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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찰의 수경관(7): 사찰의 수경관 요소
  • 에코스케이프 2012년 Winter


우리나라 사찰처럼 물이 좋고 물이 많은 곳을 찾기는 쉽지가 않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 물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안목이 높고 혜안이 열린 옛 스님들이 물색한 터에 좋은 물이 없었을 리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수와 스님들이 즐겨 마시던 찻물을 구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사찰의 터 잡기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석간수(石間水)가 나오는 곳이 많았다. 석간수라는 것은 말 그대로 돌 틈에서 솟아나는 물이다. 화강암으로 구성된 지질구조가 많은 우리나라는 돌 틈으로 물이 솟아오르는 석간수 형태의 물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 석간수야말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약수 중의 약수였다.
약수로 유명했던 사찰은 의외로 많았다. 대표적인 사찰을 꼽아보면 경주 석굴암, 장흥 보림사, 고성 옥천사, 경주 기림사, 하동 쌍계사, 고성 건봉사, 구례 천은사, 강화 정수사, 동두천 자재암 등이 있다.

우물
사찰의 경우를 살펴보면 깊은 산 속에 지어진 사찰에서는 석간수를 얻을 수 있는 장치로 샘을 조성한 곳이 많고, 평지에 지어진 평지형 사찰에는 우물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속에서는 굳이 우물을 파지 않더라도 좋은 물을 쉽게 얻을 수 있었지만 평지형 사찰에서는 땅속에 있는 물을 얻기 위해 우물을 팔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불교전래 초기에 도심에 지어진 사찰들은 물을 얻기 위해 우물을 파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며, 나말여초 사찰이 산지로 옮겨지어지면서부터는 석간수가 고이는 샘을 만들어 물을 얻는 경우가 많았다.
신라의 옛 수도 경주에는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신라시대의 우물들이 여러 개 발견된다. 그 가운데에서도 사찰에 만든 우물로는 분황사의 우물인 삼룡변어정(三龍變魚井)과 남간사지의 우물이 대표적이다.

석수조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석수조가 아주 친근하게 취급되었다. 후원에 놓고 음식 장만하는데 쓸 물을 담아놓기도 하였고, 연못을 파지 못하는 곳에는 연못 대신 사용하여 연을 기르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사찰에 남아있는 석수조 가운데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순천 선암사 달마전 뒤뜰에 놓인 삼탕(三湯)이다. 이 석수조는 형태와 크기가 다른 여러 개의 수조를 조합한 것으로, 각각의 형태와 크기가 다르고 조합한 솜씨 또한 일품이어서 멋스럽다. 지금은 4개의 석수조가 연결되어 있으나 예로부터 이것을 삼탕이라고 불러온 것을 보면 원래는 제일 위편에 있는 사각형 석수조는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 삼탕은 경관요소로 쓰인 것이라기보다는 물을 담기 위한 기능적 용도로 쓰인 것인데, 물은 가까운 곳에 있는 샘에서 나무홈통을 이용해서 끌어왔다. 제일 상부의 석수조에 담긴 물은 다시 대나무 홈통을 이용하여 차례로 다음 석수조로 흘러가도록 되어 있는데, 이것을 보면 안압지의 입수구에서 볼 수 있는 2단 석조를 연상하게 만든다(홍광표, 2009겨울:155).

수각
우리나라 사찰에는 샘물과 관련되는 건축물로 수각(水閣)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 수각은 사찰의 후원에 놓인 수조나 샘 혹은 우물과 관련하여 도입하게 된다. 도입 목적은 물의 수질을 유지하거나, 물과 관련된 작업을 일정한 공간에서 할 수 있도록 하여 청결함을 높이도록 하거나, 비가 오는 경우에도 작업을 용이하게 하는 등 매우 다양하다. 수각에는 이름을 지어 붙이기도 하는데, 맑고 정갈한 물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이름이 많다.

폭포
우리나라 사찰은 산자수명한 곳에 자리를 잡기 때문에 물과의 인연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사역 주변을 흐르는 계류는 기본적인 수경관요소이고, 경사가 급한 경우에는 계곡을 따라 흐르던 계류가 폭포가 되어 떨어지기도 하였다. 산사에서 볼 수 있는 유명한 폭포로는 소백산 희방사의 희방폭포, 지리산 불일암의 불일폭포, 소요산 자재암의 원효폭포와 청량폭포, 함양 용추사의 용추폭포, 양산 홍룡사의 홍룡폭포, 포항 보경사의 12폭포 등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이다. 이렇게 자연적으로 형성된 폭포들이 많았기 때문인지 사찰 내에는 인공적으로 폭포를 만드는 경우가 많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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