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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에코스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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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조경 설계공모를 위한 질문들] 2번
설계공모 기획 단계에서 선행되어야 할 일은 무엇인가
  • 환경과조경 2025년 8월호

설계공모 기획 단계에서 

선행되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기획자, 기획위원회, 운영위원회의 역할

 

공모 기획의 기본 요소를 열거해보면, 공모의 최적 방식에 대한 판단, 적절한 기간 산정, 좋은 심사위원 풀 선정, 목적과 기대에 맞는 설계비와 공사비 산정 등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운영위원회의 판단으로 이 모든 기획을 해낼 수 있는지다. 실제로 공모 기획 용역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운영위원회가 최종 기획을 결정하는데 은근히 구멍이 많다. 가장 큰 구멍은 강제력이 없다는 것. 예를 들어 턱도 없는 설계비와 공사비를 발주처가 산정해왔을 때 운영위원들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도 이미 올해 예산에 그렇게 반영됐다고 하면 그만이다. 이 때문에 건축에서는 공공 건축의 경우 초기 기획 단계를 심의할 수 있는 강제력 있는 심의 기구를 만들었다. “예산 제대로 책정해오지 않으면 공모 진행 못합니다”라고 말하고 실제로 강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이를 제대로 판단할 전문가 풀이 있어야 한다. 김영민

 

공모 계획안의 구상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자료는 설계 지침이다. 지침서에는 공모에 관한 다양한 지침이 담겨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명확해야 하는 것은 “설계공모 참여자에게 낸 ‘숙제’가 무엇인가?”여야 한다. 의외로 지침서에서 제시되는 설계공모의 목표와 방향은 포괄적이고 피상적·행정적 미사여구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심사위원의 선정과 분야별 채점 기준도 설계공모의 목표와 방향에 맞게 이루어져야 함에도 관련성이 낮은 심사위원들로 구성되거나, 평가 항목 및 배점 기준 역시 타 지침서의 동일한 기준을 따라 설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현민

 

참가 자격, 심사위원, 심사의 공정성, 명확한 설계 지침의 중요성은 “올바른 설계공모를 위하여”(『환경과조경』 2025년 3월호 특집)의 내용으로 갈음한다. 이에 더해 공모 장소에 대한 기획자의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며, 미래지향적 가이드라인을 심사위원과 참가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다수의 설계공모가 사전 운영위원회를 통해 대상지에 대한 방향성을 정립하며, 해당 공모에 적합한 전문성 있는 심사위원 선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공모 기획 과정이 참가작의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는 의문이다. 단편적 경험만으로 장소의 미래를 재단하는 기획자가 공모를 꾸려나가고 있는 건 아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설계공모는 미래 지향적 공간과 장소를 그려낼 작품을 선정하기 위한 과정이다. 기획자 개인의 경험과 현재의 트렌드에만 기댄 공모 기획은 좋은 작품을 발굴해내는 데 도리어 걸림돌로 작동할 수 있다. 김호윤

 

프로젝트 기획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 설계공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모 기획이 아니라 ‘프로젝트 기획’이다. 대부분의 공모 기획은 주무 부처가 주관하여 공모를 운영할 운영위원회를 조직하면서 시작되는데, 이보다 앞서 프로젝트 기획이 탄탄하게 이뤄져야 한다. 항상 시간에 쫓겨서 급하게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충분한 논의 없이 공모가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프로젝트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 프로젝트 기획은 공모 공고 최소 1년 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지, 어떤 프로세스가 필요한지, 공사 예산과 설계 예산은 어떻게 확보해야 하는지, 사업 기간은 충분한지, 운영위원회의 구성은 어떠해야 하는지, 운영위원회의 책임과 권한은 어디까지인지 등 프로젝트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추진 부서 자체 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하고 여기에서 모든 계획을 검토하고 수립해야 한다. 공모 운영위원회는 프로젝트 기획위원회 아래에 두고 실질적인 공모 관리를 수행해야 한다. 특히 공모가 끝나면 해체되는 운영위원회와 달리 기획위원회는 설계와 시공의 전 과정을 거쳐 준공 때까지 권한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이끌어야 한다. 박승진

 

새로운 시스템 제안

 

‘공공조경심의위원회’ 도입을 제안한다. 특히 설계공모 기획이 무리 없이 만들어졌는지 검증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현재 서울시가 운용하고 있는 공공건축심의 제도를 참고할 만하다. 공모 발주 전 프로젝트의 추진 절차, 공사비 산정, 적정 설계비 산정, 지침서 리뷰, 운영위원회 조직 여부, 심사위원 선정 기준의 적정성까지 심의하고 있다. 사업 부서의 계획을 외부 전문가로부터 검토 받는 제도를 통해 불합리하거나 과도한 설계공모로 진행되지 않도록 유도하는 순기능이 있다. 법규 보완을 통해 반드시 도입해야 할 제도로 보인다. 박승진

 

조경 설계공모를 위한 공모 운영사가 필요하다. 물론 발주처에서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조경보다 현저하게 많은(연간 1천 건 이상) 공모를 발주하는 건축에서는 이미 십여 개의 전문적 설계공모 운영사가 있어 더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사업비 산정과 심사의 공정성, 공모비 산정의 적정성 검토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조경 분야에서도 앞으로 늘어날 설계공모에 대비해 전문적으로 설계공모를 운영할 공모 운영사가 필요하다. 오화식

 

잘 짜인 시스템으로 공정성을 보장해야 한다. 심사위원 구성, 탈락·진출 방식, 재심 또는 와일드카드 부여 여부, 의견 개진 절차, 다수결의 적용 방식, 심사 논의의 기록과 통계적 분석 등 모든 단계에서 불확실성, 편향, 부정 개입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설계되어야 한다. 심사는 결과를 낼 뿐 아니라 신뢰를 만들어내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해인

 

기획 의도에 부합하는 예산과 운영 방안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사전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설계 지침이 구성되어야 지속가능한 프로젝트로 연결될 수 있다. 문제 정의가 명확하지 않거나 운영 계획이 부실한 상태에서 공모를 강행하면, 결과적으로 현실성 없는 지침이 만들어지고 당선작 역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법적 문제로 인한 설계 지연이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검토가 필수적이다. 조경 분야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위해 각계에서 노력해야 하지만, 건축 설계공모나 토목, 전시 등 타 분야에 종속되고 크레디트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공모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기획 단계에서 조경 분야가 적극 개입하여 공동이나 분담 이행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형석 

 

공모 취지에 대한 정립과 명확한 설계 지침 마련 설계 지침은 공모의 목적과 방향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이다. 공모의 품질에 반 이상 영향을 미치는 게 설계 지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공모에서는 설계 지침 작성 자체를 공모로 진행하기도 한다. 그만큼 공모 성격에 맞는 지침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약을 담은 설계 지침보다는 발주처가 바라는 목표를 명확히 제시하는 지침이 좋은 지침서다. 공모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할수록 참여자들은 그에 맞는 설계 아이디어 발굴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김기천  


해당 공모가 왜 필요한지, 어떠한 비전을 담아내야 하는지를 정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새로운 해결 방안이 필요한 사회적, 환경적 맥락을 찾아내고 담아야 할 가치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절차적으로 공정하고 합리적인 심사 방식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설계자들이 다양한 기술적, 디자인적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김이식

 

사실 조경 설계는 대상지라는 복잡 미묘한 환경적 맥락과 정보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설계공모 이전의 사전 기획 단계에서 그에 맞는 기본 구상 용역 등 선행 연구를 통해 주변 이용자와 맥락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뿐만 아니라, 대상지의 여건과 한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면밀한 파악 역시 필요하다. 최근의 많은 설계공모가 사전에 ‘설계공모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설계 지침서 작성, 적합한 심사위원의 선정, 배점 기준의 조정 등 합리적인 공모의 운영에 대해 더 깊이 논의 되고 있음은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김현민 


해당 프로젝트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을 통해 프로젝트의 핵심 가치와 방향성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그것이 공모 전반에 반영될 수 있도록 문서화하는 일이 필요하다. 또한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적정한 공모 방식과 공모 범위, 심사 방식을 결정하고 적절한 예산(사업 예산, 설계비, 공모 운영비)을 수립해야 한다.백종현


공모가 단지 열린 경쟁의 이벤트로만 끝나지 않으려면 시작부터 질문이 명확해야 한다. 많은 내용을 함축한 설계 지침은 설렘인 동시에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설계 지침에는 문제의식을 정제해 담아야 하며, 참여자에게 무엇을 묻고 있는지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질문에서 답을 얻을 수 있어야 공모 취지에 맞는 성과를 끌어낼 수 있다. 좋은 설계공모는 질문을 명확히 던지고 해석의 여지를 열어둔다. 따라서 기획 단계에서 공모 취지에 맞는 심사위원이 선정되어야 하며, 경우에 따라 기획자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서미경


대학원 시절 설계공모의 기획 단계 운영 스태프로 참여하면서 어깨 너머로 그 과정을 지켜볼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은, 공모 기획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결국 공모를 ‘흥행’하게 만드는 것이다. 흥행을 이끌기 위해서는 단순히 홍보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공모의 구조와 여건 자체가 설계자 입장에서 매력적이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공모의 취지, 참가 자격, 설계비 수준, 일정, 심사위원 구성 등 다양한 요소가 균형 있게 조율되어야 한다. 현업에서 공모에 참여하다 보면, 이러한 조건들이 적절히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도전할 만한 공모로 느껴진다. 하지만 이는 ‘참가 여부’의 문제이고, 더 본질적인 핵심은 따로 있다. 바로 설계 지침의 친절함과 명확성이다. 공모의 성패는 결국 얼마나 정확하고 명료하게 과업의 방향과 요구 사항이 전달되었는가에 달려 있다. 발주처가 무엇을 원하는지,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은 무엇인지, 설계자가 제안서에 반드시 담아야 할 내용은 무엇인지 등을 설계 지침을 통해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이 과정이 잘 정리될 때 당선 이후의 기본설계·실시설계·심의 등 모든 과정이 혼선 없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송민원


명확한 목적 설정, 비정치적 접근, 열린 참여, 대상지의 복합성, 맥락, 운영 등의 충분한 이해를 토대로 설계공모의 기획 및 평가 지침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통해 창의적 제안을 수용할 수 있는 개입 가능한 여지와 반드시 지켜야 할 핵심 조건 간의 명확한 경계의 설정이 필요하다.이하나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 OR(발주자 요구 사항)은 누구나 같은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명료해야 한다. 설계 지침만으로 핵심 이슈, 제약 조건, 지향점, 이미 내재된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며, 운영위원 등 내부자만 알고 있는 맥락을 전제로 하지 않아야 한다. 이해 당사자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작동하는 지침이 아니면, 지침으로 기능하지 못한다.이해인


공모를 진행하기 전에 대상지가 충분한 공공성과 규모, 창의적인 설계안을 요구할 만한 성격인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 그다음엔 명확한 설계 지침서와 평가 기준이 마련돼야 하고, 이를 평가할 수 있는 전문 심사위원 구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결국 좋은 지침서와 공정한 심사위원 구성은 한 세트처럼 움직이며 공모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조건이다. 요즘은 많은 설계사가 이 두 가지를 꼼꼼히 살핀 뒤 공모에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흐름이 많아지고 있다. 조용준

 

더 많은 논의의 필요성


기획 토론과 의견 수렴 과정을 제안한다. 각 그룹 간의 의견을 조율하면서 더 뜨겁고 더 깨끗한 설계 지침과 방식이 마련될 수 있다. 관습적 설계공모 방식에 대한 원천적 재검토 논의도 필요할 수 있다. 오랜 기간 진행된 설계공모라는 방식의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설계자 입장에서도 설계공모 지침서를 읽으면 가슴이 뛰는 것이 아니라 지루해 하품이 날 때가 많다. 프로젝트의 심도 있는 밑그림을 그리고 대중과 더욱 호흡하는 진행 방식으로 이끄는 논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양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