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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생태복원] 도시 습지 복원과 창출
  • 에코스케이프 2014년 W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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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습지 생태계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주지하다시피 습지는 생물다양성이 가장 풍부한생태계 유형 중의 하나다. 물을 갖고 있어 다른 생태계에 비해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 어류, 양서류, 물새 등의 서식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은 모든 야생동물이 필요로 하는 절대적인서식처 요구 조건 중 하나다. 달리 말해 물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생물종은 없다고 봐야 한다.

2006년 12월 31일, 한 신문 기사는 산림 가장자리의 작은 연못에서 일어난 작은 기적(?)을 소개한바 있다. 조금 긴 내용이지만 일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회색 빌딩으로 둘러싸인 도시에 얼마나 많은 종류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을까. 경기도 안산시에서 시화호 지킴이로 10여 년째 활동하고 있는 환경사진작가 최종인(52) 씨가 이런 궁금증의 일단을 풀어냈다. 최씨는 지난 9월부터 1년의 기간을 정해놓고 안산시청 뒤편 담장에서 가까운 야산에 야트막한 물웅덩이를 파놓고 조류의 생태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HD-TV용 카메라가 설치됐고 고성능 마이크도 동원됐다. 당초 목적은 물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서였지만 천연기념물 323호인 붉은배새매와 황조롱이, 환경부 보호종인 말똥가리 등 뜻하지 않은 ‘대어’들이 카메라의 뷰파인더에 포착됐다. 지난 4개월의 관찰에서 청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상모솔새 등 도심에서는 눈여겨보지 않으면 알아채기 힘든 것들을 포함해 무려 56종이 이 물웅덩이를 찾았다. 스스로 조류에는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하는 최씨조차도 주택가에서 멀지 않은 야산의 산책로 옆에서 이렇게 많은 종류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는 줄 미처 몰랐다. 시화호가 가까워 서식하는 조류가 다양할 수 있지만 공해를 유발하는 공단이 조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산의 도심에 이렇게 다양한 조류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연합뉴스」 2006년 12월 31일자.


기사의 요지는 도심 속 작은 연못이 다양한 조류에게 물을 제공하는 서식처로서 큰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봤을 때 도시의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습지 생태계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특히, 지난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URBIO(도시 생물다양성과 설계) 콘퍼런스의 주제도 ‘도시와 물Cities and Water’이었다.

일반적으로 습지는 그 유형이 매우 다양하다. 연안형 습지, 하구형 습지, 하천형 습지, 소택형 습지, 인공형 습지 그리고 호수형 습지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더욱 세분화시켜서 습지의 구체적인 유형을 구분하기도 한다. 도시라는 공간에서는 이러한 습지의 유형이 모두 나타나기도 한다. 이번 원고 “도시 습지 복원과 창출”은 이 모든 유형을 대상으로 할 수 있지만, 분량 탓에 개별적인 유형별로 조성이나 복원 방향을 제안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지금까지 조성 혹은 복원하고 있는 사례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몇 가지 고려사항을 중심으로 글을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도시지역에서의 습지 보전과 복원, 창출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천 분야의 경우, 양재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자연형 하천 사업이 진행되었고, 제주도의 산지천과 서울 청계천 등과 같이 복개되었던 하천을 복원하는 사업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또한 인공형 및 소택형 습지에 해당하는 독립적인 생태연못을 만들거나 생태공원 내 다양한 생물의 서식을 목적으로 습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적극 추진 중이다. 수질 정화를 목적으로 조성하는 습지 사업 또한 활성화되어 있다. 최근에는 낙동강 등의 하구복원을 위한 시범 사업들도 진행되고 있다. 그야말로 습지 복원이나 창출을 위한 사업들은 매우 다양하고, 이에 따라 이 분야의 예산도 증가 추세에 있다.

 

 

조동길은 1974년생으로, 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하였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 이사로서 생태복원, 조경, 환경디자인, 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R&D 사업을 이끌고 있다. 한양대학교와 한경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 『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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