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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보다 과정이 즐거운 ‘기술자’되기
  • 에코스케이프2008년 04월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각자의 필요에 의해 기술사 시험을 준비한다. 구체적인 목적은 서로 다를 수 있겠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공통의 목표는 아마도‘빨리 자격증을 획득하는 것’일 것이다. 그 시작은 서점으로 달려가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두꺼운 관련 서적을 구입하는 것이고, 학원수강을 등록하고, 기술사 선배들의 요약노트를 수배하고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풀이된 모범답안의 암기를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는 시험현장의 감각을 익힌다는 목적으로 학습량과는 관계없이 1년에 두 번 공시되는 기술사 시험에 꾸준히 응시하지만, 이상하게도 공부를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늘고 점수가 올라야 한다는 상식선의 기대감과는 달리 망망대해처럼 넓은 범위에서 출제되는‘서울에서 김서방 찾기’식의 출제는 2교시가 끝나갈 무렵, 차라리 일찍 집에 가서 내일 출근 준비나 하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그동안 아낌없이 내조해준 아내, 남편, 자식들 보기도 민망하고, 직장동료, 친구들에게 떠들썩하게 시험 준비를 광고하고 다녔던 것도 후회가 되고, 이쯤 되면‘기술사가 밥 먹여주나’식의 편리한 자기 위안이 고개를 내밀며 애써 준비해온 수년간의 열정과 노력을 그저 낭비된 시간 정도로 홀대하며 마음 속 한 구석으로 슬쩍 미뤄두게 된다. 그런데 얼마 후 잡지에 실리는 나이어린 합격자들의 소감, 전화기의 자동 멘트에서 들려오는 금속성의 여자 목소리가 너무 사랑스러웠다든지, 심장이 터지는 벅찬 마음으로 목이 터지게 고함을 쳤다든지 하는 합격자들의 무용담이 염장을 지를 때면, 그저 남의 일이겠거니 외면해보지만 가슴이 멍 뚫린 것 같은 허탈함과 씁쓸함을 감추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미 한 두 번의 실패를 경험한 예비 기술사 여러분들이라면 이런 이야기에도 한번 쯤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 “한 번 더 생각해보세요. 기술사...밥 먹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기술사가 되려고 노력하는 매 순간은 밥 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알게 해주는 인생의 귀한 자산임을 마음 속 깊이 인정하셔야 합니다. 자! 다시 시작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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