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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에코스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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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웃거리는 편집자] 파트너십
  • 환경과조경 2026년 1월호

“경찰이 되고 싶어요.” 주디의 포부에 부모는 놀란다. 부모는 주디에게 자신의 신체적 능력에 맞는 일을 하고 정착해야 행복하다며 지금껏 토끼 경찰은 없었다고 반대한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디는 경찰 학교에 입학한다. 소형 동물인 토끼는 대형 동물들과의 훈련에서부터 장벽에 부딪히지만 주디는 무너지지 않는다. 대형 동물들과 1대1로 상대가 안 되기에 지략을 써 경쟁에서 이기고 수석으로 경찰 학교를 졸업한다. 주디는 동물들의 꿈의 도시인 주토피아에 발령 받고, 고향을 떠나 주토피아로 향한다.

 

주디는 통창으로 된 기차 옥상에 앉아 주토피아까지의 여정을 구경한다. 기차 여정은 이 영화의 제목이 왜 동물들의 유토피아를 뜻하는 ‘주토피아’(2016)인지를 설명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트라이 에브리싱(Try Everything)’이 배경 음악으로 깔리면서 아마존부터 툰드라 그리고 모든 동물들이 살고 있는 주토피아까지 동물들의 생태계를 보여준다. “난 포기하지 않아, 아니 난 포기 안 해. 난 끝을 보고 나서 다시 시작할 거야(I won’t give up, no I won’t give in. Till I reach the end and then I’ll start again).” 흘러나오는 가사가 결의에 찬 주디의 표정을 더 부각시킨다.

 

긴장보다 설렘이 가득한 주디의 첫 출근 날. 주토피아는 연쇄 실종 사건으로 혼란스럽다. 초짜인 주디는 주차 단속 일에 배정 받는다. 주디는 우연히 만난 실종 사건 피해자인 수달 부인에게 남편을 찾아주겠다고 말해 버린다. 경찰서장은 어쩔 수 없이 72시간 안에 사건을 해결하라고 한다. 수달 행적을 찾던 중 수달 손에 닉이 팔던 아이스크림이 발견된다. 닉이 사건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주디는 닉을 찾아 같이 사건을 해결해보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주디와 닉의 파트너 관계가 시작된다. 주디와 닉은 수많은 위기를 함께 겪고 이겨내며 연쇄 실종 사건의 배후를 밝힌다.

 

주토피아 1은 차별과 편견이라는 주제를 심오하면서 세밀하게 작품 속에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여러 누아르 수사 영화들을 인용했다는 하워드 감독의 말처럼 닉과 주디의 콤비 플레이를 보는 재미가 있다.

 

닉은 주디와 함께 일을 하기 위해 경찰이 된다. 주디와 닉의 파트너십 성장 과정을 그린 ‘주토피아2’(2025)가 개봉했다. 9년 만에 공개된 후속작이지만, 설정 배경은 시즌 1의 사건을 해결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이다. 뱀인 게리와 캐나다 스라소니인 니블스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시즌 2도 차별과 공존이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닉과 주디의 파트너십에 주목해보자.


영화는 시작부터 상황에 대처하는 서로 다른 성향 차이를 보여준다. 자신을 증명해 보이고 싶어 열정이 앞서는 주디, 진지한 이야기를 농담으로 대처하고 혼자 있고 싶은 닉. 주디는 경찰로의 커리어와 입지를 증명해 보이려고 할 뿐 아니라 주토피아를 지켜내고 정의를 수호하고 싶은 신념이 강하다. 이런 주디를 이해 못하는 닉이지만 주디가 하자는대로 움직여준다. 사건의 결정적 단서가 있는 하트 펜션에서 서로 다른 신념이 두드러진다. 무너지는 펜션에서 위험하더라도 단서를 지켜내려는 주디와 단서보다 주디의 안전이 우선인 닉. 펜션이 무너지는 바람에 둘은 갈라지게 된다. 주디는 게리와 니블스에게 구해지고 닉은 경찰에게 잡힌다.(각주 1) 결정적 증거를 입수하게 된 주디는 게리, 니블스와 함께 사건을 풀기 위해, 닉은 주디를 도와주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또 다시 위험에 빠진 서로를 목숨 걸고 구해주다, 닉은 주디에게 그동안 하지 못했던 진심을 전한다. 진심을 들은 주디는 오해를 풀고 닉과 함께 사건을 해결한다.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진 둘이지만 서로를 위하는 마음과 목표는 같았기에 파트너십을 단단하게 다질 수 있었다.(각주 2)

 

잡지 한 권을 만드는 데도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잡지 전반의 코멘트를 달아주는 배정한 교수, 뒤에서 묵묵히 잡지 발행에 도움을 주는 남기준 편집장과 잡지를 매만지는 김모아, 금민수, 이수민 기자 그리고 원고를 담당해주는 필자들의 파트너십이 모여 잡지 한 권을 만들어낸다. 많은 도움을 주는 나의 파트너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주디의 열정을 본받아 2026년에는 유익하고 재미있는 잡지를 만들어보겠다는 진부하지만 당찬 포부를 다짐하며 2025년 달력의 마지막 장을 넘긴다.

 

**각주 정리

1. 닉과 주디는 독이 든 이빨로 경찰서장을 문 게리를 구하다가 공범으로 몰려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2. 파트너십을 확인할 수 있는 쿠키 영상이 있다.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가기를 기다렸다가 쿠키 영상을 꼭 보고 나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