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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찰의 수경관(2): 사찰의 수경관 요소
  • 에코스케이프 2011년 가을

계류
풍수지리에서 산은 움직이지 않고 정(停)하기 때문에 음으로 보며, 물은 움직여 동(動)하므로 양으로 본다. 음과 양이 서로 교배했을 때만 혈을 결지할 수 있다는 음양의 관점에서 본다면 물의 작용 없이는 절대로 혈을 맺을 수 없으니 이러한 연유로 인하여 풍수에서 물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물의 기본적 형세는 득수(得水), 취수(聚水), 거수(去水)의 세 가지로 나누며, 이것을 물의 삼세(三勢)라고 한다. 득수는 용과 혈이 물을 얻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득수는 주룡의 생기를 보호하면서 인도해 온 골육수(骨肉水), 주룡 능선과 내청룡, 내백호 사이의 골짜기를 따라온 물(內得水), 외청룡과 외백호 사이와 여러 골짜기에서 나오는 물(外得水)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여기에서 용의 생기를 보호하면서 흘러들어오는 물은 구불구불하면서 천천히 들어와야 길하다. 또한 용과 혈을 유정하게 감아주면서 흘러와야 한다. 취수는 득수한 물이 혈 앞 명당으로 모여드는 것을 말하는데, 명당수가 바로 이것이다. 혈 앞 명당에는 항상 맑은 물이 잔잔하게 고여 있어야 길하다. 거수는 명당에 모인 물이 보국을 빠져나가는 것을 말한다. 거수처를 수구 또는 파구라고 한다. 대부분의 산지 사찰의 경우에는 이러한 물의 삼세가 매우 길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물에는 길한 물과 흉한 물이 있다. 길한 물 가운데에서도 계간수는 산중의 계류로 용혈과 가깝게 있으므로 풍수지리에서는 매우 중요시하는 물이다. 계간수는 반드시 굽어 흐르고(屈曲), 감싸 돌아 흐르고(環), 명당에 모여들고(聚注), 깊으면서도 조용하여야 좋고, 일직선으로 급하게 흐르거나(直急), 소리를 내며 흐르거나(溜聲) 달려 나가듯(峻跌)하면 좋지 않다(김두규, 2005). 대부분의 산지 사찰은 기본적으로 계간수가 합수하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계간수가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충실히 지키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계담
계담이란 흐르는 계류를 인공적으로 막아 담(潭)을 만든 것으로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비교적 많은 사례가 남아 있다. 이렇게 계담을 만드는 것은 풍수지리적으로 길한 물을 만들기 위한 목적과 경관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한 목적 그리고 기능적으로 방화수와 같은 용도로 쓰기 위해서 물을 모으기 위한 목적이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길한 물에는 지당수(池塘水)와 녹저수가 있는데, 이러한 물은 자연적으로 형성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인공적으로 만들어 풍수지리 적으로 길한 수세를 갖추게 된다.
계담이 경관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몇 가지 경우가 있다. 먼저 계담에 물을 고이게 하여 주변의 삼라만상을 비치도록 하는 영지의 효과를 얻기 위한 경우, 못물 특유의 시각적 효과를 얻기 위한 경우, 계담을 만들기 위해 설치한 보를 통과하면서 물이 낙차를 이루도록 하여 폭포의 효과를 얻기 위한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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