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따뜻해지고 해도 길어져서 공원에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아. 오늘 저녁 먹고 우리도 공원에 갈까?” “봄이 돼서 그런지 몸도 나른하고, 운동도 해야겠다.” “강아지도 데리고 가자. 벚꽃 지기 전에 꽃향기도 맡게.”
이 대화 속에는 공원의 용도나 모습에 대한 단서가 들어 있다. 가까이에 있어 마음만 먹으면 찾아갈 수 있는 곳,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고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 곳, 경제적·시간적 부담 없이 감각적 욕구를 채울 수 있는 곳. 이 가족이 말하는 공원이라는 단어에는 ‘도시공원법’이 정의하는 시설의 의미까지 소환할 필요 없이 나무와 잔디밭이 있거나 벤치, 운동 시설, 정자가 있어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평범한 공원’의 모습이 떠오른다.
공원스러운 혹은 공원다운
공원스럽다는 말은 이처럼 너무 현실적이고 평범해서 어느 동네 공원과 거의 같음을 의미한다. 조금은 차이가 있어 퉁쳐서 ‘스럽다’고 표현하면, 좀 억울하지만 부정하기 어려운 것이 흔히 우리가 보는 ‘근린공원스러움’이다.
하지만 공원스럽다는 말은 일차적으로는 ‘공원에만 있다’는 정체성의 의미로 말해야 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동하거나 정신적 위로를 받을 정도의 특별함까지는 아니더라도 도시의 다른 곳과 차별되는 장소, 또 다른 말로 하면 공원에 가면 있을 것 같은 분위기(공원다운)의 의미도 된다.
그것을 다시 뒤집으면 공원이 아닌 곳에서 무엇인가를 보거나 느끼고 공원을 떠올렸다는 의미이므로 공원이 유일한 표상도 아니게 된다. 일반적인 공원의 긍정적 ‘스러움’은 공원이 아닌 도시의 다른 장소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오히려 그런 장소가 더 공원 같을 때도 있다. 예를 들면, 도시 광장, 수변이나 하천, 대학 캠퍼스의 잔디밭, 미술관의 야외 공간, 더 확장하면 카페의 정원이나 요즘 핫한 전원지대의 대형 카페 실내외 공간을 말할 수 있다. 마치 공원에 있을 것 같은 자세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은 그런 ‘공원스러움’을 즐기는 풍경과 구별되지 않는다.
* 환경과조경458호(2026년 6월호)수록본 일부
조동범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와 원예학과에서 학위를 받고 전남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아이엘오퍼레이션 광주 본소 설계실에 근무하고 있다. 대학 캠퍼스가 좋아 대학원을 가 캠퍼스 생활을 이어갔고, 마을 산이 좋아 한 동네에서 30년째 살고 있다. 36년 6개월 근무한 전남대학교 캠퍼스를, 정년 퇴임 후 ‘어반스케치’하러 다니고 있다. 장소에 집착하는 고양이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