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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 스케이프] 아름다운 산과 강, 바다와 섬
    “아름다운 산과 강, 바다와 섬으로 이루어진 대한민국 국토는 우리 삶의 터전이자 정신과 문화의 뿌리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고유한 역사를 가진 마을과 도시를 형성하면서 자연과 어우러진 국토 경관을 만들어 왔다.” _‘대한민국 국토경관헌장’ 중에서 다도해. 황해와 남해에 걸친 섬과 반도가 많은 리아스식 해안 주변의 바다. 그렇지만 단순히 섬이 많다고만 말하기엔 너무 부족한, 아름다운 바다. 이번 여름휴가 동안 이 보물 같은 경관을 경험하고 왔습니다. 지난 5월 제정된 ‘대한민국 국토경관헌장’에 담긴 “아름다운 산과 강, 바다와 섬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를 직접 체험하고 온 셈입니다. 달아공원은 통영시 남쪽 끝에 위치한 조그만 공원입니다. 공원이란 이름이 붙어 있긴 하지만 실은 작은 전망대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 공원은 통영을 대표하는 8경의 하나로 소개될 만큼 유명한 곳입니다. 통영 일대의 크고 작은 섬들이 펼쳐진 파노라마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입니다. ...(중략)...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실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 환경과조경 353호(2017년 9월호) 수록본 일부
  • [그들이 설계하는 법] 다양성과 정체성
    내가 JCFOJames Corner Field Operations에서 경험한 몇몇 프로젝트의 클라이언트에게는 꽤 명확한 취향과 목표가 있었다. 아이코닉iconic, 랜드마크, 강한 아이덴티티 같은 단어로 자신이 원하는 공간을 설명한 그들은 보다 눈에 띄고 다른 곳과 차별화될 수 있는 디자인을 원했다. 당연히 그들의 요구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작업을 진행했다. 여기엔 물론 화려하고 과감해 보이는 디자인도 마다하지 않는 JCFO의 스타일이 가미되었다. 이러한 프로젝트에서는 작업의 과정, 개념, 내러티브보다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지가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되었다. 반면,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스튜디오 MRDO가 거쳐온 대부분의 작업은 ‘조성된 공간이 왜 좋은지’ 설명하는 데 힘쓰기보다는 ‘그 땅에 왜 그러한 디자인이 나오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왔다. 누가 보더라도 감탄할 만한 공간을 만들려고 하기에 앞서, 대상지의 주어진 조건을 중재하고 이를 디자인 언어로 변환하는 작업이 주를 이뤘다. 불특정 다수가 클라이언트였거나 비교적 그들을 의식하지 않고 나 스스로 원했던 방법론을 따랐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JCFO에서의 작업과는 그 성향이 확연히 구분된다. 이처럼 스튜디오 MRDO와 JCFO의 프로젝트는 설득해야 하는 대상이 다른 탓에 설계에 접근하는 과정, 결론, 표현 방법이 크게 다르다. 연재의 마지막 회가 될 이번 글에서는 스튜디오 MRDO와 JCFO의 대조적 작업 방식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나에게 디자이너의 다양성과 정체성은 어떠한 의미인지 짧게나마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이어 소개할 스튜디오 MRDO의 작업들은 대상지의 특수한 상황 자체가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주변 맥락이 디자인의 기본 골격이자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JCFO에서의 두 작업은 맥락이 결론을 좌우한다기보다 공간 자체가 전달하게 될 경험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스튜디오 MRDO_ 숨은 선 ‘센트럴파크 서머 파빌리온 공모전 2016(Central ParkSummer Pavilion Competition 2016)’은 아키아이디어스(Arquideas)가 주최한 국제 공모전으로, 여름 동안 일시적으로 이용할 파빌리온을 뉴욕 센트럴파크 내부 어디든 대상지로 선정해 제안하는 것이 과제였다. 면적 약 3.4km2의 이 대형 공원은 경계 10km가 도시와 면하고 있으며, 숲, 초지, 크고 작은 잔디밭과 저수지 등 다양한 형태의 녹지 공간뿐만 아니라 운동 경기장, 놀이터, 식당, 야외 공연장 등 매우 다양한 시설을 포함한 거대 도시 기반 시설이자 복합 녹지 시스템이다. 때문에 우리는 어떤 파빌리온을 짓느냐를 고민하기 전에 어떤 땅에 어떤 공간을 디자인해야 하는가를 먼저 결정해야 했다. 파빌리온 자체의 디자인만큼이나 대상지와 디자인이 맺게 될 관계가 중요하다고 여겼으며, 설계하게 될 공간이 주변의 맥락과 세트를 이루어야 공모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센트럴파크의 수많은 공간 중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저수지(Jacqueline Kennedy Onassis Reservoir)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리서치하던 중 현재는 기능을 잃은 길이 720m, 너비 4.8m 댐의 존재를 발견하게 된다. 위성 사진으로나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이 옛 기반 시설은 수면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레벨에 있어, 대부분의 뉴요커도 그 존재를 모를 만큼 공원 이용자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수위가 낮을 때만 수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720m의 긴 선과 저수지에 큰 흥미를 느꼈고, 이 선의 존재를 부각할 수 있는 구조물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작품 제목인 ‘숨은 선(Hidden Line)’은 물론 저수지의 댐을 의미한다. 그 위에 다섯 가지 유형의 파빌리온을 배치해 숨겨져 있던 선을 디자인의 큰 골격으로 활용했다. 버려지다시피 잠겨있던 거대 기반 시설을 뼈대로, 우리의 디자인은 비교적 미미한 간섭을 통해 720m의 선을 전혀 새로운 공간으로 재인식하게 한다. 일 년 중 서너 달 정도 저수지의 수위가 낮아질 때 모습을 드러내는 댐은 이용자의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원의 그 어느 공간보다 강력한 경험을 전달하는 축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용자는 그동안 관망의 대상이기만 했던 거대한 열린 공간, 즉 저수지 한가운데에서 녹지와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조망하게 된다. 센트럴파크에서 가장 독특한 이 산책로를 통한 경험은 다섯 가지 유형의 파빌리온―tilted, quiet, sky, open, floating room―을 통해 더욱 풍성해진다. 수위가 낮은 기간을 제외하면 선은 물 아래로 잠기고,파빌리온들은 수면 위의 점선이 되어 육지로부터 격리된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선의 존재를 암시하고 맨해튼의 스카이라인과 병치되며 센트럴파크의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플로팅 파빌리온은 다른 네 유형과 기본적인 형태, 크기, 재질을 공유하는 또 다른 유형의 파빌리온으로, 물 위를 떠다닐 수 있는 구조체다.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 등장하는 호수 위의 사찰과 같이, 저수지의 수위가 높을 때 다른 파빌리온으로의 접근은 이 플로팅 파빌리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때 파빌리온들은 실제 거리상으로도 맨해튼에서 가장 외딴 장소이자 가장 큰 오픈스페이스를 가진 공간이다. 세상에서 가장 붐비고 혼잡한 도시 뉴욕에서 저수지 위의 점들이 가장 고립되고 외로운 장소가 된다. 우리는 전에 없던 새로운 공간을 디자인했다기보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장소의 매력을 어떤 방식으로 드러낼 수 있을지, 그 방안을 제시했다. 순천 미술관 프로젝트는 대상지의 물리적 요소를 직접적으로 디자인에 포함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도시의 흐름이 관입되어 공간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대상지와 디자인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작업의 시작이자 뼈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스튜디오 MRDO_ 순천 아트월 순천 아트월(Sunchon Art Wall)은 ‘순천예술광장 국제건축공모전 2016(Suncheon Art Platform International Competition 2016)’에 도시 전문가 송민경·김유진, 조경가 조용준, 건축가 지강일·김남주와 함께 참여한 작업이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먼저 형태적으로 경계를 강조했다. 도시와 미술관 사이에 세워지는 ‘두터운 경계’가 새롭고 독특하면서도, 이 장소에는 그런 새로움이 매우 당연한 제스처라는 점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순천 아트월은 ‘벽wall’이라는 단어가 연상시키는 분리나 차별화가 아니라 대상지와 도시, 예술과 일상, 과거와 현재의 연결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대상지와 도시: 첫 다이어그램에서부터 이 디자인이전적으로 대상지의 맥락에 반응한 결과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했다. 대상지의 경계를 따라 선형으로 계획된 매스들을 주변 도시 조직의 연장으로 보았고, 중앙의 비워진 광장 역시 주변 오픈스페이스가 연속되어 형성된 공간이라고 정의했다. 대상지 주변에 오픈스페이스를 제공하는 가장 전형적인 방식은 아마도 중앙에는 건물을, 가장자리에는 공개 공지를 배치하는 형태일 것이다. 그러나 이와 정확히 반대되는 형태인 중정형 배치가 대상지의 가장자리를 주변 도시에 포함시키고 비워진 중앙 광장을 보다 강력한 성격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작동시키고자 한 우리의 의도에 부합하는 방식이었다. 예술과 일상: 연속된 프레임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두터운 경계’ 구조는 도시와 중앙 광장 사이의 물리적·시각적 연결성을 향상해 예술과 일상 활동의 흥미로운 혼합을 유도한다. 사람들은 거리의 낙서와 마주치듯 도시를 거니는 동안 미술관에 설치된 작품들과 조우한다. 대중과 유리된 순수 예술, 그리고 그것을 전시하는 미술관이 이러한 일상적 경험을 통해 도시와 좀 더 적극적인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이다. 월(wall)을 통해 우리가 실제로 추구하고자 했던 것은 ‘열림’이고, 이 열림은‘도시에 열려 있는 문화 시설’뿐만 아니라 ‘일상에 열려있는 예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과거와 현재: 순천 구시가지에는 옛 성벽을 비롯해 사대문, 교차로, 다양한 형태의 필지 등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이러한 도시적·건축적 유물은 순천이라는 도시의 역사적 유형을 보존하고 관찰할 수 있게 해 준다. 우리는 현대 개발 패턴을 반영하는 블록 유형을 사용함과 동시에 옛 순천 성벽의 형태를 차용했다. 여기서 순천의 옛 성벽(old Suncheon wall)과 새로운 예술 장벽(new art wall)은 강한 대구를 이루며, 과거와 현재를 개념적으로 연결한다. 그밖에 ‘세운상가 활성화를 위한 공공공간 설계 국제공모’(2015) 출품작 역시 도시와 세운상가가 만나는 수많은 교점node이 디자인의 주요 골조였고, ‘세종대로 역사문화공간 설계공모’(2016)의 출품작 ‘서울 연대기’에서도 서울이라는 도시와 대상지에 존재하는 수평적 레이어가 설계의 가이드라인이었다. ‘미래의 새로운 아웃라인(Plotting New Outline for the Future, 2017)과 ‘서울 어반디자인 공모전’(2013) 출품작인 ‘하이퍼 랜드스케이프(Hyper Landscape)’에서는 대상지의 능선과 골짜기가 작업의 뼈대가 되어 지형이라는 물리적 현황이 디자인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 대상지의 맥락이 결과에 크게 반영되는 방식의 작업에서 설계 과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면, JCFO의 작업에서는 설계 과정이나 이유에서 당위성을 찾기보다는 최상의 결과 그 자체를 내기 위해 노력한 기억이 많다. 어떠한 공간에서 살고 싶은지, 그곳을 어떻게 디자인할지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내가 살고 싶은 곳은 사실 대상지의 맥락이 철저하게 반영된 공간이라기보다 나의 취향이 반영되어 있으면서도 공간적으로 매력적인 곳이다. 왜 그곳에 연못을 두는지, 왜 여기는 복층이고 저기는 단층인지, 왜 그곳에 천창을 뚫는지, 왜 그런 타일을 쓰는지, 별다른 논리 없이도 공간이 그것을 사용할 나에게만 만족스럽다면 성공적인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 소개할 JCFO의 작업에서도 맥락에서 비롯된 논리보다는 의뢰인들의 요구 사항과 공간의 심미성이 디자인의 가장 큰 이유이자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JCFO_ 상하이 타오푸 센트럴파크 상하이 타오푸 센트럴파크(Shanghai Taopu Central Park)는 중국의 신도시 상하이 타오푸 스마트시티의 기반 시설로, 건설과 동시에 실시 설계가 진행 중인 면적 약 1km2의 대형 공원이다. 프로젝트의 콘셉트는 ‘새로운 자연(New Nature)’으로, 타오푸라는 새로운 도시가 필요로 하는 현대적 의미의 자연을 재구성하는 것이 그 목표다. 절토와 성토를 통해 구성되는 구릉과 골짜기는 움직이는 구름, 흐르는 물과 같은 자연을 닮았다. 또한 동양의 붓글씨나 춤사위 같이 전통적이고 문화적인 맥락과도 연결되는 형태로 디자인되었다. 나는 공원 전체의 콘셉트와 구성이 완성되어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디자인이 시작되는 시점에 본격적으로 투입되었기 때문에, 디자인의 내러티브나 개념을 만들기보다는 디자인된 공간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경험을 제공할지에 초점을 맞추며 작업했다. ‘곡선으로 이루어진 크고 작은 언덕과 골짜기’라는 큰 틀 내에서 구체적인 동선과 마운드 구성을 시작으로, 각종 시설물을 디자인하고 이를 도면에 옮기는 작업을 약 1년에 걸쳐 진행했다. 일곱 개의 놀이 시설을 디자인했는데, 모두 주변의 구릉 지형에 반응하도록 설계해야 했다. 이는 오히려 경사지를 적극 활용한 놀이터를 디자인하기에 매우 좋은 조건이었다. 경사도는 이용자의 행태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비워진 평지가 불특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할 수 있다면, 경사지는 기어오르기, 매달리기, 미끄럼타기, 조망하기, 올라타기 등 조금 더 구체적이면서도 활동적인 행태를 끌어낸다. 이 공원의 놀이 시설은 모두 그러한 행태를 더욱더 적극적으로 끌어내도록 설계되었으며, 그중 몇몇은 일상에서는 하기 힘든 공간적 경험을 전달한다. 예를 들어 슬로프 플레이(Slope Play)는 언덕 한편에 놀이 시설이 삽입된 다른 놀이터들과는 달리 언덕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길이 놀이 공간이 된다. 앤털로프 캐년Antelope Canyon같이 곡선형의 켜가 층층이 쌓인 좁은 골짜기를 통과하는 체험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타오푸 센트럴파크는 총 열 개 블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남쪽 네 블록의 지하에는 각종 문화·상업 시설이 입지한다. 이러한 시설과 오픈스페이스를 어떤 방식으로 연결하는가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 지상과 지하를 잇는 각종 구조물과 선큰 플라자는 이용자에게 그곳이 입구임을 강하게 인지시키며 활동의 거점으로 작동하게 한다. 그중 몇 개의 공간에는 보다 역동적인 공간감을 더하기 위해 전형적인 수직 동선의 입면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앉음벽을 제안했다. 선클 플라자의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앉음벽의 폭이 점진적으로 넓어져 상층 경관과 지층 구조물이 흥미로운 방식으로 섞인다. 이러한 방식을 바로 뒤이어 진행한 ‘상하이 슈헤완 도시 공원(Shanghai Suhewan Urban Park) 공모전’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JCFO_ 상하이 슈헤완 도시 공원 공모전 이 프로젝트는 2017년 차이나 리소스(China Resources)라는 중국의 국영 개발 기업이 주최한 지명초청 설계 공모로, JCFO는 세 팀 중 하나로 초대받았다. 이 디자인은 JCFO 내부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상업 시설 면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클라이언트의 선택을 받지 못해 스터디 디자인에 그친 안이다. 대상지는 약 5만m2로 그리 넓지는 않지만, 슈헤완이라는 상하이의 행정 중심지 한가운데에 있어 상당한 잠재력을 지닌 곳이다. 클라이언트는 이 오픈스페이스가 대규모 상업시설로 개발될 곳이기 때문에 주변의 랜드마크로 작동함과 동시에 강력한 정체성을 가진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변 상업 시설과 블록을 연결하는 지하 공간과 보행교를 반드시 설계해야 했고, 방문객의 자연스러운 유입을 고려한 수직 동선 설계도 필요했다. 또한 2차선 도로로 인해 두 덩이로 나뉜 대상지에는역사적 건축물을 비롯해 존치해야 하는 시설물이 다수 있어 제약 사항이 상당히 많았다. 나는 클라이언트가 무엇보다도 ‘일상의 공간과는 차별화된 독특한 공간’을 원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적이고 차분한 디자인 언어는 처음부터 배제하며 작업을 시작했다. 차이나 리소스라는 클라이언트에게 이 공모전 프로젝트에서만큼은 예산에 대한 고려가 우선순위가 아니기에 다소 화려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실험해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 먼저 존치해야 할 시설을 피해 큰 동선과 디자인의 기본 골격을 만들었다. 보행교와 지하 공간이 연결되는 지점 또한 우리가 임의로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디자인의 큰 형태를 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스튜디오 MRDO의 작업에서도 주변 맥락이 디자인의 큰 방향을 결정했지만, 그 경우에는 설계의 개념 및 전략과 직접 연결된다는 점에서 두 작업 방식은 확연히 다르다. 슈헤완 공원의 맥락은 단순히 물리적으로 수용해야 하거나 배제해야 할 대상일 뿐 그것이 개념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디자인이 완성된 후에야 만들어낸 피치카토(pizzicato, 바이올린 등의 현을 손끝으로 튕겨 연주하는 기술)라는 개념은 도시의 전형적 격자 구조와 대비되는 곡선 형태의 디자인이 이 지역의 새로운 아이콘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설계의 장점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개념이나 맥락이 아니라 공간 자체다. 타오푸 센트럴파크에서 선큰 플라자를 디자인할 때 이용한 언어를 이곳에서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점진적으로 넓어지고 좁아지는 앉음벽의 폭은 대상지 전체를 더 입체적이고 역동적으로 보이게 한다. 지하 레벨은 크게 네 덩이의 선큰 플라자와 지하도로 구성되는데, 각각의 선큰 플라자는 대상지 주변의 교점이나 주요 시설물을 향하고 있다. 리듬감 있게 변화하는 지하 공간의 폭은 긴장과 이완이 반복되는 음악의 선율처럼 극적인 시퀀스를 전달한다. 보행교 역시 지하 공간의 형태와 흐름에 맞추어 머물고 통과하는 장소의 조합을 고려해 디자인했다. 특히 다리의 기둥을 뒤집어진 언덕 형태로 디자인했는데, 이는 영화 ‘아바타(Avatar)’에 나오는 공중에 떠 있는 섬들처럼 비일상적 체험을 제공하는 주요 구조물이다. 지상 레벨과 선큰 플라자가 연결되는 곳은 입구 광장으로, 나머지 공간은 잔디광장이나 정원으로 조성하여 도시 광장과 근린공원의 기능을 함께 수행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 프로젝트는 조경가로서 접하기 쉽지 않은 입체적공간 설계를 다루어 볼 수 있던 좋은 경험이었다. 무엇보다도 슈헤완 공원은 얌전하고 정적이었던 과거의 내 작업에서 완전히 벗어난 디자인 언어를 사용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디자이너의 정체성 설득 대상에 따라 명확히 달라지는 디자인을 보면 확실히 결과물의 주인은 디자이너가 아니라 클라이언트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의뢰인의 취향이 제아무리 제각각이라 한들 이를 존중하고 만족시키려 노력하는 것은 디자이너의 당연한 의무일 것이다.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디자이너는 다양한 요구를 들어줄 수 있다. 그러나 디자이너로서의 정체성 혹은 고유성은 남과 자신을 구분 지어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조건이다. 아직 그 경지를 경험해 본 조경가가 아니기에 다소 막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좋은 디자이너란 자신만의 뚜렷한 정체성 안에서 다양한 색을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이너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나의 위치를 설계 인생 위에 놓고 보면아직 사춘기 같은 단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직 외부의 요구에 휘둘릴 때가 많아서인지 그런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디자이너의 소임을 다했다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조경을 안지 이제 10년 남짓한 나는 자신만의 확고한 디자인 정체성 혹은 일관성을 확보한 디자이너는 분명 아니다. 내가 중심에 있으면서도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설득할 수 있는 날이 오기나 할까 싶으면서도 이 일을 계속해서 하다 보면 굳이 애쓰지 않아도 언젠가 자연스레 다가올 일인 것 같기도 하다. 문제는 어떠한 중심, 어떠한 정체성을 가진 디자이너가 될 것인가다. 지금의 미숙한 단계를 벗어나려 성급히 애쓰기보다 아직은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분야를 접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싶다. 그러다 보면 내가, 우리가 좀 더 확고히 흥미를 갖고 집중할 만한 방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며, 그러한 방향이 나와 스튜디오 MRDO의 색을 좀 더 독특하게 만들어 주리라 믿는다. 완성된 작업의 주인은 우리가 아닐지라도 디자인의 방법론과 색은 물리적 결과보다도 더 가치 있는 우리만의 무형 자산으로 남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세 달간의 연재를 마친다(연재 끝). 전진현은 스튜디오 MRDO(Studio MRDO)를 공동 설립해 조경뿐 아니라 더욱 확장된 영역에서 디자인을 실험·연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조소과 졸업 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과 하버드 GSD에서 조경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GSD 입학 전 신화컨설팅에서 근무했고, 현재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James Corner Field Operations)에서 조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보더스: DMZ 지하 대중목욕탕(Borders; Korean DMZ Underground bath house Competition), 세종대로 역사문화공간 설계 공모, 서울 도시 디자인 공모전 등 다수의 공모전에 당선되었다. www.studiomrdo.com
  • [가까이 보기, 다시 읽기] 형태와 기능의 통합 2
    지난 연재에서는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네이비 피어Navy Pier의 디테일에 주목했다. 흥미 있는 형태form의 디자인이 어떻게 공간에 부여된 프로그램, 즉 기능function과 연관되는지에 주목하며 특히 포장과 가구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해 보았다. 그 논의를 연장하여 이번 연재에서는 구조와 건축에 관련한 디테일을 살펴보고자 한다.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네이비 피어의 진입 지역에 교목을 정형적으로 열식하여 이용자에게 그늘을 제공하는 한편, 관문과 같은 공간의 전환을 연출하고자 했다. 문제는 피어가 토양이 없는 인공 지반이기 때문에 구조인 슬래브 위에 수목을 식재하기 위해서는 그 위에 거대한 플랜터를 얹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지면과 같은 높이에 수목 터널을 만들기 위해, 수목을 식재하기 위한 보강 구조물인 트리 터브tree tub를 설치하게 되었다. 트리 터브는 쉽게 설명하자면 수목을 식재할 공간을 만들어 주는 그릇 또는 통이다. 이를 설치하기 위해 기존의 콘크리트 슬래브와 기둥 구조물을 트리 터브의 모양대로 잘라내야 했다. 사람 크기의 기계톱으로 기존 구조물을 잘라내고 부수어, 기중기로 이를 들어내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트리 터브의 모양대로 네모반듯하게 잘린 슬래브에 콘크리트 트리 터브를 지탱하기 위한 철제 구조물을 설치했다. 철제 구조물은 각각 트리 터브의 크기와 모양에 맞추어 제작된 것으로, 피어의 중심 구조인 빔beam에 고정해 트리 터브를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설치된 철제 구조물 위에 트리 터브를 올리고, 필요한 방수와 배수 공사 후 비로소 계획한 모습대로 수목을 식재할 수 있었다. ...(중략)... 안동혁은 뉴욕에 위치한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James Corner Field Operations)에서 활동하고 있는 펜실베이니아 주 등록 미국 공인 조경가(RLA)다.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현재 회사에 8년째 근무하면서 Philadelphia Race Street Pier, 부산시민공원, London Queen Elizabeth Olympic Park, Hong Kong Tsim Sha Tsui Waterfront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 환경과조경 353호(2017년 9월호) 수록본 일부
  • [다른 생각, 새로운 공간] 김상환 방천골목오페라축제 추진위원장 골목에 만든 신세계
    ‘대프리카’의 화염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6월, 대구의 한 평범한 골목이 밤마다 오페라로 물들었다. 슬리퍼 끌고 반바지 입고 나간 동네 길. 그 일상의 환경에서 만난 ‘카르멘’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누군가에게는 첫 경험일지도 모를 ‘투우사의 노래’와 ‘하바네라’는 강렬했다. 거리에 앉거나 선 사람들에게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배우들, 모든 자리가 R석이었다. 무대가 된 메타세쿼이아 나무와 주변의 무덤덤한 3층짜리 콘크리트 건물들이 그날따라 그렇게 멋있게 보일 수가 없었다. 게다가 훌륭한 음향 반사판이었다. 차 없는 거리는 하늘로 열린 아레나였다. 화이불치華而不侈, 오페라 축제지만 사치스러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날 밤 모인 수백 명의 사람들은 아스팔트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카르멘’에 취했고, 우리의 상상은 어느덧 세비야의 골목길을 내달리고 있었다. 방천골목오페라축제는 그야말로 골목의 축제였다. 같은 콘텐츠라도 건물 안에 있던 것을 밖으로 끄집어내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된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오페라하우스 건설에 드는 뻑적지근한 비용을 고려하면, 왜 이제껏 골목이 오페라의 무대가 되지 못했을까 오히려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공연장 하나를 짓는 비용으로 방천골목오페라축제는 수백 년간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 베로나Verona가 2,000년 전에 지은 원형 경기장을 사용해 매년 도시 인구의 두 배에 달하는 50만 명을 끌어들이고 있는 예나, 미국 매사추세츠의 작은 마을 레녹스Lenox의 탱글우드Tanglewood 잔디밭에서 벌어지는 유명한 클래식 음악 축제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한국의 지방 도시 골목 오페라의 사업적 타당성과 미래는 무척 밝아 보였다. ...(중략)... 최이규는 1976년 부산 생으로 뉴욕에서 10여 년간 실무와 실험적 작업을 병행하며 저서 『시티오브뉴욕』을 펴냈고, 북미와 유럽의 공모전에서 수차례 우승했다. UNKNP.com의 공동 창업자로서 뉴욕시립미술관, 센트럴 파크, 소호 및 대구, 두바이, 올랜도, 런던, 위니펙 등에서 개인전 및 공동 전시를 가졌다. 현재 계명대학교 도시학부에 생태조경학전공 교수로 재직하며 울산 원도심 도시재생 총괄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 환경과조경 353호(2017년 9월호) 수록본 일부
    • 최이규 / 계명대학교 도시학부 생태조경학전공 교수
  • [정원 탐독] 이슬람 정원의 상징
    문명의 발달과 정신 Civilization=Spiritual. 역사학자 엠마 클라크는 인류가 문명과 정신의 세계를 분리할 수 없는 관계로 함께 발전시켜 왔다고 말한다. 문명의 발달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정신을 단단히 움켜쥐고 흥망성쇠를 같이 해 왔다. 이 정신의 세계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종교다. 인류의 문명지마다 그들만의 종교가 발생했던 이유 또한 여기에 있는 셈이다. 그런데 사람은 쉽게 잊고 변형시키는, 한결같음을 유지할 수 없는 존재다. 그래서 잊지 말고 끊임없이 기억하게 할 장치가 필요했고, 그것이 우리가 종교적 건물, 조각물, 예술품 속에 무수히 상징을 새겨놓은 이유기도 하다. 다시 말해 종교의 상징들은 ‘신이 여기에 있다’를 말해주는 것으로, 이 상징을 통해 변형되려는 우리의 마음을 다잡으라는 의미다. 유럽인들은 그들 정원의 정신적·디자인적 뿌리를 중동의 페르시아 정원으로 본다. 중동의 정원 문화를 수천 년 역사를 통해 흡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동의 정원 역사를 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정치, 역사, 지리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복잡다단한 지역인 중동을 몇 줄로 요약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주 개략적으로 본다면, 중앙아시아와 맞닿아 있는 지금의 이란 땅에서 발생한 고대 페르시아 문명과 이라크가 있는 아라비아 반도에 세워진 바빌로니아 왕국을 그 근본으로 볼 수 있다. 6세기 무렵 엄청난 변화가 생기는데, 바로 중동 전체를 종교의 힘으로 통합시킨 선지자 모하메드가 창시한 이슬람의 탄생이다. 물론 이곳에 처음부터 정원 개념이 발달했던 것은 아니었다. ...(중략)... 오경아는 방송 작가 출신으로 현재는 가든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영국 에식스 대학교(The University of Essex) 리틀 칼리지(Writtle College)에서 조경학 석사를 마쳤고, 박사 과정 중에 있다. 『시골의 발견』, 『가든 디자인의 발견』, 『정원의 발견』,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외 다수의 저서가 있고, 현재 신문, 잡지 등의 매체에 정원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는 칼럼을 집필 중이다. * 환경과조경 353호(2017년 9월호) 수록본 일부
  • [시네마 스케이프] 덩케르크 시공간의 확장과 압축
    영화가 가진 특별함은 무엇일까? 서사를 전달하지만 소설과는 다르고 이미지를 보여 주지만 사진과는 다른 특별함. 그것이 궁금하다면 주저 없이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전 세계인에게 결과가 알려진 덩케르크 철수 작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시공간을 확장하거나 압축하여 상황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드러내고 있다. 1940년, 제2차 세계대전 초기,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은 독일군에게 밀려 프랑스 덩케르크 해변에 고립된다. 도버 해협만 건너면 영국 땅이다. 군사를 지원해도 번번이 실패하자 연합군은 기상천외의 작전을 세운다. 해변에 고립된 40만 명 가까운 아군을 탈출시키는 것. 실어 나를 배가 턱없이 부족하자 영국군은 민간인의 배를 징발한다. 작은 어선에서 초호화 요트까지 예상보다 많은 배를 모으고, 구축함과 함께 벌인 9일간의 대규모 철수 작전은 역사상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다. 이것은 역사적 사실을 요약한 것이지 영화 줄거리가 아니다. ...(중략)... 서영애는 조경을 전공했고 일하고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다. 요즘 개봉한 좋은 영화들을 뒤로 하고 ‘덩케르크’를 한 번 더 봤다. 여러 편의 영화를 보는 것보다 좋아하는 영화를 여러 번 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가슴 졸이느라 놓쳤던 새로운 장면도 보이고 결과를 알고 보니 감동은 배가 되었다. 여름을 좋아하지만 올 여름은 유난히 덥고 길게 느껴진다. 여름엔 역시 극장이 최고다. *환경과조경353호(2017년 9월호)수록본 일부
  • [예술이 도시와 관계하는 열한 가지 방식] 도시의 잠복자들
    “난 우리가 좀 더 청춘에 집중했으면 좋겠어.” 최근 이 한 문구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원작자 김정민 씨가 과거 자신이 속한 인디밴드 앨범 표지에 썼던 이 문구가 점점 퍼지면서 유사 문구로 패러디되기 시작했고, 이어 현대백화점 유플렉스가 이를 홍보 문구로 사용한 것이다. 상업적 목적으로 해당 문구를 사용하면서도 어느 누구도 원작자에게 사용 문의를 하거나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았다. 소규모 자영업자의 경우 그러려니 했지만, 대기업조차 출처도 밝히지 않고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이 해당 문구를 홍보와 매장 인테리어에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원작자는 문제를 제기하기로 결심했다. 이는 자주 회자되는 어떤 무형의 것을 속담이나 출처가 불분명한 유행어와 같은 공공재로 인지하고, 그것을 창작자의 입장에 대한 고려 없이 얼마든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가져다 쓸 수 있다고 생각한 데에서 비롯한 일이다. 어쩌면 누구든지 누군가의 창작물을 끊임없이 쉽게 퍼다 나를 수 있는 인터넷 문화가 한몫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최근에는 인터넷 게시물조차 원작자의 의지에 따라 배포 가부 여부가 결정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중략)... 진나래는 미술과 사회학의 겉을 핥으며 다방면에 관심을 갖고 게으르게 활동하고 있다. 진실과 허구, 기억과 상상, 존재와 (비)존재 사이를 흐리고 편집과 쓰기를 통해 실재와 허상 사이 ‘이야기-네트워크-존재’를 형성하는 일을 하고자 하며, 사회와 예술, 도시와 판타지 등에 관심이 있다. 최근에는 기술의 변화가 만들어내는 지점에 매료되어 엿보기를 하고 있다. 2012년 ‘일시 합의 기업 ETC(Enterprise of Temporary Consensus)’를 공동 설립해 활동했으며, 2015년 ‘잠복자들’로 인천 동구의 공폐가 밀집 지역을 조사한 바 있다. www.jinnarae.com *환경과조경353호(2017년 9월호)수록본 일부
    • 진나래[email protected] / ‘일시합의기업 ETC’, ‘잠복자들’ 공동대표
  • [에디토리얼] 8월의 크리스마스
    잡지 만드는 사람들에겐 정기구독자 수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환경과조경』 편집부는 누가, 어느 콘텐츠를, 얼마나 많이 읽는지 늘 궁금합니다. 무더위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한여름의 마감 날이지만, “매달 첫날을 기다리게 하는 잡지, 받자마자 소중한 두 시간을 빼앗는 잡지, 한 달에 세 번은 다시 펼쳐 보는 잡지, 과월호도 다시 뒤적이게 하는 잡지”를 만들자는 소박한 다짐을 다시 한번 되 새겨 봅니다. 그게 무슨 소박한 다짐이냐고요? 맞습니다. 거창한 꿈인 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잡지 편집 일에 발 들이기 전엔 책상 위에 배달된 『환경과조경』을 한 달 내내 열어보지 않은 적이 많습니다. 큰 인심 쓰듯 넘겨보더라도 5분이면 족했습니다. 어느 영화 잡지는 3년 치를 봉투도 뜯지 않고 쌓아두었다 재활용품 수거함에 곱게 전달한 적도 있고, 어떤 미술 잡지는 미루고 미루다 구독료 본전 생각 반, 미술 애호가여야 한다는 알 수 없는 의무감 반에 작심하고 하루에 2년 치를 독파한 적도 있습니다. 아마 독자 여러분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물론 가끔은 격무에 지친 편집부를 들뜨게 하는 상큼한 미담(?)도 들려옵니다. 얼마 전에는 어느 학교 조경학과 학생 대여섯 명이 모여 매달 『환경과조경』으로 세미나를 하고 있다는 깜찍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열독률 높은 연재 꼭지 중 하나로 알려진 ‘시스’―줄임말이 대세인 시대, ‘시네마 스케이프’를 ‘시스’로 줄여 부르는 독자가 많다고 합니다―의 필자는 어느 열혈 독자로부터 장문의 리뷰 글을 받았다고 며칠 전 편집부에 알려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확장과 소통의 경험은 『환경과조경』의 큰 동력입니다. 월간이라는 사이클이 반복과 관행과 진부함의 굴레를 초대할 때면, “한국 조경의 문화적 성숙을 이끄는 공론장, 조경 담론과 비평을 생산하고 나누는 사회적 소통장, 세계적 동시대성과 지역성을 수용하고 발굴하는 전진 기지”라는 비전을 다시 소환해 엄중한 자기 검열의 잣대로 삼겠습니다. 이번 달 ‘프로젝트’ 꼭지에는 모처럼 국내 작품들을 싣습니다. 더 많은 국내 작품을 실어 한국 조경의 오늘을 기록하고 토론과 비평의 장을 마련한다는 편집 방향을 가지고 있지만, 생각보다는 실천하기 쉽지 않은 숙제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난점은 사진입니다. 조경 작업의 특성상 초여름, 적어도 늦봄은 되어야 괜찮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어서 상반기에는 국내 작업을 싣기 힘든 형편입니다. 그렇다고 마침 사진 작업이 용이한 계절에 완공되었다는 이유로 이번 달 작품들을 고른 건 아닙니다. 지면에서 바로 느끼시겠지만, 김아연 교수(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의 ‘맘껏 놀이터’와 정원사친구들(조혜령, 최윤석)의 ‘엄마의 정원’은 어린이 공간의 설계와 문화를 둘러싼 관행에 반기를 든 문제작입니다. 폭염이 한풀 꺾이면 꼭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정원이라는 미명 하에 강요되는 과잉 의미, 과다한 상징, 조악한 장식에 지친 분들에게 신선하고 담백한 경험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본문에서 김아연 교수가 말하듯, 이러한 작업이 “우리 사회의 놀이와 놀이터에 대한 생각과 경험이 축적되고 … 더 즐거운 공간을 만들기 위한 비평과 문제 제기가 이어질 열린 텍스트로 작동하길” 바랍니다. 조금 다른 결의 이야기 하나를 덧붙일까 합니다. 직접 취재하지는 않았지만 떠도는 풍문에 따르면, 조경 설계의 ‘사회적 실천’을 예시해 준 이 두 작업의 설계비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시민 단체나 아동 구호 기관과 엮인 이런 류의 ‘착한’ 프로젝트일수록 이른바 전문가의 ‘재능 기부’나 ‘열정 페이’를 당연시하는 풍토가 안타깝습니다. 『환경과조경』에는 다양한 성격의 여러 연재 꼭지가 있습니다. 주변의 독자들에게 탐문해 보면 꼭지마다 독자층이 좀 다릅니다. 잡지를 처음부터 넘길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선호하는 연재부터 먼저 읽는다는 독자가 적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학생 독자들은 ‘그들이 설계하는 법’을 읽고 마음을 충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지난 호부터는 최근 여러 국내외 설계공모에서 주목할 만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조경가 전진현(스튜디오 MRDO 공동대표)이 ‘그들이 설계하는 법’의 열다섯 번째 주자를 맡아주고 있습니다. 좁은 의미의 조경에서 가장 거리가 먼 연재는 아마 진나래 작가(일시합의기업 ETC, 잠복자들 공동대표)의 ‘예술이 도시와 관계하는 열한 가지 방식’일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정보를 많이 얻고 있는 꼭지입니다. 틀에 박힌 조경이 권태롭다면, 텍스트의 양과 밀도에 질려 다음으로 미루어두지 말고 일독해 보시길 편집자로서 감히 권합니다. 2014년 리뉴얼 이후 연재 원고를 바탕으로 두 권의 책이 나왔습니다. 그리 두텁지 않은 한국 조경과 도시설계의 이론적 폭을 확장하고 있는 책, 김영민 교수(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의 『스튜디오 201, 다르게 디자인하기』(2016)와 김세훈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도시에서 도시를 찾다』(2017)입니다. 오는 8월 말에는 현재 연재 중인 꼭지 하나가 새로 묶여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의 작은 출판 축하 파티가 준비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오래 전 영화 제목을 듣는 순간, 갑자기 무더운 한여름의 긴 터널을 시원하게 통과할 용기가 생깁니다. 『환경과조경』이 주최하는 ‘2017 조경비평상’의 마감이 오는 9월 8일로 다가왔음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경’을 주어로 고민 중인 예비 조경 비평가들의 많은 출품을 기대합니다.
    • 배정한[email protected] / 편집주간,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 [칼럼] 도심 속의 강, 넘치면 물러나고 모자라면 다가가고
    넘치는 강을 막기 위해 둑을 만들고 모자란 식수원을 담기 위해 강을 가둔다. 가득 찬 물은 도시에 시원한 경관을 준다. 둑을 쌓으니 유람선은 물론 대형 선박이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른다. 막힘이 없는 최고의 도로다. 강둑을 쌓아 육지와 강을 분리한다. 건물이 들어서고 사람이 모인다. 구경하기 좋고 산뜻한 길이 생겨 공원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제 속도를 잃은 강은 자기 정화력을 잃었다. 어마어마한 비용으로 끊임없는 정수 처리와 인공적 관리를 해야 한다. 유속은 빨라지고 거센 바람에 큰 나무가 버티지 못한다. 수천 년 동안 만들어진 생태 시스템은 통제될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도 잠시,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도시를 쓸어버린다. 그것을 보상하기 위해 또다시 둑을 무너뜨리지만 잃어버린 시간은 복구가 더디다. 철새를 보호하기 위해 원주민을 쫓아낸 섬의 나무는 새똥에 의해 썩어간다. 자연은 철저한 계산주의자다. 우리가 쓰는 만큼 언제든 그만큼의 대가를 원한다. 이렇게 끊임없는 바벨탑의 역사 같다, 강과 도시는. ‘크고 넓으며 가득한 물이 흘러가는 강’이라는 의미의 한가람에서 유래한 한강은 강원도 태백에서 시작해 서해로 들어가는 총 길이 494km의 긴 강이다. 부산히 흐르던 강은 서울의 넓은 유역으로 들어서며 속도가 느려져 여러 개의 섬과 드넓은 백사장을 만들어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여의도, 밤섬, 노들섬, 지금은 사라진 저자도, 잠실섬 등은 한강이 실어온 모래에 의해 생긴 섬들이다. 그러나 숨 가쁜 산업화와 도심의 확장으로 한강의 모습은 급변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큰 강이지만 도로에 둘러싸여 접근마저 쉽지 않고 찾아오던 철새마저 오지 않는 곳이 되었다. 짧은 근대화 속에 도시가 커갈수록 한강은 멀어지고 있었다. 지난 4월 ‘한강예술공원’의 시범 사업이 여의도에서 있었다. 여의도를 거점으로 한강 전체에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우연한 기회를 통해 기획팀 책임 큐레이터로 참여하게 되었다. “제발 아무것도 하지마라.” 처음 큐레이팅을 맡은 후 많은 이들의 부탁이었다. 멋진 플로팅 건물이 세워지고 한강을 조망하기 위한 카페가 들어서고 값비싼 요트 정박장에 자전거 도로가 생기고 다양한 모습의 한강시민공원이 생겨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한강을 아파한다. 그러나 그렇게 지켜만 보기에는 한강이 너무 아깝다. 한강의 위성 사진을 한 벽에 가득 넣고 보니 참 넓다. 그리고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공간이 얼마나 되나 보니 참 좁다. 강 면적을 포함한다면 전체 면적의 10%나 쓰고 있을까. 한강은 크지만 정작 이곳을 이용하는 모습은 천편일률이다. 그리고 몇몇 곳에만 사람이 차고 넘친다. ‘크고 넓다’는 의미의 한강이라는 이름이 참 부끄럽다. 옛 책이나 그림을 보면 한강에 배를 띄우거나 경치가 좋은 곳에 정자를 놓고 시와 노래를 즐긴 흔적이 많다. 바람 있고 향 있고 맛 있으니 그야말로 오감으로 온전히 큰 경관을 즐긴다. 오늘날 한강 변 아파트는 최고의 값을 치르는 멋진 뷰를 가졌지만, 강은 멀어졌고, 바람도, 향기도, 맛도 사라졌다. 그저 건물의 화려한 빛을 반사하는 큰 배경에 불과하다. 강둑을 따라 거닐어도 조약돌을 줍거나 살랑살랑 강을 만지지 못한다. 강변에 왔지만 정작 살아있는 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강을 느끼기 위해 파리의 센 강에서는 돌계단을 통해 강변으로 내려간다. 그러나 한강을 제대로 느끼려면 높이 올라가거나 차 속에서 강변도로를 달리며 도심의 야경을 배경 삼아 보아야 한다. 사유화로 느끼는 쾌감이다. 1960년대의 파리 또한 자본주의 경제의 발전으로 속도를 담아야 했다. 도시에 차가 다니는 것은 멋진 일이었고, 차 안에서 가장 멋진 곳을 보는 것이 도시를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그러니 파리의 가장 멋진 곳, 센 강변을 도심 고속도로로 만든 것은 당연하고 합당한 일이었다. 그렇게 40년간 자동차는 문화유산인 센 강변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2년 ‘파리 플라주plage’라는 실험적 이벤트가 센 강변을 변화시켰다. 배를 개조한 수영장이나 클럽, 간이 레스토랑, 피크닉 등 참여로 만들어지는 공간이 센강의 풍경이 되어갔다. 2008년 파리 시장으로 나선 사회당의 들라노에는 도심 속 고속도로의 위상 변화와 공공 공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센 강변의 도심 고속도로 중 알마 다리와 오르세 미술관을 잇는 구간을 공공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공약을 내걸고, 2011년에는 프로젝트를 발표한다. 프로젝트의 방향은 ‘존재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여’, ‘기존의 기능에서 새로운 기능으로 변화시키며’, ‘실험적이고, 빠른 시간 안에 가능하며’, ‘너무 비싸지 않고, 가역성이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그중 다양한 욕구를 반영할 수 있는 가장 간소한 안이 선정되었다. 가볍고 조립 가능하고 변할 수 있고 다시 되돌릴 수 있는 개념을 내건 작품으로, 문화, 건축, 조경, 스포츠, 무대 설치 등을 망라한 연합팀이 책정된 예산보다 50만 유로나 적은 안을 제안했다. 2013년 6월, 2.3km의 도심 고속도로가 새로운 공공 공간으로 변모했다. 기존 고속도로의 안전장치나 표지판은 없애되 아스팔트 도로는 남겨 형태적 변화를 거의 가하지 않았다. 다만 자동차 대신 새로운 사용자인 사람이 주인이 되었다. 시대의 욕구는 고스란히 공간 프로젝트에 담긴다. 도시 경관을 변화시키는 강변 프로젝트는 자연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근대 서울과 한강의 역사는 채 60년이 안 된다. 근대 도시가 원하는 강과 2017년 현재의 도시가 필요로 하는 강은 결코 같지 않다. 그렇다고 과거의 유산을 비판하고 더 먼 과거로 되돌릴 필요는 더더욱 없다. 지난 여름 파리에서는 이례적인 대홍수가 났다. 센 강이 넘쳐 도시 전체가 강이 되었다. 활기로 가득 찼던 도시에서 사람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물이 채웠다. 센 강의 많은 시설물이 철거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아쉬워하지 않았다. 또 다른 시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장 좋은 질문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현재 우리가 원하는 강의 모습이 있다면 그저 실험하고 더 많은 시도를 하면 된다. 두려움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경이로움으로 변화시키고 관계에 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시도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무언가 대단한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면 좋겠다. 시간을 가지고 쌓이는 경험으로 넘치면 물러나고 모자라면 다가가면 좋겠다. 한강에 있던 무수한 섬이 그러했듯. 박연미는 서울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국립 릴 건축조경학교에서 석사를 마친 프랑스 국가 공인 조경가다. 파리 시청과 아틀리에 자클린 오스티에서 뱅센 동물원 외 다수의 도시설계와 공원 설계를 담당했다. 2017년 한강예술공원 기획팀에 책임 큐레이터로 참여했으며, 경관, 예술, 농업 등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이미지 스케이프] 무한을 체험하다
    강렬한 노란색 바탕에 검정 땡땡이가 칠해진 커다란 호박. 베네세하우스, 지추미술관, 이우환미술관 등으로 유명한 예술의 섬 나오시마 프로젝트를 소개할 때 자주 등장하는 바로 그 호박, 많이들 보셨죠? 저는 그 이미지를 처음 봤을 때 지역 특산물을 주제로 한 조형물인가 보다 했었는데, 자료를 좀 더 찾아보니 조금 다른 맥락이 있더군요. 그 호박은 일본 출신의 세계적 작가 쿠사마 야요이草間彌生, Kusama Yayoi(1929~)의 작품입니다. 쿠사마 야요이는 강박증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강박증, 편집증, 불안증 등 각종 정신 질환으로 고생했다고 합니다. 어둠 속에서 공포와 같은 영상이 반복적으로 밀려왔는데요, 끊임없이 나타나는 물체를 모두 벽에서 끄집어내려고 스케치북 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에는 유난히 유기적으로 연결된 망net과 점dot으로 구성된 것이 많습니다. 강렬한 색과 원형의 반복적 형태가 인상적인데, 그런 이미지가 작가의 괴로움의 산물이라고 하니 작품들이 또 다르게 보입니다. ...(중략)...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실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 환경과조경 352호(2017년 8월호) 수록본 일부