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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친화적인 유럽의 기반시설 자전거도로와 관련 시설을 중심으로
  • 에코스케이프 201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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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사이클 슈퍼하이웨이 ⓒ이수창

 

 

달려라 꿈벅지, 자전거 답사

2010년, 군대를 전역하자마자 해방감과 자유를 만끽하며 자전거를 둘러메고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조경·건축 작품들을 답사하고, 유럽의 자전거 문화를 몸소 체험하여 이를 정리해 보고자 하는 의도였다. 많은 분들의 후원과 응원을 받아 출발한 자전거 답사는 ‘달려라 꿈벅지 - 시즌1: 유럽’을 시작으로 ‘시즌2: 호주’, ‘시즌3: 대한민국’ 순으로 세 차례 진행되었다. 아직도 미흡한 경험이지만, 이 지면을 빌어 자전거와 기반시설에 대한 개괄적인 정리를 해보고자한다.


편리하고 안전한 자전거친화적인 도시를 기대하며

어린 시절, 세발자전거로 시작해서, 보조바퀴가 달린 네발자전거를 타다 보조 바퀴를 떼었을 때의 기쁨이 떠오른다. 동네 어귀를 벗어나 다른 동네까지 어린아이의 세계를 넓혀준 자전거는 신체의 일부가 된 듯했다. 핸들을 부여잡고 조향과 브레이크의 감을 익히고, 페달을 밟으며 속도를 느끼기까지, 여러 차례 넘어지며, 우리나라 도시 환경에 적응해서 안전하게(혹은 교묘하게) 자전거를 타는 법을 체득하게 되었다. 이후 점점 대범해지기도 하고, 더 빠르게 달리기 위해 차도에서 자전거를 타게 되는 경우가 늘어났고,1 차와 경쟁하여 발생하는 위험천만하고 아찔한 순간들을 겪기도 했다. 자동차 중심으로 교통기반시설이 조성되어 있기에 감내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도시의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의식을 개선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늘 떠나지 않았다. 이에 도움이 될만한 다양한 해외의 자전거 기반시설을 소개해 본다.


자전거도로의 형태와 구조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현재 위치와 목적지를 잇는 길을 이용해야 한다.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게 되면, 장애물이 너무 많고 보행자의 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속력이 나질 않는다. 그래서 속력을 좀 내보고자 차도로 내려오게 되면, 우측 차선의 끝에 붙어서 왼쪽으로 지나쳐가는 자동차가 자신을 인지하고 있다고 믿고는 있지만, 빠르게 지나가며 경적을 울릴 때는 간담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곤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자전거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하여 자전거도로를 만들게 되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는 기존의 인도에 페인트를 칠하거나, 포장 재질을 다르게 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 조성된 자전거도로의 대다수가 보행자·자전거 공용도로로 되어있지만, 버스정류장과 같은 가로시설물에 가로막히는 경우도 빈번하고 자전거도로를 의식하지 않고 걷는 보행자가 많기에 교통 효율이 낮은 편이다. 유럽 자전거 여행 당시, 영국은 자전거도로가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2 충분한 폭의 공간을 확보하고 선명한 파란색 포장을 한 사이클 슈퍼하이웨이Cycle Superhighways 구간에서는 쾌적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차도에 조성된 자전거도로는 자동차로부터의 안전을 위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피플 포 바이크People for Bikes’라는 단체에서는 이를 14가지 방식으로 구분하여 안전성, 비용, 내구성, 심미성의 4가지 기준으로 평가하였다. 자전거도로 옆으로 1열 주차공간을 조성하는 방식은 주차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저비용으로 안전한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방식으로 평가하고 있다. 안전이 확보된 자전거도로는 시속15~25km로 쾌적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페인트 포장을 기본으로 하고, 일부 구간은 볼라드, 펜스, 범프, 식재지를 추가로 설치하는데, 불법 주차된 차량이 가로막고 있는 경우를 많이 접할 수 있다. 자전거도로가 기존의 길과 분리되어 조성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조성된 덴마크 코펜하겐의 자전거전용 고가도로의 경우는 230m의 길이에 불과하지만 항만지역의 복잡한 지상부를 가로질러 갈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교통 효율을 높이고 있다(월간 『환경과조경』 2015년 4월호 참조). 시민의 52%가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문화이기에 이러한 시설 조성이 타당성을 얻었을 것이다.


자전거도로의 연속성과 합리성

자전거도로의 구조적 안전성이 확보가 된 후에는 이를 어떻게 합리적이고 연속적으로 배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로테르담 큐브하우스에서 찍은 40쪽의 사진은 이런 고민의 결과를 한 눈에 보여준다. 붉은 색 포장의 자전거도로는 교차로에서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차도와 과감히 분리되었고 트램라인과 차도와 교차할 때 자전거만의 독립된 신호등을 설치하였다. 자전거가 자동차와 동등한 지위에서 도시 교통 수단으로서 설계된 것이다.

 

 

이수창은 1984년생으로, 생태도시를 꿈꾸며 서울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하였고, 동대학원 도시조경설계연구실에서 공정 여행과 도보 여행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남 서천에 위치한 국립생태원에서 야외식물관리 업무를 담당하며 온몸으로 자연을 다시 배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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