (사)한국경관학회, (사)한국환경생태학회, (사)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에서 후원했다. 정기총회에서 한승호 대표가 수석부회장에, 최연철 부장이 상임이사에 각각 선출되었으며, 2년을 임기로 매년 한명씩 교차로 선출되는 감사에는 변동원 대표이사가 올해도 활동을 잇게 되었다. 시상식에서는 양병이 명예회장(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과 안동만 고문(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임승빈 고문(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이 공로상을 수상했으며, 특별공로상은 서울특별시 푸른도시국과 (재)경기농림진흥재단이 수상했다. 한편 인공지반녹화협회는 “2013년에도 제5회 인공지반녹화대상을 개최하고, 인공지반녹화 시공사례 D/B를 꾸준히 업데이트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6월 초에는 인공지반녹화협회 10주년을 기념하여 해외 인공지반녹화 사례지 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나는 도시농부다, ‘도시농업 콘서트’ 개최
텃밭에서 나누는 ‘TALK, TALK, TALK' 도시농업이 대세다. 너도 나도 빈 땅이나 베란다에 작은 공간을 만들어 텃밭을 가꾸고 심지어 돈을 내고 땅을 빌려 내가 먹을 작물을 재배한다. 가까운 상점에 가서 채소를 사먹는 것이 훨씬 편리하고 오히려 시간과 비용 투자대비 저렴하기까지 하다. 왜 사람들은 도시농업에 열광할까? ‘나는 도시농부다’를 주제로 한 ‘도시농업 콘서트’가 지난 2월 19일 안양 평촌아트홀에서 올해로 2회를 맞이했다. 김문수 경기지사, 최대호 안양시장, 경기농림진흥재단 김정한 대표이사 외 600여명의 도시농부와 도시농부를 꿈꾸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행사를 주최한 경기농림진흥재단은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도시농업을 통해 자연친화적 도시환경 조성과 더불어 농업에 대한 도시민의 이해증진을 도모하고자 했으며, 무엇보다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조 아래 콘서트 형식의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참여한 시민들은 도시농업을 통해 얻은 경험담을 풀어놓으며 그들만의 도시농업 비전과 노하우를 소개했다. 광주 매곡초등학교에는 학교농장을 일군 사례를 소개했으며, 대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텃밭 동아리 ‘씨앗들’은 농사짓는 노하우를 공개했다. 주민자치센터의 쓸모없던 옥상을 주민들의 힘으로 텃밭으로 조성한 안산시 본오2동 주민자치센터의 ‘보니텃밭’과 도시농사를 지으며 암을 이겨낸 이세영와 문은순 씨의 이야기도 토크콘서트에서 공개됐다.
感慨無量
Be Deeply Moved 오늘 아침 이곳저곳에 뿌릴 씨앗들을 정리하며, 이 꽃은 어느 정원에, 이 풀은 어느 둔덕에 심겨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려나 하는 기대감으로 잔잔한 흥분을 느꼈습니다.<환경과조경>이 이번 호로 300회가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알 한알의 씨앗이 싹트고 꽃피어 우리로 하여금 행복과 찬탄의 순간순간을 만들어 주듯 조경에 관련된 전공서는 물론 잡지 한 권 없던 불모지에 첫 호를 내기 시작한 <환경과조경>은 그때부터 그리고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조경인들에게 정보 제공의 차원을 넘어, 조경인들에게 프라이드를 심어 준 힘이었고 조경인들을 결속하는 사랑의 끈이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돌이켜 보면, 첫 호의 태동은 ‘감격’ 그 자체였답니다. 잡지사에 근무했다는 일천한 경력 때문에 저를 기획과 편집부터 온갖 궂은일까지 고루 참여시킨 지금의 발행인이신 ‘은사’님의 특명으로 사무실도, 비품도, 하다못해 사진기조차 개인적인 조달로 시작한 작업이었고, 그때 참여하신 거의 모든 분들은 자원봉사에 가까웠습니다. 오직 조경계를 위해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라는, 그러면서 그 일이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는 일인지 편집기간 내내 웃음이 그치지 않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 같이 즐거운 고통을 나누던 편집장 김용택 화백님, 김현선 선생, 나현영 여사, 그리고 유병림 교수님 등등 그리운 분들입니다.지금 이렇게 오랜 세월에 걸쳐 정확한 날에 어김없이 책상 앞에 전달되는 <환경과조경>을 보지만, 그동안 이 잡지 출판의 지속성 때문에 발행인이신 오휘영 교수님을 비롯해서 많은 분들의 가슴이 조마조마한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추억은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도 아름답게 기억하게 해줍니다. 또 다시 씨앗으로 돌아가 봅니다. 저는 민들레, 할미꽃, 그리고 박주가리 씨앗을 어릴 때부터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하얀 털이 달린 씨앗, 그 한 대를 꺾어 들고 ‘후’ 불면 얼마나 멀리 날아가는지, 날아가서 잘 뿌리내리고 싹트고 꽃피고 다시 씨앗이 바람을 타고 날고… 얼마나 멀리까지 날아갈까 상상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지구를 한바퀴 돈, 먼 이국땅에서 여전히 노랗게 핀 민들레를 보면서 씨앗의 여정이랄까, 식물의 퍼져가는 힘에 새삼 놀라워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경이로운 여정에 찬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와 같이 <환경과조경>은 앞으로도 한국 조경계의 유일한 잡지로서의 긍지와 정진의 자세로 여전히 확장되어 나갈 것이고, 고난의 순간이 닥쳐와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울러 이제 우리 조경계도 좀 더 성숙한 단계로 도약해야만 합니다. 그것은 디자인만이 아닙니다. 공사의 질도 당연히 더 높아지지 않는 한 건축이나 기타 경쟁 분야들과의 전쟁과 같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조경가가 아니면 안 되는 ‘그 무엇’ 조경가만이 할 수 있는, 사람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작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산수화의 발묵처럼, 조경인들의 손을 거쳐 나온 모든 일들이 발묵처럼 감동의 여울이 번지고 스미고, 퍼져 나가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다루는 것은 살아 있는 땅이고 흙입니다. 우리가 가슴에 담고 있는 태도는 유한한 지구 자원의 지속성에 있고, 환경을 더 이상 파괴하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조경가들이 남기는 생태발자국들이 우리 국토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보존하고 가꾸는 것이라야 합니다.조경계가 변하고, 더 한층 질이 높아지고 조경인들이 이 땅에 사는 한 이 땅에 대한 책임을 잊지 않고 걸어가기 위해 300회 간행 기쁨을 넘어 다시 무거운 짐을 지셔야겠습니다. 조경인들로 하여금 더 높은 안목을 기르고, 가야 할, 걸어야 할, 해야 할 일들을 저 만치 앞서서 제시해 주셔야겠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거듭 축하드립니다. This morning I felt a little excited, assorting the flower seeds that I would sow and imagining how they would give pleasure to us upon coming out splendidly. When I heard the news that ELA was going to publish its 300th issue, I couldn’t help looking back on the days I spent reading the magazines and entertaining myself with them. Like colorful flowers blossoming on hills in the spring, ELA has been a great joy to every professional in the industry, helping enhancing the pride of the landscape architects in the country. I can still remember vividly how deeply I was moved by the first publication of ELA, when I had to take care of every matter of detail such as maintaining the office and purchasing equipment including even a camera. My insignificant work experience with a magazine publisher made Dr. Whee Young Oh the founder and publisher of ELA as well as my teacher, recruit me. Then Professor Oh let me take part in each and every step in planning and editing process. At that time, all the members of the organization were not employees but volunteers. We worked pleasantly and happily together, knowing that what we were doing could contribute to the development of landscape architecture. I am missing my old colleagues like Yong Taek Kim, Hyun Sun Kim, Hyun Young Nah, and Byung Rim You. We shared each other’s burden and worked co-operatively. Upon the arrival of the magazine every month, I sometimes think of the times when Professor Oh and the other members of ELA were faced with difficulties continuing the publication. After all these years, those moments have become priceless and treasured memories of good old days. Let’s get back to the story of seeds. Since my childhood, I have been particularly fond of the seeds of dandelions, pasque flowers, and milkweeds. I played with them, blowing them into the air and imagining how far they would fly, where they would land, and whether they would grow to be beautiful flowers. Living far away from my home country, I still see pretty dandelions in yellow and stand in great awe of the miraculous circle of life in nature. Like these beautiful wild flowers, I believe, ELA, the most prestigious publication of the industry, will spread around the world and continue its growth, in spite of any difficulties. In addition, it is time that landscape architecture paid more attention to its future development. It is not merely about the enhanced quality of design, but also about that of practice. Otherwise, I might be impossible to compete with other industries including architecture. A work of a landscape architect should be what others can never try to imitate, and it should be something extraordinary that can strike a chord in the hearts of the audience. It has to be touching and inspiring. What we are dealing with are soil and earth full of life, and what we are focused on are the sustainability of the limited amount of resources and the preservation of the environment. Therefore, the ecological footprints of landscape architects should contribute to conserving and protecting the natural environment of Korea. As the atmosphere of the industry changes over time, the quality of practice is improved, and landscape architects continue to serve as invaluable professional in our society, ELA will have take its responsibility as the leading publication in the country. ELA should actively plays its role in broadening the horizon of landscape architects, and providing directions for the industry with guidance and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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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00 <환경과조경>의 300호 발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 일이 얼마나 힘들고 의미 있는 일인지 알고 있기에 축하의 마음은 더욱 더 큽니다. 또한 오휘영 창간인께서 30년 동안 300호를 발행할 때까지 발행, 편집인을 하셨다는 것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그 예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환경과조경>이란 이름으로 조경 잡지가 대한민국에 처음 선보였을 때에는 한국은 조경이란 학문이나 업역이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건축 설계를 하는 사람들조차도 서로의 업무 구분이 확실치 않았던 때입니다. 조경은 설계만 하지 않고 시공을 겸하고 있든지 엔지니어링에 속한 한 부분일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시 학교에만 계시던 오휘영 교수께서 잡지를 창간하셨을 때 사실 속으로 얼마나 이 책이 계속될까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수많은 건축가와 문화·예술 관련자들이 잡지를 발간하고 또 연속되기를 바랐으나 많은 출판물들이 기억을 뒤로하고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많은 예술 사조와 건축 관련 이데올로기를 펼치기 위해 많은 선구자들이 희생으로 잡지를 발행하여 자신들의 생각을 알렸으나 그 뜻을 지속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1992년부터 월간으로 전환하기 전 까지는 격월간 내지는 계간으로 발간되었으며, 1996년 8월 통권 100호 기념호에서는 조경에서의 철학을 주제로 특집을 마련하기도 하였습니다. 잡지에서의 특집 발행은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구합니다. 특히 기획하는 아이디어와 진행하는 과정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조경이라는 특정한 분야를 중심으로 도시문제와 전통 또는 신도시문제까지 넘나들며 전공자들과 일반인들의 시선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양적으로 질적으로 많은 향상을 가져왔으며 보이지 않는 행간 속에 녹아 있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은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할 것입니다. 1996년 우수잡지 수상에 이어 2013년에 우수콘텐츠잡지로 선정되어 그 진가를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찰스 젱스가 디자인 한 정원을 <환경과조경>을 통해 보았고, 현지를 방문하여 그곳에서 찰스 젱스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기사들이 많이 있지만 나에게는 직접 활용한 경우여서 특별히 마음에 남습니다. 조경물과 건축물과의 구분, 조경가와 건축가의 구별 등의 예민한 마찰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작업하면서 별 문제 없이 활동하고 있으나, 일부 서로의 이해의 폭이 작은 사람들로부터 간격이 생깁니다. 하지만 원래가 한 몸이었던 일을 생각해 보면 이런 갈등은 특히나 융·복합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일입니다. 서로가 맞고 틀림을 논하기보다 서로 다름과 더 잘 하는 부분을 찾아 배우며 공존·상생을 해야 합니다. 건축에 입문한 지 이제 40년이 되어가나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도 요즘 느끼는 것은 한국건축이야 말로 조경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한류 문화가 바야흐로 전 세계를 무대로 뻗어나가는 이 시점에 한국 조경과 건축의 단아함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할 때입니다. 다른 분야들이 전 세계도 좁다며 활약하는 이 시점에 우리나라 조경, 건축계도 함께 손을 잡고 세계로 나가야 합니다. 그 전면에 <환경과조경>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발전과 영광이 <환경과조경>에 함께 하기를 빌며 오휘영 발행인과 관계자 여러분 모두 한국의 조경 발전에 더 큰 역할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 사람의 독자로서 오랫동안 지켜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앞으로 또 다른 30년 다음 300호를 기대합니다. I send my warmest congratulations to each and every member of Environment and Landscape Architecture of Korea on the occasion of its 300th issue. I am fully aware of how difficult it has been to keep providing such an invaluable publication, and I hope that you can enjoy every right to celebrate. In addition, Dr. Whee Young Oh, the founder of ELA has served as the editor and publisher of the magazine for the last 30 years, which is a real rarity both inside and outside of the country. By the time ELA was first published in Korea, there were few people who understood what landscape architecture is mainly about, and there was virtually no clear distinction between the field of landscape architecture and that of conventional architecture. The industry was dealing with not only designs but also practices, considered as a small part of engineering in general. Frankly speaking, when I heard the news that Professor Oh had started publication, I wondered how long he would and could keep it going, for a number of architects and artists had already launched magazines and tried to continue publication only to find themselves in great discouragement, and among them were some renowned visionaries who strived to introduce art history and new ideas of architecture little known to the nation at the time. Before ELA became a monthly in 1992, it had been published either bimonthly or quarterly, and in July 1996, it celebrated its 100th issue with a special coverage on the role of philosophy in landscape architecture. It usually takes a lot of time and effort to create special editions of a magazine, especially when it comes to coming up with innovative editorial ideas and taking care of the details of publication process. With its main focus on landscape architecture, ELA has dealt with a variety of subjects including the problems of urbanism, heritage, and issues of new town development, to name a few, meeting the needs of professionals and general public alike. The magazine has made a constant progress both in quality and quantity, and there must be much more contribution and dedication of the members of the organization than what meet the eye. It has been widely regarded as one of the most significant sources of information for the industry, awarded several prizes for its top quality and resourcefulness. A few years ago, I read about the garden designed by Charles Jencks on the pages of ELA, and then visited the site myself. I was lucky enough to meet him in person and listen to his own explanation about the work. Of the numerous reports that I found interesting and informative, this is the most memorable in that it really helped me a lot in reality. Most people find it not so much difficult to create mutual understanding when dealing with different perspectives on the distinction between landscape architecture and architecture, and landscape architects and architects. There are, however, some individuals not willing to accept the different ideas and opinions of others, sticking to their own narrow point-of-views. Such an attitude is not welcome in this age of convergence. Co-existence is made possible when we try to learn from others and enjoy what diversity has to offer. Even though I have been working in the architectural industry for almost 40 years, I’ve still got plenty to learn. One thing I can be sure of is that architecture in Korea is so closely intertwined with landscape architecture. Korean pop culture has been taking the world by storm these days. It’s time that the Korean architecture and landscape architecture took actions to introduce their elegant beauty to the world. I hope ELA can contribute to facilitating the cooperation between the industries in promoting themselves on the global stage. I wish you your continuing success, and strongly believe that Dr. Whee Young Oh and all the members of ELA will keep helping the Korean landscape architecture grow and develop in the future. Congratulations again and best wishes for another 30 years and 300 issu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