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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에코스케이프

월간 에코스케이프
[에디토리얼] 연재에서 출간까지
  • 환경과조경 2025년 8월호

문학에서 정원을, 정원에서 인간을 읽는다. 『정원의 책』(한겨레출판, 2025)이 지난 6월 말 출간됐다. 『파리의 심판』(다빈치, 2008), 『정원을 말하다』(나무도시, 2012), 『도시침술』(푸른숲, 2017), 『컨트리 다이어리』(키라북스, 2019), 『조경』(교유서가, 2023) 등을 번역해온 조경역사학자 황주영의 첫 책이다. 책의 토대가 된 바탕글은 황주영 박사가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환경과조경』에 2년간 연재한 ‘북 스케이프’다. 연재 원고의 편집자였던 인연으로 쓰게 된, 『정원의 책』의 표지 추천사를 다음에 옮긴다.

 

“인류의 첫 정원인 에덴에서 추방된 이후, 우리는 늘 잃어버린 낙원의 회복을 꿈꾸며 정원과 관계 맺어왔다. 이 책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정원과 문학이라는 두 세계를 가로지르며 정원의 희망과 상실, 그 기쁨과 그리움을 길어 올린다. ‘우리의 정원을 가꾸어야 한다.’ 볼테르가 『캉디드』를 맺으며 던진 이 문장에서 출발한 황주영의 정원 탐구는 (내가 아닌) ‘우리’에게 정원은 무엇인지, ‘지구 정원사’로서 우리는 왜 정원을 살피고 돌봐야 하는지 묻고 답을 구하는 여정이다. 보카치오, 볼테르, 디킨스, 플로베르, 루소, 괴테, 키냐르, 톨킨, 애트우트 등의 문학 작품에서 배경으로, 주제로, 때로는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정원들의 숨은 의미를 찾아 펼친다. 순식간에 책 곳곳이 밑줄과 포스트잇으로 가득 찬다. 『정원의 책』 자체가 그 어느 정원보다 정성스레 가꾼 ‘글의 정원’이기 때문이다. 안온한 바람이 감싸고 아득한 빛이 어루만지는 글의 정원 속을 걷다가 크리스티앙 보뱅을 다룬 장에 이르렀을 때, 나는 소리 내어 정원을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 정원의 이름은 그리움이다.’”

 

2014년 리뉴얼 이후 『환경과조경』은 다양한 주제의 조경론, 도시론, 에세이를 연재 형식으로 지면에 배치했고, 연재 원고를 갈무리한 책이 황주영의 『정원의 책』 이전에도 이미 일곱 권이 출간됐다. 리뉴얼과 동시에 기획한 김영민(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의 ‘스튜디오 201, 설계를 다시 생각하다’(2014년 1월호부터 2015년 1월호까지 연재)는 『스튜디오 201, 다르게 디자인하기: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조경 설계 이야기』(한숲, 2016)로 출간됐다. 김영민의 글과 함께 리뉴얼 첫 호부터 시작해 3년간 이어간 고정희(써드스페이스 베를린 대표)의 ‘100장면으로 재구성한 조경사’(2014년 1월호부터 2016년 12월까지 연재)는 『100장면으로 읽는 조경의 역사』(한숲, 2018)로 새로 구성되어 잡지 연재 당시보다 더 많은 독자들에게 다가갔다.

 

2014년 7월호부터 2019년 6월호까지 무려 5년간 60회에 걸쳐 독자들을 만난 서영애(기술사사무소 이수 소장)의 ‘시네마 스케이프’는 연재 중반기에 이미 『시네마 스케이프: 영화로 읽는 도시 풍경』(한숲, 2017)으로 출간됐다. ‘시네마 스케이프’는 그 이후 이어진 여러 ‘~스케이프’ 시리즈의 원조(?) 역할을 했다. 2015년 1월호부터 12월호까지 게재된 김세훈(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의 ‘그들이 꿈꾼 도시, 우리가 사는 도시’는 『도시에서 도시를 찾다: 좋은 도시를 바라보는 아홉 개의 렌즈』(한숲, 2017)로 엮여 독자층을 넓혔다. 이 책에서 ‘좋은 도시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진 저자의 도시 탐구는 최근 출간된 『도시 관측소: 유동하는 도시에서 ‘나’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책사람집, 2025)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네마 스케이프’ 만큼 오랫동안 독자들과 만난 연재 꼭지가 있었다. 주신하(서울여대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의 ‘이미지 스케이프’(2015년 3월호부터 2020년 3월호까지 연재)다. 사진과 짧은 에세이를 엮은 5년간의 연재물을 재구성한 책이 『이미지 스케이프: 이미지로 만나는 조경 이야기』(한숲, 2022)다. 2019년 1월호부터 12월호까지 이어간 김충호(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의 ‘공간의 탄생, 1968~2018’은 『공간의 탄생: 한국 도시화 50년과 리질리언스』(한숲, 2024)로 출간됐다. 도시화 50년사에 대한 공간인문학적 비평이라 할 이 책은 ‘2025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다. 2019년 1월호부터 12월호까지 연재한 이명준(한경국립대 조경학과 교수)의 ‘그리는, 조경’은 『그리는, 조경: 드로잉으로 보는 조경 디자인 역사』(한숲, 2021)로 출간됐다. 이채롭게도 이 책은 중국어로 번역되어 중국 현지에서 출판되기도 했다.

 

매달 연재 원고를 이어간다는 건 글의 감옥에 자발적으로 감금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감과 싸우는 고통을 감내하며 『환경과조경』의 지면을 꾸려준 여러 필자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본지의 연재 꼭지들이 조경학 지식과 이론의 폭을 넓히고 도시와 경관 문해력을 기르는 매개체가 되기를, 여러 이론서와 인문교양서 출판의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


지난 5월호부터 문을 연 ‘슬기로운 공원 생활’은 다양한 이의 다채로운 공원 사용법을 들어보고자 하는 기획이다. 매달 다른 필자가 하나의 공원과 그 공원에 얽힌 일상의 매력과 추억을 들려준다. 조경가 최지수(5월호), 허대영(6월호), 이홍인(7월호)에 이어 이달에는 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이 동네 공원에서 얻은 기쁨을 이야기한다. 7월호부터 시작한 신영재(초신성 소장)의 ‘웅크린 이야기들’은 이미지를 곁들인 글, 또는 글을 곁들인 이미지를 통해 “우리 곁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보지 못하는 것, 그러나 결국 보아야만 하는 웅크린 존재들의 이야기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